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사

의소세손 만사

황성 2013. 10. 31. 13:14

挽章秩


영의정 김재로(金在魯)


積德徵綿瓞 쌓은 덕은 면질1)에서 드러나니

皇天降不遲 하늘이 복 내림 더디지 않았네

雲開仲秋夜 구름이 걷힌 중추의 밤에

星朗景春帷 경춘전 휘장에는 별이 빛났네

少海新添派 세자가 새로 후사를 보니

東邦永鞏基 동방에 기반이 영원히 공고해졌건만

那知志喜筆 어찌 기쁨을 기록하던 붓이

旋草挽歌詩 문득 만가를 쓸 줄을 알았으랴

王家自殊稟 왕가에서는 본래 특별한 자질 받으니

德器仰渾成 덕성과 기량이 혼연히 이루어짐 앙망하였네

幼質隣姬嶷 어리나 바탕은 문왕의 영특함에 견주었고

生朝叶孔庚 생일은 공자가 태어난 경년과 같았네2)

不言通隸字 말하기 전에 예서를 알았고

隨指別方名 손가락으로 가리켜 동서남북을 구분하였네

尙記陪天座 지금도 기억하니 성상의 품에 있을 적에

祥暾在抱明 상서로운 해가 빛을 품고 있는 듯하였네

孝悌元家法 효제는 원래 가법에서 본받은 것이고

聰明生卽知 총명함은 타고난 것이라네

玉餐先啓會 수라상 반찬에 뚜껑을 먼저 열었고

天語遠開眉 성상의 말소리 들리니 멀리서 활짝 웃었네

漢殿供含弄 한나라 궁전에서 재롱을 부렸고 

周謨佇燕詒 주나라 계책은 오래도록 전해지길 기다렸네

眄睞多少事 눈에 가득한 많은 일들로

祗益聖心悲 성상의 슬픔을 더하였네

凄凉冊時仗 책봉할 적의 의장이 처량하고

慘憺郭西山 성곽 서쪽 산이 참담하여라

聖祖親銘送 할아버지가 직접 저승길 보내는 명문을 쓰니

神孫永體安 손자는 길이 편안한 잠을 자네

鞍峯晨月轉 길마봉에 새벽달이 구르고 

梨闕暮雲還 배꽃 핀 대궐로 저물녘 구름이 돌아가네

相望無相遠 서로 바라봄에 멀지 않으니

幽明庶慰寬 이승과 저승에서 넉넉히 위로가 되리라


영돈령 조현명(趙顯命)


震邸無憂子 세자는 후사를 걱정하지 않았지만

東朝有道曾 동조3)에서 일찍부터 말씀하셨네

覃訏挺異表 우렁찬 울음 매우 특이하였고

英睿出良能 영리함은 하늘에서 타고 났네

始誕羣情係 태어나자 뭇사람들의 촉망을 받았으니

雖沖丕號膺 비록 어리나 큰 이름 가슴에 품었네

不言心默識 말을 못해도 마음으로 가만히 글을 알았고

斅字手隨譍 배운 글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응수하였네

豈直聰明夙 어찌 일찍이 총명하였을 뿐이랴

愈徵器度弘 더욱 넓은 도량에서 증명되었네

宗城從此鞏 종실이 이후로 공고해지리니

衣尺逐時增 옷의 치수 시간을 따라 늘어났네

於穆天臨顧 아, 하늘이 돌봐주어  

無疆聖繼承 성스러움 끊임없이 계승하였네

前年叨密邇 지난해 성상의 가까운 자리에 있으며 

徽質仰淵凝 아름다운 품성 깊고 단단함을 우러렀네

倍切斯煌祝 더욱 간절하게 축원하였으니

如瞻早旭昇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는 듯하였네

定應蒼籙永 창록4)의 영원함에 부응하리라 생각하지만

胡遽白雲乘 어찌 홀연히 흰 구름을 타고 떠나셨나

禮用三包遣 예로 삼 년 된 아이를 안고 무덤에 보냈으니 

名揚二字稱 두자의 이름은 드러내기에 충분하였네

八封同雨泣 팔도의 백성들 함께 눈물 비 오듯 쏟았고

萬事劇風燈 만사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사라졌네

與奪神何意 주었다 빼앗는 것 신령은 무슨 마음인가

悲歡理不恒 슬픔과 기쁨은 이치가 일정하지 않네

吾王崇至德 우리 성상께서 지극한 덕을 숭상하시어

邦運屬中興 나라의 운수 중흥의 길로 접어들었네

每喜休祥集 늘 아름다운 상서가 기뻐하였는데

還驚荐慽仍 도리어 거듭 슬픔이 이어지는 것 놀랐네

試看秋桂實 한 번 가을날 계수나무 열매를 보라5)

趾定佇繩繩 후사가 오래도록 끊이지 않기를 기다리네


영부사 유척기(兪拓基)


俶誕靑宮胄 비로소 세자궁에 후사가 탄생하셨으니 

光開紫氣祥 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움을 찬란하게 열었네

珠庭標峻嶷 복스러운 이마는 높고 의젓하였으며 

星眼儼淸揚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는 엄숙하고 아름다웠네

建號邦基鞏 이름을 지으니 나라의 기반 공고하였고

膺封景運長 책봉하니 큰 운수가 장대하였네

未言猶辨字 말을 못해도 글자는 구분하였고 

在抱已分方 강보에 있을 때 벌써 동서남북을 알았네

聳色聆天語 성상의 목소리에 공손히 귀 기울였고 

勸餐傍御牀 수라상 곁에서 반찬을 권했네

亶聰因質異 남다른 자질로 참으로 총명하였고 

幼孝發知良 타고난 효성은 어린데도 드러났네

錫羡祈逾遠 내려준 복 더욱 원대하기를 빌었고 

詒謀佇益昌 물려받은 계책 더욱 창대하기를 기다렸네

殤齡胡太促 어른 나이에 어찌 그렇게 재촉하는가

神理莫能詳 하늘의 이치는 알 길이 없네

休說羣情慟 사람들의 애통함을 말하지 말라 

難裁聖念傷 성상의 상심을 억누르기 어렵네

徽稱宣寶冊 아름다운 이름 보책에 새겨지니 

玉淚漬雲章 성상의 눈물 운장6)을 적셨네

舊仗依丹陛 옛 의장은 붉은 섬돌에 버려둔 채 

靈輴背畫堂 상여는 화려한 궁궐을 등졌네

龜諏從近壤 거북점을 쳐서 도성 가까이 무덤 만들고 

象設啓新岡 상설7)을 새로운 묘역에 설치하였네

尙憶崇文侍 아직도 기억하네 숭문당에서 모실 적에

欣瞻出日光 찬란한 빛 비치는 것을 기쁘게 바라본 것을

天時自回薄 세월은 절로 순환하여 무상하니  

哀慶劇微茫 슬픔과 기쁨 몹시도 아득하네

何語寬三殿 무슨 말로 세 분 웃전을 위로하랴

無堦籲彼蒼 저 하늘에 호소할 길이 없네

紼謳那忍奏 상엿소리 어찌 차마 부르랴 

掩抑秪摧腸 슬픔을 억누르지만 애간장이 끓네


판부사 김약로(金若魯)


庚年猶記誕彌辰 경오년을 기억하니 세손이 탄생하실 때

欣覩紅雲繞景春 붉은 구름이 경춘전 두른 것 기쁘게 바라본 것을

宮燭曉傳宗社慶 궁중에서 새벽에 촛불 밝혀 종실의 경사를 전하니

歡聲先聳藥垣臣 기쁜 함성 소리 먼저 약방 신하들을 용동시켰네

纔撤晬盤仰夙聰 겨우 돌이 지났지만 일찍 총명하였고

方名字義默先通 방위와 글자의 뜻 은연중에 먼저 알았네

五章象服初加號 오장복과 상복8)을 입고 처음으로 이름을 지으니

爭賀無憂我震宮 우리 세자의 걱정 사라짐을 다투어 축하하였네

神孫在抱侍深嚴 세손이 강보에 있을 때 모시는 것이 매우 엄하였으니

初旭祥光幾獲瞻 아침 햇살의 상서로운 빛 직접 보고자 하였네

多少庭僚稀進見 많은 조정의 관료 나아가도 뵙기가 힘들었지만

恩榮偏覺老臣霑 성상의 은총으로 원로대신만 뵐 수 있었네

忍說倉皇乙丑朝 황망했던 을축년 그날을 차마 말할 수 있을까

猗蘭赫葉忽春凋 아름다운 난초 선명한 잎새 홀연히 봄날에 시들었네

德容純性徵何處 덕스러운 용모 순수한 성품 어디에서 볼 수 있으리오

寶冊煌煌刻懿昭 보책에 찬란히 의소라 새겼구나

臣罪臣知獨自傷 신의 죄는 신이 알아 홀로 슬퍼하였으니

三旬嘗藥藥迷方 삼십일 동안 시탕해도 약을 쓸 줄 몰랐네

丹砂玉札嗟無賴 단사9)도 옥찰10)도 소용없음을 탄식하니

敦匠勞微淚更長 장례 치르며 일할 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구나


부사직 이종성(李宗城)


漢朝甲觀慶 한나라 조정은 갑관11)의 경사를 축하하였고

周雅本支詩 주나라 시는 본손과 지손12)을 노래하였네

眷顧申天命 돌보아주어 천명이 거듭 내리니

孩提儼聖姿 어린데도 의젓하게 성인의 자태를 지녔네

齡應夢帝與 나이는 응당 상제가 꿈에서 주시는데

氣奈養顔漓 어찌 안연의 양육한 기운이 스며들었는가

顯冊纔周歲 책봉은 겨우 한 살이 되던 해

蕤賓又遠期 오월에 하고 또 훗날을 기약했네

孝愛良知以 효성스러움은 타고난 것이고

靈明本性然 총명함은 본성이 그러하였네

如何違在抱 어떻게 강보를 벗어나자마자

奄忽去昇仙 홀연히 이 세상을 떠나갔는가

灑涕崇文殯 숭문당 빈전에서 눈물 흘리니

疚心立敎篇 입교편에 가슴아파하였네

奎章那忍讀 성상의 친필 어찌 차마 읽으려나

沒世國人憐 세상 떠남에 온 백성이 가련하게 여기네

卜葬西原近 장지를 서쪽 언덕 가까이로 정하였지만

猶憐北闕遙 대궐이 먼 것을 걱정하였네

徽稱生以貴 휘칭은 태어나자 귀해졌고

懿德諡兼昭 덕이 아름다워 의소로 시호를 내렸네

儉恤司農費 검소하게 호조의 경비를 줄였고

勞寬甸服傜 경기도의 요역을 수고롭지 않게 하였네

碑陰識宸慟 빗돌에 성상의 애통함을 새기니

髫白涕同漂 남녀노소 함께 눈물 흘렸네

敬誦先臣語 신친께 공경히 세손의 탄생을 전하자

纔伸抃賀誠 손뼉을 치며 정성껏 축하하였었네

神人孤係望 신인의 잇따른 바람을 저버렸으니

畎畝欲無生 백성들이 살고 싶지 않고자 하네

結慮懸宸極 근심이 대궐에 맺혀 있으니

陳書勉睿情 글을 올려 성상의 마음을 위로하였네

邦休期後笑 나라의 복 훗날을 기약하니

樞斗占光晶 북두성 찬란히 빛나리라


홍문관제학 원경하(元景夏)


慶篤神孫降 경사가 거듭하여 세손이 태어났고

謨期翼子貽 원대한 계책 자손에게 전해지리라 기약했네

指方猶在褓 강보에 있으면서도 동서남북을 가리켰고

受冊儼成儀 책문을 받을 땐 매우 의젓하였네

飈馭昇何遽 바람을 타고 어디로 급히 가시나

奎章咽可洟 성상의 글은 오열할 만하네

貞珉爛千古 빗돌은 천고에 찬란히 빛나니

嘉諡懿昭宜 아름다운 시호 의소(懿昭)가 마땅하네

窅漠天難詰 아득하여 하늘을 원망하기 어렵고

驚咷涕自滂 놀라 우니 눈물이 줄줄 흐르네

纔欣開少邸 겨우 세자 탄생한 것을 기뻐하였는데

那忍卜新崗 어찌 차마 새로 무덤을 만들꼬

塵界瞥三載 이승에서 삼년을 언뜻 보내고

雲鄕閟五章 운향13)에 오장복을 감추었네

微臣叨保傅 하찮은 신이 보좌하는 관직을 맡았으니

何以慰吾王 무엇으로 우리 성상을 위로하랴


판돈녕 신만(申晩)


孫星呈瑞彩 손성이 상서로운 광채를 드리우니

邦慶衍重暉 나라의 경사가 중휘14)에 넘쳤네.

