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奎報, 『東國李相國集』全集 卷15, 次韻謝皇甫管記贈扇墨
부채와 먹을 선물한 황보 관기(皇甫管記)에게 차운하여 사례하다
次韻謝皇甫管記贈扇墨
값진 부채 진기한 먹 값이 비등하여 寶箑珍煤價並翔
봉함을 여니 선향을 띠었네 緘封開了帶仙香
훈풍을 일으키니 맑음이 빼어나고 薰風共簸淸誰勝
대지가 같이 갈리니 조화를 헤아릴 수 없네 大地同磨限莫量
이미 강산에 보내어 윤색케 하고 已遣江山歸潤色
다시 티끌을 몰아 표표히 날려버렸네 更驅塵壒祓飄揚
응당 옻칠하면 경구가 되리라 應將烏漆成瓊玖
금도를 잡고 설상 끊는 것이 생각나네 想把金刀剪雪霜
들고 희롱하니 두 손이 묵직하고 擎弄正知雙手重
잡고 부치니 한결 옷깃이 서늘해 攜搖偏得一襟凉
다만 쇠병으로 사례가 지체되니 但緣衰病稽趨謝
내 마치 하찮은 장사꾼처럼 인색한 무리 되었네 不敏端宜畧買羊
○ 李石亨, 『樗軒集』卷下, 次吉甫乞墨 ; 奉呈乞墨
▷次奉呈乞墨
年來懶拙無交友
相對時時只此君
送却鳥鄕深有望
應看筆下落風雲
拙。一作碎
奉呈乞墨 吉甫
遊藝昔年從四友
陶泓知白管城君
至今交道無衰歇
只恨鳥鄕欠吐雲
○ 申叔舟, 『保閑齋集』卷7, 祖入選見訪仍惠松煤以詩謝 -- 祖入選見訪 仍惠磁石,松煤,馬價木杖 以詩謝
▷祖入選見訪 仍惠磁石,松煤,馬價木杖 以詩謝
獨坐孤齋午睡回。
前街萬丈漲紅埃。
荊門車蓋非無客。
但喜高人錫杖來。
道俗休論各異方。
兩家交契世緣長。
高談便作淸涼界。
閑了人間半日忙。
氣機轇輵自凝奇。
變化雌雄鐵與磁。
可笑此心迷處所。
上人方便導人知。
右磁石
愛書成癖老還多。
白首婆娑柰爾何。
已悞惠來應有意。
可觀身世被渠磨。
右松煤
半百都忘少壯心。
筯骸痿弱老駸駸。
渥洼龍種眞無價。
晨夕扶携直萬金。
右馬價木杖
진일유고 국역본 있음
○ 成侃, 『眞逸遺藁』卷1, 借人筆墨
▷借人筆墨
吾家本有楮先生
只欠陳玄與管城
無術空將記名姓
眞功欲慕莫玄經
○ 洪貴達, 『虛白亭集』卷1, 希亮乞墨寄與三丁幷與詩
▷希亮乞墨寄與三丁幷與詩
三箇龍香萬杵煙
磨來文焰射靑天
洪崖老子衰無用
寄與晴窓備草玄
뇌계집 국역본 있음(영남대학교 도서관 [810.819 ㅇ615ㄴ유 -1992 ])
○ 俞好仁, 『㵢谿集』卷2, 沃川太守惠筆墨 ; 惠墨以詩和謝 ; 伯雲惠筆墨以余欲遊馬川因事未果
▷沃川太守惠筆墨
管城郡裏管城公
刀塑攙攙萬丈虹
更有徂徠侯十二
一時輸與白頭翁
▷惠墨以詩和謝
一段龍文眩眼波
翠濤揮盡宇翻鴉
感君珍重輕拋輿
不要書經換得鵝
▷伯雲惠筆墨以余欲遊馬川因事未果
陳玄與毛穎
珍重入詩來
不意天公祟
胡令屛翳猜
雲山空泱漭
魂夢尙徘徊
好在天王廟
何時酹一杯
北辰天更遠
江海一身歸
白髮驚秋種
朱顏對鏡非
謾爲詩所誤
從與世相違
依舊煙霞約
從今老翠微
○ 鄭希良, 『虛庵遺集』卷2, 寄子弘謝惠翰墨
▷寄子弘謝惠翰墨
憶君愁病度年年
一札兼承七字篇
拔出抱霜千兔翰
擣殘飛月萬松煙
遠從牢落星辰上
忽墮蒼茫瘴霧邊
珍重故人相贈意
寫情端拜玉堂賢
○ 金世弼, 『十淸軒集』卷2, 謝魚子游惠墨
▷謝魚子游惠墨
客卿何自入齊疆
卽墨專封太僭王
系出水蘇如有譜
食租西浦亦恩光
奎精何日墮玄穹
擎出魚龍鰈海東
欲伴五窮爲益友
臭蘭先謝秩夫翁
玄生名面喚爲圭
磨刮新光射璧奎
甄拔近聞魚太守
前身應是李廷珪
波臣膏液凝爲玉
蘇子精英化作珠
二寶鏗然懷袖裏
敢將聲價議差殊
烏金十五拔吾貧
妙製何人問贗眞
分占兒曹傾橐去
渾家多怪墨磨人
蒼魚半尺古刀名
刀化爲魚理孰評
莫是延平風雨劍
千年遺育牣東瀛
飮露湌霞潔我腸
呑刀爲術出何方
故人遠惠非無謂
芟却情田一畝荒
百枚裹束到窮鄕
磨屑偏宜糝藿湯
怪底臟神連夜訴
腥波浸沒菜茹場
磨詰園中折露葵
杜家芹菜煮靑泥
一從珍錯來東海
和作新羞朶客頤
人說刀魚有腹腴
和鹽爲鮓味無徒
五宜最屬嘗茄子
一箸何人塞遠需
○ 金克成, 『憂亭集』卷3, 謝崇上人惠墨
▷謝崇上人惠墨
山門風味臥宜休
豈爲塵容穩擧頭
千里憶君常入夢
