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원전자료/맹자

만장 상

황성 2012. 11. 29. 09:14

▣ 만장장구상(萬章章句上)


凡九章이라


  모두 9장(章)이다.


     X:○ 맹자 ; 만장상 ; 제1장//+1

     X:○ 맹자 ; 만장상 ; 제2장//+2

     X:○ 맹자 ; 만장상 ; 제3장//+3

     X:○ 맹자 ; 만장상 ; 제4장//+4

     X:○ 맹자 ; 만장상 ; 제5장//+5

     X:○ 맹자 ; 만장상 ; 제6장//+6

     X:○ 맹자 ; 만장상 ; 제7장//+7

     X:○ 맹자 ; 만장상 ; 제8장//+8

     X:○ 맹자 ; 만장상 ; 제9장//+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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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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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第一章)


萬章問曰 舜往于田하사 號泣于旻天하시니 何爲其號泣也잇고 孟子曰 怨慕也시니라


  만장(萬章)이 물었다. “순(舜)임금이 밭에 가서 하늘을 부르며 우셨으니, 어찌하여 부르짖으며 우신 것입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원망하고 사모하신 것이다.”


舜往于田은 耕歷山時也라 仁覆閔下를 謂之旻天이라 號泣于旻天은 呼天而泣也니 事見虞書大禹謨篇하니라 怨慕는 怨己之不得其親而思慕也라


  순(舜)임금이 밭에 갔다는 것은 역산(歷山)에서 밭갈 때이다. 인(仁)으로 덮어주어 아랫사람들을 불쌍히 여김을 민천(旻天)이라 이른다. 민천(旻天)에 호읍(號泣)했다는 것은 하늘을 부르며 운 것이니, 이 사실은 〈우서(虞書) 대우모편(大禹謨篇)〉에 보인다. 원모(怨慕)는 자기가 어버이에게 사랑을 얻지 못함을 원망하고 사모한 것이다.


萬章曰 父母愛之어시든 喜而不忘하고 父母惡(오)之어시든 勞而不怨이니 然則舜怨乎잇가 曰 長息이 問於公明高曰 舜往于田은 則吾旣得聞命矣어니와 號泣于旻天과 于父母는 則吾不知也로이다 公明高曰 是는 非爾所知也라하니 夫公明高는 以孝子之心이 爲不若是恝이라 我竭力耕田하여 共(恭)爲子職而已矣니 父母之不我愛는 於我何哉//주:어아하재오하니라


  만장(萬章)이 말하였다. “부모(父母)가 사랑하시거든 기뻐하고 잊지 말며, 부모(父母)가 미워하시거든 더욱 노력하고 원망하지 말아야 하니, 그렇다면 순(舜)은 원망했습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장식(長息)이 공명고(公明高)에게 묻기를 ‘순(舜)이 밭에 간 이유는 제가 이미 가르침을 들었거니와, 민천(旻天)과 부모(父母)에게 호읍(號泣)한 것은 제가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자, 공명고(公明高)가 말하기를 ‘이것은 네가 알 바가 아니다.’ 하였으니, 저 공명고(公明高)는 생각하기를 ‘효자의 마음은 이처럼 무관심할 수 없다. 「나는 힘을 다해 밭을 갈아 공손히 자식된 직분을 할 따름이니, 부모께서 나를 사랑하지 않음은 나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인가.」’라고 여긴 것이다.


長息은 公明高弟子요 公明高는 曾子弟子라 于父母는 亦書辭니 言呼父母而泣也라 恝은 無愁之貌라 於我何哉는 自責不知己有何罪耳니 非怨父母也라 楊氏曰 非孟子深知舜之心이면 不能爲此言이라 蓋舜은 惟恐不順於父母요 未嘗自以爲孝也시니 若自以爲孝면 則非孝矣니라


  장식(長息)은 공명고(公明高)의 제자이다. 공명고(公明高)는 증자(曾子)의 제자이다. 부모에게 <호읍(號泣)> 했다는 것은 또한 《서경(書經)》의 말이니, 부모를 부르며 운 것을 말한다. 괄(恝)은 근심이 없는 모양이다. 어아하재(於我何哉)는, 자신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인지 알지 못하겠다고 자책한 것이니, 부모를 원망한 것이 아니다.

  양씨(楊氏)가 말하였다. “순(舜)의 마음을 깊이 아신 맹자(孟子)가 아니라면 이러한 말씀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순(舜)은 오직 부모에게 순(順)하지 못함을 두려워하였고 일찍이 스스로 효도한다고 여긴 적이 없으셨다. 만일 스스로 효도한다고 여긴다면 효(孝)가 아니다.”


帝使其子九男二女로 百官牛羊倉廩을 備하여 以事舜於畎畝之中하시니 天下之士多就之者어늘 帝將胥天下而遷之焉이러시니 爲不順於父母라 如窮人無所歸러시다


  요(堯)임금께서 자식인 9남 2녀로 하여금 백관(百官)과 우양(牛羊)과 창름(倉廩)을 갖추어 순(舜)을 견묘(畎畝)의 가운데에서 섬기게 하시니, 천하의 선비가 찾아가는 자가 많았다. 이에 요(堯)임금이 장차 천하의 인심을 살펴보아 제위(帝位)를 물려주려 하셨는데, 순(舜)은 부모에게 순(順)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궁한 사람이 돌아갈 데 없는 것처럼 여기셨다.


帝는 堯也라 史記云 二女妻之하여 以觀其內하고 九男事之하여 以觀其外라하고 又言 一年所居成聚하고 二年成邑하고 三年成都라하니 是는 天下之士就之也라 胥는 相視也라 遷之는 移以與之也라 如窮人之無所歸는 言其怨慕迫切之甚也라


  제(帝)는 요(堯)임금이다. 《사기(史記)》에 이르기를 ‘두 딸을 시집 보내어 그 안을 관찰하게 하고, 아홉 아들로 섬기게 하여 그 밖을 관찰하게 했다.’ 하였다. 또 이르기를 ‘1년에 거주한 곳이 취락(聚落)[부락]을 이루었고, 2년에 읍(邑)을 이루었고, 3년에 도(都)를 이루었다.’ 하였으니, 이것은 천하의 선비가 찾아간 것이다. 서(胥)는 봄이다. 천지(遷之)는 제위(帝位)를 옮겨 주는 것이다. 궁인(窮人)이 돌아갈 데가 없는 것처럼 했다는 것은 원모(怨慕)함의 절박(切迫)함이 심함을 말씀한 것이다.


天下之士悅之는 人之所欲也어늘 而不足以解憂하시며 好色은 人之所欲이어늘 妻帝之二女하시되 而不足以解憂하시며 富는 人之所欲이어늘 富有天下하시되 而不足以解憂하시며 貴는 人之所欲이어늘 貴爲天子하시되 而不足以解憂하시니 人悅之와 好色과 富貴에 無足以解憂者요 惟順於父母라야 可以解憂러시다


  천하의 선비가 좋아함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인데도 족히 근심을 풀지 못하셨으며, 아름다운 여색(女色)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인데도, 요(堯)임금의 두 딸을 아내로 삼으셨으나 족히 근심을 풀지 못하셨으며, 부(富)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인데도, 부(富)는 천하를 소유하셨으나 족히 근심을 풀지 못하셨으며, 귀(貴)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인데도, 귀(貴)는 천자(天子)가 되셨으나 족히 근심을 풀지 못하셨으니, 사람들이 좋아함과 아름다운 여색(女色)과 부(富)와 귀(貴)에 족히 근심을 풀 만한 것이 없었고, 오직 부모에게 순(順)하여야 근심을 풀 수 있으셨다.


孟子推舜之心如此하여 以解上文之意하시니라 極天下之欲이라도 不足以解憂요 而惟順於父母라야 可以解憂라하시니 孟子眞知舜之心哉신저


  맹자(孟子)는 순(舜)의 마음을 추측하기를 이와 같이 하여 위 글의 뜻을 해석하신 것이다. ‘천하의 욕망을 지극히 하였으되 족히 근심을 풀 수가 없었고, 오직 부모에게 순(順)하여야 근심을 풀 수 있었다.’ 하셨으니, 맹자(孟子)는 순(舜)의 마음을 참으로 아신 것이다.


人이 少則慕父母하다가 知好色則慕少艾하고 有妻子則慕妻子하고 仕則慕君하고 不得於君則熱中이니 大孝는 終身慕父母하나니 五十而慕者를 予於大舜에 見之矣로라


  사람들이 어릴 때에는 부모를 사모하다가 여색(女色)을 좋아할 줄 알면 젊고 예쁜 소녀를 사모하고, 처자(妻子)를 두면 처자(妻子)를 사모하고, 벼슬하면 군주를 사모하고, 군주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가슴속에 열병이 나는 것이다. 대효(大孝)는 종신토록 부모를 사모하나니, 50세까지 부모를 사모한 자를 나는 대순(大舜)에게서 보았노라.”


言 常人之情은 因物有遷이나 惟聖人은 爲能不失其本心也니라 艾는 美好也니 楚辭, 戰國策에 所謂幼艾가 義與此同이라 不得은 失意也라 熱中은 躁急心熱也라 言五十者는 舜攝政時年五十也라 五十而慕면 則其終身慕를 可知矣니라

○ 此章은 言 舜不以得衆人之所欲으로 爲己樂하시고 而以不順乎親之心으로 爲己憂하시니 非聖人之盡性이면 其孰能之리오


  보통 사람들의 정(情)은 사물에 따라 옮김이 있으나, 오직 성인(聖人)은 그 본심을 잃지 않음을 말씀한 것이다. 애(艾)는 아름답고 예쁨이니, 《초사(楚辭)》와 《전국책(戰國策)》에 이른바 ‘유애(幼艾)’라는 것도 뜻이 이와 같다. 부득(不得)은 실의(失意)이다. 열중(熱中)은 조급하여 마음에 열병이 나는 것이다. 50세라고 말씀한 것은 순(舜)이 섭정(攝政)할 때의 연세가 50세였기 때문이다. 50세까지 사모했다면 종신토록 사모했음을 알 수 있다.

  ○ 이 장(章)은 순(舜)은 중인(衆人)들의 원하는 바를 얻음으로써 자신의 낙(樂)을 삼지 않고, 어버이의 마음에 순(順)하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근심을 삼았음을 말한 것이니, 본성(本性)을 다한 성인(聖人)이 아니면 그 누가 이렇게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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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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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장(第二章)


萬章問曰 詩云 娶妻如之何오 必告父母라하니 信斯言也인댄 宜莫如舜이니 舜之不告而娶는 何也잇고 孟子曰 告則不得娶하시리니 男女居室은 人之大倫也니 如告則廢人之大倫하여 以쩰父母라 是以不告也시니라


  만장(萬章)이 물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장가들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까? 반드시 부모(父母)에게 아뢰어야 한다.’ 하였으니, 진실로 이 말대로라면 순(舜)만한 이가 없을 듯하옵니다. 순(舜)이 부모에게 아뢰지 않고 장가든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부모에게 아뢰었다면 장가들 수 없었을 것이다. 남녀(男女)가 한 방에 거처함은 사람의 큰 윤리이니, 만일 부모에게 고하면 사람의 큰 윤리를 폐지하여 부모를 원망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아뢰지 않으신 것이다.”


詩는 齊國風南山之篇也라 信은 誠也니 誠如此詩之言也라 쩰는 ★怨也라 舜이 父頑母嚚하여 常欲害舜하니 告則不聽其娶리니 是는 廢人之大倫하여 以★怨於父母也니라


  시(詩)는 〈제국풍(齊國風) 남산편(南山篇)〉이다. 신(信)은 진실로이니, 진실로 이 시(詩)의 말과 같다는 것이다. 대(쩰)는 원수로 여김이다. 순(舜)의 아버지는 완악(頑惡)하고 어머니는 간악하여 항상 순(舜)을 해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부모에게 아뢰었다면 장가드는 것을 허락해 주지 않았을 것이니, 이는 인간의 큰 윤리를 폐지하여 부모를 원망하게 되는 것이다.