有道符彌月 세손 태어남이 부합된 것 도가 있었고

無憂仰震闈 동궁을 바라보니 근심이 없었네

含飴三殿樂 손자의 재롱은 세 분 웃전의 즐거움이었으니

延頸八方依 목을 빼고 사방으로 쫓아 다녔네

丕號光膺早 큰 이름 일찍 큰 복을 받았고

高穹永命祈 높은 하늘에 오래 살기를 빌었네

默知六十字 육십 자를 암암리에 알았고

漸長若干衣 옷도 차츰 커져만 갔네

岐嶷瞻神表 우뚝히 훌륭한 모습 바라보니

淵凝蘊德輝 연못에 쌓은 덕이 맺혀 빛났네

啓餐如欲勸 반찬 뚜껑을 열어 권하는 듯하였고

曠侍輒增欷 성상 곁에서 떨어지면 번번이 울었네

異質生非偶 타고난 바탕이 짝할 이 없었으니

純禧卜庶幾 큰 복록 누리리라 생각하였네

云胡天不佑 어찌 하늘은 돕지 않는가

遽爾露先晞 갑자기 이슬이 먼저 마르네

雲邈悲飈馭 아득한 구름 날아감이 슬프니

堂空掩繐幃 빈 집을 휘장으로 가렸네

宸哀無以慰 성상의 애통함을 위로할 길 없으니

神理奈多違 세상의 이치 어찌 이리 어긋나는고

實蹟奎章煥 자취는 성상의 글에 빛나고

隆名諡字徽 성대한 이름은 시호가 빛나네

誕辰叨直久 세손이 태어나든 때 오래 숙직하였고

封冊效勞微 책봉할 때 작은 정성 바쳤네

抃聳誠方切 뛸 듯이 기쁜 심정은 참으로 간절하였는데

號咷事已非 울부짖어도 일은 이미 그르되었네

舊堦花寂寂 낡은 섬돌엔 꽃이 쓸쓸하고

新隧草菲菲 새 무덤에는 풀이 무성하네

象設鷄岑夕 상설 설치한 계잠에 밤이 드니

那堪痛哭歸 어찌 통곡하며 돌아갈 수 있으랴


좌참찬 권적(權 示+啇)


蔥籠紫氣亘蒼旻 상스러운 자줏빛 기운 하늘로 뻗치고

尙憶仲秋誕彌辰 중추에 탄생하시던 때 아직도 생생하네

日角嶄嶄眞骨格 우뚝 솟은 이마에 골격이 또렷하였으며

星眸朗朗更精神 초롱초롱 눈동자엔 정신이 더욱 빛났네

從知孝愛由天縱 효애는 하늘에서 타고난 것임을 아니

卽看溫文與歲新 온화함은 해마다 새로워짐을 보았네

一疾居然乘化亟 한번 병에 걸려 마침내 갑자기 세상을 떠나니

重宸惻惻下哀綸 성상께서 슬퍼하여 애절한 윤음을 내리셨네

月輪增耀紫微躔 보름달이 점점 밝아져 자미원15)을 돌고

龍鳳其姿降自天 용과 봉황 같은 자태 하늘에서 내려온 듯하였네

聖祖千秋符酉朔 성상의 생신 계유년의 달과 같았고

尼丘雙曜叶庚年 이구산의 해와 달은 경년과 같았네

周原綿瓞方深祝 주나라처럼 무궁하기를 깊이 축원하였건만

漢殿含飴盍少延 한나라 궁전에서 손자의 재롱을 연장하지 못하였는가

邈矣眞遊今莫返 아득히 신선이 되어 이젠 돌아오지 못하니

神何昧昧理何玄 신령은 어찌 응답이 없으며 이치는 어찌 아득한가

昨夏彤庭寶冊封 작년여름 궁궐에서 책봉식을 하고

老臣承命拜山龍 늙은 신료들이 명을 받들어 산과 용 그린 보불에 절하였네

心懸半夜喤喤泣 마음에는 한밤중에 우렁차게 울던 울음이 남아 있고

目想深宮嶷嶷容 눈에는 깊은 궁궐에서 의젓하게 있던 모습이 아른거리네

靈壽惟期延百歲 목숨은 백세까지 살기를 바랐건만

冥庥胡不賴三宗 성조의 보살핌 어찌 삼종16)에 도움을 받지 못하였나

當時誌喜詩留篋 당시 기쁨을 기록하여 상자에 시를 넣어두었는데

孤坐悲吟淚濕胷 홀로 앉아 슬피 읊조리니 눈물이 가슴을 적시네

死生終古本無常 삶과 죽음이란 예로부터 본래 일정하지 않다지만

倚伏相仍孰主張 화와 복 서로 이어진다고 누가 주장하였던가

祖嶽千齡方毓慶 성상은 천세를 누려 경사스런 일이 많았는데

孫星一夕遽韜光 세손은 하루 저녁 갑자기 빛을 숨겼네

素帷忍見崇文閣 흰 장막 친 숭문각 차마 보겠는가

玄柩纔陪建極堂 관을 막 건극당17)에 막 모셨네

三聖至恫天不吊 세 분 웃전의 슬픔을 하늘은 위로하지 않으니

百年腸斷此哀章 평생 동안 이 만장을 보며 애간장을 끊으리라


우참찬 홍상한(洪象漢)


聖主升和德 성상께서 조화로운 덕을 받아서

神孫降不遲 세손 태어남이 늦지 않았네

方名隨手別 동서남북을 손가락을 따라 구별하였고

字義默心知 글자의 뜻을 암암리에 알았네

啼笑無非孝 울고 웃는 것이 효에 맞지 않음이 없었고

嬉戲不失儀 장난을 하더라도 위의를 잃지 않았지

已聞光氣發 찬연히 기운이 드러났다는 말 들었고

靈異果如期 영특함이 참으로 기대한 것 같았다오

抱立崇文閣 안고 숭문각에 서서

煌煌丕冊成 성대하게 세손책봉식을 거행하였네

天臨三聖大 하늘은 세 분의 큰 성인께 임하였고

日照五章明 해는 오장복 입은 세손을 밝게 비추었네

節序方環復 계절은 순환하여 반복하였고

悲歡遽奕爭 슬픔과 기쁨이 갑자기 크게 다투었네

於斯還奉諡 이에 다시 시호를 받드니

那敢聞宸情 어찌 감히 성상의 울음을 들으리

新阡接城闕 새로 조성한 무덤 도성과 인접하였으니

不忍作遙離 차마 멀리 떠나보내지 못하는구나

但撫扶床跡 다만 침상을 어루만지고 

空留駐驆期 부질없이 행차 머물기를 바랐네

短碑那可讀 짧은 비석의 문장을 어찌 읽으리오

嘉號益增悲 아름다운 시호는 더욱 슬픔을 더하네

杜宇何心哭 소쩍새는 무슨 마음으로 애처롭게 우나

移松未長枝 옮겨 심은 소나무 가지를 펴지 못하네

萬事泡空幻 세상만사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呼天夢亦疑 하늘을 부르니 꿈인가도 싶네

誰能詰神鬼 뉘라서 귀신을 탓할 수 있을까

未暇怨軒歧 헌원씨와 기백18)을 원망할 겨를도 없네

自愧多尸職 직임을 잘 수행하지 못한 것 많이 부끄러운데

那堪奉殯儀 어떻게 빈전의 의례를 받들 수 있으리오

沒身難瞑痛 죽는 날까지 자식 잃은19) 괴로움을

惟有彼蒼知 오직 저 하늘만이 아시겠지


이조판서 서명빈


絳霄呈瑞夜 붉은 하늘이 상서로운 밤에 드러나니

靑邸弄璋時 동궁이 아들을 낳던 때였네

孝愛由良性 효애는 하늘에서 타고난 성을 받았고

覃訏儼德儀 우렁찬 소리 덕스러운 위의를 갖추었네

含飴三殿樂 세 분 웃전께서 세손의 재롱에 즐거워하셨고

衣尺五章垂 어느덧 자라 오장복을 입었네

遽見芳齡促 갑자기 꽃다운 나이를 재촉하였으니

臣民謾結悲 신민은 속절없이 슬픔이 가슴에 맺혔네

唐宮三聖慶 당나라 궁궐은 세 분 성인의 경사를 하례하였고

周雅百男祥 주나라 시 많은 자식 낳은 상서로움 노래하였네

始語先諳字 처음에 말할 적에 글자를 먼저 알았고

纔朞已辨方 돌이 지나자 동서남북을 구분하였네

燕詒謨正遠 후손을 위한 계책 한참 멀어졌으니

壽嗇理何茫 짧은 수명 이치는 얼마나 아득한가

節惠徵沖德 시호에서 어린 세손의 덕을 밝혔고

遺徽永世芳 남긴 아름다움 영원히 향기로우리라

生有姬文譽 태어나서 희문20)의 영예가 있었고

冊同宣德儀 책봉식에서 덕스러운 위의를 함께 보았네

百年方再慶 백년 만에 맞이한 두 번째 경사였는데 

三歲奄幽期 세 살에 유명을 달리하였네

垗卜王城近 묏자리 터를 도성 부근으로 정하였고

銘垂聖淚滋 명정은 성상의 눈물에 젖었도다

傷心春草色 봄 풀 푸른빛에 상심하니

空掩講書司 부질없이 세손강서원 관사를 닫네


이조판서 이익정(李益炡)


國賴維城重 나라는 왕자의 진중함에 의지하니

天凝甲觀祥 하늘은 세자에게 복을 주었네

宗祊綿統緖 종실은 혈통을 이어가니

星海衍輝光 세손이 찬란한 빛을 발하였네

喜氣瞻三殿 기쁜 기색으로 세 분의 웃전을 우러렀고

徽儀用五章 아름다운 위의 오장복을 입었네

承顔恒在抱 강보에 있으면서도 항상 용안을 받들었고

勸膳輒扶床 반찬 골라주려 번번이 수라상을 잡았네

愛敬眞天得 사랑과 공경은 참으로 하늘에서 받았고

聰明更日彰 총명함은 날로 빛을 발했네

屛書行識遍 병풍의 글을 보고 글자를 두루 알았고

衣尺漸裁長 점점 자라 옷을 크게 만들었네

共賀靈基鞏 신령스런 기반 공고한 것을 모두 축하하였고

方期寶籙昌 보록은 창성할 것이라 기약하였네

晬盤纔昨歲 돌상을 받은 것이 작년이었는데

飈馭忽雲鄕 회오리바람 수레 타고 갑자기 운향으로 갔네

奪速神何忍 느닷없이 영혼을 빼앗는 것 신령은 하고 말았으니

廞成禮勿殤 상구가 갖추어 짐에 예는 상이라 하지 않았네

學編違早敎 학문은 일찍 가르친 것과는 어긋났고

郊兆慰遙望 교외에 무덤은 멀리서 바라보는 이를 위로하네

講衛猶宵直 강서원을 지키며 여전히 밤마다 직숙하고

㫌廧儼夕張 깃발 꽂은 담엔 엄연히 저물도록 펼쳐졌네

年年西郭路 해마다 서쪽 성곽 길에

春草使人傷 봄풀은 사람을 시름겹게 하네


호조 판서 김상성(金尙星)


