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원전자료/주자서

주자46

황성 2025. 8. 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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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에게 주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순희 15(무신, 1188, 59)에 예전과 같이 폐하의 명에 대하여 재집에게 차자를 올려 철회할 수 있게 아뢰어 달라고 하였다.

 

제가 문득 간절한 청이 있어서 재집에게 아룁니다. 저는 일전에 소명을 사면하였으나 윤허를 입지 못해서 외람되게 갑자기 주장을 갖추니 간범할까 심히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성은을 입어 경연을 받들도록 발탁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건대 저는 산야에 물러나 숨어살기를 원했는데 도리어 관직이 오르는 포상을 주시니 송구스러움이 더욱 깊습니다. 주장을 갖추어 간절히 사면하였고, 조정에 보고하여 폐하께 아뢰어 주시길 바란 것 외에, 바라건대 당신께서 제가 아뢰었던 것이 예를 갖추지 못하였음을 살피시어 조속히 위로 아뢰어 보내어 주시고, 저로 하여금 예전처럼 외사의 녹을 훔치게 하여 여생을 마치게 한다면 천만 다행일 것입니다. 존위를 모독하니 삼가 대단히 두렵습니다.

 

熹輒有愚誠, 仰干朝聽: 熹昨以控辭召命, 未蒙開允, 僣率具奏, 深懼犯干. 乃蒙聖恩, 擢侍經幄. 自惟山野, 方願退藏, 反速褒陞, 益深悚仄. 已具奏狀懇辭, 及申朝廷, 乞賜敷奏外, 欲望鈞慈察熹所陳卽非備禮, 早賜將上, 令熹依舊得竊外祠之祿, 以畢餘年, 不勝大幸. 冒瀆威尊, 伏深戰栗.

 

비각수찬을 사양하는 장 1 辭免秘閣修撰狀一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비각수찬의 명을 철회해 달라고 장계를 올렸다.

 

저는 일전에 주장을 갖추어 주관서태일궁겸 숭정전설서의 은명도 사면하였습니다. 이달11일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빌었던 것에 의한 성지를 받들어 비각수찬에 제수할만하다고 해서 예전대로 궁사를 맡기셨습니다. 저는 즉시 폐하를 우러러 은혜에 감사하며 다시 옛날에 맡았던 숭복궁으로 되돌아오니 저는 감사함과 기뻐하는 행운의 지극함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오직 비각수찬에 나아가라는 지휘는 가만히 생각해 보건대 작년 가을에 바야흐로 성은으로 직보문각을 제수 받았으나 간절히 사양하여 받지 않았으니 공손히 받을 명목이 없었습니다. 근래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찍이 5개월이 되지 않았는데도 매번 스스로 반성해 보니 부끄럽고 두려움이 날로 깊습니다. 지금 단지 새로 제수되었던 관직을 사면했기 때문에 별도로 조금의 노고도 없었는데 다시 앞의 넉넉하고 남다른 은혜가 있으니 작년과 견주어보면 더욱 뛰어 넘는 것이 됩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폐하께서 하늘과 같이 크고 땅과 같이 두터움을 베풀어 주셨는데 어찌 일개의 소원한 제가 감히 사면하겠습니까? 실제로 조정에서 벼슬과 상을 주는 중대함과 사심과 의리를 잘 조화시키는데 방해되는 것이 있으니 결단코 함부로 받기 어렵습니다. 바라건대 조정은 심히 불쌍히 여겨 살펴 주시어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원래 내렸던 지휘를 파면해 주신다면 거의 다소 어리석은 분수에 편안할 것입니다. 삼가 주장을 갖추 상서성에 아뢰니 엎드려 지휘를 기다립니다.

 

右熹昨具奏狀, 主管西太一宮, 兼崇政殿說書恩命. 今月十一日, 準尙書省箚子, 奉聖旨依所乞, 可除秘閣修撰, 仍舊宮祠. 熹已卽時望闕謝恩, 復還舊任, 下情不勝感戴欣幸之至. 唯是進職指揮, 竊緣去秋方蒙聖恩直寶文閣, 懇辭不獲, 袛受無名. 自頃至今, 曾未五月, 每自循省, 慚懼日深. 今來只因辭免新除, 別無線髮勞效, 復有前件優異之恩, 比之去年, 尤爲超蠟. 恭惟聖主隆天厚地之施, 豈一介疏遠小臣所敢辭避? 實以公朝爵賞之重私心義理之安交有所妨, 決難冒受. 欲望朝廷深賜矜察, 特爲敷奏, 寢罷元降指捧, 庶幾少安愚分.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재집에게 비각수찬의 명을 철회할 수 있도록 실정을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사적인 간절한 청이 있어 재집에게 아뢰게 되었습니다. 저는 근래에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삼가 성은을 입어 제가 내사경악의 명을 사면하려고 했는데 비각수찬의 직책으로써 옛 관직으로 복귀하도록 하셨습니다. 저는 삼가 은혜를 받고 옛날에 맡았던 것으로 되돌아와 다스리니 감격하고 다행스러운 지극함을 이루다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직 이 관직에 나아가는 것은 명분이 없으며 빈번히 뛰어넘는 것이니 오직 의리와 분수의 지조에 부끄러운 사심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나친 고과의 은혜가 공의에 만족스럽지 않을까 두려워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서 폐하께 아뢰어 파면해 주시기를 빌었습니다. 생각하건대 청했던 것은 실재로 지극한 정에서 나왔으니 심히 예를 갖추어 사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이것은 재집의 위엄을 모독할 것입니다. 바라건대 긍휼히 여기시어 조속히 처분해 주십시오. 저는 지극히 바라는 절박함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熹輒有私懇, 仰干公聽: 熹近準省箚, 恭被聖恩, 以熹辭免內祠經幄之命, 俾以中秘論撰之職復歸故官. 熹謹已拜恩, 還理奮任, 感幸之至, 不可勝言. 唯是進職無名, 頻繁超蠟, 不唯分義之守有愧私心, 亦恐過課之恩未厭公議, 已具狀申尙書省, 乞賜敷奏寢罷. 又念所請實出至情, 卽非尋常備禮辭遜, 是以復此干冒威尊. 欲望矜憐, 早賜處分. 熹下情無任祈扣迫切之至.

 

비각수찬을 사양하는 장 2 辭免秘閣修撰狀二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비각수찬의 명은 전례 없이 세 등급을 뛰어넘는 지나친 은총이라고 주장하고 원래대로 구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장계를 올렸다.

 

저는 422일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제가 비각수찬의 은명을 사면하려고 했는데 사면을 허락하지 않으신다는 성지를 받들었습니다. 이부에서 내려온 고명 일도를 살펴보니 저에게 앞의 직명을 주셨습니다. 명을 듣고 감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폐하와 조정에서 내리는 벼슬과 포상의 중대함과 소신의 분수와 의리에 편안함을 앞 장계에서 아뢰었던 것이 지극히 상세하게 갖추었으니 감히 거듭 내어서 번거롭게 하지 못하겠습니다. 홀로 근래의 일을 보건대 대개 일찍이 집정신료로 임명되어 현재 직명을 가지고서 외직에 충원되었다가, 사관을 청해서 허락을 받고 품계도 한 단계 올라갔지만, 명이 아직 시행되기도 전에 다시 그만두고자 청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물며 저는 미천하여 저런 사람들과 동류가 아닌데 그릇된 총애가 터무니없이 더해져 세 품계를 뛰어넘는다면 비단 저런 사람들이 순서대로 나가는 것과 같지 않을 따름입니다. 법도가 밝게 드러나고 비교한 것이 명백하니 앎이 있는 연후에 불가함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제가 두 번 세 번 모독하는 것을 피하지 않고 감히 다시 사면하는 이유입니다. 하물며 저는 본래 빈천해서 과거에 응해서 녹을 구하였으나 어찌 감히 문득 폐하의 의로움을 잃어버리고 망령되게 산림에 묻혀 사는 높은 지조를 생각하겠습니까? 전후로 자주 은명을 사양한 이유는 실제로 스스로 생각하건대 신분이 천하여 우러러 은혜를 입은 바에 걸맞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절동의 재앙을 구제하는 일과 같은 것에 이르러서는 다소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힘써야 할 것이었으니 명을 이어서 행하고 일찍이 한결같이 사양하여 면함을 빌지 않았습니다. 그 뒤에 절차대로 비가 내리는 듯한 은혜를 만나 마땅한 은혜의 법식을 얻었으니 저는 많이 아뢰었던 것에 따랐을지라도, 이것은 감히 정을 교만히 하고 거짓을 꾸며서, 위로 속여 명예를 구하는 것이 아님을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아뢰는 것은 실재로 결단코 받을 만한 이치가 없기 때문에 풀 강아지와 개미 같은 천함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주 천둥과 같은 위엄을 저촉하였습니다. 만일 조치하지 않는다면 구차하게 그만 두지 못할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조정에서 이 뜻을 깊이 살피시고 힘써 개진해 주시어 특별히 그릇된 은혜를 파면해 주시고 혹 옛 직책을 맡게 한다면 아마도 우러러 수황의 은총과 은혜로 길러주는 뜻을 온전히 하고 폐하의 머금어 주시고 양육해 주시는 은혜를 밝게 드러내시어 어리석은 저로 하여금 스스로 죽음을 취하는 것을 면하게 할 것이니 지극한 다행스러움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내려 왔던 고명은 감히 공손히 받을 수 없어서 건령부에 보내어 맡겨두었습니다. 삼가 장계를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니 삼가 조치를 기다립니다.

