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학선/부

낙신부

황성 2008. 5. 24. 12:17
 

낙신부


黃初三年余朝京師還濟洛川古人有言斯水之神名曰宓妃感宋玉對楚王神女之事遂作斯賦其詞曰

황초 3년(222)에 내가 경사에 조회하고 돌아와 낙천(洛川)을 건너는데, 옛 사람들이 “이 물의 신을 ‘복비’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송옥(宋玉)이 초왕이 신녀를 대한 일에 감흥하여, 드디어 이 부를 짓는다. 사에 말하기를


余從京域 나가 경사로부터

言歸東藩 동번으로 돌아옴애

背伊闕 이궐을 등지고

越轘轅 환원을 지나네

經通谷 통곡을 지나

陵景山 경산을 넘네

日旣西傾 해가 이미 서쪽으로 기우니

車殆馬煩 수레가 위태롭고 말이 피곤해 하네

爾乃稅駕乎이에 멍에를 형고에 두고

蘅皐秣駟乎芝田지전에서 말을 먹이네

容與乎陽林양림에서 한가롭고

流眄乎洛川눈을 낙천으로 훌터보네

於是情移神이에 정신이 놀라서

駭忽焉思散 홀연히 생각이 흩어지네

俯則未察 굽어서는 살피지 못하고

仰以殊觀 우르르 봄에 보는 것을 달리하네

覩一麗人 한 아름다운 사람을 보니

於岩之畔 바위 가에서 있네

迺援御者而告之曰 이에 마부를 당겨서 고하기를

爾有覿於彼者乎 너는 저 사람을 본적이 있는가

彼何人斯 저는 어떤 사람이길래

若此之艶也 이와같이 아름다운가

御者對曰 마부가 대답하기를

臣聞河洛之神 신이 듣건대 하낙의 신을

名曰宓妃 이름을 복비라하니

然則君王之所見也 그렇다면 군왕이 본 것은

無奈是乎 이것이 아니겠는가

其狀若何 그 형상이 어떻습니까

臣願聞之 신은 듣기를 원합니다

余告之曰 내가 말하기를

其形也 그 형상은

翩若驚鴻 너울거림이 놀란 기러기같으며

婉若游龍 아름답기는 노니는 용과같네

榮曜秋菊 꽃이 빛남은 가을 국화같으며

華茂春松 꽃이 무성하기를 봄 소나무같네

髣髴兮若輕雲之蔽月 비슷하기는 가벼운 구름이 달을 가리는 것같으며

飄颻兮若流風之回雪흩날리기는 흐르는 바람이 눈을 돌리는 것같으네

遠而望之 먼 곳에서 바라보면

皎若太陽升朝霞밝기가 태양이 아침 노을에 오르는 것같고

迫而察之가까운 곳에서 살피면

灼若芙蓉出淥波빛남이 부용이 푸른 파도에서 나오는 것같네

襛纖得衷 두텁고 가늘기는 알맞고

脩短合度 길고 짧기는 법도에 합당하네

肩若削成 어깨는 깎아 이룬 듯하고

腰如約素 허리는 약소하네

延頸秀項 긴 목에

皓質呈露 흰 바탕이 드러나네

芳澤無加 향기롭고 윤택함이 더하지 못하고

鉛華弗御 분이 치장할 수 없네

雲髻峨峨 구름같은 머리 꾸밈이 우뚝하고

脩眉聯娟 긴 눈썹이 이어져 아름답네

丹唇外朗 붉은 입술이 밖에서 밝고

皓齒內鮮 흰 치아 안에서 선명하네

明眸善睞 밝고 훌륭한 눈동자에

靨輔承權 보조개가 광대뼈를 받드네

瓌姿豔逸 아름다운 자태 곱고 편안하며

儀精體閒 거동이 고요하고 신체는 한가롭네

柔情綽態 부드러운 정과 너그러운 자태

媚於語言 말에서는 아름답네

奇服曠世 특이한 복장은 세상에 드물고

骨像應圖 형상은 그림같네

披羅衣之璀粲兮 비단 옷을 헤침이 찰랑거림이여

珥瑤碧之華琚 옥의 아름다운 것을 귀에 걸었네

戴金翠之首飾 금취의 머리 수식을 이고

綴明珠以耀軀 밝은 구를을 이어서 몽을 빛내네

踐遠遊之文履 멀리 노니는 문채나는 신을 신고 다니고

曳霧綃之輕裾 안개같은 비단의 가벼운 옷을 끄네

微幽蘭之芳藹兮 그윽한 난 향기롭고 무성한 듯

步踟躕於山隅 걸음이 산 모퉁이에서 머뭇거리네


於是忽焉縱體 이에 홀연히 몸을 마음대로 움직여

以遨以嬉 놀고 기뻐하네

左倚采旄 왼쪽은 채색 깃발을 기대고

右蔭桂旗 오른쪽은 계수나무 기를 가리네

攘皓腕於神滸兮 흰 팔목을 신호에서 들고

采湍瀨之玄芝 여울물의 현지를 캐네

余情悅其淑美兮 나의 정 맑고 아름다움을 기뻐함이여

心振蕩而不怡 마음이 뛰나 기뻐하지 않네

無良媒以接歡兮 좋은 중매로 기쁨을 만나지 못함이여

托微波而通辭 미세한 파도에 의탁하여 언어를 전달하네

願誠素之先達兮 원컨대, 성심이 먼저 이름이여

解玉佩以要之 옥패를 벗어서 요구하네

嗟佳人之信修兮 아 아름다운 사람이 미덥고 익힘이여

羌習禮而明詩 아 예를 익히고 시에 밝네

抗瓊珶以和予兮 옥구슬을 들어서 나에게 화답함이여