片雲遮我不同遊
已慙白眼多譏笑
何計朱門一品求
墨客盟深傾蓋友
他年京洛也相隨
○ 朴祥, 『訥齋集』卷5, 墨
▷墨
往事迢迢不可探
琴仙臺下水如藍
文章強首無遺廟
翰墨金生有廢菴
落日上江船兩兩
斜風盤陼鷺三三
陶辭莫遣佳人唱
太守聞來面發慙
한국고전종합DB 번역 참조
○ 李荇, 『容齋集』卷7, 得仲兄書以兔毫筆易水眞精墨見遺
▷중형(仲兄)의 서찰을 받았는데, 토호필(兔毫筆)과 역수진정묵(易水眞精墨)을 함께 보내옴
得仲兄書。以兔毫筆,易水眞精墨見遺
몸은 남해 가로 유배되었고 身竄南溟外
서찰은 북두 가에서 왔어라 書來北斗邊
척령은 오늘 이리도 급한데 鶺鴒今日急
홍안은 언제나 나란히 날꼬 鴻雁幾時連
눈처럼 흰 빛은 중산의 털이요 雪色中山穎
향긋한 빛은 역수의 그을음이라 香光易水煙
귀양살이라 인사에 무관심하지만 羈棲人事略
감히 시 짓는 건 끊지 않았다오 未敢斷詩篇
○ 申光漢, 『企齋集』別集 卷1, 簡謝羅監司寄韓詩外傳薛公讀書錄匣龍寶墨 -- 匣이 아니고 画 인거 같습니다
▷簡謝羅監司寄韓詩外傳薛公讀書錄画龍寶墨
老眼花昏世事疏
有心猶愛古人書
韓公文字先秦習
薛氏功夫盛宋餘
善誘知君兼博約
長途憐我竟躊躇
中山禿穎曾無用
硏得龍煤更起予
사재집 국역본 있음
○ 金正國, 『思齋集』卷1, 謝崔秀才惠筆墨
▷謝崔秀才惠筆墨
中書老退客卿死
會稽陶泓不自由
忽有二朋來自遠
開心磨戛寫閑愁
충암집 국역본 있음(영남대학교 도서관 [811.908 ㄱ898ㅊ김 -1998 ])
○ 金淨, 『冲庵集』卷3, 謝人惠墨
▷謝人惠墨
萬古懸崖瘦松骨
凝餘玄液雪霜精
欲知蒼璧堅貞性
石硯磨時鏗有聲
案上無塵硯水淸
爐煙映日紙窓明
君能持贈玄霜液
吟寫江蘺無限情
○ 奇遵, 『德陽遺稿』卷3, 晦文墨
▷晦文墨
晦文墨
皎皎易著
昭昭易汚
汚則害明
着必見愚
孰微不昌
孰信不孚
有闇而章
無的而喪
尙褧之錦
君子尙之
잠암일고 국역본 있음(한국국학진흥원)
○ 金義貞, 『潛庵逸稿』卷3, 謝慶老惠紙墨
▷謝慶老惠紙墨
快翦溪藤三尺雪
爛磨松月數升香
麤書謝字虹蜺繞
何日重逢笑一場
○ 崔演, 『艮齋集』卷10, 墨(二首)
▷墨(二首)
虛室方生白
客卿獨守玄
松煤含霧露
水麝貯雲煙
分彩濡毫潤
磨光入硯鮮
終敎揮白紙
文字老精硏
舊墨磨人盡
蒙君忽見投
曾聞龍臍貴
合用豹囊收
難把黃金換
須將白璧酬
太玄吾欲草
捨爾復何求
○ 洪暹, 『忍齋集』卷1, 謝安東權府使送硯墨紙(應挻) -2首
▷謝安東權府使送硯墨紙
千載雲仍自徂來
玄霜玉杵碾輕雷
香煤合向詩人贈
枉屬非材愧十枚
平生謀食賴陶泓
初豈令人物與爭
磨洗不辭仍喜靜
蕪辭擬續子西銘
蠻牋舊日得松岡
開篋猶殘未十張
跡斷詞壇慙續贈
存亡俱是一剛腸
○ 吳祥, 『負暄堂遺稿』補遺, 詠墨(十韻古詩)
▷詠墨
十八公孫輩
人傳墨客卿
漆身仇欲報
方面玉如貞
几案參新契
房櫳托宿盟
畫衣將不犯
磨頂乃其誠
風月同肝膽
詞華等弟兄
澤添毛穎脫
圖畫楮生輕
任記千年跡
寧偸萬古名
已令羲易立
復使禹疇成
鬼神寧逃術
奸雄盡露情
無心諸管子
賴爾輒封城
○ 李民宬, 『敬亭集』卷7, 走謝白沙惠筆墨
▷走謝白沙惠筆墨
中書髮就禿
墨子磨放踵
楮郞與陶公
無以偏其用
荷公減行橐
捧領當璧拱
從此四友足
文房有光寵
可笑不知足
望蜀因得隴
동악집 국역본 있음(영남대학교 도서관 [810.819 ㅇ794ㄷ이 ])
○ 李安訥, 『東岳集』卷15, 十二月中再見靑雲君沈參判[命世]書先送大墨二笏後惠狀紙六十枚 ; 奉謝北渚金贊成以油煤墨三笏新曆日四部見寄 ; 卷17 ; 卷19 ; 卷20 ; 卷22 ; 續集, 奉謝李尙書惠筆墨
▷十二月中再見靑雲君沈參判[命世]書先送大墨二笏後惠狀紙六十枚
曾荷藍田獨餞行
世人皆欲殺長庚
應憐西塞燈前色
只說南坊席上情
迢遞絳州雙太守
聯翩楮國六先生
仲翔天下無知己
今附靑雲死亦榮
靺鞨風沙渤海湄
冬官尺素問孤羈
麥光遠出南州地
龍劑新頒北闕時
昭世誰題弔屈賦
窮愁堪寫和陶詩
古來貴賤知交態
靑玉難酬白首期
▷奉謝北渚金贊成以油煤墨三笏新曆日四部見寄
共生辛未歲
五十五逢春