 

右熹四月二十二日準尙書省箚子, 以熹辭免秘閣修撰恩命, 奉聖旨不許辭免. 仍準吏部降到告命一道, 授熹前件職名者. 聞命感激, 不知所言. 伏念聖朝爵賞之重, 小臣分義之安, 前狀敷陳已極詳備, 不敢重出, 以煩公聽. 獨觀近事, 蓋有曾任執政臣僚, 見帶職名, 起鎭藩服, 丐祠得請, 進職一階, 有命未行, 已復報罷者. 况熹微賤, 非彼之倫, 而誤寵橫加, 乃超三級, 則又非特如彼之序進而已. 法義昭著, 比類明白, 不待有識而後知其不可. 此熹所以不避再三之瀆, 而敢復有辭者也. 又况熹本以賤貧, 應擧干祿, 豈敢輒忘君臣之義, 妄意山林之高? 前後所以累辭恩命, 實緣自度卑鄙, 無以仰稱所蒙. 至如中間東浙救菑之役, 稍可勉效驅馳, 卽便承命以行, 未嘗一辭丐免. 其後節次該遇霈恩, 合得恩例, 熹亦隨衆陳乞, 此亦足以見其非敢矯情飾詐而 罔上以要名矣. 今者所陳, 實以決無可受之理, 所以不量螻蟻之賤, 屢觸雷霆之威. 儻未允從, 不容荀止. 伏惟朝廷深察此意, 力賜開陳, 特與追寢誤恩, 或今且帶舊職, 庶幾仰全壽皇眷知惠養之意, 昭示聖主涵容覆露之恩, 免使戇愚自取夷滅, 則熹不勝千萬幸願之至. 所有告命不敢袛受, 已送建寧府寄收訖.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에 폐하의 명이 내릴 때마다 재집에게 차자를 올려 철회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주장하였는데 이것 역시 그러한 차자이다.

 

저에게 급한 바람이 있어 죽음을 피하지 않고 다시 위엄을 범했으니 삼가 바라건대 조금만 긍휼히 살펴 주십시오. 삼가 생각하건대 저는 일전에 관직에 나아가는 은혜를 입어서 문득 여러 번 사면장을 갖추었으니 감히 정을 교만히 하고 거짓을 꾸며서, 위 사람을 속여 명예를 훔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탐내는 것이 거듭되고 장려하여 선발함이 뛰어넘었으니, 나라의 떳떳한 법을 헤아리고 사적인 뜻을 헤아려 보더라도 결단코 받을 만한 이치가 없기 때문에 문득 어리석음을 무릎 쓰고 날로 조치를 기다렸습니다. 뜻하지 않게도 어리석은 저의 정성이 위로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니 다시 주장을 갖추어 판례를 인용하고 사정을 아뢰는 것을 면하지 못하겠습니다. 절실히 바라건대 당신께서 본말을 살피시고 자세하게 개진하여 주시어 성은을 얻고 삼가 작은 소망을 좇게 하신다면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두 번 세 번 간하여 모독하니 삼가 죄를 기다립니다.

 

熹有危迫之懇, 不避誅斥, 再犯威巖, 伏望高明少賜憐察. 伏念熹昨以蒙恩進職, 輒具諸免, 非敢矯情飾詐, 罔上盜名, 實以僥冒重疊, 獎拔超踰, 稽之國常, 揆以私義, 決無可受之理, 故輒冒昧, 日冀允從. 不謂愚衷未能上達, 復具公狀, 引例陳情. 切望鈞慈深照本末, 詳賜開陳, 得蒙聖恩, 俯從卑願, 則熹不勝千萬幸甚. 干瀆再三, 俯伏俟罪.

우리말 주자대전 23

 

 

사면 辭免

 

강동운사를 사양하는 장 1 辭免江東運使狀一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에 서경 숭산 숭복관의 소임을 수행하던 차에 강동운사의 명을 받고 일신상의 이유와 관리를 임명할 때 고향을 회피한다는 단서를 들어 철회하기를 바라는 첫 번째 장계이다.

 

 

저는 현재 서경 숭산 숭복관을 주관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번 달 9월에 상서성 차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차자의 내용은 성지를 받들어 저를 강동전운부사에 제수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현직의 궐석을 메우는 것이므로 임명장을 받으려고 기다릴 것 없이 속히 임지로 출발하고, 임기 만료되면 돌아와 보고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명령을 받고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랐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저는 속없이 거칠기만 할 뿐 취할 것이라곤 없고, 질병으로 빨리 쇠약해져, 벼슬한 지 40여년에 겨우 돌아가는 대로 녹봉이나 훔치고 있을 뿐 애초부터 남다른 재주나 절조도 없었습니다. 단지 여러 차례 은명을 입어 이리저리 벼슬에 등용되었는데 그 사이에는 제 본분과 어울리지 않고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것도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양하느라 폐하를 간범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진달한 것에는 조정의 눈길이 닿지 않았고 남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단서만 늘어났습니다. 오직 수황의 은혜를 입어 평소의 지조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도록 허락받았습니다. 폐하의 문장이라는 수식을 입어 그릇되게도 총애와 포상을 빌려 마침내 향리에서 편안함을 훔치면서 향화를 필원하게 되었습니다. 어리석은 저의 분수에 극히 외람된 일입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폐하께서 기억하고 가련하게 여기시고 마침내 임사를 더하셨습니다. 우러러 이제 막 즉위한 폐하를 바라보니 지금이 바로 지혜로운 자들이 힘써 노력할 때입니다.

 

右熹見任主管西京嵩山崇福官, 忽於今月九日準尙書省箚子, 奉聖旨, 朱熹除江東轉運副使, 塡見闕, 不候受告, 疾速之任, 任滿前來奏事. 熹聞命震驚, 不知所措. 伏念熹空疏無取, 疾病早衰, 人仕四十餘年, 止是循常竊祿, 本無奇節可以踰人. 徒以屢蒙恩私, 橫加除用, 間有非其分之所當得與其力之所能堪者, 不得不控辭以干朝聽. 而傳聞不察, 指目多端. 獨荷壽皇天日之照臨, 許全素守 又辱聖主雲章之藻飾, 誤借寵褒, 遂得偸安里閭, 畢願香火. 在於愚分, 已極叨踰. 不謂聖恩記憐, 遂加任使. 仰惟始初淸明之日, 正是賢智馳騖之秋.

 

돌이켜 보건대 비록 못난 사람이지만 어찌 조금이라도 이를 본받으려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실제로 저는 노쇠한 지 오래되었고 온갖 병이 번갈아 일어나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으며, 눈은 어둡고 귀는 약해져서 가만히 스스로 헤아려 보아도 한 로의 이목을 떠맡을 관리직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만일 사면을 빌지 않는다면 반드시 낭패를 불러올 것입니다. 겸해서 제 조상들의 고향인 휘주가 본 로에 속하고, 현재 분묘와 종족, 전산이 무원에 있으니, 생각해보면 법률상 회피해야만 합니다. 바라건대 조정에서 일의 본말을 잘 살피시고 곡진하게 폐하께 아뢰어 새로운 명은 취소해 주시고 저를 옛 관직으로 돌려주심으로써 어리석은 저의 행적을 조금이나마 편케 해주신다면 저는 천만다행이겠습니다. 삼가 장계를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고 엎드려 조정의 지휘를 기다립니다.

 

顧雖殘廢之餘, 豈不願效尺寸? 實以積衰旣久, 百恙交攻, 心勦形疲, 視昏聽重, 竊自揣度, 決然不堪一路耳目之寄. 若不祈哀丐免, 必致自取顚隮. 兼熹祖鄕徽州, 正屬本路, 見有墳墓宗族田産在婺源, 竊慮在法亦合回避. 欲望朝廷洞照本末, 曲爲敷奏, 持與追寢新命, 令熹復還故官, 庶幾少安愚賤之迹, 則熹不勝千萬幸甚.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강동운사의 명을 받고 그전처럼 장계를 올리고 재집에게 차자로 명을 철회하도록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간절한 정성이 있어 우러러 재집을 간범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삼가 성은을 입어 강남동로전운부사로 제수되었습니다. 이것은 대개 조정이 폐하를 밝게 보필하는 것이고 다스리는 공적을 도모하여 일으키는 것인데, 아울러 여러 재목을 등용하면서 차마 유독 한 선비의 뜻을 저버리지 않았으니 비단 저의 사적인 바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병이 오래되어 쇠약함이 쌓여서 눈이 어둡고 귀가 들리지 않으며, 심력이 시들고 손상되어 걸핏하면 모두 잊어버리니 스스로 헤아려 보건대 조정에서 일도를 맡기는 것을 감당할 수 없어서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고 폐하께 아뢰어 파면해 주시길 빌었습니다. 그 사이 아뢰었던 병의 증상은 모두 실질적인 흔적이 있으니 감히 갑자기 한 마디의 거짓이 있겠습니까? 분묘와 전산에 이르러서는 마땅히 피해야할 혐의가 있으니 이치 또한 분명합니다. 바라건대 커다란 조치로 긍휼히 여겨 조속히 위로 아뢰어 곡진히 개진하시고 예전대로 사관 직을 받게 하다면 천한 제가 편안할 것이니 실제로 저의 질병과 외롭고 위태로움에 천만 다행일 것입니다. 존위를 모독하였으니 삼가 두려움의 지극함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熹輒有愚誠, 仰干崇聽: 今者伏蒙聖恩, 除熹江南東路轉運副使. 此蓋廟堂光輔聖主, 圖起治功, 旣已並用群材, 不忍獨遺一士之意, 非特熹之私幸. 然熹以久病積衰, 目昏耳重, 心力凋殘, 動多遺忘, 自度不堪公朝一道之寄, 已具狀申尙書省, 乞賜敷奏寢罷去訖. 其間所陳病證, 皆有實迹, 不敢輒有一訶之僞. 至於墳墓田産, 有嫌當避, 理亦明甚. 欲望拱造矜憐, 早賜將上, 曲爲開陳, 使得依舊竊食柯官, 以安賤迹, 實熹疾病孤危千萬之幸. 干冒威尊, 不勝俯伏震懼之至.

 

강동운사를 사면하는 장 2 辭免江東運使狀 二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강동운사를 철회해 달라는 두 번째 장계이다. 특히 그는 여기에서 안질이 좋지 않다는 일신상의 이유와 고향을 회피해야한다는 규정을 들고 있다.