指潛淵而爲期 깊은 연못을 가리키면서 기약하네

執眷眷之款實兮 권권함의 정성스러움을 잡음이여

懼斯靈之我欺 이 낙신이 나를 속임을 두려워하네

感交甫之棄言兮 교보가 말을 속임에 느껴서

悵猶豫而狐疑 슬프게도 머뭇거리며 의심하네

收和顔而靜志兮 온화한 안색을 거두어 뜻을 안정시킴이여

申禮防以自持 거듭 예로 막고 스스로 유지하네


於是洛靈感焉 이에 낙수의 신령이 감흥하여

徙倚傍徨 옮겼다 기대며 방황하네

神光離合 신령스러운 빛 이합하여

乍陰乍陽 잠깐 흐렸다 잠깐 밝아지네

竦輕軀以鶴立 가벼운 몸을 세워서 학처럼 서있고

若將飛而未翔 마치 장차 날 듯이 하며 날아오르지 않네

踐椒塗之郁烈 초도의 욱열함을 밟고

步蘅薄而流芳 형박을 걸어서 향기로움을 흘리네

超長吟以永慕兮 길이 읊조림을 넘어서 길이 사모함이여

聲哀厲而彌長 소리가 애처러움이 심하여 더욱 유장하네


爾迺衆靈雜遝 이에 뭇 신령이 섞여서

命儔嘯侶 무리에 명령하고 부르네

或戱淸流 혹 맑은 물을 희롱하고

或翔神渚 혹 신령한 물가에 비상하네

或採明珠 혹 명주를 캐고

或拾翠羽 혹 비취색 깃을 줍네

從南湘之二妃 남쪽으로 상수의 두 비를 따르고

携漢濱之遊女 한수의 물가에 노니는 여인의 손을 잡네

嘆匏瓜之無匹兮 포과가 배필이 없음을 탄식함이여

詠牽牛之獨處 견우가 홀로 처함을 읊조리네

揚輕袿之猗靡兮 가벼운 옷을 휘날림이 아름다움이여

翳脩袖以延佇 긴 소매로 가리고 기다리네

體迅飛鳧 몸의 빠름은 나는 오리인 듯

飄忽若神 신속하기는 귀신인 듯

凌波微步 파도를 건너며 살며시 걸으니

羅襪生塵 비단 버선엔 먼지가 이네

動無常則 움직임에 일정한 법칙이 없으니

若危若安 위태로운 듯 편안한 듯

進止難期 나아가고 그침 기약하기 어려우니

若往若還 가는 듯 돌아오는 듯

轉盼流精 눈동자를 굴리고 정신을 흘리니

光潤玉顔 옥같은 얼굴 빛나고 윤택하네

含辭未吐 말을 머금고 토하지 않고

氣若幽蘭 기운은 그윽한 난초와 같네

華容娥娜 화려한 용모 아름다워

令我忘餐 나로 하여금 밥 먹는 것을 잊게 하네


於是屛翳收風 이에 병예가 바람을 거두고

川后靜波 천후가 파도를 안정시키네

馮夷鳴鼓 하백이 북을 두드리고

女와淸歌 여와가 맑은 노래 부르네

騰文魚以警乘 문채나는 고기에 올라 조심하여 타고

鳴玉鸞以偕逝 옥란을 울리며 함께 가네

六龍儼其齊首 여섯 용이 삼엄하게 머리를 나란히 하고

載雲車之容裔 구름수레의 아름다움을 싣네

鯨鯢踊而夾轂 고래가 뛰어 수레바퀴를 끼고

水禽翔而爲衛 물새가 날아서 호위하네


於是越北沚 이에 북지를 넘고

過南岡 남강을 지나네

紆素領 흰 옷깃을 두르고

回淸陽 맑을 해를 도네

動朱唇以徐言 붉은 입술을 움직여 천천히 말하고

陳交接之大綱 사귐의 대강을 진술하네

恨人神之道殊兮 사람과 신령의 길 다름을 한탄함이여

怨盛年之莫當 성년이 해당하지 못함을 원망하고

抗羅袂以掩涕兮 비단 소매를 들어 눈물을 닦음이여

淚流襟之浪浪 눈물이 옷깃에 흐름이 낭랑하네

悼良會之永絶兮 좋은 만남 길이 끊어짐을 슬퍼함이여

哀一逝而異鄕 한 번 가서 방향을 달리함을 슬퍼하네

無微情以效愛兮 은미한 정으로 사랑을 이르게 할 수 없음이여

獻江南之明璫 강남의 밝은 구슬을 바치니

雖潛處於太陰 비록 물 속에서 숨어사나

長寄心於君王 길이 군왕에게 마음을 붙이네

忽不悟其所舍 홀연히 그가 머무는 것을 알지못하고

悵神宵而蔽光 신령한 밤 빛을 가림을 탄식하네


於是背下陵高 이에 높은 구릉을 등지고 내려가니

足往神留 발은 가나 정신은 머무네

遺情想像 남긴 정 상상하고

顧望懷愁 돌아보고 그리워하고 근심하네

冀靈體之復形 신령한 몸이 다시 나타나기를 바래서

御輕舟而上遡 가벼운 배를 부려 위로 거슬러 올라가네

浮長川而忘反 장천에 떠서 돌아옴을 잊고

思綿綿而增慕 생각이 이어져 사모함이 더하네

夜耿耿而不寐 밤에 잊지 못하여 잠자지 못하고

霑繁霜而至曙 많은 서리 적시며 새벽에 이르네

命僕夫而就駕 하인에게 명령하여 멍애를 하고

吾將歸乎東路 내 장차 동쪽으로 돌아가리라

攬騑轡以抗策 말고삐를 잡고 채찍을 드니

悵盤桓而不能去 슬프게도 머뭇거리며 능히 떠나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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