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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동집속집발(別洞集續集跋)

황성 2011. 6. 5. 20:06

별동집속집발(別洞集續集跋)

유도헌(柳道獻)

 

別洞先生續集成하니 蓋遺文之散出於諸家而裒而刊者也라 詩若干首와 箋表附錄數編而已라 先生未嘗論著하여 元集一冊이 僅出於知縣公所輯하니 其何以得先生之萬一哉리오 然先生道學文章之盛은 一時記載者가 未嘗乏也요 模範牖迪之訓은 後人誦慕者가 未嘗忘也니 更何以他求哉리오

별동선생의 속집이 완성되었으니, 이는 여러 사람들의 글 여기저기에서 나온 공의 유문(遺文)을 모아 간행한 것으로, 약간의 시와 전문(箋文)·표문(表文)·부록 몇 편에 불과하다. 선생이 평소 논저를 남기지 않아 원집(元集) 한 책도 지현공(知縣公)이 수집한 글들로 겨우 만들어졌으니, 어찌 이를 통해 선생의 진면목을 약간이라도 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선생의 훌륭한 도학과 문장은 당시에 끊임없이 언급되었고, 길을 열어주고 모범이 된 가르침은 후인들이 잊지 않고 앙모하고 있으니, 다시 달리 구할 것이 뭐 있겠는가.

 

嗚呼라 我東이 自勝國來로 文學之士가 專尙詞華하여 雕琢繪繡之非不工矣로되 而於道則未有聞하니 蓋不知內外輕重之分故耳라 幸而程朱之言이 稍稍東來하니 先生以私淑之人으로 奮孤寒而爲群儒倡하고 尤邃於易學하여 表章之發揮之하여 以興起斯文爲己任하여 而洛閩遺書이 燦然復明於世하니 其功已偉矣로다

아. 고려 이래로 우리나라 문사들은 문장을 꾸미는 일만을 숭상하였다. 때문에 문장을 다듬고 화려하게 만드는 것은 능숙하게 해냈으나 도학에 밝은 사람이 있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내외와 경중의 구분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주(程朱)의 학문이 조금씩 우리나라로 전해졌는데, 선생이 정주의 가르침을 받드는 사람으로서 어려운 여건에서 떨치고 일어나 여러 학자들을 위해 도학의 길을 열어주었으며, 역학(易學)에 더욱 정통하여 그것의 의미를 밝혀내는 등 유학을 흥기시키는 일을 자신의 임무로 삼았다. 그리하여 정주의 학문이 다시 세상에 밝게 드러나게 되었으니, 그 공이 이미 위대하다 하겠다.

 

退陶李先生曰 尹先正理學淵源을 佔畢四佳所稱許如此라 故其於魏天使心學答說에 亦擧尹公之名이라하니 李先生一言以徵信於無窮矣라

이퇴계 선생께서 “윤선정(尹先正)의 도학의 연원을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와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가 이처럼 인정하였기 때문에 사신 위시량(魏時亮)이 심학을 아는 사람을 물었을 때 윤공의 이름도 거명한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퇴계 선생의 이 한 말씀으로 무궁한 후세에까지 증명된 것이다.

 

今去先生之世가 五百餘年이라 正聲寢而異端橫하고 微言熄而邪說作하여 駸駸乎幾於蕩然矣니 此集之出이 亦豈無補於世也哉리오 先生后孫友進甫가 與昌東으로 袖道善基周書하여 示不佞曰 願略加纂次하여 俾惠一言라 不佞作而曰 以獻也謏聞寡識으로 曷敢當是役이리오마는 仰念鼎山諸先輩與吾祖往復書에 可以知事契之所在하니 敢不樂爲之言이리오

지금 선생 때와의 거리가 5백여 년이다. 바른 학문이 침체되고 이단이 횡행하며, 정미(精微)한 학설이 쇠퇴하고 사설이 일어나서 도학이 사라질 지경에 점점 다가가고 있으니, 이 문집의 간행이 어찌 세상에 보탬 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선생의 후손 우진(友進)이 창동(昌東)과 함께 오도선(吳道善), 이기주(李基周)의 편지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여주며,

“편집을 조금 하고 한 마디 말을 써주시길 바랍니다.”

라고 하였다. 내가 일어나서,

“배운 것 부족하고 아는 것 적은 제가 어떻게 감히 이 일을 맡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정산(鼎山)의 여러 선배들이 우리 선조와 주고받은 편지를 떠올려보면 교분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니, 어찌 감히 한 마디 말씀을 기꺼이 써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庚子閏八月初吉에 後學豐山柳道獻은 謹書하노라

경자년(1900, 고종37) 윤8월 초하루에 후학 풍산(豊山) 유도헌은 삼가 쓰노라. 번역실습2_별동집속집발.hwp

 

 

 

번역실습2_별동집속집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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