萬章曰 舜之不告而娶는 則吾旣得聞命矣어니와 帝之妻舜而不告는 何也잇고 曰 帝亦知告焉이면 則不得妻也시니라


  만장(萬章)이 말하였다. “순(舜)께서 아뢰지 않고 장가든 것은 제가 이미 가르침을 들었거니와, 요(堯)임금께서 순(舜)에게 딸을 시집보내면서도 그 부모에게 말씀하지 않음은 어째서입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요(堯)임금 또한 고(告)하면 딸을 시집보낼 수 없음을 아셨기 때문이었다.”


以女爲人妻曰妻라 程子曰 堯妻舜而不告者는 以君治之而已니 如今之官府에 治民之私者亦多니라


  딸을 <시집보내어> 남의 아내가 되게 하는 것을 처(妻)라 한다.

  정자(程子)가 말씀하였다. “요(堯)가 순(舜)에게 딸을 시집보내면서 그 부모에게 고하지 않은 것은 군주로서 다스렸을 뿐이니, 지금의 관부(官府)에도 백성의 사사로운 일을 다스리는 경우가 또한 많은 것과 같다.”


萬章曰 父母使舜으로 完廩捐階하고 瞽瞍焚廩하며 使浚井하여 出커시늘 從而揜之하고 象曰 謨蓋都君은 咸我績이니 牛羊父母요 倉廩父母요 干戈朕이요 琴朕이요 힋朕이요 二嫂는 使治朕棲하리라하고 象이 往入舜宮한대 舜在牀琴이어시늘 象曰 鬱陶思君爾라하고 ★★한대 舜曰 惟玆臣庶를 汝其于予治라하시니 不識케이다 舜不知象之將殺己與잇가 曰 奚而不知也시리오마는 象憂亦憂하시고 象喜亦喜하시니라


  만장(萬章)이 말하였다. “<전설에> ‘순(舜)의 부모(父母)가 순(舜)으로 하여금 곳집을 손질하게 하고 사다리를 치운 다음 고수(瞽瞍)가 창고에 불을 질렀으며, 순(舜)에게 우물을 파게 하고는, 순(舜)이 나오시자 따라서 흙을 덮어 생매장시키고, 상(象)이 말하기를 「꾀하여 도군(都君)을 생매장한 것은 모두 나의 공로이니, 우양(牛羊)은 부모의 것이요, 창름(倉廩)은 부모의 것이요, 간과(干戈)는 짐(朕)의 것이요, 거문고는 짐(朕)의 것이요, 활은 짐(朕)의 것이요, 두 형수는 짐(朕)의 집을 다스리게 하겠다.」 하고는, 상(象)이 가서 순(舜)의 궁궐에 들어가자, 순(舜)이 상(牀)에 계시면서 거문고를 타고 계셨다. 상(象)이 말하기를 「울도(鬱陶)하게 도군(都君)을 그리워했습니다.」 하고 부끄러워하자, 순(舜)께서 「이 여러 신하들을 너는 내게 와서 다스리라.」 하셨다.’ 하니, 알지 못하겠습니다. 순(舜)은 상(象)이 장차 자신을 죽이려 한 것을 모르셨습니까?” “어찌 알지 못하셨으리오마는, 상(象)이 근심하면 또한 근심하시고, 상(象)이 기뻐하면 또한 기뻐하신 것이다.”


完은 治也라 捐은 去也라 階는 梯也라 揜은 蓋也라 按史記曰 使舜으로 上塗廩하고 瞽瞍從下하여 縱火焚廩이어늘 舜이 乃以兩笠으로 自捍而下去하여 得不死하며 後又使舜穿井이어늘 舜穿井에 爲匿空旁出이러니 舜旣入深에 瞽瞍與象으로 共下土實井이어늘 舜從匿空中出去라하니 卽其事也라 象은 舜異母弟也라 謨는 謀也라 蓋는 蓋井也라 舜所居에 三年成都라 故로 謂之都君이라 咸은 皆也라 績은 功也니 舜旣入井에 象이 不知舜已出하고 欲以殺舜爲己功也라 干은 盾也요 戈는 戟也라 琴은 舜所彈五弦琴也요 彊는 ★弓也니 象欲以舜之牛羊倉廩으로 與父母而自取此物也라 二嫂는 堯二女也라 棲는 牀也니 象欲使爲己妻也라 象往舜宮하여 欲分取所有라가 見舜生在牀彈琴하니 蓋旣出에 卽潛歸其宮也라 鬱陶는 思之甚而氣不得伸也라 象言 己思君之甚이라 故로 來見爾라 ★★는 慙色也라 臣庶는 謂其百官也라 象素憎舜하여 不至其宮이라 故로 舜見其來而喜하여 使之治其臣庶也라 孟子言 舜非不知其將殺己언마는 但見其憂則憂하고 見其喜則喜하시니 兄弟之情이 自有所不能已耳니라 萬章所言은 其有無를 不可知나 然이나 舜之心則孟子有以知之矣시니 他亦不足辨也니라 程子曰 象憂亦憂하시고 象喜亦喜하시니 人情天理가 於是爲至니라


  완(完)은 다스림이다. 연(捐)은 버림이다. 계(階)는 사다리이다. 엄(揜)은 덮음이다.

 《사기(史記)》를 상고해보면, ‘순(舜)으로 하여금 창고에 올라가 흙을 바르게 하고는 고수(瞽瞍)가 아래에서 불을 놓아 창고를 불태우자, 순(舜)은 마침내 두 개의 삿갓으로 스스로 몸을 가리우고 내려와서 죽지 않게 되었으며, 그 후 또 순(舜)으로 하여금 우물을 파게 하니, 순(舜)은 우물을 파되 옆으로 나올 수 있는 숨은 구멍을 만들어 놓았는데, 순(舜)이 이미 깊이 들어가자, 고수(瞽瞍)는 상(象)과 함께 흙을 내리부어 우물을 메우거늘, 순(舜)은 숨겨놓았던 구멍을 따라 나왔다.’ 하였으니, 바로 이 일이다.

  상(象)은 순(舜)의 배다른 아우이다. 모(謨)는 꾀함이다. 개(蓋)는 우물을 덮는 것이다. 순(舜)이 거주한 곳에는 3년이면 도(都)를 이루었기 때문에 순(舜)을 도군(都君)이라 이른 것이다. 함(咸)은 모두요, 적(績)은 공(功)이니, 순(舜)이 이미 우물에 들어갔으므로 상(象)은 순(舜)이 이미 나온 줄을 알지 못하고, 순(舜)을 죽인 것을 자기의 공로로 삼고자 한 것이다. 간(干)은 방패요, 과(戈)는 창이다. 금(琴)은 순(舜)이 타시던 오현금(五弦琴)이요 저(힋)는 아로새긴 활이니, 상(象)이 순(舜)의 우양(牛羊)과 창름(倉廩)은 부모에게 주고, 자기가 이 물건들을 취하고자 한 것이다. 두 형수란 요(堯)임금의 두 따님이다. 서(棲)는 평상(平牀)이니, 상(象)이 자기의 아내로 삼고자 한 것이다. 상(象)이 순(舜)의 궁궐로 가서 소유물을 나누어 취하고자 하다가 순(舜)이 살아서 상(牀)에 앉아 거문고를 타는 것을 보았으니, 이는 순(舜)이 이미 나온 다음 즉시 몰래 궁궐로 돌아가신 것이다. 울도(鬱陶)는 생각하기를 심히 해서 기(氣)가 펴지지 못한 것이다. 상(象)이 말하기를 ‘내가 군(君)을 그리워하기를 심히 하였기 때문에 와서 뵙는다.’고 한 것이다. 육니(★★)는 부끄러워하는 빛이다. 신서(臣庶)는 백관(百官)들을 이른다.

  상(象)이 본래 순(舜)을 미워하여 집에 찾아오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순(舜)이 그가 온 것을 보시고는 기뻐하여, 그로 하여금 여러 신하들을 다스리게 하신 것이다.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순(舜)은 상(象)이 장차 자기를 죽이려고 한 것을 모르신 것은 아니지만, 다만 그가 근심함을 보면 근심하고, 그가 기뻐함을 보면 기뻐하셨으니, 형제(兄弟)의 정(情)이 자연히 그만둘 수 없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라고 하신 것이다. 만장(萬章)이 말한 그 사실의 유무(有無)는 알 수 없으나, 순(舜)의 마음인즉 맹자(孟子)께서 아심이 있으신 것이니, 다른 것은 족히 변론할 것이 못된다.

  정자(程子)가 말씀하였다. “상(象)이 근심하면 또한 근심하고, 상(象)이 기뻐하면 또한 기뻐하셨으니, 인정(人情)과 천리(天理)가 이에 지극한 것이다.”


曰 然則舜은 僞喜者與잇가 曰 否라 昔者에 有饋生魚於鄭子産이어늘 子産이 使校人畜(휵)之池한대 校人烹之하고 反命曰 始舍之하니 圉圉焉이러니 少則洋洋焉하여 攸(悠)然而逝하더이다 子産曰 得其所哉인저 得其所哉인저하여늘 校人出曰 孰謂子産智오 予旣烹而食之어늘 曰 得其所哉인저 得其所哉인저하니 故로 君子는 可欺以其方이어니와 難罔以非其道니 彼以愛兄之道來라 故로 誠信而喜之시니 奚僞焉이시리오


  “그렇다면 순(舜)은 거짓으로 기뻐하신 자입니까?” “아니다. 옛날에 살아있는 물고기를 정(鄭)나라 자산(子産)에게 선물한 자가 있거늘, 자산(子産)이 교인(校人)으로 하여금 그것을 못에 기르게 하였는데, 교인(校人)이 삶아 먹고 복명(復命)하기를 ‘처음에 고기를 놓아주자 어릿어릿하더니, 조금 있다가는 양양(洋洋)해서 유유(攸攸)[유유(悠悠)]히 가더이다.’ 하니, 자산(子産)은 ‘살 곳을 얻었구나, 살 곳을 얻었구나.’ 하였다. 교인(校人)이 나와서 말하기를 ‘누가 자산(子産)을 지혜롭다 말하는가. 내 이미 물고기를 삶아먹었는데, 자산(子産)은 「살 곳을 얻었구나! 살 곳을 얻었구나!」라고 했다.’ 하였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방(方)[도(道)]으로써 속일 수는 있거니와, 도(道)가 아닌 것으로 터무니없이 속이기는 어려운 것이다. 저 상(象)은 형(兄)을 사랑하는 도리로써 왔다. 그러므로 진실로 믿고서 기뻐하셨으니, 어찌 거짓이셨겠는가.”


校人은 主池沼小吏也라 圉圉는 困而未舒之貌요 洋洋則稍縱矣라 攸然而逝者는 自得而遠去也라 方은 亦道也라 罔은 蒙蔽也라 欺以其方은 謂★之以理之所有요 罔以非其道는 謂昧之以理之所無라 象以愛兄之道來하니 所謂欺之以其方也라 舜本不知其僞라 故로 實喜之하시니 何僞之有리오

○ 此章은 又言舜遭人倫之變而不失天理之常也시니라


  교인(校人)은 못을 주관하는 작은 관리이다. 어어(圉圉)는 지쳐서 펴지 못하는 모양이요, 양양(洋洋)은 조금 펴진 것이다. 유연이서(攸然而逝)는 자득(自得)하여 멀리 떠나간 것이다. 방(方)도 또한 도(道)이다. 망(罔)은 덮어 씌워 가리우는 것이다. 방(方)[도(道)]으로써 속인다.〔欺〕은 것은 이치가 있는 바로써 속임을 이르고, 도(道)가 아닌 것으로써 터무니없이 속인다〔罔〕은 것은 이치가 없는 바로써 속임을 이른다. 상(象)이 형(兄)을 사랑하는 도리로써 왔으니, 이것은 이른바 방(方)[도(道)]으로써 속인다는 것이다. 순(舜)은 본래 그의 거짓을 몰랐다. 그러므로 실제로 기뻐하셨으니, 어찌 거짓이 있겠는가.