吉夜喤喤泣 어느 날 밤에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湯孫降不遲 세손이 태어남이 늦지 않았네

嘉名百日始 아름다운 이름 백일 날에 비로소 지었으니

元服五章宜 원복은 오장복이 마땅하였네

允矣龍顔肖 진실로 성상의 얼굴을 닮았고 

休哉燕翼貽 아름답게 연익의 훈계21)를 주었네

天生能嘿識 태어나면서부터 묵묵히 알았으니

日用卽良知 일상생활함에 곧 타고난 양지를 지녔네

漸喜衣增尺 옷이 커지는 것을 기뻐하였고

偏嘉飯勸匙 수저를 권하는 것 몹시 사랑스러웠네

不言先指姓 말없이 먼저 자신의 성 자를 가리켰고

纔動儼成儀 아장아장 걷자 엄연히 위의를 지녔네

永叶周齡夢 주나라 무왕이 수명을 연장한 꿈에 합하였으니

長含漢殿飴 궁에서 손자의 재롱 오래 보리라 여겼네

靈休眞似契 아름다움 참으로 맞는 듯하였는데

神理忽如疑 신령의 이치 홀연히 의심하였네

子月猶餘慽 십일월에도 남은 근심이 있더니22)

申年又舊悲 임신년에 또 슬픔에 젖으셨네

對盤無可戲 수라상을 대해도 손자의 재롱 볼 수 없고

扶杖有誰隨 지팡이를 짚지만 따를 이 뉘 있으랴

草掩曾遊地 세손이 놀던 곳은 온통 풀로 덮혔고

花開昔弄枝 세손이 장난치며 놀던 가지엔 꽃이 피었네

御袍渾淚迹 성상의 도포자락엔 온통 눈물자국투성이고

宸筆半哀詞 성상께서 직접 쓴 애사에 눈물이 반이네

表德寧稱夭 표덕23)이 어찌 요절한 것에 걸맞겠나

揚徽不用私 휘호를 내림에 사사로이 하지 않았네

才周冊封節 일년이 지나자 세손 책봉을 하였는데

已屬啓欑時 벌써 찬궁을 열어야 할 때라니

廟以章園倣 묘소는 효장세자의 원을 본떴고

宮於講院移 재궁은 세손강서원으로 옮겼네

廞儀雖示儉 진열된 의장 검소해 보이지만

終事摠由慈 장례 치르는 일 모두 자애가 묻어있네

忍喚傳言色 언색을 불러 차마 전하였으니

悲看賜諡辭 슬프게 시장에 기록된 글을 보네

年年西郭路 해마다 서쪽 성곽 길엔

玉輦定躕踟 성상의 가마가 머무르겠지


부사직 홍봉한(洪鳳漢)


震邸符熊夢 세자가 웅몽24)에 부합하였으니

孫星放瑞輝 세손의 별이 상서로운 빛을 발하였네

一堂三聖在 한 전각에 세 분의 성상이 계셨으니

八域萬年祈 온 나라는 만수무강을 기원하였네

已卜綿原瓞 이미 자손이 무궁하기를 점쳤으니

纔看長尺衣 세손 점점 커가는 것을 보았네

居然哀慶幻 어느덧 슬픔과 기쁨이 바뀌니

天理奈多違 세상의 이치 이다지도 어긋나는가

貽謨開少邸 세손에게 후일의 계책을 열어주셨으니

沖歲賁徽封 어린 나이에 큰 휘호로 책봉되었네

象服尊彝典 상복은 옛날 법전을 존숭하였고

龍章儼懿容 용무늬에 의장엔 아름다운 위의 지녔네

休光初旭曜 아름다운 광채가 아침 해가 돋는 듯하였고

喜氣瑞雲濃 기쁜 기색에 상서로운 구름이 피어오르네

萬事俄風燭 모든 일이 문득 바람 앞의 촛불이니

微臣痛塞胷 미천한 신은 가슴이 미어지네

異質由天縱 뛰어난 자질은 하늘에서 받았으니

聰明若有爲 총명하여 큰일을 할 줄 알았네

書欽心默契 글은 가르치지 않아도 절로 알았고

孝仰性良知 효성은 타고난 본성을 지녔네

所好非華美 좋아하는 것은 화려한 것이 아니었고

雖嬉是禮儀 장난하더라도 예의와 위의가 있었네

遐期胡太短 훗날의 기약 어찌 이러 짧은가

徒結兩宮悲 세자와 세자빈에 슬픔만 맺혔네

微風花掩閣 산들바람에 꽃은 전각을 뒤덮었고

小雨草生階 이슬비에 풀은 계단에서 자라네

不敢言私慟 감히 사사로이 애통함을 말하지 못하니

何由慰聖懷 어떤 말로 성상의 마음을 위로하겠는가

新塋丹闕邇 새로 만든 무덤은 궁궐과 가까웠으니

舊院素廞排 옛 건물엔 평소 물건이 진열되었네

摭實奎文煥 세손을 행적을 기록한 성상의 글은 찬란하니

貞珉和淚揩 빗돌을 눈물을 흘리며 어루만지네


부사직 권혁(權爀)


尙憶文堂受冊辰 아직도 기억하니 임신년 숭문당에서 책봉식 할 때

嶷姿淵質儼成人 의젓한 자태 심오한 자질 엄연히 어른의 모습이었음을

重星影下祥雲迥 중성의 빛이 내리고 상서로운 구름이 피어올랐으니

萬佩廷中喜氣均 많은 사람들이 뜰 안에 함께 기쁨의 안색이 있었네

倏爾流光前載夏 어느덧 시간이 흘러 지난해 여름의 일이 되었고

奄然神衛此何春 홀연히 상설을 만드니 이것이 무슨 봄날인가

蒼茫曉月西郊路 새벽달은 아득히 서쪽 교외 길을 비추니

無限臣民淚滿巾 신민들은 한없는 눈물로 수건을 적셨네

王曰嗚呼我世孫 성상께서 아 우리 세손이여라고 하셨으니

因心仁孝自天根 마음이 어질고 효성스러운 것은 타고난 것이라

操毫忍作浮情譽 붓을 잡고 차마 거짓된 말로 기리겠는가

和淚皆從摭實言 눈물을 섞어 사실대로 써 내려갔네

九歲方名何太晩 아홉 살에 동서남북을 구분한들 너무 늦겠는가

周齡幾字記猶存 세손은 한 살에 몇 자를 오히려 기억하였네

丁寧玉語擧看處 간곡한 성상의 말을 볼 때면

拜首千官涕暗呑 머리를 숙인 뭇 관리 울음소리 삼키네


부사직 심악(沈䥃)


大人占昔夢 대인이 옛 꿈을 점치니

吉筮叶靑宮 길한 점괘 세자와 부합하였네

抱送來天上 안고 하늘에서 내려오니

歡呼罄海東 기쁜 함성 소리 전역을 울렸네

本支流慶遠 본손과 지손으로 경사를 후대에 전하였으니

宗祏絫基隆 종묘는 누대의 기반 융성하였네

要答含生望 만백성의 바람에 답하였으니

方看作聖功 바로 성인의 공을 보았네

盛事於今有 성대한 경사 오늘날에 있었으니

洪休自古稀 큰 아름다움 예로부터 드물었네

天潢分少海 왕실에 세손이 태어났으니

孫曜拱前輝 세손의 빛은 선대의 광명을 이었네

次第通方數 차차로 방위와 숫자에 통달하였고

若干御尺衣 몇 척의 옷을 입었네

那知三載內 어찌 알았으리 삼 년 만에

嬗變一朝非 변하여 하루아침에 그르칠 줄을

神理窅難測 세상의 이치는 아득하여 헤아리기 어려우니

誰知禍福門 누가 화와 복의 문을 알리오

鳳儀俄備彩 봉황의 자태 문득 채색을 갖추었고

璧毁忽無痕 구슬이 깨지니 홀연히 흔적이 사라지네

宮苑殘紅謝 궁궐 정원엔 시든 꽃이 남았고

郊阡軟綠繁 성 밖 길엔 녹음이 무성하네

宸章那忍讀 성상께서 지으신 문장 어찌 차마 읽으랴

窮谷暗聲呑 깊은 골짜기에서 몰래 소리를 삼키네


지평 박사눌(朴師訥)


元孫生嶷嶷 원손은 태어나면서 의젓하였으니

天意祿東人 하늘이 우리나라에 복을 내려준 것이라네

拖芾光璿派 보불을 끄니 왕실 혈통이 빛났고

含飴樂玉宸 세손의 재롱은 성상을 기쁘게 하였네

宮祥同夾馬 궁궐의 상서로움은 협마25)와 같았고

邦慶媲周麟 나라의 경사 주나라 기린에 견줄만하였네

那料淸明氣 어찌 생각하였으랴 청명한 기운이

不長間値辰 머지않아 끓어질 때를 만날 줄을

異姿元上智 훌륭한 자질은 원래 최고의 지혜이니

靈悟嘿中藏 영특하여 묵묵히 간직하였네

得歲三朞約 나이 세 살에 요약되었으니 

辨書半百强 대략 오십 자를 구분하여 썼네

降禧知不偶 복을 내림에 우연이 아님을 알았으니

傳重卜無疆 조상 제사를 받들며 끝이 없기를 점쳤네

俄頃笑咷換 얼마 안 있어 웃음이 울음으로 바뀌었으니

叫天怨窅茫 하늘에 부르짖으며 무심함을 원망하였네

沖美不踰闑 어린 나이라 고비를 넘지 못하였으니

王言播在庭 성상의 말씀 조정에 전해졌네 

心悽御膝曠 성상의 무릎 위가 빈 것에 마음 애달프니

色聳玉音聆 성상의 목소리 들리면 세손은 귀를 세웠네

堯舜非他道 요임금과 순임금도 다른 도가 아니고

閔曾豈幼齡 민자건과 증삼이 어찌 어린 나이에 효도하였나

奎章綴遺行 성상께서 직접 행장을 엮었으니

芸莢庶流馨 운협의 향기 멀리 퍼져 나가리

看看時序變 차차 계절이 변하니

忽忽影聲徂 홀연히 그림자와 소리도 가버리네

篋委裁衣尺 상자에는 만든 옷을 간직하였고

宮藏設晬弧 궁궐에는 돌상에 차린 활을 보관하였네

裁花悲舊院 옛 궁에서 시든 꽃을 보며 슬퍼하고

歌薤泣西郛 서쪽 성곽에서 만가를 듣고 흐느끼네

陳迹餘僚屬 지난날의 자취 함께한 관료라

忍看縞素趍 차마할 상복을 입고 가는 것 보겠는가

扈紼有成命 성상의 명으로 상여 줄 끄니

微臣倍感傷 하찮은 신은 더욱 가슴 아파하였네

直淹欽令聞 숙직하면서 문득 아름다운 이름 흠모하였는데 

斑邇阻淸光 색동옷 입은 세손이 뵙지 못하네

豈意縻宮職 어찌 생각하였나 강서원의 관직에 있으면서

空敎備挽郞 헛되이 상여 줄을 당기는 낭관이 되게 할 줄을

泣思前歲事 울면서 작년 일 생각하니

來日冊儀煌 내일은 책봉식으로 찬란했던 날이었네

           