 

저는 1021일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제가 새로 제수 받은 강서동로전운부사의 은명을 사면하는 것과 조향전산을 회피하는 일에 근거하여 105일 성지를 받들어 회피를 면하고 내렸던 지휘에 의거하여 빨리 임지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당일로 폐하를 우러러 은혜에 감사하였습니다. 가만히 듣건대 제가 폐하를 섬기는 것은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것과 같으니 동서남북으로 오직 명을 쫓는 것입니다. 저는 비록 지극히 어리석지만 감히 이 뜻을 잊어버리겠습니까? 하물며 평생 평범하여 애초에 기이한 절개가 없는데도 지금 은혜를 입고 관직을 옮기는 것을 만나 관복을 고쳐 주셨고, 아울러 자주 아뢰었던 것을 따라 몽매함을 무릅쓰고 공손히 받았는데 어찌 감히 유독 성은으로 차견을 제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말로 꾸며 진실로 회피하여 위로 명을 어기는 죽음을 구하고 아래로 명예를 구하는 비방을 초래하겠습니까? 실재로 병으로 쇠약하고 몸을 지탱하기 어려워 힘쓸 수 없습니다. 많은 질병 가운데 눈이 혼미함이 심한데 지금 단지 관직을 받고 여기에 이르니 하급 관리와 백성이 하소연하면서 도로를 막고 껴안은 무리가 수십 수백이 됩니다. 만약 단지 대충 한번 살펴보고 예를 갖추어 돌려보낸다면 어리석은 마음에 편안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자세히 조사하고자 하여 위로는 사령에 부응하고 아래로 백성의 바람에 위안하기를 기약한다면 저의 시력이 실제로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기타 관직의 일의 황폐함은 논의할 것도 없이, 단지 이 하나의 일에서 소홀히 하여 일을 그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외로운 종적에 있어서 진실로 관리의 의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고 조정에서 간택하는 뜻은 어찌 위로 폐하의 명철하심에 누가 됨에 이르지 않겠습니까? 반복해서 생각해보니 더욱 두려움이 더해졌으며 다시 이것은 간절히 하소연하여 잘못된 은혜를 파면해 주시기를 비는 것을 면할 수 없었습니다. 바라건대 조정은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저로 하여금 예전대로 사관 직을 받들어 녹을 받도록 한다면 어리석은 분수에 편안할 것입니다. 존위를 모독하였으니 저는 두려운 지극함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니 삼가 조치를 기다립니다.

 

右熹十月二十一日準尙書省箚子, 擔熹辭免浙除江南東路轉運副使恩命, 及回避祖鄕田産事, 十月五曰奉聖旨, 免回避, 依已降指揮疾速之任. 熹已於當日望闥謝恩訖. 竊聞臣之事君, 猶子事父, 東西南北, 唯命之從. 熹雖至愚, 敢忘斯義? 又況平生碌碌, 初無奇節, 今者該遇覃恩轉官, 改賜章服, 並是隨衆陳乞, 冒昧祗受, 豈敢獨於聖恩除授差遣, 乃飾它詞, 固爲遜避, 上干違命之誅, 下速近名之謗? 實以衰病支離, 不容勉彊. 且於衆疾之中, 目昏爲甚, 今但拜官人境, 便有吏民訴訟, 遮擁道路, 百十爲羣. 若但草草一觀, 備體撥道, 卽於愚心有所未安. 若欲子細披閱, 必期有以上副使令, 下慰民望, 則熹之目力實所不堪. 未論其它磯業曠廢, 只此一事, 便見疏虞. 在熹孤縱, 固難逃於吏議 而於公朝推擇之意, 亦豈不至上累聖明? 反復思惟, 益增惶懼, 復此控訴, 祈免誤恩. 欲望朝廷恃賜敷奏, 令熹仍舊奉祠竊祿, 以安愚分. 干冒威尊, 下情不任戰灼之至. 謹具申尙書省, 伏候鈞旨.

 

(소첩자) 제가 아뢰었던 전산을 회피하는 일은 비록 성은을 입어 특별히 회피를 면하였지만 저의 일가친척은 늙고 적으며 자제는 외람되게 많으니, 이 때에 당하면 어찌 고향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과 관부를 문란하게 하는 해로움을 삼가 계속됨이 없겠습니까? 그러므로 비록 감히 공손히 받지 않았을지라도 걱정되고 두려운 마음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감히 전적으로 이러한 일로써 사면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조정이 다른 로의 차견으로 바꾸어 옮길까 두려우며, 그리고 저는 늙고 병들어 끝내 감당하지 못하고 모름지기 다시 더럽히고 모독함이 있으니 저는 죄를 얻음이 더욱 깊어서 스스로 해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엎드려 상부에 빌건대 삼가 가련히 살펴주십시오.

 

(小貼子)熹所陳回避田産事, 雖蒙聖恩特免回避, 然熹宗族衰微, 子弟猥衆, 當此之際, 豈無寅綠侵擾鄕鄰紊煩官府之害? 故雖未敢袛受, 而已不勝憂懼之懷. 然不敢專以此事爲辭者, 蓋恐又煩朝廷換移別路差遣, 而熹衰病, 終是不堪, 又須再有塵瀆, 則熹獲罪愈深, 無由自解. 伏乞鈞慈俯賜憐察.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에 두 번째 장계에서처럼 안질이 좋지 않아 강동운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철회하도록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진실한 마음으로 아뢰니 우러러 재집을 범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전에 성은을 입어 두 번이나 강동전운부사를 맡으라고 발탁되었는데 스스로 늙고 병듦을 헤아려 보니 관리로 임명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었고 고향을 기피함이 있어 물의를 초래할까 두려워 주장을 갖추어 사면하였습니다. 지금 은혜를 입어 특별히 회피를 면하여 이에 빨리 임지로 가게 하셨습니다. 우러러 큰 지휘를 알고서 감격함이 지극하여 비가 오듯이 눈물이 흐릅니다. 단지 저는 질병이 괴롭히는 것이 많아 눈이 침침한 것이 심하니 하소연하는 말을 받아서 조사하고 보고서를 살피는 것은 모두 감당할 수 없습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억지로 관직에 나아가는 것은 반드시 잘못을 초래하고, 위로 맡겼던 것이 그르치게 되어 죄가 됨이 더욱 깊을까 두렵습니다. 상서성에 보고한 공장이 있으니 바라건대 특별히 위로 아뢰어 주시어 폐하께서 긍휼히 여겨주심을 입어 앞의 은명을 파면해 주시길 바라니 사록을 주시어 어리석은 분수에 편안하게 한다면 보잘 것 없는 저는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숭고한 위엄을 모독하였으니 삼가 엎드려 죄를 기다리는 지극함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熹輒布腹心, 仰干造化 熹昨蒙聖恩, 擢貳江東將漕之寄, 自度衰病, 不堪任使, 且有故里之嫌, 恐招物議, 卽已具狀辭免. 今乃蒙恩特免回避, 仍令疾速之任. 仰認隆指, 感極涕零. 但熹衆疾所攻, 目眚爲甚, 受理詞訴, 搜尋案牘, 皆有所不堪者. 竊恐黽勉到官, 必致曠闕, 上誤委寄, 爲罪益深. 已有公狀申尙書省, 欲望鈞慈特賜將上, 冀蒙聖慈矜閔, 追寢前命, 仍畀祠祿, 以安愚分, 則熹區區不勝幸甚. 干瀆崇嚴, 無任俯伏俟罪之至.

 

장주 지사를 사면하는 장 辭免知漳州狀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에 장주지사의 명을 받고 강동운사의 명을 철회해 달라고 장계를 올릴 때처럼 안질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재고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성지를 받들어 장주 지사로 파견하여 현재 비어있는 자리를 메우라고 하셨는데 칙지를 기다리지 말고 빨리 임지로 나아가서 임기가 만료됨을 기다렸다가 돌아와서 일을 아뢰도록 하셨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저는 일전에 강동의 은명을 간절히 사양하고 예전대로 사록을 아뢰었는데 지금 앞의 지휘를 살펴보니 비록 청했던 것을 다 좇아 주시지는 않았지만 지극한 우대와 행운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건대 보잘 것 없는 사람이며 취할 만한 재주가 없는데도 폐하께 덮어 주시고 포용하여 실어주시는 은혜를 입었으며, 조정의 여실히 성취하는 뜻이 이와 같음에 이르렀는데 어찌 마땅히 다시 사면함을 두어 명을 어기는 죄를 거듭하겠습니까? 실재로 눈병의 고통으로 혼미함이 더욱 심하여 문서를 살피는 것이 모두 방해됩니다. 만약 스스로 헤아리지 않고서 어리석음을 무릎 쓰고 공손히 나아간다면 반드시 천리에 우환을 끼치는데 이를 것이니 죄를 얻음이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두 번 세 번 헤아려 마침내 그만둘 수 없으며 다시 감히 폐하의 위엄을 모독하여 앞의 간청을 다했습니다. 바라건대 상부에서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저로 하여금 예전대로 사록을 받들어 어리석은 직분을 편안하게 한다면 진실로 커다란 다행이겠습니다. 혹 별도로 후미지고 한가로운 곳에 한차례 파견하여 조금이라도 힘써 우러러 덕의를 받들게 하고, 직무를 태만히 하고 백성을 해치는 죄를 면하게 하여 만년의 절개를 온전히 한다면 저는 다행이겠습니다. 삼가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니 삼가 지휘를 기다립니다.

 

右熹準尙書省箚子, 奉聖旨差知漳州, 塡見闕, 不候受敕, 疾速之任, 候任滿前來奏事者. 伏念熹昨者懇辭江東恩命, 陳乞依舊祠祿, 今準前件指揮, 雖未盡從所請, 然已極爲優幸. 自惟么麽, 無所取材, 乃蒙聖主覆冒容載之恩, 公朝委曲成就之意至於如此, 豈宜復有辭避, 以重違命之誅? 實以所苦目疾昏暗愈甚, 省閱書判, 皆有所妨. 若不自量, 冒昧袛赴, 必至貽患千里, 獲罪非輕. 是以再三籌度, 終不獲已, 而復敢冒鈇鉞之威, 以畢前懇. 欲望鈞慈待賜敷奏, 令熹依舊奉祠, 以安愚分, 固爲莫大之幸. 或且別與僻遠閑慢羞遣一次, 使得少效微勞, 仰承德意, 而免於曠職殃民之罪, 以全晩節, 則亦熹之幸也.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소첩자) 가만히 살펴보건대 여러 로의 수사참의의 부류는 궁관을 견주어 보면 약간의 관직의 일이 있는데 단지 예의를 갖추어 크게 우대하니 감히 말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조치함을 입어 관직에 임명된다면 바람을 넘어선 행운입니다.