  ○ 이 장(章)은 또 순(舜)은 인륜(人倫)의 변(變)을 만났으되, 천리(天理)의 떳떳함을 잃지 않으심을 말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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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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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장(第三章)


萬章問曰 象이 日以殺舜爲事어늘 立爲天子하사는 則放之는 何也잇고 孟子曰 封之也어시늘 或曰放焉이라하니라


  만장(萬章)이 물었다. “상(象)이 날마다 순(舜)을 죽이는 것으로 일을 삼았거늘, 순(舜)이 즉위하여 천자(天子)가 되셔서는 그를 <죽이지 않고> 추방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그를 봉해 주셨는데, 혹자가 ‘추방했다’고 하는 것이다.”


放은 猶置也니 置之於此하여 使不得去也라 萬章이 疑舜何不誅之오한대 孟子言 舜實封之어시늘 而或者誤以爲放也라하시니라


  방(放)은 치(置)[추방하여 한 쪽에 유치(留置)함]과 같으니, 이 곳에 유치(留置)하여 떠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만장(萬章)이 ‘순(舜)이 어찌하여 죽이지 않았는까?’ 하고 의심하자, 맹자(孟子)께서‘순(舜)은 실로 그를 봉해 주셨는데, 혹자들이 잘못 추방했다고 한다.’ 하셨다.


萬章曰 舜이 流共工于幽州하시고 放驩兜于崇山하시고 殺三苗于三危하시고 殛鯀于羽山하사 四罪하신대 而天下咸服은 誅不仁也니 象이 至不仁이어늘 封之有★하시니 有★之人은 奚罪焉고 仁人도 固如是乎잇가 在他人則誅之하고 在弟則封之온여 曰 仁人之於弟也에 不藏怒焉하며 不宿怨焉이요 親愛之而已矣니 親之인댄 欲其貴也요 愛之인댄 欲其富也니 封之有★는 富貴之也시니 身爲天子요 弟爲匹夫면 可謂親愛之乎아


  만장(萬章)이 말하였다. “순(舜)이 공공(共工)을 유주(幽州)에 유배하시고, 환도(驩兜)를 숭산(崇山)으로 추방하시고, 삼묘(三苗)를 삼위(三危)에서 죽이시고, 곤(鯀)을 우산(羽山)에서 죽이시어 네 사람을 처벌하시자, 천하가 다 복종하였으니, 이는 불인(不仁)한 자를 처벌했기 때문입니다. 상(象)이 지극히 불인(不仁)하였는데도 그를 유비(有★)에 봉해 주셨으니, 유비(有★)의 백성들은 무슨 죄입니까. 인인(仁人)도 진실로 이와 같단 말입니까. 타인에 있어서는 죽이고, 동생에 있어서는 봉해 주시는군요.”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인인(仁人)은 아우에 대해서 노여움을 감추지 아니하며, 원망을 묵혀 두지 아니하고, 그를 친애(親愛)할 뿐이다. 그를 친히 한다면 그가 귀하게 되기를 바랄 것이요, 그를 사랑한다면 그가 부해지기를 바랄 것이니, 그를 유비(有★)에 봉하심은 그를 부귀하게 하신 것이다. 자신은 천자(天子)가 되고, 아우는 필부(匹夫)가 된다면 아우를 친애(親愛)했다고 이를 수 있겠는가.”


流는 徙也라 共工은 官名이요 驩兜는 人名이니 二人比周하여 相與爲黨하니라 三苗는 國名이니 負固不服하니라 殺은 殺其君也라 殛은 誅也라 鯀은 禹父名이니 方命쯺族//주:방명비족하고 治水無功하니 皆不仁之人也라 幽州, 崇山, 三危, 羽山, 有★는 皆地名也라 或曰 今道州鼻亭이 卽有★之地也라하니 未知是否라 萬章이 疑舜不當封象이니 使彼有★之民으로 無罪而遭象之虐은 非仁人之心也라 藏怒는 謂藏匿其怒요 宿怨은 謂留蓄其怨이라


  유(流)는 귀양보냄이다. 공공(共工)은 관명(官名)이요. 환도(驩兜)는 인명(人名)이니, 두 사람이 빌붙어 서로 더불어 당(黨)을 하였다. 삼묘(三苗)는 국명(國名)이니, 지형의 험고함을 믿고 복종하지 않았다. 시(殺)는 그 군주를 죽임이다. 극(殛)은 죽임이다. 곤(鯀)은 우왕(禹王)의 아버지 이름이니, 왕명을 거역하고 종족을 해쳤으며, 홍수를 다스림에 공적이 없었으니, 이들은 모두 불인(不仁)한 사람들이었다. 유주(幽州)·숭산(崇山)·삼위(三危)·우산(羽山)·유비(有★)는 모두 지명(地名)이다. 혹자는 말하기를 ‘현재의 도주(道州) 비정(鼻亭)이 바로 유비(有★)의 지역이다.’ 하는데, 그 말이 옳은 지는 알지 못하겠다. 만장(萬章)은 ‘순(舜)은 마땅히 상(象)을 봉해주지 말았어야 했을 것이니, 저 유비(有★)의 백성으로 하여금 죄 없이 상(象)의 학정(虐政)을 만나게 함은 인인(仁人)의 마음이 아니다.’라고 의심한 것이다. 장노(藏怒)는 노여움을 감춤을 이르고, 숙원(宿怨)은 원한은 남겨두어 쌓아둠을 이른다.


敢問 或曰放者는 何謂也잇고 曰 象이 不得有爲於其國하고 天子使吏로 治其國而納其貢稅焉이라 故로 謂之放이니 豈得暴彼民哉리오 雖然이나 欲常常而見之라 故로 源源而來하니 不及貢하여 以政接于有★라하니 此之謂也니라


  “감히 묻겠습니다. 혹자들이 ‘추방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상(象)이 그 나라에서 정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천자(天子)가 관리로 하여금 그 나라를 다스리게 하고 그 세금만을 받게 하였다. 그러므로 그를 ‘추방했다’ 하는 것이니, 어찌 저 백성들을 포악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비록 그러나 항상 그를 만나보고자 하였으므로 끊임없이 오게 하셨으니, ‘조공할 시기에 미치지 아니하여 정사로 유비(有★)의 군주를 접견했다.’ 하였으니,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孟子言 象雖封爲有★之君이나 然이나 不得治其國이요 天子使吏代之治하고 而納其所收之貢稅於象하니 有似於放이라 故로 或者以爲放也라 蓋象至不仁하니 處之如此면 則旣不失吾親愛之心而彼亦不得虐有★之民也라 源源은 若水之相繼也라 來는 謂來朝覲也라 不及貢以政接于有★는 謂不待及諸侯朝貢之期하고 而以政事로 接見有★之君이니 蓋古書之辭니 而孟子引以證源源源而來之意하여 見其親愛之無已如此也시니라

○ 吳氏曰 言 聖人은 不以公義廢私恩하고 亦不以私恩害公義하시니 舜之於象에 仁之至요 義之盡也시니라


  맹자(孟子)께서 말씀하기를 “상(象)을 비록 유비(有★)의 군주로 봉했으나 그 나라를 다스리지 못하게 하고, 천자(天子)가 관리로 하여금 대신 다스리고 거기에서 거두는 공세(貢稅)를 상(象)에게 바치게 하였으니, 추방함과 유사한 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혹자들이 ‘추방했다’고 한다.” 하신 것이다. 상(象)이 지극히 불인(不仁)하였으니 대처하기를 이와 같이 한다면, 이미 내가 그를 친애(親愛)하는 마음을 잃지 않은 것이요, 저 또한 유비(有★)의 백성들에게 포악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원원(源源)은 물이 서로 이어짐과 같다. 내(來)는 와서 조회함을 이른다. 조공(朝貢)할 시기에 미치지 아니하여 정사로 유비(有★)의 군주를 접견했다는 것은, 제후들이 조공(朝貢)하는 시기에 미치기를 기다리지 않고 정사(政事)로써 유비(有★)의 군주를 접견함을 말하니, 이것은 아마도 옛 《서경(書經)》의 말인 듯한데, 맹자(孟子)께서 이것을 인용하여 끊임없이 온 뜻을 증명하여 친애하는 마음이 끝이 없음이 이와 같음을 증명하신 것이다.

  ○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성인(聖人)은 공의(公義)로써 사은(私恩)을 폐하지 않고, 또한 사은(私恩)으로써 공의(公義)를 해치지 않음을 말씀하였으니, 순(舜)이 상(象)에 대하여 인(仁)이 지극하고 의(義)가 다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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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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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장(第四章)


咸丘蒙이 問曰 語云 盛德之士는 君不得而臣하며 父不得而子라 舜南面而立이어시늘 堯帥諸侯하여 北面而朝之하시고 瞽瞍亦北面而朝之어늘 舜見瞽瞍하시고 其容有蹙이라하여늘 孔子曰 於斯時也에 天下殆哉짾짾乎인저하시니 不識케이다 此語 誠然乎哉잇가 孟子曰 否라 此非君子之言이요 齊東野人之語也라 堯老而舜攝也러시니 堯典曰 二十有八載에 放勳이 乃★落커시늘 百姓은 如喪考妣三年하고 四海는 遏密八音이라하며 孔子曰 天無二日이요 民無二王이라하시니 舜旣爲天子矣요 又帥天下諸侯하여 以爲堯三年喪이면 是는 二天子矣니라


  함구몽(咸丘蒙)이 물었다. “옛말에 이르기를 ‘덕(德)이 성대한 선비는 군자가 그를 신하로 삼을 수 없으며, 아비가 자식으로 삼을 수 없다. 순(舜)이 남면(南面)하고 서 계시거늘 요(堯)가 제후를 거느리고 북면(北面)하여 조회하셨고, 고수(瞽瞍) 또한 북면(北面)하여 조회하자, 순(舜)이 고수(瞽瞍)를 보시고 불안하여 위축됨이 있었다.’ 하거늘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때에 천하가 매우 위태로웠다.’ 하셨는데,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 말이 사실입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아니다. 이것은 군자(君子)의 말이 아니요, 제(齊)나라 동쪽 야인(野人)들의 말이다. 요(堯)가 늙어 순(舜)이 섭정(攝政)하신 것이다. 〈요전(堯典)〉에 이르기를 ‘순(舜)이 섭정(攝政)한 지 28년만에 방훈(放勳)[요(堯)]이 마침내 별세하시니, 백성들은 고비(考妣)를 잃은 듯이 3년상을 하였고, 사해(四海)에서는 팔음(八音)을 연주하는 것을 그쳤다.’ 하였으며,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에는 두 태양이 없고, 백성에게는 두 왕이 없다.’ 하였으니, 순(舜)이 이미 천자(天子)가 되시고, 또 천하의 제후들을 거느리고 요(堯)를 위하여 3년상을 하였다면, 이것은 천자(天子)가 둘인 것이다.”