부사직 남유용(南有容)


疏派璇潢正 후손이 태어나니 왕실이 바로 섰고

隆名玉冊煌 훌륭한 이름 옥책에 빛났네

靑丘磐石國 우리나라는 반석 위의 나라이니

朱芾室家王 붉은 슬갑은 군왕의 집이로다

接曜前星後 세자의 뒤를 이어 빛나고

依光北極傍 북극성 곁에서 광채에 의지하였네

麟雎相應瑞 관저와 인지는 서로 응하여 상서롭고

鸞鳳自雕章 봉황과 난새는 본래 무늬가 아름답네

在抱知堯舜 강보에 있으면서 요임금과 순임금을 알고

含飴樂姒姜 세손의 재롱은 순원왕후를 즐겁게 하였지

未言能辨字 말은 아직 못해도 글자를 알았고

隨指不迷方 손가락으로 동서남북을 가리켰네

孝愛形時見 효애는 밖으로 때때로 드러났고

聰明嘿處藏 총명함은 고요함 속에 감추었지

瞻聆均拭聳 보고 들은 이들 고루 칭찬하였고 

謳頌溢陵岡 칭송하는 소리 온 산야에 넘쳤네

若有其來意 세손이 세상에 온 뜻이 있었을 텐데

胡然適去忙 어찌하여 가는 것을 바쁘게 하는가

笑咷俄頃變 기쁨이 슬픔으로 문득 변하니

苗秀古今傷 묘수26)는 고금에 아파하였네

匣寶悽新故 상자 속 보책이 오래된 것에 슬프고

笥衣委短長 상자의 옷 그대로 보관하였네

宿溫留御膝 남은 온기 성상의 무릎에 남았고

餘弄僾慈牀 남은 재롱 대비의 침상에 어렴풋하네

諡字應垂永 시호는 응당 후세에 드리울 것이니

廞儀不用殤 진열된 의장에 상이라 쓰지 않았네

悠悠辭玉闕 유유히 대궐을 하직하고 

渺渺陟雲鄕 아득한 운향으로 올라갔네

仙仗悲初路 성상은 초행길에 슬퍼하였고

宮僚宛舊行 관료들은 옛길이 또렷하네

羣工今日望 뭇 장인들 오늘의 바람은

觀理聖躬康 관리합27)의 성상이 강건한 것일세


부호군 윤상임(尹尙任)


甲觀徵新慶 세자궁에 새로운 경사가 있었으니

璇霄亘紫氛 북극성에 자줏빛 기운이 뻗쳤네

曾孫媚長樂 증손이 대비에게 아양을 떨었고

一殿賀三君 한 전각에 세 분 군주를 하례하였네

岐嶷天生表 의젓하고 영리한 모습 하늘이 낳은 표상이고

聰明日著聞 총명하여 날마다 명성 드러났네

孝經心默契 효경의 뜻 마음으로 묵묵히 이해하였고

仙李手能分 이씨 성의 글자를 손으로 분간하였네

俾熾祈皇祖 성대해지기를 열성조에게 기도하였고

無疆頌烈文 영원토록 열문편을 송축하였네

性惟崇儉檏 성품은 검소하고 소박한 것을 숭상하였고

德不待陶薰 덕은 고요에게 배우기를 기다리지 않았네

顯冊光宗社 세손 책봉을 하여 종사를 빛내니

宏謨罕典墳 큰 계책 경전에도 보기 드물었네

尺衣遲日月 한 자의 옷은 세월이 더디게 느꼈고

御膝抱朝曛 성상의 무릎에 있으니 아침 해를 안은 듯하였네

延頸均中外 목을 빼고 기다린 것 서울과 지방이 같았고

回頭變慽欣 고개를 돌리자 기쁨이 슬픔으로 바뀌었네

沖齡何忽忽 어린 나이에 어찌 갑자기 떠났는가

逝水劇沄沄 흐르는 물은 매우 소용돌이 치네

一角空霑袂 기린은 부질없이 눈물을 훔치고

九苞奄閟紋 봉황은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네

神臯鄰翠巘 묘역은 푸른 봉우리와 이웃하였고

象設接彤雲 상설에는 붉은 구름이 닿았네

廞衛辭雙闕 흠위28)가 대궐을 하직하니

哀號罄八垠 애도의 물결 전국에서 일어났네

如臣冞慟絶 신 같은 이도 실로 애통하여 기가 막히는데

充位昔僚員 강서원에 임명된 옛 관원들은 어떻게는가

文閣塵棲幄 숭문당의 휘장에 먼지가 쌓였고

書樓淚漬芸 서루에는 눈물로 얼룩졌네

異姿嗟未覿 뛰어난 자태 아 볼 수 없으니

微悃恨徒勤 미천한 이의 마음 한스러움만 더하네

掖月通宵冷 후궁에 뜬 달 온 밤 싸늘하고

垣花委地紛 담 위에 핀 꽃 땅에 떨어져 어지럽네

哀辭異禖祝 애사는 아들 낳기를 비는 것과 다르니

何以慰華勛 어떻게 성상을 위로하나

           

부사직 조재민(趙載敏)


運叶庚生聖 운수는 경년에 성인이 태어난 것과 같았고

祥符斗繞光 상서로움은 북두에 광채가 두른 것과 같았네

未言先解字 말문이 트기 전에 먼저 글자를 알았고

在抱已指方 강보에 있을 때 이미 동서남북을 가리켰네

筵待書臨講 서연은 경연을 열기를 기다렸고

衣看尺漸長 옷은 한 자로 점점 커짐을 보았네

謳歌仍涕淚 칭송하다가 이어서 눈물을 흘리니

哀慶劇蒼茫 기쁨과 슬픔 몹시 아득하구나

三君同一殿 세 분의 군주 한 전각에 계셨고

新曜接重離 새로운 빛이 중리29)에 접하였네

國有千年恃 나라에 천년을 지속할 믿음이 있었는데

天胡萬姓欺 하늘은 어찌하여 만백성을 속이는가

霱光俄現隱 상서로운 기운이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니

玄理更然疑 오묘한 이치 다시 의심스럽네

案右今陳迹 책상 오른쪽은 이제 옛일이 되었으니

宸情觸目悲 성상의 마음은 눈 닿는 곳마다 슬퍼하네

仁孝元心得 어질고 효성스러움 원래 마음으로 터득하였으니

奎章半淚痕 성상이 직접 쓰신 행장 눈물자국 가득하네

新阡依日月 세월이 흘러 새로 무덤 조성되고

舊僚哭朝昏 관료들 아침저녁으로 곡을 하네

素帟藏書地 흰 장막은 서책을 보관하던 곳에 쳤고

靈輴受冊門 상여에 보책을 받던 문으로 나갔네

候庭知悉答 후정은 답을 잘 아실 테지만

猶似下傳言 그래도 전하는 말을 내릴 듯하네


공조 참의 이태중(李台重)


沃洲曾竢罪 진도에서 귀양을 살고 있었는데

一日赦書馳 어느 날 사면의 통지서가 날아왔네

震索神孫兆 진삭30)은 세손이 태어날 조짐이었고

麟符聖誕期 기린의 부절은 성인의 탄생을 기약하였지

院陪朱邸啓 강서원에서 세손을 모시고 아뢰었고

冊備綠車儀 책봉식 때 녹거를 갖추어 의식을 행하였네

恭想千官賀 공손히 관원들의 하례를 생각하니

邦基泰四維 나라의 기반 사방에 크게 펴지리라

命名宸鑑炳 이름을 지으니 성상의 감식안이 빛났고

嘉錫定非虛 경사 내려줌은 정히 헛되지 않았네

周業方占後 주나라의 왕업이 바야흐로 훗날을 기약하였으니

燕謨已在初 자손을 위한 좋은 계책 이미 왕업 초기에 있었네

生知從辨字 타고난 자질은 글자를 구분하였고

祖訓待開書 할아버지의 훈계는 책 펴기를 기다렸네

忍說陳衣夕 밤에 옷을 펼칠 때를 차마 말하리오

新裁僅尺餘 새로 만드니 겨우 한 자 남짓 되었네

祝慶含飴日 손자의 재롱 보는 날에 축하드렸고

罹災在抱辰 병에 걸린 것이 강보에 있을 때라네

瞻違金玉相 금옥이 서로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니

淚滿海山春 봄 산이 온통 눈물 바다네

德聖嗟無壽 덕 있는 왕손이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을 탄식하고

天高怨不仁 높은 하늘 어질지 않음을 원망하였네

行逢皆野叟 가는 걸음마다 들판의 늙은이를 만나니

哭嚮吊斯民 곡하며 조문하는 이 나라 백성이라네


병조 참의 윤심형(尹心衡)


自頌重輪慶 스스로 세손을 얻은 경사를 칭송하였으니

渾忘漆室憂 혼연히 칠실의 근심31)을 잊었네

湯孫又篤降 탕나라에 자손이 또 거듭 태어났고

周命屬申休 주나라의 운명은 하늘이 내린 복을 받았네

實賴三宗眷 실로 효종 현종 숙종이 돌보아주심에 힘입었으니

方祈百祿遒 바야흐로 온갖 복록 받기를 축원하였네

那知眄睞頃 어찌 알았으리 한눈파는 사이에

咷哭幻歌謳 칭송의 노래가 변하여 곡할지를

岐嶷龍章見 총명함은 군왕의 문장에 드러났으니

朝曛黼座隅 아침 햇살이 어좌에서 비쳤네

良知藹孝愛 타고난 자질은 효애가 넘쳤고

朗識辨之無 구분하지 못하는 것 없이 밝게 알았네

遐慶應綿瓞 원대한 경사 멀리까지 이어지리라 여겼는데

祥光忽隕珠 구슬은 갑자기 상서로운 빛을 잃었네

終違覩日表 끝내 등극하심을 보지 못하였으니

涕淚灑江湖 눈물을 강호에 흩뿌렸네

哀慶胡相敓 슬픔과 기쁨은 어찌 서로 빼앗는고

神天理或違 하늘의 이치 혹 어긋나는구나

隆名方係望 성대한 이름은 바야흐로 바람을 적은 것이고

遺諡遽揚徽 시호에는 갑자기 아름다움이 드러났네

講肆何由闢 강연의 자리 어떻게 열수 있으랴

眞遊竟不歸 선계에 노닐며 끝내 돌아오지 않으시리

傷心五章服 속상하여라 오장복이여

空作斂時衣 부질없이 염할 때의 옷이 되었네


부사직 홍중일(洪重一)