 

(小貼于)竊見諸路帥司參議之屬, 比之宮觀, 粗有職業, 但以禮秩太優, 不敢陳乞. 若蒙陶鎔, 使得備數, 過望幸甚.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에 재집에게 안질의 이유를 들어 장주지사의 명을 거두게 하시고 한직에서 여생을 마칠 수 있도록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사적인 간청이 있어 우러러 재집을 간범했습니다. 저는 일전에 강동의 은명을 간절히 사양했는데 성은을 입어 군의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로 옮겨 주셨습니다. 이것은 대개 조정에서 노쇠함을 불쌍히 여기고 여실히 조치를 주시어 여기에 이르렀으니 천만 다행입니다. 다만 저는 눈병의 고통이 근래에 다시 더욱 심해졌으니 스스로 헤아려 보건대 결단코 군의 일을 맡을 수가 없어서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어 사면을 허락해 주시길 빌었습니다. 만약 불쌍히 여김을 입어 저로 하여금 예전대로 사관 직을 받들도록 한다면 진실로 깊은 행운일 것입니다. 혹 다시 한번 한가한 곳에 옮겨 주시어 조금이라도 힘쓰게 하여 우러러 덕의를 받들고, 직책을 태만히 하고 백성을 해치는 죄를 면하게 한다면 천만 다행입니다. 자주 위엄을 모독하였으니 삼가 두렵습니다.

 

熹輒有私懇, 仰干公聽: 熹昨者懇辭江東恩命, 已蒙聖恩改畀郡紱. 此蓋廟堂矜憐衰朽, 曲賜陶鎔, 有以及此, 幸甚幸甚但熹所苦目疾, 比復增劇, 自度決然不任郡事, 已具狀申省, 乞許辭免. 若蒙矜憐, 令熹依舊奉祠, 固爲甚幸. 或與改一閑慢差遣, 使得少効微勞, 仰承德意, 而免於曠職殃民之罪, 則於熹亦爲甚幸. 屢瀆威嚴, 俯伏戰汗.

 

장주지사를 사면하는 차자 辭免知潭州箚子

 

해제이 글은 순희 16(기유, 1189, 60)장주지사의 명을 철회하고 다시 궁관으로 파견하시어 여생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삼가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제가 장주 지사로 파견된 은명을 사면하려고 했는데 저로 하여금 내렸던 지휘에 의거하여 빨리 임지로 나아가도록 하셨습니다. 땅강아지와 개미와 같은 조그마한 정성은 위로 폐하의 귀에 도달하지 못하였고, 급박하게 행했던 명은 억지로 할 수 없으니 감히 다시 간절히 사면하여 커다란 조치를 구합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저는 병치레가 잦고 일찍이 노쇠하여 본래 병의 증상이 하나가 아니며, 일전에 병이 남아 있어 비록 제 몸에 깊었지만 관직의 일에 방해됨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일일이 진술하지 못하고 오로지 눈에 백태가 낀 것으로써 말했습니다. 생각하건대 폐하께서 직위에 오를 처음에 이는 신하된 자로서 굳건히 벼슬에 나가지 않고 진실로 사면하려는 때가 아니기 때문에 감히 반드시 사록을 구하고 아울러 한가하게 있기를 청하지 못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저의 정성은 반드시 불쌍히 여겨 주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뜻하지 않게도 조정에서는 사사로움을 살피지 않았고, 때에 맞추어 위로 올리지 않고서 저로 하여금 명을 어긴 날이 오래되게 하니 나아가거나 물러남에 근거가 없습니다. 지금 도리어 극진히 나아가라는 조정의 명을 입어 위태롭고 두려움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다시 이렇게 간절히 하소연함을 면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받들어 살피시고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어 저를 예전대로 궁관에 제수하시고 혹 마땅히 한만한 곳으로 한차례 더 들어가 저로 하여금 의사와 약방을 찾아 방문하게 하여 쇠약한 몸을 휴양할 수 있게 해 주시고 거의 죽기 전에 혹 특별히 조정의 명을 듣게 된다면 저는 천만다행입니다. 위엄을 간범하였으니 삼가 죄를 기다리는 지극함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熹伏準尙書省剳子, 以熹辭免差知漳州恩命, 令熹依已降指揮, 疾速之任者. 螻蟻寸誠, 未能上達天聽, 又迫已行之命, 有不容勉彊者, 敢復控辭, 以干洪造. 伏念熹多病早衰, 本非一證, 昨以餘疾雖切己身, 未至有妨職事, 以故不敢一一陳迷, 而專以目眚爲言. 又念聖王臨御之初, 非是臣子堅臥固辭之日, 以故不敢必求祠祿, 而幷以閑局爲請. 區區愚悃, 自謂必蒙矜憐. 不意廟堂未察其私, 不爲及時將上, 使熹違命日久, 進退無據. 今又反蒙朝命督趣, 危懼益深, 是以不免復此控訴. 伏望鈞慈俯垂聽察, 特與敷奏, 除熹依舊宮觀, 或合入閑慢差遣一次, 使熹得以尋訪醫藥, 休養衰殘, 庶幾未死之前, 或可別聽驅策, 則熹不勝千萬幸甚干冒威嚴, 無任俯伏挨罪之至.

 

본주의 지진과 각기병의 근심으로 공손히 석연에 나아갈 수 없는 것과 직무에 방해가 됨을 스스로 탄핵하여 파면해달라고 비는 주장 自劾本州地震及患脚氣不能祗赴錫宴妨廢職務乞賜罷黜奏狀

 

해제이 글은 소희 1(경술, 1190, 61)장주지사의 임무를 지속함에 일산상의 질병으로 지탱하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어 파면시켜 달라하고 여생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장계를 올렸다.

 

저는 중년에 병으로 몸이 피폐해져 오래도록 사관을 맡았는데 근래에 성은을 입어 부신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임지에 도착한지 지금 꼭 반년인데도 도리어 큰 질병은 없습니다. 성은을 입어 저로 하여금 본 주에서 앞에 시행한 경계법의 이로움과 해로움을 서로 헤아리게 하셨습니다. 저는 몸소 다행히 만약 폐하의 위령에 의지하여 다시 강건해지면 맹세코 힘을 다하여 인정을 받들어 행하는 것이 마땅하고, 한 지역의 천리 내로 하여금 빈부의 백성들이 각각 처소를 얻게 될 것이며, 주현의 사이에 간사한 실상을 헤아릴 수 있고, 누락된 재부의 실상을 들어내어 장부를 조작하고 한해에 상공할 부세와 법을 어기고 백성을 해롭게 하는 병폐를 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불행히 타고난 성품이 지극히 어리석고, 일에 임함이 다소 어두우며, 형정이 어긋나고, 못된 기운이 침범하고 핍박하며, 해당 장주의 경계 내에는 9월 이래로 여러 차례 지진이 일어나서 저는 실재로 두려워서 보고하여 죄를 기다리는데 이르지 못했으며, 옛날 각기병의 고통이 갑자기 발병하여 오한과 신열로 고통스러움이 평년보다 배나 되며, 양쪽 발로 두루 퍼져 연이어 오른 쪽 손까지 미쳤습니다. 효종이 태어난 만산절에 잔치를 내려 주신 날에 이르러서는 병세가 바야흐로 심했습니다. 저는 신하된 마땅함으로써 감히 스스로 편안하지 못하니 삼가 바라건대 억지로 스스로를 부축하여 조금이나마 세 번 불러 백배의 공을 펴고자 하지만 근육과 뼈가 구속하고 핍박하여 스스로 힘쓸 수 없으니 전전반측하여 스스로 용납할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이 한 절목은 사민 위에서 거처할 만한 심안이 아닙니다. 하물며 병으로 쉬는 날이 오래되었으니 옥사의 일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 비록 대략 억지로 일어나 일을 볼 수 있지만 병중에 약을 복용하여 과다하게 땀이 나고 기혈과 정신이 더욱 쇠약해졌습니다. 한 군의 군과 민의 임무는 매일 만 가지가 있는데 사려는 다소 혹 두루 하지 못하여 해롭게 됨이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 해가 저물고 곡식을 파종하는 것이 기한이 있는데 청했던 경계법이 지금까지 조치를 받들지 못했습니다. 설령 지금 곧장 시행을 입더라도 때가 늦었으며, 비록 힘써 행하려고 하지만, 끝내 시기는 늦고 일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책망을 면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이에 생각하건대 근심하고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으니 문득 만 번 죽음을 무릅쓰고 애처롭게 호소합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폐하께서는 제가 땅을 지켜야하는데 직분을 잃어버린 것과 위로 섬기는데 공경하지 못하는 죄를 살펴 특별히 파면해 주시고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내어 중외신료의 경계로 삼는다면 저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입니다. 만일 혹 저의 어리석은 졸렬함과 질병으로 낭패하는 실상을 가엽게 여겨 큰 꾸짖음을 더하지 말고, 곡진히 보전함을 주시어 저로 하여금 스스로 늙은 몸을 다스리게 하여 고향으로 돌아가 묻히게 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입니다. 천위를 간범하였으니 저는 두려워 떨리는 지극함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기록하여 아뢰니 엎드려 칙지를 기다립니다.

 

右臣中年病廢, 久託祠官, 近蒙聖恩, 起分符竹. 到任今恰半年, 却無大段疾痛. 又被聖訓, 令臣相度本州先行經界利害. 臣竊自幸, 以爲若得憑恃威靈, 更且彊健, 誓當竭力奉行仁政, 使一方千里之內, 貧富之民各得其所, 而州縣之間亦得以隱覈姦欺, 實出失陷財賦, 而免於白撰歲計違法害民之弊. 而臣不幸賦性至愚, 臨事多暗, 刑政乖戾, 侵迫陰陽, 當州境內自九月以來累次地震, 臣實恐懼, 未及申奏待罪, 而舊苦脚氣忽然發動, 痛楚寒熱, 倍於常年, 遍傳兩足, 連及右臂. 以至會慶聖節滿散錫宴之日, 病勢方劇. 臣以臣子之誼不敢自安, 亟欲彊自扶掖, 少伸三呼百拜之恭, 而筋骨拘攣, 不容自力, 憂悸反側, 無地自容. 只此一節, 已無心顔可居士民之上. 又况在告日久, 獄訟稽留. 今雖略能彊起視事, 而病中服藥, 出汗過多, 氣血精抻, 日益凋耗. 一郡軍民之務, 日有萬端, 思慮少或不周, 爲害非細. 加以年歲向晩, 播穀有期, 而所請經界至今未奉進止. 設使卽今便蒙行下, 已是後時, 雖欲竭力奉行, 終恐不免緩不及事之責. 以是思惟, 憂惶怵迫, 不知所以爲計, 輒冒萬死, 哀籲以聞. 伏惟聖慈察臣守土失職事上不恭之罪, 特賜罷黜, 投之遠裔, 以爲中外臣子之戒, 臣死且不朽. 儻或憐臣愚暗拙疏疾病狼狽之實, 不加大譴, 曲賜保全, 使臣得以自裏殘骸, 歸窆故土, 亦死且不朽. 干犯夫威, 臣無任震懼隕越之至. 謹錄奏聞, 伏候敕旨.