咸丘蒙은 孟子弟子也라 語者는 古語也라 蹙은 ★蹙不自安也라 짾짾은 不安之貌也니 言人倫乖亂하여 天下將危也라 齊東은 齊國之東鄙也라 孟子言 堯但老不治事하여 而舜攝天子之事耳요 堯在時에 舜未嘗卽天子位하시니 堯何由北面而朝乎아하시고 又引書及孔子之言하여 以明之하시니라 堯典은 虞書篇名이라 今此文은 乃見於舜典하니 蓋古書는 二篇이 或合爲一耳라 言舜攝位二十八年而堯死也라 ★는 升也요 落요 落은 降也니 人死則魂升而魄降이라 故로 古者에 謂死爲★落이라 遏은 止也요 密은 靜也라 入音은 金石絲竹匏土革木이니 樂器之音也라


  함구몽(咸丘蒙)은 맹자(孟子)의 제자이다. 어(語)는 옛말이다. 축(蹙)은 찌푸려 스스로 편안하지 못한 것이다. 급급(짾짾)은 불안한 모양이니, 인륜이 어그러지고 혼란하여, 천하가 장차 위태로움을 말한 것이다. 제동(齊東)은 제(齊)나라의 동쪽 변방이다. 맹자(孟子)는 “요(堯)는 다만 늙어서 정사를 다스리지 못하시자, 순(舜)이 천자(天子)의 일을 대행하였을 뿐이요, 요(堯)가 살아 계실 때에 순(舜)이 일찍이 천자(天子)의 지위에 나아가지 않으셨으니, 요(堯)가 무슨 이유로 북면(北面)하여 조회했겠는가.” 하시고, 또한 《서경(書經)》과 공자(孔子)의 말씀을 인용하여 밝히신 것이다.

  요전(堯典)은 〈우서(虞書)〉의 편명(篇名)이다. 지금 이 글은 바로 〈순전(舜典)〉에 보이니, 옛 《서경(書經)》에는 두 편이 혹 합하여 하나였던 듯하다. 순(舜)이 섭위(攝位)한 지 28년만에 요(堯)가 죽으심을 말한 것이다. 조(★)는 오름이요, 낙(落)은 내림이니, 사람이 죽으면 혼은 올라가고, 넋은 내려온다. 그러므로 옛날에 죽는 것을 조락(★落)이라 하였다. 알(遏)은 중지함이요, 밀(密)은 고요함이다. 팔음(八音)은 쇠〔金〕·돌〔石〕·실〔絲〕·대〔竹〕·박〔匏〕·흙〔土〕·가죽〔革〕·나무〔木〕이니, 악기의 소리이다.


咸丘蒙曰 舜之不臣堯는 則吾旣得聞命矣어니와 詩云 普天之下 莫非王土며 率土之濱이 莫非王臣이라하니 而舜이 旣爲天子矣시니 敢問瞽瞍之非臣은 如何잇고 曰 是詩也는 非是之謂也라 勞於王事而不得養父母也하여 曰 此莫非王事어늘 我獨賢勞也라하니 故로 說詩者不以文害辭하며 不以辭害志요 以意逆志라야 是爲得之니 如以辭而已矣인댄 雲漢之詩曰 周餘黎民이 靡有孑遺라하니 信斯言也인댄 是는 周無遺民也니라


  함구몽(咸丘蒙)이 말하였다. “순(舜)이 요(堯)를 신하 삼지 않으신 것은 제가 이미 가르침을 들었거니와,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온 하늘의 아래가 왕의 토지가 아님이 없으며, 온 땅의 안이 왕의 신하 아닌 자가 없다.’ 하였으니, 순(舜)이 이미 천자(天子)가 되셨으니, 감히 묻겠습니다. 고수(瞽瞍)를 신하로 삼지 않음은 어째서입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이 시(詩)는 이것을 말한 것이 아니다. 국사(國事)에 수고로워 부모를 봉양할 수 없어, 말하기를 ‘이것은 국사(國事)가 아님이 없거늘, 나만이 홀로 어질다 하여 수고롭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시(詩)를 설명하는 자는 글자로써 말을 해치지 말며, 말로써 본래의 뜻을 해치지 말고, <보는 자의> 뜻으로써 <작자의> 뜻에 맞추어야만 시(詩)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말만 가지고 볼뿐이라면, 〈운한(雲漢)〉의 시(詩)에 이르기를 ‘주(周)나라의 남은 여민(黎民)들이 혈유(孑遺)가 없다.’ 하였으니, 진실로 이 말대로라면 이것은 주(周)나라에 남은 백성이 없는 것이다.”


不臣堯는 不以堯爲臣하여 使北面而朝也라 詩는 小雅北山之篇也라 普는 徧也요 率은 循也라 此詩는 今毛氏序云 役使不均하여 己勞於王事而不得養其父母焉이라하고 其詩下文에 亦云 大夫不均하여 我從事獨賢이라하니 乃作詩者自言 天下皆王臣이어늘 何爲獨使我以賢才而勞苦乎아하니 非謂天子可臣其父也라 文은 字也요 辭는 語也라 逆은 迎也라 雲漢은 大雅篇名也라 孑은 獨立之貌라 遺는 脫也라 言 說詩之法은 不可以一字而害一句之義하며 不可以一句而害設辭之志요 當以己意로 迎取作者之志라야 乃可得之니 若但以其辭而已면 則如雲漢所言인댄 是周之民이 眞無遺種矣라 惟以意逆之면 則知作詩者之志가 在於憂旱而非眞無遺民也니라


  불신요(不臣堯)는 요(堯)를 신하로 삼아 북면(北面)하고 조회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시(詩)는 〈소아(小雅) 북산편(北山篇)〉이다. 보(普)는 두루요, 솔(率)은 따름이다. 이 시(詩)는 지금 모씨(毛氏)의 서(序)에 이르기를 ‘역사(役事)가 균등하지 못하여 자기만이 국사(國事)에 수고로워 그 부모를 봉양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였고, 그 시(詩)의 아래 글에도 또한 이르기를 ‘대부(大夫)들이 균등하지 못하여, 나만이 종사하여 홀로 어질다.’ 하였으니, 이것은 바로 시(詩)를 지은 자가 스스로 말하기를 ‘천하가 모두 왕의 신하이거늘, 어찌하여 유독 나로 하여금 어진 재주가 있다 하여 수고롭게 하는가.’라고 한 것이니, 천자(天子)가 아버지를 신하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문(文)은 글자요, 사(辭)는 말이다. 역(逆)은 맞이함이다. 운한(雲漢)은 〈대아(大雅)〉의 편명이다. 혈(孑)은 홀로 서 있는 모양이요, 유(遺)는 벗어남이다. 시(詩)를 해설하는 방법은 한 글자로써 한 구절의 뜻을 해치지 말고, 한 구절로써 말을 한 뜻을 해치지 말 것이요, 마땅히 자기의 뜻으로써 작자의 뜻을 맞추어 취해야 시(詩)를 알 수 있는 것이니, 만일 다만 그 말만 가지고 볼뿐이라면, 〈운한시(雲漢詩)〉에 말한 바와 같을진댄, 이것은 주(周)나라 백성들이 참으로 남은 종자가 없을 것이다. 오직 보는 자의 뜻으로써 작자의 뜻을 맞춰보면 이 시(詩)를 지은 자의 뜻이 가뭄을 걱정함에 있었고, 참으로 유민(遺民)이 없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孝子之至는 莫大乎尊親이요 尊親之至는 莫大乎以天下養이니 爲天子父하니 尊之至也요 以天下養하시니 養之至也라 詩曰 永言孝思라 孝思維則이라하니 此之謂也니라


  효자(孝子)의 지극함은 어버이를 높임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어버이를 높임의 지극함은 천하로써 봉양함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고수(瞽瞍)는> 천자의 아버지가 되었으니, 높임이 지극하고, <순(舜)은> 천하로써 봉양하였으니, 봉양함이 지극하신 것이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길이 효도하며 사모한다. 효도하며 사모함이 법칙이 된다.’ 하였으니, 이것을 말한 것이다.


言 瞽瞍旣爲天子之父면 則當享天下之養이니 此는 舜之所以爲尊親養親之至也라 豈有使之北面而朝之理乎아 詩는 大雅下武之篇이니 言 人能長言孝思而不忘이면 則可以爲天下法則也라


  ‘고수(瞽瞍)가 이미 천자의 아버지가 되었으면 마땅히 천하의 봉양을 누려야 하니, 이것은 순(舜)이 어버이를 높이고, 어버이를 봉양하기를 지극히 하신 것인가. 어찌 자기 아버지로 하여금 북면(北面)하여 조회하게 할 리가 있겠는가.’하고 말씀한 것이다. 시(詩)는 〈대아(大雅) 하무편(下武篇)〉이니, 사람이 능히 길이 효도하고 사모하여 잊지 아니하면 천하의 법칙이 될 수 있음을 말씀한 것이다.


書曰 祗載見(현)瞽瞍하시되 夔夔齊(재)栗하신대 瞽瞍亦允若이라하니 是爲父不得而子也니라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순(舜)이> 일을 공경히 하여 고수(瞽瞍)를 뵐 적에 공경하고 두려워하셨는데, 고수(瞽瞍) 또한 믿고 따랐다.’ 하였으니, 이것이 아버지가 자식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書는 大禹謨篇也라 祗는 敬也요 載는 事也라 夔夔齊栗은 敬謹恐懼之貌라 允은 信也요 若은 順也라 言 舜敬事瞽瞍하여 往而見之에 敬謹如此하시니 瞽瞍亦信而順之也라 孟子引此而言 瞽瞍不能以不善及其子하고 而反見化於其子하니 則是所謂父不得而子者요 而非如咸丘蒙之說也하시니라


  서(書)는 〈대우모편(大禹謨篇)〉이다. 지(祗)는 공경함이요, 재(載)는 일이다. 기기재률(夔夔齊栗)은 공경하고 삼가고 두려워하는 모양이다. 윤(允)은 믿음이요, 약(若)은 순함이다. 순(舜)이 고수(瞽瞍)를 공경히 섬겨, 가서 뵐 적에 공경하고 삼감이 이와 같으시니, 고수(瞽瞍) 또한 믿고 따름을 말한 것이다. 맹자(孟子)께서 이 글을 인용하고 말씀하기를 ‘고수(瞽瞍)가 불선(不善)함으로써 자기 아들에게 미치지 못하고, 도리어 자기의 아들에게 교화를 당하였으니, 이것이 이른바 아버지가 자식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요, 함구몽(咸丘蒙)이 말한 것과 같은 것이 아니다.’ 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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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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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장(第五章)


萬章曰 堯以天下與舜이라하니 有諸잇가 孟子曰 否라 天子不能以天下與人이니라


  만장(萬章)이 말하였다. “요(堯)가 천하를 순(舜)에게 주었다 하니,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아니다. 천자(天子)는 천하를 남에게 줄 수 없는 것이다.”


天下者는 天下之天下요 非一人之私有故也니라


  천하(天下)는 천하 사람들의 천하요, 한 사람의 사유물(私有物)이 아니기 때문이다.


然則舜有天下也는 孰與之잇고 曰 天與之시니라


  “그렇다면 순(舜)이 천하를 소유한 것은 누가 주신 것입니까?” “하늘이 주신 것이다.”


萬章問而孟子答也라


  만장(萬章)이 물음에 맹자(孟子)가 대답하신 것이다.


天與之者는 諄諄然命之乎잇가


  “하늘이 주었다는 것은 순순연(諄諄然)히 명한 것입니까?”


萬章問也라 諄諄은 詳語之貌라


  만장(萬章)이 물은 것이다. 순순(諄諄)은 상세히 말하는 모양이다.


曰 否라 天不言이라 以行與事로 示之而已矣시니라


  “아니다. 하늘은 말씀하지 않는다. 행실과 일로써 보여주실 뿐이다.”