文子三朝日 문왕의 자손이 세 번 문안하던 날이요

湯孫篤降時 탕왕의 자손이 도탑게 내려올 때일세

喤聲貽哲命 우렁찬 울음은 밝은 명을 타고났으며

瑞彩接明離 상서로운 빛은 세자를 이었네

磐石璿宗固 왕족의 혈통 반석같이 공고하고

岡陵景福宜 국운은 크나큰 복이 마땅하리

於休綿瓞詠 아, 아름다움이 무궁하기를 노래하였고

曾卜萬年基 나라의 기업 영원할 것을 점쳤네

列祖那無佑 열조는 어찌하여 돕지 않았는가

生知赫厥靈 타고난 자질 그 신령함이 빛났네

字能纔晬辨 글자는 한 살이 되자 구분하였고

孝已不言形 효애는 말하지 못할 때 벌써 드러났네

象服光膺號 상복은 광채가 이름에 응하였고

歧容聳滿廷 헌걸찬 용모는 우뚝히 뜰에 가득하였네

猶疑霱雲裡 오히려 상서로운 구름 속인가 하였으니

苞鳳下瑤扃 아홉 빛깔 봉황이 아름다운 문에 내려왔네

日月瞻天表 해와 달이 천표를 바라보듯 하였으니

聰明肖聖人 총명함은 성인을 닮았네

有心應上帝 덕스러운 마음은 상제와 닮았으나

無祿奈吾民 박복한 우리 백성을 어이하랴

苑草猶含露 죽은 풀도 이슬을 머금었지만

欄花奄趁春 난간의 꽃도 문득 봄을 따라 시드네

佳城近京闕 세손의 무덤 도성에 가까워

髣髴戀昏晨 아침저녁으로 그리워하는 듯하였네

不盡重宸慟 다하지 못한 성상의 애통함을

奎章賁隧堂 무덤에 친히 기록하였네

情鍾開處飯 정성이 모여 가는 곳마다 밥을 먹을 것이니

淚濕弄餘璋 눈물이 남겨진 홀에 아롱지네

表德廞從簡 덕스러움을 따라 의식은 간소하게 하였고

遵名禮勿殤 이름을 따라 예는 상이라 하지 않았네

三宮號送靷 세 분의 궁에 오열하며 상여를 전송하니

天意竟茫茫 하늘의 뜻은 참으로 아득하여라


부사과 이양천(李亮天)


文子承華日 문왕의 아들은 좋은 때를 계승하였으니

神孫降不遲 세손 태어남이 늦지 않았네

多男初有喜 아들이 많아 당초에 기쁨이 있었고

受冊儼如儀 책문 받을 때 거동 엄숙하였네

質異嗟難養 바탕이 뛰어나 양육하기 어려움을 탄식하였고

天高未敢知 하늘이 높아 감히 알지 못하였네

向來稱慶極 지난번에 경사가 지극하다 말하였으니

稀闊百年時 백 년 동안 매우 드물었네

一國重三聖 한 나라에 세 분의 성상이 계셨으니

邦家史再書 나라 역사책에 다시 썼네

慶仍方至盛 경사는 이어져 한창 성대함에 이르자

哀爲篤生初 슬픔이 생겨나는 단초가 되었네

秀稟懷岐嶷 빼어난 품성에 영리함을 품었고

奇徵訝欻虛 기이한 징조 갑자기 사라짐이 의아하였네

羣憂況此日 백성들의 근심 더구나 이날에 있어서랴

荐慽念何如 거듭된 근심 어찌 생각하였겠나

儀物備成喪 의장 물품이 장례를 치르는 곳에 사용되었으니

威遲素綍長 희뿌연 상여 줄 길게 이어졌네

體尊名亦早 귀한 몸이라 일찍 세손으로 책봉되었으니

禮盛事逾傷 예가 성대하였지만 상이라고 말하지 않았네

書院移魂室 강서원이 혼실이 되었고

宮僚作輓郞 강서원 관료가 상여 줄을 잡는 낭관이 되었네

深哀萬年宅 깊이 무덤이 조성된 것을 애달파하니

偏近鳳城傍 궁궐 아주 가까운 곳이라네


우참독 이규채(李奎采)


上帝纔生聖 상제가 성인을 낳자마자

吾王政抱孫 우리 성상께서 세손을 안으셨네

宗祊光赫葉 종묘사직은 몇 대에 빛났으니

磐石奠深根 반석이 공고해짐을 하례하였네

商室奇祥發 상나라 왕실엔 기이한 상서가 일어나고

周家景福繁 주나라 왕실엔 큰 복이 많았네

羣情冞有係 뭇사람들 진실로 의탁할 곳 있으니

薄海頌聲喧 드넓은 바다에 칭송하는 소리 가득하였네

仁孝純天賦 어질고 효성스러움은 순수하게 타고난 바탕이요

生知性卽靈 태어나면서 아는 것은 성품이 영특해서라네

慕深丹扆隔 붉은 병풍 가로 막혀도 사모하는 마음 깊었고

歡聳玉音聆 성상의 목소리 들리면 기쁘게 귀를 세웠네

辨字堯文兆 글자를 아니 요임금 같은 문덕의 조짐이 있고

指方舜哲形 방향을 가리키니 순임금 같은 철인의 모습이라

佇期繩祖武 할아버지의 무덕 계승하기를 기약했으니

於萬億斯齡 아, 억만년의 장수를 누리리라

崇文堂翼翼 숭문당은 장엄하였고

象服五章新 상복은 오장복이 새롭구나

在抱凝如禮 강보에 안겨서도 예에 맞게 의젓하고

回呱儼若神 대답하는 울음소리 신처럼 엄숙하였네

滿庭驩不極 정원 가득 기쁨이 끝이 없었으니

匝域慶無垠 온 나라 끝없는 경사였네

是日周旋地 이날 행사를 치르던 곳에

宮僚忝小臣 궁료들 사이에 신도 참석하였네

瑞旭扶桑早 상서로운 빛 부상에 일찍 밝았고

光芒奈晦何 빛줄기가 어두워지는 것 어이하리오

院花朝露盡 정원의 꽃은 아침 이슬을 흠뻑 젖었고

宮草曉風多 궁궐의 풀은 새벽바람에 일렁이었지

人事川空逝 사람의 일 냇물처럼 쓸쓸히 가는구나

天時駟易過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斑衣猶篋裡 색동옷은 아직도 옷함에 있네

丹旐已山阿 만장 깃발 이미 산굽이를 도니

蒼茫天理錯 세상의 이치가 어긋남이 아득하네

曷慰聖心悲 어떻게 성상의 비통한 마음을 위로하리오

宛爾遊嬉地 즐겁게 놀던 모습 또렷하고

森然歧嶷姿 영리한 모습 우뚝하건만

誰能時啓膳 누가 때마다 수라상의 반찬 뚜껑을 열리오

今已失含飴 이제 손자랑 노는 재미를 잃어버렸고

紀實君王筆 군왕의 필로 사실대로 기록하였으니

昭垂不朽辭 불후의 글 영원히 전하리

開筵空屈指 서연이 열리길 헛되이 손꼽아 기다리는데

今日但靈帷 오늘 영유만 남았네

哀痛虛銜帶 애통하여라 빈 직함을 띠고

凄凉院直移 처량하구나 의령원을 지키러 떠나가네

忍忘三殿愛 차마 세 분 웃전의 사랑을 잊으리오

胡遽九重辭 어찌 갑작스레 궁궐에 하소연하리오

咽咽傳宮漏 오열하며 궁중의 물시계가 도니

千官雨泣時 뭇 관리들 눈물 줄줄 흘리는 때라네


부사직 신회(申晦)


陟降垂冥騭 오르내리며 어두운 곳에서 도움을 드리우니

神天篤景休 신이 하늘에서 큰 복을 내리셨네

祥輝符電夢 상서로운 빛은 번개가 북극성을 휘감는 꿈과 같았으니

英表炯星眸 빼어난 모습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도다

鶴禁重添慶 세자궁엔 경사를 거듭 더하였니

龍樓百不憂 세자는 전혀 걱정할 것이 없었네

吾東磐泰業 우리 동방 태산 반석 같은 왕업일 열렸으니

當日萬民謳 당일 만백성이 노래하였네

異質眞天縱 뛰어난 자질은 참으로 하늘에서 내리셨으니

孩提仰夙聰 아장아장 걷을 때부터 일찍 총명하였네

方名能自指 동서남북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隸字默先通 예서를 가르치지 않아도 먼저 알았도다

懿行由貽燕 아름다운 행동은 조상이 물려준 것이요

良知卽降衷 타고난 총명함은 하늘에 받은 것이라네

蒼茫誰予奪 아득히 누가 주었다 빼앗는가

難詰是高穹 높디높은 하늘은 따지기 어려워라

曾叨宮寀後 일찍이 궁료의 직임을 맡아

幸覩冊封儀 다행히 세손 책봉하는 의식 바라보았네

凝聽宣綸際 귀를 세우는 것은 윤음을 내릴 때였고

低躬拜聖時 몸을 숙이는 것은 성상에게 절을 할 때였네

鴻基綿籙永 큰 왕업 끝없이 먼 미래 길이 전해질 것이요

象服五章宜 상복은 오장복이 마땅하였네

萬事今嗚咽 모든 일이 지금은 목 놓아 울뿐이고

靈帷舊講司 혼이 머무는 휘장은 옛 강론하던 관사에 있네

慘悽西郭路 서쪽 성곽으로 가는 길 참담하고 처참하여라

那忍扈雲輧 어찌 차마 구름수레를 호위할까

嶷嶷猶疑覩 의젓한 모습 여전히 눈에 선하거늘

喤喤豈復聆 우렁찬 울음소리 어찌 다시 들을까

慶方期百世 경사가 백세까지 이어지길 바랐건만

筭遽止三齡 느닷없이 세 살로 그치는 구나

紀實宸章在 성상께서 직접 사실을 기록이 있으니

祗應照汗靑 공경히 역사책에 전해지리라


좌부승지 김선행(金善行)


甲觀維熊夢 세자가 꿈에 곰을 보고

神孫誕降休 세손이 태어나는 경사가 생겼네

三宗綿統緖 삼종의 혈통 이어지고

八域溢歌謳 온 나라에 칭송의 노래 넘쳐흘렀네

膺號元天定 이름을 받은 것은 하늘이 원래 정한 것이고

冊沖是國謀 어린 나이에 책봉한 것은 나라를 위한 계책이었네

乘雲何太遽 구름을 타는 것이 어찌 그다지도 급했던가

至恨永千秋 길이 천추의 한으로 남으리라

講書新刱院 강론을 하기 위해 새로 관사를 지었으니

僚屬廁微姿 궁료들 가운데 신도 참여하였네

佇待臨筵早 빨리 경연에 임하기를 우두커니 다렸는데

頻聞辨字奇 신기하게 글자를 구분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네

重宸常置膝 성상께서 항상 무릎에 앉히고

幼歲儼成儀 어린 나이에도 의젓한 모양새를 갖추었네

衋矣藏樓籍 서루에 보관한 책을 생각하면 애석하니

忍令舊館移 차마 전에 보관하던 곳으로 옮기게 하랴

申年何運會 임신년에 무슨 운에 맞았나

荐慽又今番 거듭된 근심에 또 이러한 일인가

聖祖無餘淚 성상에겐 남은 눈물 없으리라

新岡倣孝園 새 무덤을 효장세자 무덤을 본떴네

宮城密邇地 궁궐 매우 가까운 곳에 모시니

朝夕去來魂 아침저녁으로 혼이 왕래하리라

尙念仁天騭 항상 인자한 하늘이 복내림을 생각하니

將看桂實繁 계수나무 열매 무성해짐을 보리라

           

부사과 윤득양(尹得養)


