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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초산관주인無蕉山館主人 서울열수지반 목멱산남창하 어불역마천루주인 不易摩天樓主人 초정거사 도지
불역마천시루주인(不易摩天詩樓主人)
우리나라 시조계의 일인자인 초정 김상옥이 1970년대 초 인사동에서 조선 초기 청화백자 한 점을 행상 노인에게서 구입합니다. 15세기에 만들어진 그 항아리에는 철사로 그린, 사람이 용을 타고 있는 형상이 담겨 있는데, 마치 동자의 붓끝에서 나온 듯한 신필(神筆)의 것이라 우리나라 도자기 그림의 역사를 통틀어도 다시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김상옥은 "나는 이 도자기를 마천루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하면서 '불역마천시루주인(不易摩天詩樓主人)'이라 썼다고 합니다. 일본의 어느 도자기 소장가가 맘에 든 조선백자를 보고 동경 한복판 긴자에서도 최고의 요지에 있는 7층 빌딩의 권리증서를 가지고 가 백자와 바꾸려했습니다. 도자기의 주인은 권리증서를 본체만체 휙 내던지면서 "이건 네 것이고 도자기는 내 것이야" 라고 했답니다. 그걸 빗대어 김상옥은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가지고 와도 도자기를 내주지 않겠다고 한 것이지요.
출처 <최용우의 아침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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