行之於身을 謂之行이요 措諸天下를 謂之事라 言 但因舜之行事하여 而示以與之之意耳니라


  자신에게 행함을 행(行)이라 이르고, 천하에 베풂을 사(事)라 이른다. 다만 순(舜)의 행실과 일로 인하여 그에게 주려는 뜻을 보여줄 뿐임을 말씀한 것이다.


曰 以行與事로 示之者는 如之何잇고 曰 天子能薦人於天이언정 不能使天與之天下며 諸侯能薦人於天子언정 不能使天子與之諸侯며 大夫能薦人於諸侯언정 不能使諸侯與之大夫니 昔者에 堯薦舜於天而天受之하시고 暴之於民而民之라 故로 曰 天不言이라 以行與事로 示之而已矣라하노라


  “행실과 일로써 보여주었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천자(天子)가 사람을 하늘에 천거할 수는 있을지언정, 하늘로 하여금 그에게 천하를 주게 할 수는 없으며, 제후(諸侯)가 사람을 천자(天子)에게 천거할 수는 있을지언정, 천자(天子)로 하여금 그에게 제후(諸侯)를 주게 할 수는 없으며, 대부(大夫)가 사람을 제후(諸侯)에게 천거할 수는 있을지언정, 제후(諸侯)로 하여금 그에게 대부(大夫)를 주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옛적에 요(堯)가 순(舜)을 하늘에 천거함에 하늘이 받으셨고, 백성들에게 드러냄에 백성들이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하늘은 말씀하지 않고 행실과 일로써 보여주실 뿐이다.’라고 한 것이다.”


暴은 顯也라 言 下能薦人於上이언정 不能令上必用之라 舜爲天人所受하시니 是는 因舜之行與事而示之以與之之意也니라


  포(暴)은 드러냄이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사람을 천거할 수는 있을지언정 윗사람으로 하여금 반드시 쓰게 할 수는 없음을 말씀한 것이다. 순(舜)이 하늘과 백성들에게 받아들여졌으니, 이것은 순(舜)의 행실과 일로 인하여 그에게 주시려는 뜻을 보여준 것이다.


曰 敢問薦之於天而天受之하시고 暴之於民而民受之는 如何니잇고 曰 使之主祭而百神享之하니 是는 天受之요 使之主事而事治하여 百姓安之하니 是는 民受之也라 天與之하며 人與之라 故로 曰天子不能以天下與人이라하노라 舜相堯二十有八載하시니 非人之所能爲也요 天也라 堯崩이어시늘 三年之喪을 畢하고 舜이 避堯之子於南河之南이어시늘 天下諸侯朝覲者 不之堯之子而之舜하며 訟獄者不之堯之子而之舜하며 謳歌者不謳歌堯之子而謳歌舜이라 故로 曰天也라 夫然後에 之中國하사 踐天子位焉하시니 而(如)居堯之宮//주:이거요지궁하여 逼堯之子면 是는 簒也라 非天與也니라


  “감히 묻겠습니다. 하늘에 천거함에 하늘이 받아주시고, 백성들에게 드러냄에 백성들이 받아주었다는 것은 어떻게 한 것입니까?” “순(舜)으로 하여금 제사를 주관하게 함에 온갖 신(神)들이 흠향하였으니, 이는 하늘이 받아주신 것이요, 일을 주관하게 함에 일이 잘 다스려져 백성들이 편안하였으니, 이는 백성들이 받아준 것이다. 하늘이 받아주셨으며 백성들이 받아주었기 때문에, ‘천자(天子)가 천하를 남에게 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순(舜)이 요(堯)를 돕기를 28년 동안 하셨으니, 이는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천운(天運)이다. 요(堯)가 붕어 하시거늘, 3년상을 마치고, 순(舜)이 요(堯)의 아들을 피하여 남하(南河)의 남쪽으로 가 계셨는데, 천하의 제후(諸侯)로서 조회하는 자들이 요(堯)의 아들에게 가지 않고 순(舜)에게 갔으며, 옥사(獄事)를 송사 하는 자들이 요(堯)의 아들에게 가지 않고 순(舜)에게 갔으며, 덕(德)을 구가(謳歌)하는 자들이 요(堯)의 아들을 구가(謳歌)하지 않고 순(舜)을 구가(謳歌)하였다. 그러므로 ‘천운(天運)’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런 뒤에야 중국(中國)[서울]에 가서 천자(天子)의 지위에 나아가시니, 만일 요(堯)의 궁궐에 거하여 요(堯)의 아들을 핍박하였다면, 이는 찬탈이요, 하늘이 주신 것이 아니다.


南河는 在冀州之南하니 其南은 卽豫州也라 訟獄은 謂獄不決而訟之也라


  남하(南河)는 기주(冀州)의 남쪽에 있으니, 그 남쪽은 바로 예주(豫州)이다. 송옥(訟獄)이란 옥사(獄事)를 결단하지 못하여 송사 함을 이른다.


太(泰)誓曰 天視自我民視하며 天聽自我民聽이라하니 此之謂也니라


  〈태서(太誓)〉에 이르기를 ‘하늘의 봄이 우리 백성의 봄으로부터 하며, 하늘의 들음이 우리 백성의 들음으로부터 한다.’ 하였으니, 이것을 말한 것이다.”


自는 從也라 天無形하여 其視聽이 皆從於民之視聽하니 民之歸舜이 如此면 則天與之를 可知矣니라


  자(自)는 부터이다. 하늘은 형체가 없어, 보고 듣는 것을 백성들의 보고 들음으로부터 하니, 백성이 순(舜)에게 돌아감이 이와 같다면 하늘이 주심을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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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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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장(第六章)


萬章問曰 人有言하되 至於禹而德衰하여 不傳於賢而傳於子라하니 有諸잇가 孟子曰 否라 不然也라 天與賢則與賢하고 天與子則與子니라 昔者에 舜이 薦禹於天十有七年에 舜崩이어시늘 三年之喪을 畢하고 禹避舜之子於陽城이러시니 天下之民이 從之를 若堯崩之後에 不從堯之子而從舜也하니라 禹薦益於天七年에 禹崩이어시늘 三年之喪을 畢하고 益避禹之子於箕山之陰이러니 朝覲訟獄者 不之益而之啓曰 吾君之子也라하며 謳歌者不謳歌益而謳歌啓曰吾君之子也라하니라


  만장(萬章)이 물었다. “사람들이 말하되 ‘우왕(禹王)에 이르러 덕(德)이 쇠하여, 현자(賢者)에게 자리를 물려주지 않고, 자식에게 물려주었다.’ 하니, 그런 일이 있습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하늘이 현자(賢者)에게 주게 하면 현자(賢者)에게 주고, 하늘이 자식에게 주게 하면 자식에게 주는 것이다. 옛적에 순(舜)이 우(禹)를 하늘에 천거한 지 17년만에 순(舜)이 붕어 하시거늘, 3년상을 마치고 우(禹)가 순(舜)의 아들을 피하여 양성(陽城)으로 가 계셨는데, 천하의 백성들이 따라오기를 요(堯)가 붕어한 뒤에 요(堯)의 아들을 따르지 않고 순(舜)을 따르듯이 하였다. 우(禹)가 익(益)을 하늘에 천거한 지 7년만에 우(禹)가 붕어 하시거늘, 3년상을 마치고 익(益)이 우(禹)의 아들을 피하여 기산(箕山)의 북쪽으로 가 있었는데, 조회하고 옥사를 송사 하는 자들이 익(益)에게 가지 않고, 계(啓)에게 가며 말하기를, ‘우리 임금님의 아들이다.’ 하였으며, 덕(德)을 구가(謳歌)하는 자들이 익(益)을 구가(謳歌)하지 않고, 계(啓)를 구가(謳歌)하며 말하기를 ‘우리 임금님의 아들이다.’ 하였다.”


陽城, 箕山之陰은 皆嵩山下深谷中可藏處라 啓는 禹之子也라 楊氏曰 此語는 孟子必有所受라 然이나 不可考矣로다 但云 天與賢則與賢하고 天與子則與子라하시니 可以見堯舜禹之心이 皆無一毫私意也시니라


  양성(陽城)과 기산(箕山)의 북쪽은 모두 숭산(嵩山) 아래 깊은 골짜기 가운데로서 몸을 숨길 만한 곳이다. 계(啓)는 우(禹)의 아들이다.

  양씨(楊氏)가 말하였다. “이 말씀은 반드시 맹자(孟子)께서 전수 받은 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고할 수가 없다. 다만 하늘이 현자(賢者)에게 주게 하면 현자(賢者)에게 주고, 하늘이 자식에게 주게 하면 자식에게 준다 하셨으니, 요(堯)·순(舜)·우(禹)의 마음이 모두 털끝만큼의 사욕이 없음을 볼 수 있다.”


丹朱之不肖에 舜之子亦不肖하며 舜之相堯와 禹之相舜也는 歷年多하여 施澤於民이 久하고 啓賢하여 能敬承繼禹之道하며 益之相禹也는 歷年少하여 施澤於民이 未久하니 舜禹益相去久遠과 其子之賢不肖가 皆天也니 非人之所能爲也라 莫之爲而爲者는 天也요 莫之致而至者는 命也니라


  단주(丹朱)가 불초함에 순(舜)의 아들 또한 불초했으며, 순(舜)이 요(堯)를 도움과 우(禹)가 순(舜)을 도운 것은 지난 햇수가 많아서 백성들에게 은택을 베푼 지가 오래되었고, 계(啓)가 어질어 능히 우(禹)의 도(道)를 공경히 승계 하였으며, 익(益)이 우(禹)를 도운 것은 지난 햇수가 적어 백성들에게 은택을 베푼 것이 오래지 못했으니, 순(舜)·우(禹)·익(益)의 도움이 오래고 멂과 그 아들의 어질고 불초함이 다 천운이니,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함이 없는데도 그렇게 되는 것은 천(天)[천운]이요, 이르게 함이 없는데도 이르는 것은 명(命)이다.


堯舜之子는 皆不肖하고 而舜禹之爲相은 久하니 此堯舜之子所以不有天下而舜禹有天下也며 禹之子는 賢하고 而益相은 不久하니 此啓所以有天下而益不有天下也라 然이나 此皆非人力所爲而自爲요 非人力所致而自至者라 蓋以理言之면 謂之天이요 自人言之면 謂之命이니 其實則一而已니라


  요(堯)와 순(舜)의 아들이 다 불초하였고, 순(舜)과 우(禹)가 정승노릇한 것은 오래였으니, 이것이 요(堯)와 순(舜)의 아들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하고, 순(舜)과 우(禹)가 천하를 소유하게 된 이유이다. 우(禹)의 아들은 어질고, 익(益)이 정승노릇한 것은 오래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계(啓)가 천하를 소유하고, 익(益)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이유이다. 그러나 이는 다 인력으로 한 바가 아니요, 저절로 된 것이며, 인력으로 이르게 한 바가 아니요, 저절로 이른 것이다. 이(理)로써 말할 때에는 천(天)이라 이르고, 인간으로 말할 때에는 명(命)이라 이르니, 그 실제는 하나일 뿐이다.


匹夫而有天下者는 德必若舜禹而又有天子薦之者라 故로 仲尼不有天下하시니라


  필부(匹夫)로서 천하를 소유하는 자는 덕(德)이 반드시 순(舜)·우(禹)와 같아야 하고, 또 천자(天子)가 천거해줌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중니(仲尼)께서 천하를 소유하지 못하신 것이다.