弱冠初投分
窮途更結姻
由來靑眼舊
豈有白頭新
四曆三香墨
天涯泣放臣
少小同庚託弟昆
未爲人祖鬢絲繁
尺書今日遙相慶
君外曾孫我甲孫
▷奉謝李尙書惠筆墨
紫毫斑管妙形全
可是良工製作偏
五色絲綸裁鳳詔
百篇珠玉寫花牋
那煩李白書中請
直勝江淹夢裏傳
分付後生應有意
筆耕誰復歎無田
李白書請給紙筆義山
我是夢中傳彩筆
蒼官化作絳人形
多謝春卿送客卿
漆澤帶膠偏愛黑
麝煤和露不禁馨
墜溝正見蘇家法
摩頂須知翟子情
畢竟薦雄應有日
肯敎空草太玄經
進退格
동악집 국역본 있음(영남대학교 도서관 [810.819 ㅇ661ㅂ한 ])
○ 李敬輿, 『白江集』卷4, 廣寒主人新製玄圭品甚佳謹將十五笏均奉澤堂玄谷白洲三學士以爲揮洒之資仍以一律戱呈
▷廣寒主人新製玄圭品甚佳謹將十五笏均奉澤堂玄谷白洲三學士以爲揮洒之資仍以一律戱呈
銀河水接廣寒樓
翦作春雲翠欲流
玉兔擣成千杵下
玄圭價重萬金優
昭回天上曾垂象
揮洒人間更煥猷
爲寄羲圖三五數
人文須向此中求
○ 鄭百昌, 『玄谷集』詩集, 卷4, 奉謝元戎相公詩篇牋墨之賜[元戎卽柳川]
원융 상공이 시편과 먹을 하사한 데 대한 사례하다[원융(元戎)은 바로 유천(柳川)이다.]
奉謝元戎相公詩篇牋墨之賜[元戎卽柳川]
서쪽 정벌하는 막부에서 풍류를 독차지 하였으니 征西幕府擅風流
갖옷 입고 온화하게 앉아서 작전 계획 세웠네 裘帶雍容坐運籌
이미 위엄을 떨쳐 변방에 자자하였고 已溢威聲馳紫塞
다시 시구를 전하여 창주에 진동하였네 更傳詩句動滄洲
아름다운 시권을 잠깐 펼치자 향기로운 구름이 일고 華牋乍展香雲纈
보배로운 먹을 갈자 상서로운 안개가 자욱하네 寶墨纔磨瑞靄浮
재주 없는 이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 절로 부끄러우니 自愧疏才同授簡
천 리 멀리서 보낸 훌륭한 시에 어떻게 보답하랴 瓊琚千里若爲酬
○ 李景奭, 『白軒集』卷12, 賜送新制墨拜受志感
새로 만든 먹을 보내줌에 절하고 받으니 감회가 있다
賜送新制墨拜受志感
새로 만든 먹 만고에 뛰어나니 新制超前古
기이한 모양 오묘하고 또 아름답네 奇形妙且姸
열다섯 개를 밀봉하였으니 題封十五笏
구중궁궐에서 내려왔네 隕自九重天
가늘게 향기로운 연기 피어오르고 細細香煙惹
분명하게 옛 훈계를 새겼네 昭昭古訓鐫
세 벗에게 자랑할 뿐만 아니라 非惟侈三友
길에 자손에게 전해지길 永作子孫傳
○ 李明漢, 『白洲集』卷8, 次湖伯李直夫憶史局舊遊兼寄廣寒新墨之作
충청도 관찰사 이직부가 사국에서 옛날 노닐 것을 추억하고 광한이 새로 먹을 만든 것을 함께 부친 시에 차운하다
次湖伯李直夫憶史局舊遊兼寄廣寒新墨之作
한 조각 맑은 얼음 좌중에 비치니 一段淸氷映四筵
당시 서로 교유한 이 모두 시선일세 當時接武摠詩仙
풍광을 봄에 잠깐 숙직함에 막혔으니 觀風乍阻靑綾直
해를 넘겨 처음 백설편을 전하네 閱歲初傳白雪篇
정사를 보고함에 다시 선칙관의 부름에 응하고 報政復膺宣勑召
서적을 검열함에 계속 침상 마주하고 자야하네 檢書須續對牀眠
읊조림에 재주와 시흥이 없어짐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 賡吟莫怪才情退
늙어서 학문하는 선비 지금 거슬러 올라가는 배를 함께 타네 老學今同逆水船
옥 절구 찬 소리 백옥루를 흔드니 玉杵寒聲撼玉樓
짙은 서리 내린 곳에 단풍이 들었네 玄霜碾處彩華流
먹은 상곡에서 나는 것과 같아 명성이 응당 자별하고 丸同上谷名應別
배필을 중산에서 얻어 값이 더욱 비사네 配得中山價更優
역사가 필통을 전하니 의기를 보겠고 驛使傳筒看意氣
사신이 초안을 잡으니 풍유를 알겠네 詞臣起草見風猷
왕필이 주석한 <<주역>>은 모름지기 신이 도운 것이니 王生註易須神助
무수한 <하도> 더 이상 구하지 않네 數滿河圖不復求
설봉유고 국역본 있음(영남대학교 도서관 [810.819 ㄱ244ㅅ한 ])