歧嶷挺神表 총명함은 신명의 모습을 닮았고

溫恭著孝思 온순하고 공손함은 효심에 드러났네

侍餐恒啓會 수라상을 드실 때 곁에서 항상 반찬 뚜껑을 열어보고

曠省輒含洟 문후인사를 드리지 못할 때 문득 눈물을 머금었네

震邸弄璋喜 세자는 아들을 낳아 기뻐하셨으니

文堂受冊宜 숭문당에서 책봉식을 받았네

未言先辨字 말을 하기 전에 먼저 글자를 구분하였으니

聰慧驗天資 총명함이 하늘로부터 받은 것임을 증험하였네

惟憂勞聖慮 오직 성상의 염려를 수고롭게 할까 근심하였는데

不淑奈蒼穹 어떻게 푸른 하늘로 돌아가셨는가

在抱星眸闃 강보에 있던 초롱초롱한 눈동자 고요해지고

沖霄夜瑞空 하늘을 찌르는 상서로운 기운 사라졌네

豈無他日慶 어찌 다른 날 경사가 없겠는가마는

叵耐此時恫 이날의 애통함은 참기 어려워라

仰覩龍顔慽 우러러 슬픔으로 가득한 성상의 얼굴 바라보며

千官雨泣同 모든 관료 함께 눈물 비 오듯 쏟았네

象設西郊路 상설을 설치한 서쪽 교외 길로

晨星翣出遲 새벽녘에 운불삽이 서서히 나가네

城分雙闕近 성역은 두 궁궐 가까운 곳이고

山接五陵迤 산은 오릉과 이어졌네

從儉珠襦廢 검소함을 따라 주유32)는 입히지 않았고

銘幽寶墨垂 명문은 성상께서 쓰신 글이 남아있네

祗今芳草綠 지금 풀 향기와 초록이 무성하니

偏惹不歸悲 돌아가지 못하는 슬픔만 자아내네

贊讀恩除日 찬독33)을 제수 받은 날

講書直宿時 세손시강원에서 숙직하였을 때

縱云叨邇列 비록 시종신의 반열에 있었다고 하지만

那得望淵姿 어찌 침착한 그 모습 바라볼 수 있었겠는가

耿耿心猶結 마음에 여전히 아련하게 맺혀있으니

依依夢亦疑 아련한 듯도 꿈인 듯도 하여라

何由少伸禮 어떻게 조금의 예를 표할까

十里陪靈輀 십리 길 상여를 따랐네


부사과 홍낙성(洪樂性)


誰意西城外 누가 생각하였나 서쪽 성곽 밖에

太孫乃卜阡 세손의 무덤 정하게 될 줄을

空山驚節序 빈 산은 계절 바뀜에 놀라고

雙闕接風烟 대궐은 자욱한 안개에 쌓였네

哀慶無多日 슬픔과 기쁨이 오래되지 않았으니

去來欲問天 떠나가는 것 하늘에 묻고자 하네

紫虹徵半夜 자줏빛 무지개 한밤중에 희미하고

蒼籙佇千年 길상은 천년을 기다렸네

歧嶷神姿異 의젓한 신의 자태 기이하였고

聰明睿德全 총명하여 슬기로운 덕이 온전하였네

敎方隨指別 방향을 가리키자 손가락을 따라 구분하였고

識字未言先 글자는 말도 배우기 전에 먼저 알았네

擎冊祥雲裡 상서로운 구름 속에서 세손 책봉식을 하였고

膺名早旭前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이름을 받았네

盛儀三古絶 성대한 의장 삼고34)보다 뛰어났으니

徽頌八區傳 아름다운 칭송 온 나라에 전하였네

往跡花俱謝 지나간 자취 꽃과 함께 시들었으니

天時月幾圓 살아생전 달이 몇 번이나 둥글었던가

寢床歸寂寞 침상엔 적막함만 깃들었구나

扶膝僾蹁躚 무릎을 끌어안고 비틀거리며 흐느끼니

日覺龍顔瘦 날마다 성상의 얼굴 수척해짐을 알았네

雲迷鳳羽翩 구름 속 아득한 곳에 봉황이 날개 치니

懿光奎藻遠 직접 쓰신 글 후대에 아름답게 빛나리

嘉號玉碑堅 아름다운 휘호 옥 빗돌에 견고히 새겼네

那忍叨敦匠 어찌 차마 돈장35)을 맡으랴

增恫忝講員 세손시강원 관원이 되어 애통함을 더하네

只嫌傷聖主 다만 성상의 마음 상하게 할까 하여

不敢淚潸然 감히 눈물을 줄줄 흘리지 못하네


우익선 윤광찬(尹光纘)


甲觀庚秋慶 세자궁에 경오년 가을 경사가 있었으니

於皇列祖庥 훌륭한 역대 조종의 은덕이네

紅光徵啓漢 붉은 빛은 한나라를 여는 징조였고

朱芾卜綿周 주불36)은 주나라를 잇는 조짐이었네

震鬯重承體 왕통을 거듭 이어받으니

天家百不憂 왕가에 걱정할 것 하나 없었네

三君同一殿 한 전각에 세 분의 군주 계시니

玆事古聞不 이 일은 예전에도 듣지 못한 일이었네

往夏崇文閣 지난여름 숭문각에서

儀隆冊太孫 세손 책봉식을 성대하게 하였다네

五章承壽杖 오장복 입고 수장을 받들고

奕葉護靈根 대대손손 신령한 근본을 수호하시라

是日羣情聳 이날 뭇 신료들의 벅찬 마음

千年國勢尊 사직이 천년을 이어가리라 여겼네

如何啓殯夕 어떻게 세손을 계빈37)하는 밤에

周歲尺斯軒 일년 만에 또 이 건물에서 하였나

忍聞稱夙悟 차마 어릴 때 똑똑했다고 하는 말 듣겠나

龍袞淚隨言 곤룡포에는 눈물이 말씀을 따라 떨어지네

已辨許多字 벌써 많은 글자를 구분하였고

先根百行源 효는 온갖 행실의 근원이니 

異資生匪偶 타고난 뛰어난 자질 짝할 이 없었네

神理奪何冤 신령의 이치 빼앗아 간들 어찌 원망하랴

密邇城西卜 도성 가까운 곳 서쪽에 묘역 정하였으니

悽悲聖意存 애달파하는 성상의 뜻이라네

當日傷心事 상여 떠나는 날 상심한 일은

候班仍哭班 조현할 때의 반열이 그대로 조문하는 반열이 되었네

門無老璫下 문에 늙은 환관 없는데

霤擧尺衣斑 유38)에 한 자 남짓 되는 색동옷 걸려있네

院直他司寄 세손시강원 숙직을 다른 관사에 맡기고

樓書舊館還 시강원 서루에 있던 책 옛 관사로 옮기고 나니

惟餘僚屬在 오직 관료들만 외로이 남아

踽踽涕空潸 하염없이 눈물을 부질없이 흘리네

獨帶宮銜久 홀로 직함을 띤 것 오래되었으니

居然十朔來 어느덧 열 달이나 되었구나

尙思晬盤賀 돌잔치 축하하던 모습 아직까지 생생하건만

惟趁襲床陪 세손 염습하는 상을 배종하고 있네

職事終敦匠 장례 치르는 일 감독하였고

悲情寄飾縗 슬퍼하며 상복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네

偏傷景化路 경화문 길에서 몹시 상심하니

寂寞長新苔 적막하게 새로 이끼가 자라네


종부시 정 유언국(兪彦國)


季歷生昌聖 계력39)이 문왕 창을 낳자

周人賀太王 주나라 사람들 태왕에게 축하하였네

泰平庚午歲 태평스런 경오년에

景運我東方 큰 기운이 우리 동방에 뻗쳤네

黃道重輪耀 황도40)에는 세자가 빛났고

靑霄紫氣長 푸른 하늘에 자줏빛 기운 길게 뻗쳤네

萊衣抱孫慶 색동옷 입은 세손 품에 안은 경사가 있었으니

未見古虞唐 옛날 순임금과 요임금도 보지 못한 것이라네

伯陽生指李 노자는 태어나면서 이 자를 가리켰고

帝嚳本神靈 제곡41)은 본래 신령스러웠네

姆抱無兒戲 유모가 안아도 아이의 장난치지 않았고

孩提若孝經 어릴 적에도 효경의 법도와 같았네

敎方寧六歲 방향을 가르쳐 줌 어찌 여섯 살에 하겠는가

識字已朞齡 이미 한 살에 글자를 알았는데

嗇壽知何理 수명에 인색한 것은 무슨 이치인 것인지

天高怨窅冥 높은 하늘이여 알지 못함이 원망스럽네

縟禮天中節 단오에 세손 책봉식을 행하고

徽稱閣下尊 아름답게 각하라 불렀네42)

宮園桃結子 궁궐 정원엔 복숭아나무에 열매가 맺혔고

御砌竹生孫 대궐 섬돌 대나무에 죽순이 돋았네

是日千官賀 이날 조정의 관료들 하례를 드렸으니

前年明政門 지난해 명정문43)에서 있었던 일이었네

俄須哀慶變 기쁨이 슬픔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니

痛哭欲無言 통곡하며 말을 하고자 하지 않았네

杖几前冬隔 지난겨울 동안 궤장을 짚지 못하여

離違若悵焉 만나러 오지 못함을 슬퍼하였네

扶床頻整服 상을 부여잡고 옷깃 가다듬으며

習拜爲朝天 절하는 모습 익히니 조회하는 듯하였네

本院曾臣直 강서원에 근무한 적이 있었으니

醫官此事傳 의관이 이 일을 전하였네

今何便長訣 지금 어찌 문득 긴 이별하랴

御側侍無年 곁에서 모신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素帟崇文閣 숭문각에 흰 장막 설치되고

朝晡備前儀 아침저녁으로 어전에 의장을 갖추네

依如俎豆事 제사 지내는 그릇을 설치하는 것이

若設戲嬉時 마치 장난할 장난감을 설치하는 것 같았네

親酌哀哀咽 친히 술 따르며 애처롭게 우는구나

宸章字字悲 성상께서 직접 쓰신 글자마다 슬픔이 베었네

玉音聆每喜 목소리 들으면 방긋방긋 웃었으니

胡乃漠無知 어찌하여 까마득히 몰랐던가

傳白無高喚 소리쳐 부르지 않았던가

別監哭舊宮 별감이 옛 궁에서 우는구나

春光如去歲 봄빛은 지난해와 같고

花事又東風 꽃이 피어 또 봄바람이 부니

覽此悲陳迹 이 슬픈 지난날의 자취에

將何慰聖衷 어떻게 성상의 마음 위로하리오

新阡京闕近 새로 조성한 무덤은 도성 가까운 곳이라

雲氣暮朝通 구름기운 아침저녁으로 왕래하리라

日聞衣尺長 날마다 옷이 한 자가 넘었다는 말 들었으니

儼有聖人儀 의젓하게 성인의 위의가 있었네

顒俟挾經侍 경서를 가지고 모시기를 공손히 기다렸는데

忍言執紼隨 상여 줄을 잡고 따름을 차마 말할 수 있으랴

傷心移舊院 옛 관사로 옮김을 상심하니

掩涕直他司 눈물을 훔치며 다른 관사에서 숙직하였네

二十前僚屬 스무 살 되지 않은 관료들이 

宸綸奉讀悲 윤음 받들어 애달프게 읽네


한성 부판윤 박문수(朴文秀)