 

궁관을 비는 차자 乞宮觀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1(경술, 1190, 61)장남의 갑작스런 죽음이라는 긴박한 사정을 들어 전운사에서 물러나 궁관의 직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애절한 간청이 있어 우러러 숭덕을 모독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전에 병이 생겼는데 군의 일을 맡는 것을 감당할 수 없어서 문득 한직의 청을 토로했습니다. 삼가 성은을 입어 윤허를 내려주시지 않았지만 때마침 아픈 몸을 조금 지탱할 수 있어서 감히 다시 아뢰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전운사 첩지를 살펴보니 성지를 받들어 본 주로 하여금 먼저 경계 법을 시행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저는 좇아서 날마다 조사해서 점점 일의 가닥이 드러났는데, 다만 가을과 겨울에 농지 측량을 착수하는 것을 기대한다면 생각하건대 피로하고 노둔한 몸을 다소 힘써 우러러 사령의 뜻에 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내세울만한 공적이 없으며 행동이 유명을 져버렸는데 장남이 별안간 무주에 가다가 갑자기 요절하였습니다. 늙어서 병든 와중에 비통함을 감당하지 못하겠으며, 상장을 처리할 방법을 헤아리는 것과, 유고를 수습하는 것은 서로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으니 개인적인 사정에 실재로 편안하지 않습니다. 비록 억지로 자신을 부축하고 힘써 일을 좇고자 할지라도 형세 상 할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다시 사록을 받들게 하여 시골로 물러나 돌아가게 한다면 저의 부자의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가 커다란 은혜를 균등하게 입을 것이니 천만 다행임을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熹輒有哀懇, 仰瀆崇聽 熹昨以被病, 不堪郡寄, 輒露投閑之請. 伏蒙聖恩未賜兪允, 亦會賤軀稍可支吾, 不敢再有陳乞. 續準轉運司牒, 被奉聖旨, 許令本州先行經界. 熹卽已遵禀, 日逐講究, 漸見倫緖, 只俟秋冬下手打量, 意謂可以少效疲駑, 仰副使令之意. 而熹無狀, 行負幽明, 長男暫往婺州, 遽爾夭歿. 不惟老病之餘不堪悲痛, 而料理喪葬收拾遺孤, 相去隔遠, 私計實有未便. 雖欲彊自扶持, 黽勉從事, 勢有不可得者. 欲望鈞慈特爲敷奏, 復俾奉祠, 退歸田里, 則熹父子存歿均被莫大之恩, 不勝千萬幸甚

 

 

비각수찬을 사면하는 장 1 辭免秘閣修撰狀一

 

해제이 글은 소희 1(경술, 1190, 61)장주지사로 파견되어 임무수행 중에 비각수찬의 명이 내렸는데 이것을 철회해 달라고 장계를 올렸다.

 

저는 일전에 성은을 입어 임시로 장주지사에 파견되어 재임 중에 사록을 받들길 아뢰었습니다. 이 달 27일에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성지를 받들어 순희 16년 정월 23일 지휘에 의거하여 비각수찬을 제수하시고 주관남경홍경궁으로 파견하여 편리한 대로 머무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당일로 폐하를 우러러 감사했으며, 본 주의 패인과 직사를 차관통판군주사 고항과 인수인계하여 관장하게 하였습니다. 홀로 생각하건대 저는 어리석고 천하고 소원하며 다른 사람과 같은 재능이라고는 없는데도 예전에 잘못되게 폐하의 특별한 대우를 입어 일찍이 비각수찬의 직명을 제수 받았습니다. 저는 주고 받을만한 명목이 없었기 때문에 힘써 사면장을 갖추었습니다. 마침 폐하께서 정치에 나가는 초기에 당해서 성은을 입어 특별히 포상을 내려 주셨으니 여실히 청을 좇아주신 것입니다. 그 이래로부터 일찍이 채 2년이 못되었는데 일년 동안 군을 지키고 조금도 힘써 치적할 만한 것이 없으며, 특히 우환 때문에 갑자기 사적인 이로움을 구하였으니 폐하께 힘을 펼치고 몸을 바치는 의리에 어긋났습니다. 바야흐로 가만히 두려워하는데 뜻하지 않게도 폐하께서 불쌍히 여겨 주시어 한직을 허락하고 다시 앞의 명을 내려 주시니 이것은 뛰어넘는 것입니다. 안으로 스스로 반성해 보아도 어찌 능히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앞에 제수하셨던 비각수찬의 은명은 제가 실재로 감히 공손히 받을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조정에서는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어 저에게 사면을 허락하여 주신다면 저의 어리석은 직분에 있어 함부로 받는다는 기롱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정에서 가볍게 준다는 실책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간절히 바라는 절실한 마음의 지극함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니 엎드려 조치를 기다립니다.

 

右熹昨蒙聖恩, 權發遣漳州事, 在任陳乞奉祠. 今月二十七日, 凖尙書省子, 奉聖旨, 依淳熙十六年正月二十三日指揮, 除秘閣修撰, 差主管南京鴻慶宮, 任便居住. 熹已於當日望闕謝恩, 將本州牌印職事交割次官通判軍州事高伉管幹訖. 獨念熹以愚賤疏遠, 無所能似, 昨者誤蒙至尊壽皇聖帝非常之知, 已曾除授前件職名. 熹以無名授受, 力具辭免. 適當聖上卽政之初, 已荷聖恩特降褒詔, 曲從其請. 自爾以來, 曾未再期, 守郡一年, 又無絲髮勞效可紀, 特以禍患, 輒丐便私, 已乖陳力致身之義. 方竊恐懼, 不謂天慈矜閔, 許以投閑, 復申前命, 有此超蠟. 內自循省, 何以克堪? 所有前件除秘閣修撰恩命, 熹實不敢袛受. 欲望朝廷特爲敷奏, 許熹辭免, 則不惟在熹愚分不貽冒受之譏, 其於公朝, 亦免輕授之失. 熹下情無任懇禱激切之至.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2(신해, 1191, 62)그대로 직보문각의 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정성스러운 청이 있어 우러러 숭덕을 간범했습니다. 저는 일전에 우환 때문에 사록을 아뢰어 사적인 이로움을 헤아렸는데 삼가 폐하께서 불쌍히 여겨 곧바로 윤허를 내리셨습니다. 배명한 뒤에 감격함이 지극하여 눈물이 비처럼 내렸습니다. 단지 그릇된 은혜를 입어 다시 관직에 나아가라는 명을 받아서 저는 옛날에 앞에서 힘써 사면했지만 지금 명분 없이 다시 외람되게 터무니없는 은총을 주시니 보잘 것 없는 사적인 뜻에 실재로 편안하지 않습니다. 공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었으니 삼가 바라건대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내려진 명을 거두어 주시고 저로 하여금 직보문각으로써 공손히 폐하를 받들게 하고 벼슬을 받는 것을 사양하지 아니한다는 기롱을 면하게 하신다면 저의 어리석은 직분에 영화로움과 행복이 많을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받들어 살펴 주십시오.

 

熹輒有誠懇, 仰干崇聽 熹昨以禍患, 陳乞祠祿, 以便私計, 伏蒙聖慈矜憐, 卽賜開允. 拜命之次, 感極涕零. 但又蒙誤恩, 復申進職之命, 則熹昔已力辭於前, 今又無名再叨橫寵, 區區私義, 實有所不自安者. 已具公狀申尙書省, 欲望鈞慈特賜敷奏, 收還成命, 令熹且以舊職寅奉眞游, 而免於受爵不遜之譏, 則在熹愚分, 榮幸已多. 伏惟高明俯垂照察.

 

비각수찬을 사면하는 장 2 辭免秘閣修撰狀二

 

해제이 글은 소희 2(신해, 1191, 62)비각수찬의 명을 철회하시고 궁관으로 파견하여 사정을 받들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장계를 올렸다.

 

저는 74일 상서성 차자를 받아 보았습니다. 제가 새로이 제수 받은 비각수찬을 사면한다는 것에 대해 성지를 받들어 허락하지 않으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의 진심을 진달하는 데 힘쓰지 못해 명을 듣고 겨를이 없어 삼가 바로 그날 대궐을 우러러 은혜에 감사드렸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저는 순희 16년에 앞의 관직을 제수 받고 두 차례나 사면을 청했으니, 제가 진달한 사리는 거기에 자세히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 때문에 당시에는 폐하의 허락을 받았는데, 지금 개인적인 이유로 사관을 구하려 하는데도 다시 외람되게 신명의 은총을 입게 되었으니, 저의 어리석은 분수에 더욱 편치 못합니다. 만일 제가 재임했던 때에 재앙을 만나 근심하면서 사사로운 감정을 억제하고, 정사에 힘썼으며, 성조의 인정어린 경계 법을 선포해서 원한 맺히고 직분을 잃은 천리의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고서도, 혹여 도읍을 떠나기를 간절히 구하는 즈음에 마침내 영화로운 관직을 사양하고 작록을 반납해서 신하된 일을 그만둠으로써 삼가 능력 없는 자는 그만두어야 한다는 경계로 삼는다면 조정에서 노력한 자를 상주고 물러나려는 자를 포장하는 것에도 자못 명목이 있을 것이요, 제가 벼슬을 받거나 사양하거나, 취하거나 떠나거나 오히려 설득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모두 그렇지 않으니 앞에서 이것을 아뢰었던 것 외에 여기에 마땅히 받을 수 없는 설이 두 가지 있습니다. 비록 폐하의 위명이 절박하지만 근심하고 주저하여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이 근거가 없으니 위로 존위를 모독하는 죄와 아래로 명성을 저촉하는 혐의를 면할 수 없어서 다시 피를 토하는 정성으로 우러러 공청을 간범하였습니다. 바라건대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내렸던 고명을 거두어 들여 별도로 칙첩의 지휘를 내리고, 저로 하여금 옛날에 맡았던 직명으로써 궁관으로 파견하여 충당한다면 저에게 있어 과분하고 외람된 영화의 다행함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위엄을 모독하였으니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삼가 지휘를 기다립니다.