孟子因禹益之事하여 歷擧此下兩條하여 以推明之하시니라 言 仲尼之德이 雖無★於舜禹나 而無天子薦之者라 故로 不有天下하시니라


  맹자(孟子)는 우(禹)와 익(益)의 일로 인하여 이 아래 두 조항을 차례로 들어서 미루어 밝히신 것이다. 중니(仲尼)의 덕(德)은 비록 순(舜)와 우(禹)에게 부끄러움이 없었으나, 천자(天子)가 천거해줌이 없었다. 그러므로 천하를 소유하지 못하였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繼世以有天下에 天之所廢는 必若桀紂者也라 故로 益伊尹周公이 不有天下하시니라


  대를 이어 천하를 소유할 적에 하늘이 폐하는 바는 반드시 걸(桀)·주(紂)와 같은 자이다. 그러므로 익(益)과 이윤(伊尹)과 주공(周公)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繼世而有天下者는 其先世皆有大功德於民이라 故로 必有大惡如桀紂라야 則天乃廢之요 如啓及太甲成王은 雖不及益伊尹周公之賢聖이나 但能嗣守先業이면 則天亦不廢之라 故로 益伊尹周公이 雖有舜禹之德이나 而亦不有天下하시니라


  대를 이어 천하를 소유하는 자들은 그 선대(先代)가 다 백성들에게 큰 공덕이 있었다. 그러므로 반드시 큰 악행이 있어 걸(桀)·주(紂)와 같아야 하늘이 그를 폐위하는 것이요, 계(啓)와 태갑(太甲)과 성왕(成王)은 비록 익(益)과 이윤(伊尹)과 주공(周公)의 어짊과 성스러움에 미치지 못하나, 다만 능히 선대의 업을 이어 지킬 만하면, 하늘이 또한 폐위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익(益)과 이윤(伊尹)과 주공(周公)이 비록 순(舜)·우(禹)의 덕을 가지고 있었으나, 또한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伊尹이 相湯하여 以王於天下러니 湯崩이어시늘 太丁은 未立하고 外丙은 二年이요 仲壬은 四年이러니 太甲이 顚覆湯之典刑이어늘 伊尹이 放之於桐三年한대 太甲이 悔過하여 自怨自艾하여 於桐에 處仁遷義三年하여 以聽伊尹之訓己也하여 復歸于★하니라


  이윤(伊尹)이 탕왕(湯王)을 도와 천하에 왕노릇 하게 하였는데, 탕왕(湯王)이 붕어 하시니, 태정(太丁)은 즉위하지 못하고 죽었으며, 외병(外丙)은 2년이요, 중임(仲壬)은 4년을 하였었다. 태갑(太甲)이 탕왕(湯王)의 떳떳한 법을 전복시키거늘, 이윤(伊尹)이 그를 동(桐)땅에 3년 동안 유폐시키자, 태갑(太甲)이 자신의 과오를 뉘우쳐 스스로 원망하고 스스로 다스려, 동(桐)땅에서 인(仁)에 처하고 의(義)에 옮기기를 3년 동안 하여, 이윤(伊尹)이 자기를 훈계한 것을 따랐다. 그리하여 다시 박읍(★邑)으로 돌아왔다.


此는 承上文하여 言伊尹不有天下之事하시니라 趙氏曰 太丁은 湯之太子니 未立而死하고 外丙은 立二年이요 仲壬은 立四年이니 皆太丁弟也요 太甲은 太丁子也라하고 程子曰 古人은 謂歲爲年하니 湯崩時에 外丙은 方二歲요 仲壬은 方四歲요 惟太甲差長이라 故로 立之也라하시니 二說이 未知孰是라 顚覆은 壞亂也라 典刑은 常法也라 桐은 湯墓所在라 艾는 法也라 說文云 芟草也라하니 蓋斬絶自新之意라 ★은 商所都也라


  이것은 위 글을 이어 이윤(伊尹)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한 일을 말씀한 것이다. 조씨(趙氏)가 말하기를 “태정(太丁)은 탕왕(湯王)은 태자(太子)이니, 즉위하지 못하고 죽었으며, 외병(外丙)은 즉위한 지 2년이요, 중임(仲壬)은 즉위한지 4년이니, 두 사람은 다 태정(太丁)의 아우이며, 태갑(太甲)은 태정(太丁)의 아들이다.”하였고, 정자(程子)가 말씀하기를 “옛사람은 세(歲)를 년(年)이라 하였으니, 탕왕(湯王)이 붕어 할 때에 외병(外丙)은 나이가 2세였고, 중임(仲壬)은 4세였으며, 오직 태갑(太甲)이 나이가 조금 많았으므로 그를 세웠다.” 하였으니, 두 분의 말씀이 누가 옳은지는 알 수 없다. 전복(顚覆)은 괴란(壞亂)시킴이다. 전형(典刑)은 떳떳한 법이다. 동(桐)은 탕왕(湯王)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애(艾)는 다스림이다. 《설문(說文)》에 ‘풀을 베는 것이다.’ 하였으니, 악의 싹을 잘라내어 스스로 새로워진다는 뜻이다. 박(★)은 상(商)나라가 도읍한 곳이다.


周公之不有天下는 猶益之於夏와 伊尹之於殷也니라


  주공(周公)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하심은 익(益)이 하(夏)나라에 있어서의 경우와 이윤(伊尹)이 은(殷)나라에 있어서의 경우와 같았다.


此는 復言周公所以不有天下之意하시니라


  이는 다시 주공(周公)이 천하를 소유하지 못하게 된 이유의 뜻을 말씀한 것이다.


孔子曰 唐虞는 禪하고 夏后殷周는 繼하니 其義一也라하시니라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당(唐)·우(虞)는 선위(禪位)하였고, 하후(夏后)와 은(殷)·주(周)는 계승(繼承)하였으니, 그 의(義)가 똑같다.’ 하셨다.”


禪은 受也라 或禪或繼가 皆天命也니 聖人이 豈有私意於其間哉시리오

○ 尹氏曰 孔子曰 唐虞는 禪하고 夏后殷周는 繼하니 其義一也라하시고 孟子曰 天與賢則與賢하고 天與子則與子라하시니 知前聖之心者는 無如孔子요 繼孔子者는 孟子而已矣시니라


  선(禪)은 받음이다. 혹은 선위(禪位)하고 혹은 계승(繼承)함이 다 천명(天命)이니, 성인(聖人)이 어찌 그 사이에 사의(私意)를 두셨겠는가.

  ○ 윤씨(尹氏)가 말하였다. “공자(孔子)는 ‘당(唐)·우(虞)는 선위(禪位)하였고, 하후(夏后)와 은(殷)·주(周)는 계승(繼承)하였으니, 그 의(義)가 똑같다.’ 하셨으며, 맹자(孟子)는 ‘하늘이 현자(賢者)에게 주게 하면 현자(賢者)에게 주고, 하늘이 자식에게 주게 하면 자식에게 준다.’ 하셨으니, 전성(前聖)의 마음을 안 자는 공자(孔子)만한 분이 없으며, 공자(孔子)를 계승(繼承)한 자는 맹자(孟子)일 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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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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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장(第七章)


萬章問曰 人有言하되 伊尹이 以割烹要湯이라하니 有諸잇가


  만장(萬章)이 물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윤(伊尹)이 고기를 썰어 요리함으로써 탕왕(湯王)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하였다.’ 하니, 그러한 일이 있었습니까?”


要는 求也라 按史記컨대 伊尹이 欲行道以致君而無由하여 乃爲有莘氏之媵臣//주:유신씨지잉신하여 負鼎俎하여 以滋味說湯하여 致於王道라하니 蓋戰國時에 有爲此說者하니라


  요(要)는 구함이다. 《사기(史記)》를 상고해보면 ‘이윤(伊尹)이 도(道)를 행하여 훌륭한 인군(人君)을 만들고자 하였으나, 방법이 없자, 마침내 유신씨(有莘氏)의 잉신(媵臣)이 되어 솥과 도마를 지고 맛있는 음식으로 탕왕(湯王)을 설득하여 왕도(王道)에 이르게 하였다.’ 하니, 아마도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이런 말을 하는 자들이 있었던 듯하다.


孟子曰 否라 不然하니라 伊尹이 耕於有莘之野而樂(락)堯舜之道焉하여 非其義也며 非其道也어든 祿之以天下라도 弗顧也하며 繫馬千駟라도 弗視也하고 非其義也며 非其道也어든 一介를 不以與人하며 一介를 不以取諸人하니라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이윤(伊尹)이 유신(有莘)의 들에서 밭을 갈면서 요순(堯舜)의 도(道)를 좋아하여, 그 의(義)가 아니고 그 도(道)가 아니면, 천하로써 녹을 주더라도 돌아보지 않고, 말 천사(千駟)를 매어놓아도 돌아보지 않았으며, 그 의(義)가 아니고 그 도(道)가 아니면, 지푸라기 하나도 남에게 주지 않았으며 지푸라기 하나도 남에게서 취하지 않았다.”


莘은 國名이라 樂堯舜之道者는 誦其詩, 讀其書하여 而欣慕愛樂之也라 駟는 四匹也라 介는 與草芥之芥로 同하니 言其辭受取與를 無大無細히 一以道義而不苟也라


  신(莘)은 나라 이름이다. 요순(堯舜)의 도(道)를 즐거워하였다는 것은 그 시(詩)를 외고, 그 글을 읽으며 흠모하고 사랑하고 좋아한 것이다. 사(駟)는 말 네 필이다. 개(介)는 초개(草芥)라는 개(芥)와 같으니, 사양하고 받으며, 취하고 줌을 크고 작은 것 할 것 없이 한결같이 도의(道義)로써 하고, 구차히 하지 않음을 말씀한 것이다.


湯使人以幣聘之하신대 ★★然曰 我何以湯之聘幣爲哉리오 我豈若處畎畝之中하여 由(猶) 是以樂堯舜之道哉리오하니라


  탕왕(湯王)이 사람을 시켜 폐백을 가지고 가서 이윤(伊尹)을 초빙하셨는데, 효효연(★★然)히 말하기를 ‘내 어찌 탕왕(湯王)의 빙문(聘問)하는 폐백을 쓰리오, 내 어찌 견묘(畎畝)의 가운데에 처하여 이대로 요순(堯舜)의 도(道)를 즐기는 것만 하겠는가.’ 하였다.


★★는 無欲自得之貌라


  효효(★★)는 욕심이 없이 스스로 만족해하는 모양이다.


湯三使往聘之하신대 旣而요 幡然改曰 與我處畎畝之中하여 由是以樂堯舜之道로는 吾豈若使是君으로 爲堯舜之君哉며 吾豈若使是民으로 爲堯舜之民哉며 吾豈若於吾身에 親見之哉리오


  탕왕(湯王)이 세 번이나 사람을 보내어 초빙하셨는데, 이윽고 번연(幡然)히 마음을 고쳐 생각하기를 ‘내가 견묘(畎畝)의 가운데 처하여 이대로 요순(堯舜)의 도(道)를 즐기기보다는 차라리 내 어찌 이 군주로 하여금 요순(堯舜)과 같은 군주를 만드는 것만 하며, 내 어찌 이 백성으로 하여금 요순(堯舜)의 백성이 되게 하는 것만 하며, 내 어찌 내 몸에 직접 이것을 보는 것만 하겠는가.


幡然은 變動之貌라 於吾身親見之는 言 於我之身에 親見其道之行이요 不徒誦說嚮慕之而已也니라


  번연(幡然)은 변동하는 모양이다. 내 몸에 친히 본다는 것은 내 몸에 친히 그 도(道)가 행해짐을 보는 것이요, 한갓 외우고 말하며 향하고 흠모할 뿐만이 아님을 말씀한 것이다.