祥光夜徹紫微躔 상서로운 빛이 밤에 대궐에 비치더니

日角星眸望儼然 훤칠한 이마 초롱초롱한 눈망울 바라봄에 의젓하였네

小邸徽稱若干歲 세손에게 휘호를 어린 나이에 내렸는데

東邦厄運奈何天 동방의 액운은 하늘의 뜻임을 어찌하리오

龍樓遽失含飴樂 궁궐에서 갑자기 세손의 재롱을 보는 즐거움을 잃었으니

燕翼終孤立敎篇 자손을 위한 계획 끝내 입교편을 강론하지 못했네

惟有幽宮城闕近 세손의 무덤은 대궐 가까운 곳에 있으니

英靈晨夕五雲邊 영특한 영혼은 아침저녁으로 성상 곁을 찾으리라

沖齡歧嶷大人儀 어린나이에 의젓한 성인의 거동이 있었고

一殿三君百祿宜 한 전각에 세 분의 군주 계시니 모든 복이 넘쳤네

勸膳承歡由至性 반찬을 권하며 즐겁게 한 것은 타고난 천성이었고

指方辨字近生知 방향을 가리키고 글자를 구별한 것은 타고난 것이네

未離于抱能如是 강보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이와 같았으니

若假之年大有爲 몇 년을 더 살았더라면 큰 성취가 있었을 것을 것이네

俎豆陳如嬉戲日 제사 음식 진설하는 것이 소꿉놀이 하던 때와 같으니

可堪宸淚灑花枝 꽃가지는 성상의 눈물을 감당할 수 있으려나

吾王孝悌行之源 우리 성상께선 효제를 행함을 근원이 있으니

靈杖萊衣晩福繁 성상이 기로소에 들고 세손을 본 것 만년에 복이 많았네

三葉重光符聖祖 삼대 중광44)은 성조와 부합하였으니

萬年洪業在神孫 만년토록 제왕의 사업 세손에게 있었네

羣情八域同延頸 백성과 온 나라에서 함께 목을 빼고 기다렸는데

御誄重泉遽返魂 성상의 뇌사로 저승에서 갑자기 혼이 돌아오려는가

佳節天中空物色 아름다운 시절인데도 물색은 공허하고

繐帷長掩講書軒 세유45)가 길게 강서헌을 덮었네

微臣官忝傅師間 미천한 신은 사부의 자리에 끼어

盛禮恭瞻寶冊頒 성대한 예식에서 보책을 하사한 것을 공손히 바라보았네

法座高臨欣置膝 법좌46)에 높이 임하여 세손을 기쁘게 무릎에 앉혔는데

荒郊久遯恨違顔 황량한 교외로 오래 쫓겨나 얼굴을 보지 못한 것 한스럽네

方期北斗遙躋筭 바야흐로 세손이 아득히 왕좌에 오르기를 기약하였는데

何意西園忽起山 서쪽 동산에 갑자기 산같은 무덤이 생기는 것 무슨 의미인지

少效忱誠惟此日 작은 정성 바칠 것 오직 이날만 있기에

白頭敦匠淚潸潸 노년에 장례를 감독하니 눈물 줄줄 흐르네


지중추부사 홍계희(洪啓禧)


紅雲一朶放神光 붉은 구름 한 송이 신비한 빛을 발하고

列祖洋洋抱送祥 열조께서 한가득 상서로움을 안겨주셨네

果識橫庚當午會 횡경47)이 오회48)임을 참으로 알겠거니

齊言太戊肖玄王 일제히 태무49)가 현왕50)을 닮았다고 말하였네

若干衣尺看看長 작은 몸집 볼 때마다 자랐고

多少書形默默詳 얼마간의 글자는 말하지 못하는데도 알았네

徽諡那能摸畫盡 내린 시호에 어찌 다 그려낼 수 있으리오

梁昭明懿壽非殤 양나라 소명 태자51)의 훌륭함은 장수라 하고 상이라 하지 않네

天人啼笑瞥回頭 천인이 울고 웃음을 머리 돌리는 순간에 언뜻 보았지

一氣淸英不自由 한 기운 맑고 영특하여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라

纔喜泰磐基豫建 태산 반석 같은 왕업을 기뻐하며 세손을 막 세웠는데

忍敎璋芾送眞遊 차마 홀과 슬갑을 차마 신선이 노는 곳으로 보내리오

沖齡僅滿乾三畫 나이는 겨우 건괘의 세 획도 채우지 못했거늘

昭質終歸墍四周 훌륭한 이 끝내 돌아가니 무덤의 사방을 흙벽돌로 둘러쌓았네

有道曾孫雲陟遽 법도 있는 증손은 구름에 올라가는 것이 왜 이리 갑작스럽던고

九重何以慰長秋 구중궁궐에 무엇으로 긴 세월을 위로할거나

重輪月色又重之 왕세자의 달빛이 또 중첩되었으니

三少三公捧冊時 삼소52)와 삼공이 책문 바칠 때로다

瓊饍日中如欲進 수라상을 올릴 때마다 나아가고자 하는 듯하였고

玉音天近每先知 성상의 목소리 가까이 들리면 매양 먼저 알아챘네

飛回禖燕三春盡 삼신할미가 보낸 제비 날아와 세 번의 봄 지났는데

瘞去祥麟八域悲 상서로운 기린 묻으니 온 나라 애달파하는구나

洞澈九京雲漢耀 조상의 무덤가엔 은하수 환하게 빛나고

貞珉字字淚垂垂 빗돌 글자 글자마다 눈물을 뿌렸네

               

부사직 황재(黃梓)


小邸喤喤降不遲 세손이 우렁차게 울며 제때에 태어나고

中宵紫氣暎罘罳 한밤중에 자줏빛 기운이 궁문에 비쳤네

天心大見貽孫日 하늘의 마음 크게 드러나니 세손을 점지하던 날이요

邦本重增捧冊時 나라의 근본이 거듭 더해지니 책보를 받들 때였네

幼嶷漸從衣尺進 어렸어도 의젓하여 몸도 점점 자랐고

聖憂偏切藥囊移 성상의 근심 너무나 절실하여 약주머니를 옮겼네

晬盤弄玉還如昨 돌상에서 옥을 가지고 장난한 것이 도리어 어제 일 같은데

誰慰楓宸失抱悲 누가 어린 세손을 잃은 성상의 슬픔을 위로하리오

神聖之姿豈偶然 신성한 모습이 어찌 우연한 것이겠는가

英明聰哲曠無前 총명하고 영특함이 전무후무하였네

生知日月乾坤大 나면서부터 해와 달, 땅과 하늘이 큼을 알았고

字辨君臣父子先 글자도 임금과 신하, 아비와 아들을 먼저 구분하였네

誰謂芳齡三歲止 누가 꽃다운 나이 세 살에 멈출 줄 알았겠는가

空留宸錄萬人傳 성상께서 쓴 행장만 부질없이 남아 만인에게 전하네

靑烏吉卜王城近 지관이 왕성 근처에 묏자리를 잡았으니

㫌翣依遲孝感天 명정과 운삽이 느릿느릿 감에 효성은 성상을 감동시켰네

               

부사직 이정보(李鼎輔)


誕月祥光繞斗垣 태어난 달에 상서로운 빛이 북두성을 둘러쌌고

慶關宗社降文孫 경사는 종사에 관계되니 법도 있는 세손이 태어났네

學言先識君臣字 말을 배우기도 전에 군신의 글자를 알았으니

已自沖齡氣象尊 벌써 강보에 있을 때부터 기상이 출중하였네

聰明慈孝本然天 총명하고 효성스러움은 하늘로부터 타고난 것이니

三殿鍾情慰晩年 세 분의 웃전께서 사랑을 쏟으니 늘그막에 위안이 되었네

婉㜻斑衣猶未尺 색동옷 입어 앙증맞은 모습 한 자도 되지 않았으나

厭華純性驗家傳 화려함을 싫어하는 순박한 성품은 집안의 내력임을 증험하였지

在抱天然拜跪宜 강보에 있을 때 천진스럽게 무릎 꿇고 절하는 것이 법도에 맞았고

儼如領會命封辭 의젓하게 이해하는 모습에 책봉하는 명을 반포하였네

一春纔返崇文閣 한 봄을 지나 막 숭문각으로 돌아갔는데

庭賀旋成哭殯儀 하례하던 조정에서 빈소에 곡을 하는 의례를 치루었네

天廚進膳輒興悲 사옹원에서 반찬을 올릴 때 문득 슬픔이 일어나고

勸箸床頭想睿姿 상머리에서 수저를 권하던 세손의 모습 생각나네

近卜城西新兆吉 도성 서쪽 가까운 곳에 새로 묏자리를 만들었으니

龍樓要寓望中思 대궐에서 바라보며 그리워하고 자 한 것이라네

宮草萋萋鎻綠苔 궁중의 풀은 무성하고 자물쇠엔 녹색 이끼가 끼었구나

講書院閉幾時開 강서원의 문이 닫혔으니 어느 때에 다시 열리련가

吾王積德猶餘慶 우리 성상께서 쌓은 덕 오히려 남은 경사 있으리니

竚見綿綿晩祉來 끊임없이 만년에 복이 오기를 우두커니 기다리네


이조 좌랑 임희교(任希敎)


紅瑞徵中夜 붉은 상서로움이 한밤중에 조짐을 보이니

孫星接兩離 손성이 해와 달에 접했네

詩騰百世頌 시를 지어 전하기를 백대를 칭송하였고

冊備五章儀 책봉식에 오장복을 갖춰 입고 의례를 행했지

孝愛由心得 효애는 마음으로 터득하였고

方名以手知 동서남북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네

鳩筇仍彩服 비둘기 새긴 지팡이를 짚고 색동옷 입을 입혀

朝夕抱爲嬉 아침저녁으로 안고 얼렀지

篤降應非偶 하늘이 내려준 재주는 짝할 이 없었거늘

眞遊奈倏催 선계에 노니는 것을 어찌 재촉하였던가

長違萬姓祝 만백성의 축원과는 길이 어긋났구려

曷慰聖情哀 어찌 성상께서 가슴 아파하는 마음을 위로하랴

墓草萋如夢 묘소의 풀은 무성하니 꿈만 같고

宮花爛自開 궁궐의 꽃은 흐드러지게 절로 피었네

雲章述遺蹟 손수 지으신 문장은 세손이 남긴 자취 서술하니

永古賁泉臺 옛 무덤 저승길에서 영원하리라

診席辛年夏 신미년 여름 진찰하는 자리에

岐容御膝前 의젓한 용모로 성상의 무릎 앞에 앉아 있었네

輝光瞻出日 빛나는 광채 뜨는 해를 바라보는 듯하였고

康復荷皇天 하늘의 도움으로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랐네

慶溢洪基鞏 경사가 넘치니 왕업의 기반이 공고해졌고

祈深景福延 오래오래 큰 복 받기를 빌었는데

笑咷俄幻變 웃고 우는 것 종잡을 수 없으니

追憶倍潸然 추억하자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흐르네


부사과 조중회(趙重晦)


甲觀紅光繞 세자궁에 붉은 기운이 돌더니

宗祊景運休 종묘사직에 경사스런 복이 생겼네

嶷岐承鶴邸 의젓한 모습 세자를 닮았고

含弄供龍樓 대궐에서 재롱을 떨었네

麟趾騰周頌 세손은 주나라에서 칭송한 것보다 훌륭하였고

星輝叶漢謳 빛나는 별은 한나라 노래에 부합하였네

臣民俄雨泣 신하와 백성들 갑자기 눈물을 비오듯 흘리니

萬事劇浮漚 모든 일이 갑자기 물거품처럼 되었네

不言辨文字 말을 하기 전에 글자를 구분하였고

孝愛知能良 효애는 천성으로 타고난 것이었네

異表元天縱 의젓한 모습 원래 하늘로부터 타고났으니

令譽已日彰 훌륭한 명성은 이미 해처럼 빛났네

彤庭纔錫冊 궁궐에서 세손 책봉식을 하지말자

泠馭遽陞皇 이성을 떠나 갑자기 하늘로 올라갔네

千載留徽蹟 천년 동안 아름다운 자취 남기려니

哀傷溢御章 애통하고 상심함 직접 쓰신 행장에 넘쳐났네

十月燕山使 시월에 연경으로 사신 갔다가

經春方始歸 봄이 지나자 막 돌아왔네

久違書院直 강서원에서 숙직하지 못하였고

遙隔候班儀 문후하는 반열에 끼이지 못하였네

鶴野哀音遽 요동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고

龍灣望哭遲 의주에서 늦게 망곡례를 하였네

微臣慟益切 미천한 신하의 애통함은 더욱 절실하니

捫涕獻些詞 눈물을 닦으며 몇 줄의 뇌사를 바치네


부교리 임집(任 王+集)