○ 姜栢年, 『雪峯遺稿』卷11, 關東伯徐德基(元履)送書兼寄藥封紙墨
관동 관찰사 서덕기(원리)가 편지를 보내고 함께 약봉지에 싼 먹을 부쳤다
關東伯徐德基(元履)送書兼寄藥封紙墨
막다른 길에서 알아주는 벗 적으니 窮途知己少
몇 사람이나 서로 도와줄 수 있으리오 濡沫幾人能
너무도 관동의 관찰사에게 감사하는 마음 많고 多謝關東伯
멀리서 영외의 벗을 그리워하네 遙憐嶺外朋
아름다운 편지에 약 봉지며 華緘兼藥裹
매화 달빛이 종이에 어리네 梅月帶溪藤
더구나 마음 편히 가지라는 경계를 況有平心戒
띠에 적어두고 가슴에 새기리라 書紳更服膺
칠물명(七物銘)
손우(遜遇) 홍공 군서(洪公君叙)가 매일 사용하는 일곱 가지 물건에 대해 나에게 명(銘)을 청하였으니, 이는 고인(古人)이 반우(盤盂)와 궤장(几杖) 등에 명(銘)을 새기던 의의이다. 이에 각각 두 구씩 엮어 보내어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한다. 숭정 병오년(1666, 현종7) 3월 일에 낙양(洛陽) 산중에서 쓰다.
遜愚洪公君敍以日用七物。要余文爲銘。是古人盤盂几杖之意也。各綴二句。聊以奉呈。以爲覆瓿之資云。時崇禎丙午季夏日。書于洛陽山中。
벼루 硯
외부는 방정하여 바뀌지 않고 外方不遷
내부는 비어서 먹물을 용납하네 內虛能容
오직 부지런히 세탁해서 惟勤洗濯
끝내 먼지가 끼지 않도록 하소 毋與垢終
붓 筆
몸이 예리하고 동작이 빈번하여 體銳動亟
수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니 宜爾不壽
이 점을 경계로 삼아서 斯可爲戒
오직 인을 힘쓰게나 惟仁是務
먹 墨
멀리하면 사용할 수 없고 遠之缺用
가까이하면 물들기 쉬우니 近則易染
멀리하고 가까이하는 데 親疏之際
점검을 잘해야 하느니 正好點檢
衾
不謹於獨。寢而愧爾。於蔡先生。百世仰止。
枕
憑而夢者。惟羲與周。生雖叔季。鴻漠之遊。
褥
充以枲著。以禦冬寒。雖最在下。功莫與扳。
席
不正不坐。古有孔聖。毋忽小物。是猶定命。
○ 金益熙, 『滄洲遺稿』卷7, 贐墨
송명보가 장차 떠나려할 때 나에게 증언을 청하였다. 나는 붓과 벼루를 던진 지 오래여서 글을 지을 수 없어 다만 10수의 절구를 지어 간절하게 청하는 마음에 우러러 부응하니, 여만 등 제공에게 너무나 부끄러운 점이 있다
宋明甫將行。求余贈言。余久抛筆硏。不能爲脩辭。只以十絶仰副厚索。甚有愧於汝萬諸公也。
강남 삼월 모춘에 江南三月暮
꽃은 정히 향기롭네 春事正芳菲
버들 따라 꽃을 찾는 곳에 隨柳尋花處
선생은 유유히 돌아가네 先生得得歸
이상은 명보를 전송하는 시이다 右送明甫之行
강가 안개 속에서 늙어가니 江上煙波老
산중의 고사리 통실하네 山中薇蕨肥
어지러운 세상 내 은거하려 하니 世亂吾將隱
그대가 아니면 누구와 전원으로 돌아갈까 微君誰與歸
이상은 회포를 서술하여 명보에게 보인 시이다 右述懷示明甫
夙有君臣藥
醫身可醫國
縱然國未醫
經濟自家足
右詠明甫抱疾善攝
滓穢旣日去
淸虛應日至
蕭然瘦鶴姿
不是病爲祟
右悶明甫淸粹少完
汩沒我堪憐
翛然君獨擧
欲往從之游
山長水又阻
右羨明甫之歸
努力厚加餐
途間愼行李
願言嗣音徽
佇見平安字
右慮明甫途間致傷
人生會有別
此別最傷心
世事艱危甚
前期未可尋
右傷世亂會合之難
천고의 문장을 새겼으니 千古文章印
가볍게 갈자 자리에 가득 향기롭네 輕磨滿几香
맑은 창 앞에서 <주역>을 읽는 곳에 晴窓點易處
제비는 날마다 자라네 燕子日初長
이상은 먹을 보내준 데 대한 시이다 右贐墨
문장은 도를 꿰는 그릇이니 文爲貫道器
원래 붓끝에서 드러나는 법일세 元自筆頭形
다만 내 마음을 바르게 하면 但使吾心正
초서와 해서 모두 전범이 되네 草楷摠典刑
이상은 붓을 보내준 데 대한 시이다 右贐筆
團團一片月
舒卷與人同
未是無情物
時來自引風
右贐扇