天之生此民也는 使先知로 覺後知하며 使先覺으로 覺後覺也시니 予는 天民之先覺者也로니 予將以斯道로 覺斯民也니 非予覺之요 而誰也리오하니라


  하늘이 이 백성[사람]을 내심은 먼저 안 사람으로 하여금 늦게 아는 사람을 깨우치며, 선각자로 하여금 뒤늦게 깨닫는 자를 깨우치게 하신 것이다. 나는 하늘이 낸 백성 중에 선각자이니, 내 장차 이 도(道)로써 이 백성들을 깨우쳐야 할 것이니, 내가 이들을 깨우치지 아니하고 그 누가 하겠는가.’ 하였다.


此亦伊尹之言也라 知는 謂識其事之所當然이요 覺은 謂悟其理之所以然이라 覺後知後覺은 如呼寐者而使之寤也라 言天使者는 天理當然하여 若使之也라 程子曰 予天民之先覺은 謂我乃天生此民中에 盡得民道而先覺者也라 旣爲先覺之民인댄 豈可不覺其未覺者리오 及彼之覺하여는 亦非分我所有以予之也라 皆彼自有此理어늘 我但能覺之而已니라


  이 또한 이윤(伊尹)의 말이다. 지(知)는 일의 당연한 바를 아는 것이요, 각(覺)은 그 이치의 소이연(所以然)을 깨닫는 것이다. 후지(後知)와 후각(後覺)을 깨우친다는 것은 마치 잠자는 자를 불러 잠을 깨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늘이 시켰다.’고 말한 것은 천리(天理)의 당연함이 마치 그렇게 시킨 것과 같은 것이다.

  정자(程子)가 말씀하였다. “나는 하늘이 낸 백성 중에 선각자라는 것은, 내가 바로 이 하늘이 낸 백성 중에 사람의 도(道)를 다 얻어서 먼저 깨달은 자임을 말한 것이다. 이미 선각(先覺)한 사람이 되었을진댄 어찌 아직 깨닫지 못한 자들을 깨우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저들이 깨우침에 미쳐서는 또한 내가 소유한 것을 나누어 그들에게 준 것이 아니라, 다 저마다 각자 이 이(理)를 간직하고 있는데, 내가 다만 그를 깨우쳐 주었을 뿐인 것이다.”


思天下之民이 匹夫匹婦有不被堯舜之澤者어든 若己推(퇴)而內(納)之溝中하니 其自任以天下之重이 如此라 故로 就湯而說(세)之하여 以伐夏救民하니라


  <이윤(伊尹)은> 생각하기를, 천하의 백성 중에 필부(匹夫)와 필부(匹婦)라도 요순(堯舜)의 혜택을 입지 못하는 자가 있으면, 마치 자신이 그를 밀어 도랑 가운데로 넣은 것과 같이 여겼으니, 그가 천하의 중임(重任)으로써 자임(自任)함이 이와 같았다. 그러므로 탕왕(湯王)에게 나아가 설득하여 하(夏)나라를 정벌하여 백성을 구제한 것이다.


書曰 昔先正保衡이 作我先王하여 曰 予弗克俾厥后爲堯舜이면 其心愧恥若撻于市하며 一夫不獲이어든 則曰 時予之辜라하니 孟子之言이 蓋取諸此하시니라 是時에 夏桀無道하여 暴虐其民이라 故로 欲使湯伐夏以救之하니라 徐氏曰 伊尹이 樂堯舜之道로되 堯舜揖遜이어늘 而伊尹說湯以伐夏者는 時之不同이니 義則一也니라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옛 선정(先正)[선현(先賢)]인 보형(保衡)[이윤(伊尹)]이 우리 선왕을 진작시켜 ‘그 군주를 요순(堯舜)과 같은 임금으로 만들지 못하면 그 마음에 부끄러워함이 시장에서 종아리 맞는 것과 같이 여겼으며, 한 가장(家長)이라도 살 곳을 얻지 못하면 「이것이 나의 죄이다.」라고 여겼다.” 하였으니, 맹자(孟子)의 말씀은 여기에서 취한 것이다. 이때에 하(夏)나라의 걸왕(桀王)이 무도(無道)하여 백성들에게 포학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탕왕(湯王)으로 하여금 하(夏)나라를 정벌하여 백성들을 구제하고자 한 것이다.

  서씨(徐氏)가 말하였다. “이윤(伊尹)이 요순(堯舜)의 도(道)를 좋아하였는데, 요순(堯舜)은 읍(揖)하고 양보하였으나, 이윤(伊尹)은 탕왕(湯王)을 설득하여 하(夏)나라를 정벌하게 한 것은 때가 같지 않았기 때문이니, 의리는 똑같은 것이다.”


吾未聞枉己而正人者也로니 況辱己以正天下者乎아 聖人之行이 不同也라 或遠, 或近하며 或去, 或不去나 歸는 潔其身而已矣니라


  나는 자기 몸을 굽히고서 남을 바로잡았다는 자는 들어보지 못하였다. 하물며 자신을 욕되게 하여 천하를 바로잡음에 있어서랴. 성인(聖人)의 행실은 똑같지 않다. 혹은 멀리 떠나가고 혹은 가까이 군주를 모시며, 혹은 떠나가고 혹은 떠나가지 않았으나, 귀결은 그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일 뿐이다.


辱己는 甚於枉己하고 正天下는 難於正人하니 若伊尹이 以割烹要湯이면 辱己甚矣니 何以正天下乎리오 遠은 謂隱遁也요 近은 謂仕近君也라 言 聖人之行이 雖不必同이나 然이나 其要歸는 在潔其身而已니 伊尹이 豈肯以割烹要湯哉리오


  자신을 욕되게 함은 자신을 굽힘보다 심하고, 천하를 바로잡음은 자신을 바로잡음보다 어려우니, 만일 이윤(伊尹)이 고기를 베어 요리함으로써 탕왕(湯王)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하였다면 자신을 욕되게 함이 심하니, 어떻게 천하를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원(遠)은 은둔함을 이르고, 근(近)은 벼슬하여 군주를 가까이 함을 이른다. 성인(聖人)의 행실이 비록 반드시 같지는 않으나 그 귀결은 몸을 결백히 함에 있을 뿐이니, 이윤(伊尹)이 어찌 할팽(割烹)으로써 탕왕(湯王)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했겠는가 하고 말씀한 것이다.


吾는 聞其以堯舜之道로 要湯이요 未聞以割烹也로라


  나는 요순(堯舜)의 도(道)로써 탕왕(湯王)에게 요구했다는 말은 들었고, 할팽(割烹)으로써 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하였다.


林氏曰以堯舜之道要湯者는 非實以是要之也요 道在此而湯之聘自來耳니 猶子貢言夫子之求之//주:유자공언부자지구지은 異乎人之求之也라 愚謂 此語는 亦猶前章所論父不得而子//주:부부득이자之意니라


  임씨(林氏)가 말하였다. “요순(堯舜)의 도(道)로써 탕왕(湯王)에게 요구했다는 것은 실제 이것으로써 요구한 것이 아니요, 도(道)가 이곳에 있음에 탕왕(湯王)의 초빙이 저절로 왔을 뿐이다. 자공(子貢)이 ‘부자(夫子)의 구함을 일반인의 구함과 다르다.’ 한 말과 같은 것이다.”

  내 생각건대, 이 말씀은 앞 장에서 말한 바, 아비가 자식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伊訓曰 天誅造攻을 自牧宮은 朕載自★//주:천주조공이라하니라


  〈이훈(伊訓)〉에 이르기를 ‘하늘의 토벌이 처음 내려져 목궁(牧宮)으로부터 공격함은 내 박읍(★邑)으로부터 시작했다.’ 하였다.”


伊訓은 商書篇名이니 孟子引以證伐夏救民之事也라 今書에 牧宮을 作鳴條하니라 造, 載는 皆始也라 伊尹이 言 始攻桀無道는 由我始其事於★也하니라


  이훈(伊訓)은 〈상서(商書)〉의 편명이니, 맹자(孟子)가 인용하여, 하(夏)나라를 정벌하여 백성을 구제한 일을 증명하신 것이다. 지금 《서경(書經)》에는 목궁(牧宮)이 명조(鳴條)로 되어 있다. 조(造)와 재(載)는 다 시작이다. 이윤(伊尹)이 말하기를 ‘처음 무도(無道)한 걸왕(桀王)을 공격함은 내가 그 일을 박읍(★邑)에서 시작함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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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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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장(第八章)


萬章問曰 或謂孔子於衛에 主癰疽하시고 於齊에 主侍人瘠環이라하니 有諸乎잇가 孟子曰 否라 不然也라 好事者 爲之也니라


  만장(萬章)이 물었다. “혹자가 이르기를 ‘공자(孔子)가 위(衛)나라에서는 옹저(癰疽)를 주인으로 삼으셨고, 제(齊)나라에서는 시인(侍人)[내시(內侍)]인 척환(瘠環)을 주인으로 삼으셨다.’ 하니, 이러한 일이 있었습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아니다. 그렇지 안다. 일을 좋아하는 자들이 지어낸 말이다.


主는 謂舍於其家하여 以之爲主人也라 癰疽는 瘍醫也요 侍人은 奄大也라 瘠은 姓이요 環은 名이니 皆時君所近狎之人也라 好事는 謂喜造言生事之人也라


  주(主)는 그 집에 머물러 그를 주인으로 삼는 것을 이른다. 옹저(癰疽)는 종기를 치료하는 의원이요, 시인(侍人)은 엄인(奄人)[내시(內侍)]이다. 척(瘠)은 성이요, 환(環)은 이름이니, 모두 당시 군주들이 가까이 하고 친히 하던 사람들이다. 일을 좋아한다는 것은 말을 지어 일을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사람을 이른다.


於衛에 主顔讐由러시니 彌子之妻는 與子路之妻로 兄弟也라 彌子謂子路曰 孔子主我하시면 衛卿을 可得也라하여늘 子路以告한대 孔子曰 有命이라하시니 孔子進以禮하시며 退以義하사 得之不得에 曰 有命이라하시니 而(如)主癰疽與侍人瘠環이시면 是는 無義無命也니라


  위(衛)나라에 계실 때에는 안수유(顔讐由)를 주인으로 삼으셨는데, 미자(彌子)의 아내는 자로(子路)의 아내와 형제간이었다. 미자(彌子)가 자로(子路)에게 이르기를 ‘공자(孔子)께서 나를 주인으로 삼으시면 위(衛)나라의 경(卿)을 얻을 수 있다.’ 하자, 자로(子路)가 이 말을 아뢰니,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천명(天命)에 달려 있다.’ 하셨다. 공자(孔子)께서는 나갈 때에 예(禮)로써 하고, 물러날 때에 의(義)로써 하시어, 얻고 얻지 못함에 ‘천명(天命)에 달려있다.’ 하셨으니, 만일 옹저(癰疽)와 시인(侍人)인 척환(瘠環)을 주인으로 삼으셨다면 이는 의(義)도 없고 명(命)도 없는 것이다.


顔讐由는 衛之賢大夫也니 史記에 作顔濁鄒하니라 彌子는 衛靈公幸臣彌子瑕也라 徐氏曰 禮는 主於辭遜이라 故로 進以禮하고 義는 主於斷制라 故로 退以義하니 難進而易退者也라 在我者는 有禮義而已요 得之不得은 則有命存焉이니라


  안수유(顔讐由)는 위(衛)나라의 어진 대부(大夫)이니, 《사기(史記)》에는 안탁추(顔濁鄒)로 되어 있다. 미자(彌子)는 위(衛)나라 영공(靈公)의 총애하는 신하인 미자하(彌子瑕)이다.