 

右熹七月四日準尙書省箚子, 以熹辭免新除秘閣修撰恩命, 奉聖旨不許辭免者. 陳誠未力, 聞命不遑, 謹已卽日望闕謝恩訖. 伏念熹昨於淳熙十六年內被前件恩除, 兩具辭免, 所陳事理已極詳備, 所以當時便蒙開允. 今者乃以私故丐祠, 又叨申命之寵, 在熹愚分, 尤所未安. 蓋若使熹在任之日遭罹災患, 而能抑制私情, 黽勉王事, 究宣聖朝經界之仁政, 以惠千里侵冤失職之民, 或於懇求去都之際, 遂能辭榮納祿, 致其爲臣之事, 以謹不能者止之戒, 則朝廷之旌勞獎退猶頗有名, 而熹之辭受取舍尙不爲甚無說者. 今皆不然, 則於前此所陳之外, 又有此不當受之說二焉. 是以雖迫宸命之嚴, 而顧慮徘徊, 進退無據, 不免上冒瀆尊之罪, 下觸干名之嫌, 復控血誠, 仰干公聽. 欲望鈞慈特爲敷奏, 收還已行告命, 別降敕牒指揮, 令熹且以舊帶職名仍充祠官差遣, 則在熹已不勝其過分叨榮之幸. 干冒威嚴, 皇恐無地.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2(신해, 1191, 62)다시 내린 비각수찬의 명을 철회할 수 있도록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어리석고 옮기지 못할 간청이 있어 다시 위엄을 무릅쓰고 우러러 균청을 모독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번 일전에 새로 제수 받은 비각수찬의 은명을 사면하였는데 근래에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성지를 받들어 사면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미천한데 여실히 폐하의 사랑을 받아 저의 어리석고 교활한 죄를 관대하게 하고 게다가 은총을 내려 주시는데도 진실로 부당하게 다시 사면함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반복해서 생각해도 재임 중에 상을 받을 만한 뛰어난 점이 없으며, 그만둘 것을 구하는 것 또한 청렴하고 관직에 나아가지 않아 포상할만한 절개가 없는데도 면전에서 함부로 받는 것은 실제로 명목이 없을까 두렵습니다. 삼가 다시 공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어 사면하니 바라건대 특별히 긍휼히 여겨 주시고 군신들이 토론하고 심의할 때에 여실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어 빌었던 것을 좇을 수 있게 한다면 실재로 지극히 다행이겠습니다. 모독함이 빈번하니 삼가 두려움이 깊습니다.

 

熹輒有愚昧不移之懇, 再冒威嚴, 仰瀆鈞聽: 熹一昨辭免新除秘閣修撰恩命, 近準省箚, 奉聖旨不許辭免. 在熹微賤, 曲荷天慈, 寬其狂僣之誅, 加以申命之寵, 固不當再有辭避. 然反覆以思, 在任旣無尤異可賞之功, 求去又無廉退可褒之節, 靦顔冒受, 實懼無名. 謹已再具公狀申省辭免, 欲望特賜矜憐, 都兪之際, 曲爲敷奏, 得從所乞, 實爲至幸. 干慁頻煩, 伏深戰粟.

 

호남운사를 사면하는 장 1 辭免湖南運使狀一

 

해제이 글은 소희 2(신해, 1191, 62)장주지사로 보임 중 장남의 죽음을 당하여 사정이 매우 긴박한데 다시 호남운사로 파견되었으니 철회해 달라고 장계를 올렸다.

 

제가 109일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성지를 받들어 저를 형호남로전운부사로 제수하여 현재 빠져있는 자리를 채우도록 하셨는데 고명을 받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빨리 임지로 가서 임기가 만료되기를 기다렸다가 돌아와 일을 아뢰도록 하셨습니다. 저는 명을 듣고서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몰라 당일로 폐하를 바라보며 은혜에 감사했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저는 이전에 맡았던 장주에 임시로 파견되었는데 마침 장남의 죽음으로 인하여 갑자기 한직을 빌면서 장례를 치르고 돌아왔습니다. 은혜를 입어 사관을 얻고 임지에 이른지 바야흐로 몇 개월에 이르렀지만 모든 일처리에 순서가 없습니다. 게다가 우환으로 쇠약하고 정력이 노쇠하여 비록 통렬하게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일의 공을 힘써 나가고자하지만 마침내 우러러 사령의 뜻에 걸맞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바라건대 조정에서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어 내렸던 지휘를 회수하고 저로 하여금 사록을 받게 하여 여생을 마치게 한다면 천만다행임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니 엎드려 지휘를 기다립니다.

 

右熹十月九日準尙書省箚子, 奉聖旨除熹荊湖南路轉運副使, 墳皃闕, 不候受告, 疾速之任, 任滿前來奏事. 熹聞命震驚, 罔知所措, 已於當日望闕謝恩訖. 伏念熹前任假守漳州, 適緣長男物故, 輒丐閑秩, 歸治喪葬. 蒙恩得備祠官, 到任方及月餘, 凡百經營, 未有次第. 加以憂患摧頹, 精力衰耗, 雖欲痛自策勵, 勉赴事功, 終恐無以仰稱使令之意. 欲望朝廷特爲敷奏, 收還成命, 令熹且食祠祿, 以終餘年, 不勝千萬幸甚.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2(신해, 1191, 62)호남운사의 명을 철회할 수 있도록 아뢰어 달라고 요청하였다.

 

저는 문득 간절한 청이 있어 우러러 공청을 간범하였습니다. 저는 일전에 사적인 집안 일로 어려움에 처하여 장사를 지내려 집으로 돌아가길 빌었는데 삼가 긍휼히 여겨 주심을 입어 사록관으로 조치해 주셨습니다. 지금 임지에 도착한지 바야흐로 한 달이 되었는데 가난한 집안을 조치하느라 더욱 힘이 많이 들어 모든 일이 오히려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갑자기 성은을 입어 호남전운부사의 부절을 주셨습니다. 폐하께서 외롭고 멀리 있은 저를 버리지 않는 뜻을 체득해 보니 감사하고 절실한 지극함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집안일은 앞에서 아뢰었던 것과 같으며, 우환 이래로 정력이 시들고 줄어들어 가만히 우러러 사령에 부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잘못에 이를까 두렵습니다. 바라건대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어 내렸던 지휘를 회수하여 주시고 저로 하여금 사록을 받게 하여 여생을 마치게 하신다면 저는 천만 다행임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위엄을 모독하게 되어 삼가 죄를 기다립니다.

 

熹輒有愚懇, 仰干公聽 熹昨以私家患難, 乞歸治葬, 伏蒙矜憐, 陶鑄祠祿. 今來到任方及一月, 貧家擧動費力, 凡百尙未就緖. 今者忽被聖恩, 付以湖南將漕之節. 仰體皇慈不遺孤遠之意, 不勝感荷激切之至. 然熹之家事如前所陳, 而憂患以來, 精力凋耗, 竊恐無以仰副使令, 自速罪戾. 欲望某官特賜敷奏, 收還成命, 令熹且食祠祿, 以終餘年, 則熹不勝千萬幸甚. 冒瀆威嚴, 俯伏竢罪.

 

호남운사를 사면하는 장 2 辭免湖南運使狀二

 

해제이 글은 소희 3(임자, 1192, 63)장주지사의 소임을 수행하던 중 내려진 호남운사의 명을 거두어 달라고 올린 두 번째 장계이다.

 

저는 일전에 주장을 갖추어 새로 제수된 형호남로전운부사의 은명을 사면하였는데 근래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성지를 받들어 사면을 허락하지 않고 내렸던 지휘에 의거하여 빨리 임지로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당일로 폐하를 우러러 은혜에 감사했습니다. 우러러 함용하고 덮어 주시는 깊음에 감사하였으며, 삼가 성훈의 정령한 절실함을 체득하고도 지극히 신하된 자의 의리상 다시 집안일로써 사양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음을 알았으니 기발하여 앞으로 나아가 관직의 일을 공손히 받고 밝은 조칙에 걸맞고자 합니다. 돌이켜 가만히 생각해 보건대 일전에 장주에 임시로 파견한 은명을 입어서 삼가 성지를 두어 신료들이 아뢰어 청했던 것을 시행하시고 본 주의 경계 법을 시행하도록 빌었는데 저로 하여금 서로 헤아려 아뢰도록 하셨습니다. 저는 가만히 보건대 본주의 소흥 연간의 경계양법이 바야흐로 갑자기 폐지되어 가난한 백성들이 생산은 없고 세액만 존재하여 호령하는 우환을 감당하지 못하며, 부유한 집안은 생산은 많고 세액은 적어 겸병의 세력이 더욱 커지니 뒤에 조정이 절차대로 다시 거행하고자 하지만 모든 호우들이 뜬구름 같은 말로써 막고 어지럽혀 그치게 할 것이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쌓인 것은 고락이 균등하지 못하고 공사가 폐단을 얻었으며, 국가에서 정치를 하고 어짊을 베푸는 실상에 해로움이 있으니 날로 심해지면 끝내 그만둘 수 없기 때문에 분개함을 이기지 못하고 제가 현재 마땅히 시행해야함을 논의했습니다. 본 로의 여려 관리들이 이러한 곡절을 살폈으며 조목별로 갖추어 주장으로 아뢰었습니다. 삼가 성은을 입어 특별히 아뢰었던 것을 살펴 주시면 가난한 백성인 하호들은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것이 더욱 깊겠지만 향관과 토호들은 참담하여 기뻐하지 않아 원성과 비방이 일어날 것입니다. 지금 과연 소문으로 그만둠을 행했다면 조용히 그 허물을 생각하건대 저의 어리석음으로 말미암아 사려 깊게 살피지 않아 위로 조정을 그릇되게 했습니다. 죽음을 용서하여 다행스럽게 면하게 되었는데 다시 외람되게 폐하께서 발탁한다면 더욱 변하지 않는 법을 어지럽힐 것입니다. 저는 비록 재주가 없으나 염치는 조금 알아서 진실로 다시 힘써 나아갈 마음이 없으며 하급관리와 백성을 볼 면목이 없고 당연히 맡아야할 마땅함이 없어서 문득 만 번 죽을 것을 무릅쓰고 스스로 탄핵하여 아룁니다. 삼가 바라건대 조정에서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제수한 명을 회수하여 엄중히 처벌을 행하시고 시세를 헤아리지 못한 것과 일을 만들어 백성들을 번거롭게 하는 경계로 삼으십시오. 삼가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고 엎드려 조치를 기다립니다.