송계집 국역본 있음((국역) 인평대군 연행시 영남대학교 도서관 [810.829 ㅇ339 v.19 ])
○ 麟坪大君, 『松溪集』卷1, 偶得妙品墨卿奉上
우연히 신묘한 먹을 얻어 춘궁에 올리고 인하여 하사하는 시를 받들었으므로 우러러 화답하다
偶得妙品墨卿。封上春宮。仍承賜詩。仰和。
猥進玄卿侍玉臺 외람되이 먹을 올리고 옥대에서 모시니
豹囊珠麝摠奇才 표범가죽 주머니에 아름다운 사향 모두 기이한 재주일세
或從毛穎參詩律 혹 모영을 따라 시율에 참여하였고
時逐楮生近酒杯 때때로 저생을 따라 술을 가까이 하였네
翰苑風高蒼璧冷 한원에 바람 높아 푸른 옥이 차고
金池雨歇暗香來 금지에 비 그치자 은은한 향기 풍기네
薦賢應受招賢賞 현인 천거하여 응당 현인을 부르는 상을 받아야 하니
叨得聲名動九陔 외람되이 명성을 얻어 구주에 떨쳤네
御韻
모생이 어제 중서대에 임명되어 毛生昨拜中書臺
문득 문방사우의 보배스런 재주를 생각하네 忽憶文房四寶才
기쁘게도 먹을 얻어 후의에 감사하고 喜得一圭感厚意
부끄럽게 쌍벽 없어 넘친 술잔에 사례하네 愧無雙璧謝深盃
먹빛이 가을 달 따라 운전에 생동하고 光隨秋月雲牋動
묵향이 봄바람 좇아서 채색 붓에 옮겨 오네 香逐春風彩筆來
마음속의 많은 흥취를 모두 묘사하고 寫盡心中多少興
용루 모임 파한 뒤 남해를 읊조리네 龍樓問罷詠南陔
[주-D001] 인평대군의 …… 차운하다 : 이 시는 《송계집(松溪集)》 1권 〈우연히 신묘한 먹을 얻어 동궁전에 바치고 이어서 내려준 시를 받들어 우러러 화운하다[偶得妙品墨卿封上春宮仍承賜詩仰和]〉라는 시에 차운한 것이다. 현경(玄卿)은 먹을 가리킴.
○ 玄尙璧, 『冠峯集』卷10, 墨銘
묵명 墨銘
창힐로부터 粤自蒼頡
그대의 일이 마침내 생겼네 爾業乃創
세 벗이 도움을 주어 三友麗澤
출처를 서로 함께 하였네 出處相將
오직 너의 성품으로 惟爾之性
묵적 같은 후손을 두었으니 翟也錫類
머리에서 발끝까지 닳더라도 磨頂放踵
사람에게 이롭다면 반드시 하네 利人必爲
너무나 군자를 사랑하니 過愛君子
어찌 이것을 경계하지 않으랴 盍戒於是
○ 金鎭圭, 『竹泉集』卷3, 謫裡乏食筆墨易粟戱賦長句
적소에서 음식이 부족하여 필묵과 곡식과 바꾸고 장난삼아 장편시를 짓다
謫裡乏食 筆墨易粟 戱賦長句
書生一生無長物 서생은 평생 남은 물건이 없고
舊業唯有墨與筆 옛 산림살이 오직 먹과 붓만 있네
悲歡憂樂盡寓此 슬픔과 기쁨, 근심과 즐거움 모두 여기에 붙였으니
二者何曾無一日 두 물건 어찌 일찍이 하루도 없었으랴
南遷千里絶因依 남쪽으로 천리를 옮겨 마음 붙일 곳이 없고
行李蕭條無計活 행장 쓸쓸하여 살아갈 계책이 없네
囊空盎倒四壁靜 주머니 비고 동이는 기울어져 사방 벽이 고요하고
旅舍悄然烟火色 여관은 처량하게 연기에 그을렸네
白帝飛書孰哀憐 백제성에 편지 보내지만 누가 애달파하랴
儋耳負瓢太放達 담이에서 표주박 지고 매우 방달하였네
從知飢卧不干人 이로부터 굶주려 누워 남에게 구하지 않음을 알겠으니
且復揮毫强娛悅 또 다시 붓을 휘둘러 매우 즐거워하고 기뻐하네
日晏窮巷聞犬吠 해 진 궁항에서 개 짓는 소리 들으니
小吏數人扣蓬篳 아전 몇 사람이 초가집을 두드리네
謂言文房有所須 문방사우 필요한 것이 있다고 하면서
故將斗粟來相乞 짐짓 한 말 곡식과 바꾸기를 청하네
遂傾篋裡游戲資 마침내 상자 속 유희하던 것을 기우려
補此眼前朝晡缺 이렇게 당장 부족한 아침 먹는 것에 보충하네
老婢敷腴洗甑塵 늙은 여종은 탄성 지르며 시루의 먼지를 씻고
僮奴奔走抱薪爇 어린 종은 분주하게 땔나무를 나르네
窮人坐有甔石儲 가난한 사람 항아리에 곡식 쌓아두고
一飽居然百憂失 배 부르자 어느새 온갖 근심 사라지네
憶昔手操數寸管 예전 손으로 잡은 몇 촌의 붓대롱 추억하니
射策昕庭擢第一 과거에서 응시하여 흔정에서 장원급제 하였네