  서씨(徐氏)가 말하였다. “예(禮)는 사양함을 주장으로 하기 때문에 나아가기를 예(禮)로써 하는 것이요, 의(義)는 결단하고 제재함을 주장하기 때문에 물러가기를 의(義)로써 하는 것이니, 나아가기는 어렵게 여기고, 물러가기는 쉽게 하는 것이다. 나에게 있는 것은 예의(禮義)가 있을 뿐이요, 얻고 얻지 못함은 천명(天命)이 있는 것이다.”


孔子不悅於魯衛하사 遭宋桓司馬將要而殺之하여 微服而過宋하시니 是時에 孔子當촰하시되 主司城貞子爲陳侯周臣//주:주사성정자위진후주신하시니라


  공자(孔子)께서 노(魯)나라와 위(衛)나라에서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으시어 <노(魯)·위(衛)를 떠나> 송(宋)나라 환사마(桓司馬)가 장차 맞이하여 죽이려 함을 만나 미복(微服)으로 송(宋)나라를 지나가셨으니, 이때에 공자(孔子)께서 곤액(困厄)을 당하셨으되, 사성정자(司城貞子)가 진후(陳侯) 주(周)의 신하가 된 자를 주인으로 삼으셨다.


不悅은 不樂居其國也라 桓司馬는 宋大夫向魋也라 司城貞子는 亦宋大夫之賢者也라 陳侯名周라 按史記컨대 孔子爲魯司寇하시니 齊人이 饋女樂以間之어늘 孔子遂行하사 適衛月餘에 去衛適宋이러시니 司馬★欲殺孔子어늘 孔子去至陳하사 主於司城貞子하시니라 孟子言孔子雖當촰難하시나 然이나 猶擇所主하시니 況在齊衛無事之時에 豈有主癰疽侍人之事乎리오


  불열(不悅)은 그 나라에 거주함을 즐거워하지 않는 것이다. 환사마(桓司馬)는 송(宋)나라 대부(大夫) 상퇴(向魋)이다. 사성정자(司城貞子)도 송(宋)나라 대부(大夫)의 어진 자이다. 진후(陳侯)의 이름이 주(周)이다. 《사기(史記)》를 상고해 보면 ‘공자(孔子)께서 노(魯)나라의 사구(司寇)가 되셨는데, 제(齊)나라 사람들이 미녀 악사(樂師)를 보내어 이간질하자, 공자(孔子)께서 마침내 노(魯)나라를 떠나 위(衛)나라로 가시어 한달 남짓 있다가, 위(衛)나라를 떠나 송(宋)나라로 가셨다. 이때 사마(司馬) 퇴(★)가 공자(孔子)를 죽이고자 하므로, 공자(孔子)는 송(宋)나라를 떠나 진(陳)나라에 이르시어 사성정자(司城貞子)에게 주인을 삼았다.’ 하였다.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시기를 ‘공자(孔子)께서는 비록 곤액과 어려움을 당하셨으나, 그런데도 오히려 주인 삼을 상대를 선택하셨으니, 하물며 제(齊)나라와 위(衛)나라에서 무사(無事)할 때에 어찌 옹저(癰疽)와 시인(侍人)인 척환(瘠環)을 주인으로 삼는 일이 있었겠는냐.’고 하신 것이다.


吾聞 觀近臣하되 以其所爲主요 觀遠臣하되 以其所主라하니 若孔子主癰疽與侍人瘠環이시면 何以爲孔子리오


  내 들으니 ‘근신(近臣)을 관찰할 적에는 누구의 주인이 되는가로써 하고, 원신(遠臣)을 관찰할 적에는 주인 삼는 바로써 하라.’ 하였으니, 만일 공자(孔子)께서 옹저(癰疽)와 시인(侍人)인 척환(瘠環)을 주인으로 삼으셨다면 어떻게 공자(孔子)라 할 수 있겠는가.”


近臣은 在朝之臣이요 遠臣은 遠方來仕者라 君子小人이 各從其類라 故로 觀其所爲主與其所主者하여 而其人을 可知니라


  근신(近臣)은 조정에 있는 신하요, 원신(遠臣)은 먼 지방에서 와서 벼슬하는 자이다.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은 각기 그 부류를 따른다. 그러므로 그 주인된 바와 주인 삼는 바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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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만장상 ; 제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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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장(第九章)


萬章問曰 或曰 百里奚自★於秦養牲者하여 五羊之皮로 食(사)牛하여 以要秦穆公이라하니 信乎잇가 孟子曰 否라 不然하니라 好事者爲之也니라


  만장(萬章)이 물었다. “혹자(或者)가 이르기를 ‘백리해(百里奚)가 스스로 진(秦)나라의 희생을 기르는 자에게 팔려가서 다섯 마리 양의 가죽을 받기로 하고 소를 먹여 진(秦)나라 목공(穆公)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했다.’ 하니, 이것이 사실입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일을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자들이 지어낸 말이다.


百里奚는 虞之賢臣이라 人言 其自賣於秦養牲者之家하여 得五羊之皮而爲之食牛하여 因以干秦穆公也라


  백리해(百里奚)는 우(虞)나라의 현신(賢臣)이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진(秦)나라의 희생을 기르는 자의 집에 스스로 팔려가 다섯 마리 양(羊)의 가죽을 받고서 소를 먹이고, 인하여 진목공(秦穆公)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했다.’ 하였다.


百里奚는 虞人也니 晉人이 以垂棘之璧과 與屈産之乘으로 假道於虞하여 以伐★이어늘 宮之奇는 諫하고 百里奚는 不諫하니라


  백리해(百里奚)는 우(虞)나라 사람이니, 진(晉)나라 사람이 수극(垂棘)에서 생산된 구슬과 굴(屈)땅에서 생산된 마필(馬匹)을 가지고 우(虞)나라에 길을 빌려 괵(★)나라를 정벌하려 하자, 궁지기(宮之奇)는 이것을 간하였고, 백리해(百里奚)는 간하지 않았다.


虞, ★은 皆國名이라 垂棘之璧은 垂棘之地所出之璧也요 屈産之乘은 屈地所生之良馬也라 乘은 四匹也라 晉欲伐★할새 道經於虞라 故로 以此物借道하니 其實은 欲幷取虞라 宮之奇는 亦虞之賢臣이니 諫虞公하여 令勿許하되 虞公不用이라가 遂爲晉所滅하니라 百里奚는 知其不可諫이라 故로 不諫而去之秦하니라


  우(虞)와 괵(★)은 다 나라 이름이다. 수극지벽(垂棘之璧)은 수극(垂棘)의 땅에서 나오는 구슬이요, 굴산지승(屈産之乘)은 굴(屈)땅에서 생산된 좋은 말이다. 승(乘)은 4필이다. 진(晉)나라가 괵(★)나라를 치고자 할 적에 길이 우(虞)나라를 경유하므로 이 물건으로써 길을 빌렸으니, 실제는 우(虞)나라까지 아울러 취하고자 한 것이다. 궁지기(宮之奇) 또한 우(虞)나라의 현신(賢臣)이니, 그는 우공(虞公)에게 간하여 허락하지 말게 하였는데, 우공(虞公)이 쓰지 않다가 마침내 진(晉)나라에게 멸망을 당하였다. 백리해(百里奚)는 우공(虞公)이 간할 수 없는 인물임을 알았으므로 간하지 않고 떠나 진(秦)나라로 간 것이다.


知虞公之不可諫而去之秦하니 年已七十矣라 曾不知以食牛干秦穆公之爲汚也면 可謂智乎아 不可諫而不諫하니 可謂不智乎아 知虞公之將亡而先去之하니 不可謂不智也니라 時擧於秦하여 知穆公之可與有行也而相之하니 可謂不智乎아 相秦而顯其君於天下하여 可傳於後世하니 不賢而能之乎아 自★以成其君을 鄕黨自好者도 不爲온 而謂賢者爲之乎아


  우공(虞公)이 간할 수 없는 인물임을 알고 떠나 진(秦)나라로 가니, 이때 나이가 이미 70세였다. 일찍이 소를 먹여 진목공(秦穆公)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하는 것이 더러운 일이 됨을 몰랐다면 그를 지혜롭다 이를 수 있겠는가. 간할 수 없는 인물이기에 간하지 않았으니, 지혜롭지 않다고 이를 수 있겠는가. 우공(虞公)이 장차 멸망할 줄을 알고 먼저 그 곳을 떠났으니, 지혜롭지 않다고 이를 수 없다. 당시에 진(秦)나라에 등용되어, 목공(穆公)이 더불어 도(道)를 행할 만한 인물임을 알고 그를 도왔으니, 지혜롭지 않다고 이를 수 있겠는가. 진(秦)나라를 도와 그 군주를 천하에 드러내어 후세(後世)에 전할 만하게 하였으니, 어질지 못하고서 이렇게 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팔려가 군주를 <훌륭한 인군(仁君)으로> 이루는 것은, 향당(鄕黨)의 자기 지조를 아끼는 자들도 하지 않는데, 하물며 현자(賢者)가 이런 짓을 한다고 이르겠는가.”


自好는 自愛其身之人也라 孟子言 百里奚之智如此하니 必知食牛以干主之爲汚요 其賢又如此하니 必不肯自★以成其君也라 然이나 此事는 當孟子時하여 已無所據하니 孟子直以事理로 反覆推之하여 而知其必不然耳시니라

○ 范氏曰 古之聖賢이 未遇之時에 鄙賤之事를 不恥爲之하니 如百里奚爲人養牛는 無足怪也라 惟是人君이 不致敬盡禮면 則不可得而見이니 豈有先自汚辱하여 以要其君哉리오 莊周曰 百里奚는 爵祿이 不入於心이라 故로 飯牛而牛肥하여 使穆公으로 忘其賤而與之政이라하니 亦可謂知百里奚矣로다 伊尹, 百里奚之事는 皆聖賢出處之大節이라 故로 孟子不得不辨이시니라 尹氏曰 當時好事者之論이 大率類此하니 蓋以其不正之心으로 度(탁)聖賢也니라


  자호(自好)는 그 몸을 스스로 아끼는 사람이다.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시기를 ‘백리해(百里奚)의 지혜가 이와 같았으니, 반드시 소를 먹여 군주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하는 것이 더러움이 됨을 알았을 것이요, 그 어짊이 또 이와 같았으니, 반드시 스스로 팔려가 군주를 이루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셨다. 그러나 이 일은 맹자(孟子) 때에 이미 근거할 바가 없었으니, 맹자(孟子)께서는 다만 사리(事理)로써 반복하여 미루어 반드시 그렇지 않았을 것임을 아셨을 뿐이다.

  ○ 범씨(范氏)가 말하였다. “옛 성현(聖賢)들은 불우(不遇)할 때에 비천한 일을 하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니, 예컨대, 백리해(百里奚)가 남을 위하여 소를 기른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다만 인군(人君)이 경(敬)을 지극히 하고 예(禮)를 다하지 않으면 그를 만나볼 수 없으니, 어찌 먼저 스스로 더럽히고 욕되게 하여, 군주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하겠는가. 장주(莊周)가 말하기를 ‘백리해(百里奚)는 작록(爵祿)이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으므로, 소를 먹임에 소가 살쪄서 목공(穆公)으로 하여금 신분의 천함을 잊고 그에게 정사(政事)를 맡기게 했다.’ 하였으니, 또한 백리해(百里奚)를 잘 알았다고 이를 만하다. 이윤(伊尹)과 백리해(百里奚)의 일은 모두 성현(聖賢)의 출처(出處)의 큰 절목이다. 그러므로 맹자(孟子)께서 분별하지 않을 수 없으셨던 것이다.”

  윤씨(尹氏)가 말하였다. “당시에 일을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자들의 의논이 대솔(大率)[대부분] 이와 같았으니, 이는 그의 바르지 못한 마음으로 성현(聖賢)을 헤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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