 

 右熹昨具狀辭免新除荊湖南路轉運副使恩命, 近準尙書省割子, 奉聖旨不許辭免, 仍依已降指揮, 疾速之任. 熹已於當日望闕謝恩訖. 仰戴皇慈容覆之深, 恭體聖訓丁寧之切, 極知臣子之義不當復以家事爲辭, 便欲起發前去, 紙服賤事, 以稱明詔. 顧竊惟念昨者蒙恩假守漳州, 伏値聖旨行下臣僚申請, 乞行本州經界, 令熹相度聞奏. 熹竊見本州紹興年中經界良法方行遽罷, 貧民産去稅存, 不堪追呼之擾, 富家業多稅少, 益長兼幷之勢, 後來朝廷節次欲再擧行, 皆以豪右浮言沮撓而輟, 積至于今, 苦樂不均, 公私受弊, 有害國家發政施仁之實, 日甚一日, 無有窮已, 是以不勝憤懣, 卽以己見論其當行. 本路諸司審此曲折, 亦已絛具申奏. 伏蒙聖恩待從所請, 貧民下戶欣幸方深, 而鄕官土豪已慘然不樂, 怨謗蜂起矣. 今者果聞已行住罷, 靜惟厥咎, 由熹愚昧, 思慮不審, 上誤朝廷. 得逭誅夷, 已爲幸免, 更叨寵擢, 益紊彝章. 熹雖不才, 粗識廉恥, 誠無心復效奔走, 無顔復臨吏民, 無宜復當委寄, 輒冒萬死, 自劾以聞. 伏望公朝待賜敷奏, 收還除命, 重行黜責, 以爲不度時勢生事擾民之戒.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3(임자, 1192, 63)호남운사의 명을 철회하도록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갑자기 어리석은 마음을 다하여 다시 홍조를 간범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전에 사적인 집안일인 장례를 마치지 못해서 호남으로 가는 것을 간절히 사양했는데 삼가 성은을 입어 윤허를 입지 못했습니다. 우러러 생각하건대 조칙과 명령을 살펴서 파견하는 위엄과 굽어 생각하건대 저의 직책을 분주하게 옮기는 천함은 감히 다시 가정 일로써 청하여 스스로 편안함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삼가 생각하건대 보고 아는 것이 세상물정에 어둡고, 사려는 얕고 짧아 중간에 칙지를 입어 경계 법을 서로 헤아려 보았는데 일의 형세를 헤아리지 못하고, 위로 조정을 그릇되게 하여 져버리고 간범한 것이 깊은데 어찌 다시 일도의 귀와 눈을 맡는 것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문득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어 스스로 탄핵했으니 바라건대 삼가 살펴 주심을 펴서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어 내려왔던 명을 거두어 주시고 엄중하게 처벌을 주시어 물러나 앞의 허물을 살피고 뒤의 허물이 미치는 것을 면하게 하신다면 저는 천만 다행임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熹輒罄愚衷, 再干洪造 熹昨以私家喪葬未畢, 懇辭湖南之行, 伏蒙聖恩未賜前允. 仰惟詔令督遣之嚴, 俯念臣職驅馳之賤, 不敢更以家事爲請, 自求便安. 惟是伏思見識迂疏, 思慮淺短, 中間被旨相度經界, 不量事勢, 上誤朝廷, 負犯已深, 何以復堪一道耳目之寄? 輒已具狀申省自劾, 欲望鉤慈俯垂聽察, 特爲敷奏, 收還成命, 重賜黜責, 使得退省前愆, 免罹後咎, 則熹不勝千萬幸甚.

 

호남운사를 사면하는 장 3 辭免湖南運使狀三

 

해제이 글은 소희 3(임자, 1192, 63)호남운사의 명을 철회하시고 궁관으로 파견하여 사정을 돌볼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세 번째 장계이다.

 

제가 이 달 20일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저는 장계를 갖추어 전에 맡았던 장주지사를 스스로 탄핵하고 경계 법을 서로 헤아려 망령되게 시행하길 비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하여 위로 조정을 그릇되게 하였으니 폐하께 아뢰어 호남전운부사로 제수한 명을 회수하고 별도로 파면을 행하길 빌었는데, 성지를 받들어 장주의 경계 법을 의논한 것이 오래 되었으니 호남사절사와 상관하지 말고 내렸던 지휘에 의거하여 빨리 임지로 가도록 하셨습니다. 스스로 잘못됨을 생각하건대 삼가 엄중한 처벌이 당연한데 위로 폐하께서 여실히 함용하고 덮어 주심을 더해주시는 것을 입었으니 만 번 죽을죄를 용서하셨을 뿐만 아니라 훈계하는 말을 펴서 위로하고 깨우쳐 주심이 정령하니 명령을 취하여 임지로 가는 것은 대개 비록 자식이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이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기 위한 것일지라도 불쌍히 여겨 주시는 은혜가 이와 같음에 불과하겠습니까? 저는 하나의 소원하고 비천한 사람인데 어찌 이것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명을 듣고 은혜를 받고서 감격하는 눈물을 흘리며 그날로 길에 나아가 공손히 관직을 받아 밝은 조칙에 걸맞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나이를 많이 먹었고 아들이 죽었으며, 재앙과 질병이 서로 어지럽혀 옛날 각기병의 고통이 올 봄에 발병하고 종아리의 통증으로 오한과 신열이 평년보다 배나 됩니다. 지금 거듭함으로 인하여 능히 걸을 수 없습니다. 설령 지금 아픈 것이 적어졌지만 다시 휴양이 더해 3개월이 되더라도 출발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헛되이 보낸 날이 오래되어 명을 받드는 공이 어긋났으며, 본사에 관리가 빠진 것이 수개월이라서 직무를 폐할까 두렵습니다. 저의 직분 상에 더욱 편안하지 않습니다. 바라건대 조정에서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저로 하여금 예전에 임명되었던 궁관차견을 보충하여 채우게 하시면 거의 깊게 앞의 허물을 살필 수 있고 뒤의 허물이 미치는 것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니 다행임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장계를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니 엎드려 지휘를 기다립니다.

 

右熹今月二十日準尙書省劉子, 以熹具狀自劾前任漳州, 相度經界, 不合妄乞施行, 上誤朝聽, 乞賜敷奏, 收還湖南轉運副使除命, 別行黜責, 奉聖旨, 漳州經界議行已久, 湖南使節事不相關, 可依巳降指揮, 疾速之任者. 自惟罪戾, 當伏重誅, 上賴皇慈曲加容覆, 不唯赦其萬死, 而又申以訓訶, 慰喩丁寧, 趣令之任, 蓋雖慈父之於愛子, 其恩勤閔惻不過如此. 在熹一介疏遠疵賤, 何以堪之是以聞命拜恩, 至於感泣, 便欲卽日就道, 祗服厥官, 以稱明詔. 而熹命窮福薄, 災病相挺, 舊苦脚氣今春發動, 腫痛寒熱, 倍於常年. 目今困重, 未能步履. 設使從今便得減瘥, 更加休養, 三數月間, 亦恐未堪上道. 曠日彌久, 旣乖承命之恭, 而本司闕官已是數月, 恐亦不無廢務. 在熹愚分, 尤所未安. 欲望朝廷特賜敷奏, 令熹補滿奮任宮觀差遣, 庶幾得以深省前愆, 免罹後咎, 不勝幸甚.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3(임자, 1192, 63)호남운사의 명을 철회하도록 아뢰어 달라고 재집에게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미천한 정성을 다하여 위로 균청을 모독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전에 경계법의 잘못을 망령되게 의논함을 맡았던 것을 스스로 탄핵하고 새로 제수 받은 호남장조의 은명을 파면하길 빌었는데 삼가 성은을 입어 용서하시고 씻어 주시어 다시 관에 파견해 주시어 훈계함과 깨우쳐 주심이 정령하고 반복하시니 수고로움이 지극합니다. 소루하고 미천한 소신이 어찌 이것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마땅히 당장 길을 나서는 것이 은혜를 입었던 것에 마땅합니다. 그러나 각기병이 발병하여 평년과 다르며, 아침저녁으로 신음하며, 땅을 밟을 수 없으니 여실히 기발하여 앞으로 나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조칙의 명이 오래도록 지체되고 우러러 천둥과 같은 폐하의 위엄을 저촉해서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고 사록을 아뢴 것 외에 보잘 것 없는 어리석은 정성으로 바라건대 가엽게 여기시고 조속히 개진하여 주시고 조그마한 소원을 조화롭게 하여 여생을 생활하게 하신다면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위엄을 모독하였으니 삼가 죄를 기다립니다.

 

熹輒輸賤誠, 上瀆鈞聽 熹昨以前任妄議經界罪戾自劾, 乞罷新除湖南將漕恩命, 伏蒙聖慈赦宥洗雪, 趣遣之官, 訓喩丁寧, 反復勤至. 疏賤小臣, 何以得此? 所宜卽日引道, 以稱所蒙. 而脚氣發動, 異於常年, 曉夕呻吟, 不能履地, 委實不容起發前去. 竊慮久稽詔命, 仰觸雷霆之威, 已具狀申尙書省, 陳乞祠祿外, 區區愚悃, 欲望鈞慈憐閔, 早賜開陳, 得諧卑願, 以活餘年, 千萬幸甚. 冒昧威嚴, 俯伏竢罪.

 

정강부 지사를 사면하는 장 1辭免知靜江府狀一

 

해제이 글은 소희 3(임자, 1192, 63)정강부지사의 명을 철회하고 궁관의 소임으로 여생을 마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올린 첫 번째 장계이다.