當時世人皆仰望 당시 세상 사람 모두 앙망하였으니
回首榮華驚一瞥 영화롭던 시절 생각함에 순식간에 지났네
爭似如今餬余口 어찌 지금 내 입 기식하는 것과 같으랴
不待西江救涸轍 서강에 학철에 있던 물고기 구해주기를 기다리지 않네
始覺昨非而今是 어제는 그릇되었고 오늘은 옳은 줄 비로소 깨닫네
肯效破硯磨不出 어찌 벼루 깨뜨려 갈지 않는 것을 본받으랴
安得徂徠萬隃麋 어찌 조래에서 만 개 먹을 얻고
更有中山千不律 다시 중산에서 천 개의 붓을 소유하랴
日日易粟作𩜾粥 날마다 곡식과 바꾸어 죽을 끊이니
努力加餐慰飢渴 노력하여 밥 권하여 배고픔을 위로하네
其餘仍復買村醪 그 나머지 그대로 다시 촌 막걸리를 구하여
痛飮終朝醉兀兀 실컷 마시고 아침까지 얼큰히 취하네
蔡濟恭, 『樊巖集』卷58, 墨銘
묵명墨銘
종이는 희나 紙也素
네가 적시면 검게 되고 汝漬之而黑
붓털은 누렇지만 筆也黃
네가 적시면 검게 되네 汝濡之而黑
흰색은 군자가 숭상하고 素是君子攸尙
항색은 천지의 정색이나 黃爲天地正色
너를 기다려 공을 이루니 猶且待汝而成功
검은색에 미치지 못하네 其黑不可及也。
국역 이재유고가 있음(신성출판사, 2011)
○ 黃胤錫, 『頤齋集』卷2, 文房四友
문방사우
文房四友
修史功成合退去 역사를 기록하여 공이 이루어지면 마땅히 물러나야 하니
公肰見絶魯東家 공연히 노나라 동쪽 집에서 버려졌네
當冬正感呵蘭氣 겨울에 정히 난초의 기운 비웃는 것에 감동하고
安架還憐襯錦花 시렁에는 도리어 수놓은 꽃을 가까이함 어여쁘네
端爲管犀資繡藻 단정히 무소 대롱을 만들어 수놓은 무늬로 도우니
寧因牋鴈直金瓜 어찌 편지로 인하여 금 화살촉을 곧게 하랴
會須咡向丹墀下 모름지기 입 언저리 붉은 섬돌 아래로 향하니
暫染塵埃不足嗟 잠시 속진에 물들어도 탄식할 것 없네
松薰蘭馥一團春 솔과 난초 향기 가득한 봄날에
鑄就玄圭光色新 검은 홀을 주조하자 빛이 나네
短壽不過徒計月 짧은 목숨 한갓 세월을 헤아리는 데 불과하고
薄軀那得反磨人 볼품없는 몸 어찌 도리어 사람에게 도움이 되랴
政憐戛戛須恒用 정히 달그락거림 가련하여 모름지기 항상 사용하고
長𠮵煌煌伴此身 길이 밝음을 토해내어 이 몸과 짝하네
欲向梅窓硏點易 매창에서 주역을 점쳐 연구하고자 하니
頭邊卻戴華陽巾 머리맡에서 도리어 황양건을 이고 있네
十載慇懃石友求 십 년 동안 은근히 벼루를 구하였으니
結隣相守小齋幽 이웃하며 서로 지키자 작은 재실이 그윽하네
星湖鴝鵒來平地 성호에는 구욕새가 평지에서 날아오고
銅雀䲶鴦別古丘 동작에는 원앙이 옛 언덕과 작별하네
韜面何妨爲墨染 얼굴을 덮었으니 먹에 물든들 무슨 방해가 되랴
虛中應解與天遊 가운데가 비었으니 응당 하늘과 노닐 수 있네
傍人莫說池泓小 옆 사람은 파인 홈이 작다고 말하지 말라
浮水乾坤亦芥舟 물에 하늘과 땅이 비치니 또한 풀잎배를 띄우네
英英乃祖露菅茅 찬란한 너의 조상 왕골과 띠풀에 이슬을 내리니
偶宿剡江江上郊 우연히 섬강 강가 교외에서 묵었네
膚寸光移老楮榦 한 점 빛이 옮겨 닥나무 줄기가 늙고
瓊瑤質幻枯藤梢 구슬의 바탕 요상하여 등걸 끝이 말랐네
小齋糊徧月羞戶 작은 재실 흐릿한 가운데 문호에는 달빛이 빛나고
高案積多書構巢 높은 책상에는 책이 많이 쌓여 있네
更向錦囊貯萬福 다시 비단 주머니에서 온갖 복을 쌓으니
鸎花可耐愁深嘲 꾀꼬리와 꽃은 시름겹게 심한 비웃음 견딜 수 있네
○ 申光河, 『震澤集』卷7, 謝贈墨 --- 卷1
먹을 준 데 대해 사례하다
謝贈墨
한 번 온화한 조서 깊은 궁궐에서 내리니 一封溫詔下深宮
천고의 춘성에 총예가 융숭하였네 千古春城睿寵隆
촌부는 산길 밖에서 긴 털이 자라고 村夫生氂山逕外
사군은 군의 누대에서 높이 누워 있네 使君高枕郡樓中
해가 자주 바뀌니 사람은 응당 변해야 하고 星霜屢換人應變
