재이를 논한 차자 (2-566)論災異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5년(갑인, 1194, 65세) 윤10월 6일 조청랑(朝請郞)․환장각대제 겸시강 ․겸실록원동수찬의 신분으로 영종에게 올린 차자이다. 저는 이번 달 5일 저녁 나절에 5~6각 동안 도성 안이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뒤덮였고 거센 바람[草氣]이 사람을 덮쳐 눈 앞에서도 사람과 물건을 구별하지 못하고, 얼굴에 달라붙은 것은 모두 모래흙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본 사람이 많았고, 직접 겪은 사람도 여럿이어서 그들의 말이 한결같았으니, 결코 허망한 얘기는 아닐 것입니다. 제가 생각해보니 요즘 들어 기상이변[災異]이 자주 나타나 가을 겨울에 우레가 치고 우박이 내리며, 험한 비[苦雨]가 내려 곡식을 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