 

저는 1219일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성지를 받들어 정강부지사로 제수하셨습니다. 저는 명을 듣고 깜짝 놀랐으며, 가만히 스스로 유념하건대 외롭고 미천하며 추운 곳에 멀리 있는 저는 평범하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라 삼가 폐하께서 제위에 오른 처음부터 지금까지 여러 해 동안 일찍이 많은 하사를 얻지 못해서 우러러 폐하를 뵙기를 바랐는데, 성은이 두텁고 커서 숨어서 은둔한 것을 상관하지 않으시고 한직에 있는 저를 뽑아서 지방의 군사요지를 맡도록 하니 저는 감격하여 진실로 비유할 것이 없습니다. 삼가 즉시 폐하를 우러러 은혜에 감사했습니다. 거듭 생각하건대 저의 성품은 본래 지극히 어리석고 학문이 나아간 것이 없으며, 젊었을 때부터 다른 사람보다 못합니다. 하물며 지금 쇠약해졌는데 어찌 다시 등용하십니까? 하물며 정강수신은 실재로 수사의 직사를 겸하며, 수 천리 변방의 군과 백성을 맡는데 조치하는 득실과 관계된 것이 가볍지 않습니다. 스스로 헤아려보건대 무능해서 결단코 공이 없이 그 자리에 거처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각기병의 발작하고 그치는 근심이 평소와 다르며, 봄과 여름 두 계절에는 더욱 휴양하기 어려운데 만일 전 로에서 발동하여 도리어 조정의 명을 지체함에 이르게 한다면 저의 어리석은 직분에 있어 더욱 편안하지 않습니다. 바라건대 조정에서 특별히 폐하께 아뢰어 주시고 내렸던 지휘를 파면하고 저로 하여금 예전대로 궁관을 주신다면 실제로 크나큰 다행이겠습니다. 삼가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니 엎드려 지휘를 기다립니다.

 

右熹十二月十九曰準尙書省箚子, 奉聖旨除知靜江府. 熹聞命震驚, 竊自惟念孤賤寒遠, 碌碌無聞, 伏自聖主臨御, 于今累年, 又未嘗得羣下士, 仰望日月之光, 而聖恩厖鴻, 不間幽隱, 擢自閑散, 付以名藩, 在熹感激, 誠無以喩. 謹已卽時望闕謝恩乾. 再念熹性本至愚, 學無所就, 自其少日, 已不如人. 矧今衰殘, 寧復有用? 又況靜江守臣實兼帥司職事, 有數千里邊面軍民之奇, 擧措得失, 所係不輕. 自度無能, 決難冒處. 加以所患脚氣之疾作止不常, 春夏二時尤難將攝, 萬一 前路發動, 却致稽留朝命, 在熹愚分, 尤所未安. 欲望朝廷特賜敷奏, 寢罷已降指揮, 令熹依舊宮觀, 實爲大幸.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3(임자, 1192, 63)정강부지사의 명을 철회해 달라고 장계를 올리고 재집에게 차자를 내어 아뢰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저는 문득 곧바로 간절한 청이 있어 우러러 공조를 두드렸습니다. 저는 삼가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공손히 성지를 받들어 정강부의 지사로 제수하셨는데 보잘 것 없는 저는 감격하여 모두 말할 수 없습니다. 잘못을 돌아보는 와중에 질병이 더욱 심하여 관리로 임명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겠으며, 안으로 자신을 헤아려 보건대 세상물정이 어둡고 도리에 어긋나고 변방을 거느리는 재주가 못되어서 실제로 감히 함부로 중대함을 맡는 것을 담당하지 못하겠으니 폐하와 재집에게 사람을 알아주는 명철하심에 누가 되었습니다. 문득 공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사면을 아뢰었습니다. 바라건대 특별히 살펴 주시어 곡진히 개진해 주시고 피하는 것을 허락하신다면 어리석은 직분에 편안할 것입니다. 저는 위엄을 모독하였으니 두렵고 떨리는 지극함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熹輒有危懇, 仰扣公朝 熹伏凖省箚, 恭奉聖旨, 除知靜江府事, 區區感激, 蓋不勝言. 顧以罪戾之餘, 疾病沈痼, 不堪任使, 而內自揆度, 迂疏悖謬, 又非邊帥之才, 實不敢冒當重寄, 以累君相知人之明. 輒具公狀, 申省辭免. 欲望某官特賜省覽, 曲爲開陳, 許其遜避, 以安愚分. 熹冒瀆威尊, 不勝皇恐戰粟之至.

 

정강부 지사를 사면하는 장 2 辭免知靜江府狀二

 

해제이 글은 소희 4(계축, 1193, 64)정강부지사의 명을 철회하시고 다시 옛날의 품계로 되돌려 사정을 이룰 수 있게 해 달라는 두 번째 장계이다.

 

저는 정월 23일에 정월 7일의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제가 정강부 지사의 은명을 사면하였으나 정월 6일 성지를 받들어 사면을 허락하지 않으시고 내렸던 지휘에 의하여 빨리 임지로 나아가도록 하셨습니다. 저는 명을 듣고 깜짝 놀라 떨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삼가 생각하건대 죄상과 외로운 종적인 저를 그릇되게 거두어 등용함을 입어 명은 가볍고 은혜는 무거워 감격을 이루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스스로 헤아려 조금이라도 일을 맡을 수 있다면 어찌 감히 갑자기 사양함을 두어 죽음을 초래하겠습니까? 실제로 재질이 평범하며, 식견과 사려가 얕고 어두운데도 과거에 장주를 일시적으로 맡으면서 번거로움과 어려움은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시의를 살펴 헤아리지 못해서 위로 조정을 그릇되게 함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다행히 곡진히 관대한 처분을 입어 꾸짖는 말을 면할 수 있었을지라도 안으로 스스로 돌이켜보니 걱정하고 두려워함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때문에 전년도에 장조호남의 은명을 입었을 때 오히려 감히 받지 않았는데 하물며 지금 제수하시니 실제로 오로지 서남일면의 군정과 변방을 맡는 것은 책임이 지극히 무거워서 다른 수사에 견줄 것이 못되는데 제가 어찌 감히 함부로 받아 사양하지 않겠습니까? 앞 장계에 아뢴 것은 간절하고 상세함을 다했는데 뜻하지 않게도 살펴 주시지 않고 명을 내리심이 더욱 엄합니다. 저는 비록 지극히 어리석을지라도 어찌 미천한 저의 직분과 의리상에 지조가 있어 다시 번거롭게 모독함을 두는 것이 마땅하지 않음을 알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반복하여 생각하건대 보잘 것 없는 제가 말한 것은 단지 스스로 자신을 꾀하기 위해서가 아니며, 실제로 변경의 일이 마땅히 혹 완급에 따라 있으면 전적으로 수신에 의뢰하여 처리하고 진압하게 하는데 저는 어긋나고 망발한 것이 다시 전과 같으니 반드시 장차 우러러 국가의 남쪽을 바라보는 근심을 초래할까 두려우니 작은 일이 아닙니다. 이것이 감히 죽음을 무릅쓰고 진술함을 둔 것입니다. 근심하여 일찍 늙고, 족질이 발작하였으며, 눈이 어둡고 귀가 들리지 않으며 심기가 불편함에 이르렀는데, 무릇 이러한 등등의 것은 저의 개인적인 사정에 편안하지 않은 것이니 모두 감히 말하지 않았습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조정에서는 여실히 불쌍히 여기심을 주시어 다시 개진하고 잘못된 은혜를 회수하시어 옛날의 품계로 돌려주신다면 저는 간절하고 절실하게 바라는 것과 삼가 명을 기다리는 지극함을 이루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고 엎드려 균지를 기다립니다.

 

右熹正月二十三日準正月七日尙書省箚子, 以熹辭免知靜江府恩命, 正月六日奉聖旨, 不許辭免, 依巳降指揮疾速之任. 熹聞命震驚, 隕越無地. 竊伏思念罪戾孤蹤, 誤蒙收用, 命輕恩重, 感激難勝. 向使自量粗能供事, 豈敢輒有辭避, 以速刑誅? 實以材質凡庸, 識慮淺暗, 向來假守支郡, 非有繁難, 然猶不能審度時宜, 以致上誤朝聽. 雖幸曲蒙寬貸, 獲免譴詞, 然而內自省循, 未忘憂懼. 以故前年蒙恩將漕湖南, 尙且不敢拜受, 况今除授, 實專西南一面軍政邊防之寄, 責任至重, 非它帥比, 則熹又安敢冒受而不辭哉? 前狀所陳懇切詳盡, 不謂未蒙照察, 申命益嚴. 熹雖至愚, 亦豈不知微賤之臣分義有守, 不當再有煩瀆? 然反復以思, 區區所言非止自爲身計, 實恐邊境事宜或有緩急, 全賴帥臣區處鎭壓, 而熹乖繆妄發, 又復如前, 必將有以仰貽國家南顧之憂者, 非細事也. 是敢昧死復有陳述. 至於憂悴蚤衰, 足疾時作, 目昏耳重, 心氣短乏, 凡此種種, 於熹私計有不便者, 則皆不敢言矣. 伏惟朝廷曲垂矜閔, 再爲開陳, 收回誤恩, 俾還舊秩, 熹不勝祈懇激切俯伏俟命之至. 謹具狀申尙書省, 伏候鈞旨.

 

재집에게 보내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소희 4(계축, 1193, 64)정강부지사를 철회해달라는 장계를 올리고 재집에게 아뢰어 달라는 두 번째 차자이다.

 

저는 갑자기 정성을 펴서 우러러 공조를 두드렸습니다. 저는 일전에 장계를 갖추어 정강부지사의 은명을 사면하였는데 지금 상서성 차자를 살펴보니 성지를 받들어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명을 듣고 걱정되고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보잘 것 없는 저의 어리석은 생각으로 오히려 그만두지 못하겠습니다. 다시 주장을 갖추어 상서성에 아뢰니 삼가 바라건대 승사소보국공과 참정상공이 자세히 살펴 주시어 곡진히 개진해 주시고 그릇된 은혜를 거둬 주시어 다시 사록을 주신다면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熹輒布誠懇, 仰扣公朝: 熹昨具狀辭免知靜江府恩命, 今準省箚, 備奉聖旨, 未賜允兪. 聞命憂懼, 莫知所措. 然區區愚慮, 猶有未能已者. 已再具狀申尙書省, 伏乞丞相少保國公參政相公詳賜省覽, 曲爲開陳, 收回誤恩, 復畀祠祿, 千萬幸甚千萬幸甚

 

(소첩자) 제가 생각하건대 마침내 소류하고 졸렬하여 마땅히 한 면을 맡는 것도 부족하며 혹 완급이 있어 반드시 사령을 그릇되게 할까 두렵습니다. 바라건대 지추밀원상공과 추밀원동지상공이 더욱 깊이 살펴 주시어 개진하시고 잘못된 은혜를 거둬들인다면 어리석은 직분에 편안하겠습니다.

 

(小貼子)愚慮終恐疏拙, 不足以當一面之寄, 或有緩急, 必誤使令. 欲望知院相公樞密同知相公深加照察, 曲爲開陳, 收回誤恩, 以安愚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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