교화가 더욱 새로우니 풍속이 예전과 다르네 敎化增新俗不同
동어부에서 일찍이 다스리던 때를 추억하니 追憶銅魚曾佩日
지금 고을 정사에 공로가 없는 것 부끄럽네 至今裁錦愧無工
○ 俞漢雋, 『著庵集』卷7, 謝友人贈墨 --- 卷6 謝友人贈墨 ; 卷10, 亂墨
벗이 먹을 준 데 대해 사례하다
謝友人贈墨
尙方翰林煤有湆 상방의 한림 그을려 젖었으니
海州首陽失簁法 해주의 수양버들 흩날리는 법을 잃었네
古稱佳品近愈下 옛날 좋은 품질이라고 하는 것 근래 더욱 떨어지니
神采索然光不燁 신묘한 풍채 삭연하게 광택에 빛이 나지 않네
異時坯翁玅獨得 다른 때 배와가 오묘한 이치 홀로 얻었으니
色如浸出梣皮汁 색깔이 마치 축축하게 나오는 물푸레 껍질 즙 같네
小兒目睛湛不浮 어린아이의 눈동자 맑아 뜨지 않고
畫畫映迴剡藤葉 획마다 섬계의 종이를 밝게 감도네
范與其術在黃溪 범여의 기술은 황계에 있었으니
後者似之猶未恰 후인은 비슷하였지만 완전하지 않았네
吾友於此亦古意 나의 벗은 여기에서 또한 옛 뜻을 두었으니
要使光采先煜熠 모름지기 광채를 먼저 빛나게 하라
鐵臼擣出三萬杵 쇠절구에 삼 만 공이를 찧었으니
鷄子眞朱糅以合 닭과 진주홍을 섞어서 합하였네
劍脊圓餠吾未知 뾰족하고 둥근 것은 내 알지 못하니
龍門玄寶何嗟及 용문의 현보 탄식한들 미치랴
我窮不遇老白首 내 궁핍한 채 불우하게 백수로 늙었으니
已矣夢斷隃麋給 그만이구나 먹을 주는 꿈 끊어졌네
古㓒蠧簡欲注易 고풍스럽게 칠한 고서엔 <<주역>>의 주를 내고자 하니
王家神女何由籋 왕가의 신녀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실천하리오
分從起草自故人 분수상 기초를 따르는 것 고인으로부터 시작되었으니
三圓七方螺者十 세 원과 일곱 방에 먹이 열이었네
圓者象天方者地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뜨고 네모난 것은 땅을 본떴네
此意不獨侈箱篋 이 뜻은 유독 상자에 넘칠 뿐만 아니라
敢擬文章與俱敝 감히 문장과 함께 모두 닳고자 하니
深知寄託在久立 오랫동안 의탁해 있었음을 깊이 아네
馬肝玉版列佳耦 마간석과 옥판은 줄지어 좋은 짝이 되었으니
靑李來禽倣珍帖 푸른 오얏에 새가 날아와 보배로운 첩에 의지하네
淨几朝曦草玄窓 깨끗한 안석에 아침 햇살 비치자 검은 창에 풀이 하늘거리고
烏玉蟲魚溢古匣 오옥에 새긴 벌레와 물고기 오래된 상자에 넘치네
賴天之靈壽吾言 하늘의 영 덕분에 나의 말이 오래도록 남으니
十螺亦與傳幾甲 열 개의 먹 또한 몇 갑을 전하네
○ 朴胤源, 『近齋集』卷22, 墨銘
묵명 墨銘
너의 색깔은 검으니 爾色尙玄
조금이라도 묽은 것 싫어하네 少淡則厭
뭇 흰색을 물들이지 말고 毋點羣素
오직 종이에만 물들이네 惟紙是染
많이 갈면 문장이 통창하니 磨多文涌
누가 먹물이 말랐다 비난하랴 孰譏池涸
사람 마음으로 하여금 無使人心
먹이 번지는 것처럼 하게 하지 말라 或如橫墨
영재집 국역본 있음(영재 유득공의 영재집 1)
○ 柳得恭, 『泠齋集』卷2, 答素玩居士謝墨歌 ; 手造朱墨示薑山戱歌 ; 金冬心五百斤油墨歌
소완거사의 사무가에 답하다
答素玩居士𧬄墨歌
我有一丸古烟墨 나에게 한 덩어리 오래된 연묵이 있으니
玉理庚庚犀紋蹙 옥 무늬 은은히 이어져 무소뿔 문양 이루었네
平鹵佳産自古稱 평로성의 좋은 먹 예로부터 이름나
不數奚珪與潘谷 이정규와 반곡의 먹은 따질 것도 못 된다네
今朝贈君喜可知 오늘 아침 그대에게 보냈으니 기뻐함 알만도 한데
作詩來𧬄何僕僕 시 지어 사례함이 어찌 그리 부지런한가
人生定費墨幾丸 우리네 한평생 정히 머글 몇 덩어리나 쓰려나
寫字無慮萬萬億 써내려간 글씨 무려 억 만 자는 될 테지
嗟乎竟爲墨所磨 아, 끝내 먹은 걸리어 없어질 터
古來人生不滿百 예로부터 인생은 백년도 채우지 못했다네
我爲君開大墨窯 내 그대에게 커다란 먹 가마를 열지니
何由括盡天下黑 무슨 수로 천하의 검정을 다 담아낼지
燔燒黑山煮黑水 흑산의 흙을 굽고 흑수를 끓이니
黔中卽墨烟漠漠 검중과 즉묵에 연기 자욱하구나
上六䧺龍戰死血 상육의 씩씩한 용 전사하며 흘린 피요
北方玄武醜肩膊 북방 현무의 기괴한 어깨 죽지일세
匈奴圍漢正北馬 흉노가 한을 포위할 적 정북방의 검은말
夏王祭天純色犢 하왕이 하늘에 제사 지낼 적 검은색의 송아지
齊桓晉文玈弓矢 제 환공과 진 문공의 검은 궁시
五等諸侯山玄玉 공, 후, 백, 자, 남이 찼던 검은 옥
揚䧺之艸墨子書 양웅이 저술한 <묵자서>
老氏玄玄道與德 노자의 현묘한 이치를 담은 <도덕경>
隋宮兒女顔色淺 수나라 궁전의 궁녀 얼굴색 창백해지리니
盡輸螺黛千萬斛 모조리 실어온 나대 천만 곡
拉雜摧燒入巨臼 그을음 반죽 이리저리 움켜줘 큰 절구에 넣고서
起看天地茫茫白 일어나 천지를 보니 온통 새하얗구나
烏孫烏蠻奮臂杵 오손과 오만 팔 휘둘러 찧으매
邑中之黔來監督 도읍 안의 얼굴 검은 이가 와서 감독하네
大如穹碑或華表 큰 것은 커다란 비석이나 화표주만하고
絶小桓躬與蒲糓 몹시 작은 것은 환규, 궁규, 포벽, 곡벽같네
只我與君分一半 다만 내가 그대에게 반만 나누어 줌은
車輸輦致塞破屋 수레로 실어 보내면 집 가득 차 망가질까해서라네
風窓箕踞磨到濃 바람 부는 창가에 걸터앉아 쓱쓱 짙게 갈아대니
汪洋直與溟渤敵 넘실대는 먹물 큰 바다에도 대적할만하구나
篆隷八分飛白艸 전서와 예서와 팔분과 비백과 초서를
揮灑不復遺一滴 마음껏 붓 휘둘러 한 방울도 남기지 말아야하리
世上兒子無所用 세상의 아이들 쓸 먹이 없다 하여
涕泗汍瀾日來哭 눈물 줄줄 흘리며 날마다 와서 곡하겠지
汝輩勿哭墨自有 너희들은 울지 마라 먹은 또 있나니
馬墨鰂墨烏鴉墨 마묵과 즉묵과 오아묵이니라
순수 만드렁 보내 준 붉은 먹을 가산에게 보여주고 장난삼아 노래하다
手造朱墨示薑山戱歌
手造朱墨君知否 손수 만든 붉은 이 먹 그대는 아는가
人各有手云誰手 사람마다 손 있다지만 누구 손길인 줄
君若聞之驚且走 그대 만약 듣는다면 노랄 펄쩍 뛰리니
如今西蜀李吏部 오늘날 서촉 사람 이 이부라오
文采風流良希有 그 문채와 풍류 진정 세상에 드문네
西蜀丹砂說寡婦 서촉의 단사는 과부로 이야기되지
和膠爛擣玉杵臼 아교 섞어 옥 절구에 한껏 찧어서
十指摶成終葵首 열손가락으로 뭉쳐 몽치 머리 이루니
螺紋旋左或旋右 소라 무늬 좌로 돌고 우로 도는데
薄言贈之天涯友 서둘러 하늘 가 벗에게 보내주었네
絶勝三絶手柳酒 손과과 버들과 술 삼절보다 훨씬 빼어나니
欲磨不磨愛玩久 갈고 싶어도 갈지 않고 오래 만지작거리네
子子孫孫傳我柳 자자손손 우리 유씨 집안에 전하리니
墨之壽兮萬萬壽 먹의 장수 만만수를 누리리라
김동심 오백 근 유묵가
金冬心五百斤油墨歌
유양 김농의 자는 수문이고 호는 동심이다. 혹 석사거사라고 한다. 동심은
維揚金農字壽門號冬心 或稱昔邪居士 心出家菴粥飯僧 以畵名海內 畵徵錄畵舫錄中俱載姓名 稱其寫花木 奇柯異葉設色 非復塵世間所覩 余游燕中 與羅兩峯聘相好 羅亦維揚人 學畵於冬心 喜作梅花長幅 倣古仙佛畵法爲鬼趣圖 題詩者甚衆 每爲余道冬心淸孤絶俗 余今老矣 不復遠游 而冬心手製墨 楓臯院閤斗室學士各藏一丸。出示余。感而賦。
今之墨歌何寥寥
安得復起蘓黃晁
此墨誰人贈韓客
小函雙螭飛度遼
冬心居士楚遺老
五百斤煤萬杵擣
至玄萋萋揚紺朱
眞香漠漠非臍腦
愛畵梅花羅兩峰
憶曾黃金臺下逢
貽我一幅意鄭重
自言少日師金農
金農筆態過馬遠
雪竹風蘭散百本
杭浙古家爭收藏
冬心小印鈐識宛
滿洲衣帽漢心膓
游戱丹靑鬢如霜
我是再游燕中者
頗友其人與把觴
嗟乎冬心老死邗江曲
姓名空留畵舫錄
未見高人盤薄時
摩挲一寸庚庚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