吾東景運喜生逢 우리나라에 크고 기쁜 운을 만나

天挺神孫百福鍾 하늘이 세손을 주시니 온갖 복이 모였네

三殿兩宮嘉悅遍 세 분의 웃전과 세자궁과 빈궁의 경사에 몹시 기뻐하셨고

縟儀光擧五章封 성대한 의식 빛나게 거행하여 오장복으로 책봉하셨네

亘夜祥輝護祿車 밤새도록 상서로운 빛이 녹을 실은 수레를 보호하였고

大人儀度歲周初 대인의 거동과 모습 갖춘 지 일 년 되는 때였네

君王几杖常臨視 군왕께선 궤장을 짚고 항상 직접 가서 보셨으니

侍御前頭筭辨書 모시는 자리에서 산가지로 글자를 구분하였네

講書院對從司開 강서원을 관사를 상대하여 설립하였으니

輪直宮官慶昵陪 번갈아 근무하는 궁관은 가까이서 모시는 경사를 입었네

日有白辭呈閣下 어느 날 아뢰어 합하의 호칭을 올렸는데

高聲呼喚別監來 큰소리로 울부짖으면서 별감이 와서 소식 전하였네

飈馭蒼茫不可攀 바람이 몰고 가듯 창망하여 잡을 수 없었으니

新編行錄自天頒 새로 적은 행록을 성상께서 반포하셨네

心傷那忍成聲讀 마음 상하여 어찌 차마 소리 내어 읽을 수 있으랴

寶墨全和玉涕斑 쓰신 글자 글자마다 성상의 눈물 함께 얼룩졌다오

何賦之豐壽不長 어찌하여 넉넉한 자질 부여받고도 수명은 길지 않던가

八方蘄仰墮冥茫 온 나라가 바라고 앙망했던 것이 아득해졌네

纔聞衣尺隨年進 막 옷의 크기가 나이에 따라 늘어간다는 말 들었는데

謾遣徽稱二字揚 부질없이 아름다운 시호 두 자 바람에 흩날리게 하였네

春歇鶯花已綠陰 봄날 꾀꼬리도 그치고 꽃도 시들어 이젠 녹음이 짙고

崇文堂闃繐帷深 숭문당에 인기척이 없고 흰 장막 무겁게 쳐있네

爭堪觸境成陳跡 어찌 눈길 닿는 곳마다 지난날의 자취가 서린 것 보랴

未敢悽辭慽聖心 애사로 애달픈 성상의 마음 감히 무슨 말을 하리오

羣巒窈窕抱成園 뭇 산이 그윽하고 아늑하게 감싸 의령원을 이루었으니

象設西郊坐亥原 상설은 서쪽 교외 해좌 언덕에 설치하였네

京闕相望無十里 대궐과 서로 마주 보이니 십리를 넘지 않은 곳이라

英靈應復戀晨昏 영명한 신령은 아침저녁으로 문안드리리라

得伸誠禮扈輴朝 정성을 다하여 예를 펼쳐 상여를 따르는 아침에

別是恩音眷舊僚 별도로 말씀을 내려 옛 관료들을 돌아보셨네

當日問安趨走地 운구하는 날 아침 문안드리고 달려가서

淡袍陪哭寸腸銷 제복을 입고 곡을 하니 애간장 녹네


예조 참의 윤봉오(尹鳳五)


喤喤筦簟慶高禖 우렁차게 우는 자리에서 삼신할미에게 경하하였으니

尼父庚年抱送來 공자가 경년에 강보에 싸서 보낸 분일세

一夜歡聲騰瑞彩 밤새 환호성 울리고 상서로운 빛이 올랐고

紅雲幾道滿天廻 붉은 구름 몇 가닥이 온 하늘에 가득히 돌았네

指姓亦能兼指方 자신의 성 자를 가리키고 동서남북도 가리켰고

常時解字到偏傍 늘 글자를 알아 편과 방을 구분하였네

心靈不待通於口 마음의 신명함은 말해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통하였고

發處如神默處藏 드러난 곳은 신령한 듯하였고 묵묵한 곳은 감추는 듯하였네

孩提知愛卽良知 어릴 적에 효애를 알았으니 바로 타고난 것이요

聖器先看繞膝時 세손의 도량은 먼저 성상의 무릎 위에서 있을 때 알았네

每向御盤催下箸 매번 수라상을 향해 젓가락질 재촉하는 것이

似憂文食日中遲 좋은 음식 제때에 먹지 못할까 근심하는 듯하였네

稟生天地氣淸明 천지로부터 타고난 품성이라 기운이 맑고 밝으며

還以淸明減夢齡 도리어 맑고 밝음으로 나이 더하는 꿈을 줄였네

二十月中咷笑幻 이십 개월이 지나서 웃음이 갑자기 울음으로 변하였고

欲窮神理憯冥冥 신령의 이치를 따지고자 하지만 아득한 것에 슬퍼하였네

宮日凄凄宮草菲 궁궐에 비치는 해는 처량하고 풀은 시들하구나

宮官初罷哭班歸 궁관의 숙직 파하자마자 곡하는 반열에 끼였네

侍姬掩抑悲相對 시녀들의 울음소리 참으며 슬프게 서로 바라보았고

泣把斑衣作斂衣 눈물을 흘리며 색동옷을 염하기 위한 옷으로 만들었네

晉禮流傳詎用殤 진나라 예가 전해지니 어찌 상이라 하겠는가

周家亦道室家王 주나라 왕실은 또한 도가 왕가의 집이라네

新阡咫尺宸居近 새로 조성한 묏자리는 궁궐과 아주 가까우니

晨夕魂應路不忘 아침저녁으로 혼이여 응당 길을 잃지 않으리

至哀流出聖人文 지극한 애사는 성상께서 눈물을 흘리며 쓰신 것이니

幽室持歸尙御薰 저승으로 지니고 가면 오히려 향내가 나리라

千古肯忘離抱慟 천고에 강보에서 떠나는 아픔을 잊겠는가

一堂曾頌並三君 한 궁궐에 세 분의 군주 계심을 칭송하였네

半夜廞儀南郭門 한밤중에 장례 행차 성곽 남쪽 문에 벌여놓았고

千官哭送向西原 모든 관료들이 곡하며 전송하여 서쪽 언덕을 향했네

蓮池逝水曾嗚咽 연꽃 핀 못 흐르는 물소리 오열하였으니

月墮星沈瞹欲昏 달이 지고 별이 지니 흐릿하게 어두워지고자 하네

               

부사과 김문행(金文行)


聖澤涵濡大 성상의 은택에 흠뻑 젖었으니

孫躔象緯光 손성이 상위53)에서 빛났네

周原綿瓞慶 주나라 언덕엔 오래도록 경사 있었고

漢殿毓蘭祥 한나라 궁전엔 상서로운 난초 자랐네

仁孝元根性 어질고 효성스러움은 원래 타고난 바탕이요

聰明迥出常 총명함은 무리 중에 아주 출중했네

師心能辨字 마음을 스승으로 삼아 글자를 구분하였고

信手自知方 동서남북을 알아 손으로 가리켰네

歧嶷由天縱 영특함 또한 하늘로부터 비롯한 것이었고

溫文待日將 온화하고 문아하여 날로 진보하기를 기다렸네

沖年儼器度 어린 나이에 기량과 법도가 의젓하며

寶冊早煒煌 보책이 일찍이 빛났네

靈籙從玆永 재위가 이로부터 영원하리

斑衣逐歲長 색동옷은 해를 따라 커져갔네

微臣忝院屬 미천한 신이 강서원에 관료로 임명되었으니

禁直邇文堂 대궐에서 숙직하니 숭문당과 가까웠네

望閤香烟靄 합문을 바라보니 향불 연기 자욱하였고

趨班步武蹌 반열을 따라 종종 걸음 치며 걸었네

羣僚初備額 뭇 신료들 당초에 액수만 채운 것이요

緗帙爛盈床 담황색 책갑이 찬란하게 책상에 가득하였네

佇繼書筵講 서연 강의를 계속하기를 기다렸으니

行看懿德彰 아름다운 덕이 창연함을 보았네

輿情知有係 뭇사람들의 마음 바람이 있음을 알았고

邦運仰逾昌 나라의 운수 더욱 창성하기를 바랐네

方演星輝頌 사방에서 흘러 별이 빛나 듯 칭송하였는데

遽驚飈馭颺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세차게 붊에 놀랐네

長辭丹鳳闕 대궐 문에서 영영 이별하였으니

遙陟白雲鄕 아득히 백운향으로 올랐네

寶筭三齡短 나이 세 살에 단명하였으니

芳徽二字揚 아름다운 명성에 맞게 두 자를 올렸네

悲歡俄幻易 슬픔과 기쁨이 문득 바꿨었으니

倚伏劇蒼茫 갑자기 복이 변하여 화가 된 것 창망하였네

萬事風燈迅 모든 일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빨리 꺼지니

千官雨泣滂 모든 관료들 눈물을 비 오듯 흘렸네

雲章徵實蹟 성상께서 쓰신 행장에 사실대로 기록하였으니

角麓占新岡 산기슭 모퉁이에 새로 무덤을 조성하였네

鳳綍飛花襯 군왕의 조서 꽃이 날려 떨어지는 듯하였고

龍池逝水忙 대궐 안의 연못 바삐 흘러가네

叨陪輿衛後 외람되이 상여 뒤를 따랐으니

惻愴舊班行 슬프게 옛 반열에 끼였네

           

한붕사 우윤 이일제(李日躋)


湯孫文子百祺宜 탕왕의 손자요 문왕의 아들이니 온갖 복이 마땅하였고

筦簟祥輝繼兩離 우렁차게 태어나면서 상서로운 빛 해와 달을 계승하였네

年未能言先辨字 아직 말도 배우기 전 나이에 먼저 글자를 구분하였고

衣纔盈尺儼成儀 키는 한 자를 겨우 자랐는데 거동이 의젓하였네

眞遊怳惚何嗟及 신선이 노니는 곳 황홀하니 어찌 차마 탄식하겠는가

神理蒼茫莫敢知 신령의 이치 아득하니 어찌 감히 알리오

院輟講書還素幄 강서원에서 강서를 그치고 도리어 흰 장막을 드리웠고

千官雨泣返如疑 모든 관료 눈물을 흘리면서도 돌아오리라 여겼네

獲覩崇文置膝娛 숭문당에서 성상의 무릎에서 재롱떠는 모습을 보았으니

怳如初日出東隅 아침 해가 막 동쪽 모롱이에서 떠오르는 듯 황홀했네

璿源允襲三宗緖 종묘사직은 참으로 삼종의 혈통을 이었으니

磐石將期萬世圖 왕업이 반석 같아 만대를 기약하였네

生篤姬昌天所祐 돈독하게 우리나라에 세손이 태어난 것은 하늘이 도운 것인데

降同尼聖命奚殊 공자와 같은 날에 태어났지만 어찌 명은 달랐나

永傷九地無春色 저승에서 오래 슬퍼하는지 봄빛도 사라지고

觸眄花枝玉涕濡 눈길 돌리는 꽃가지에 눈물 떨어지는구나


예조 참판 김상익(金尙翼)


斑衣纔尺五章尊 색동옷 겨우 한 자 되었을 때 오장복을 입고 책봉식을 하였고

几杖吾王始抱孫 지팡이 짚으신 성상께서 비로소 세손을 안으셨네

要識三宗千歲托 효종 현종 숙종이 뒷날을 부탁하신 뜻 알 것이니

祥光先報景春園 상서로운 빛 먼저 경춘원에 비췄네

沖年儼有大人儀 어린나이에 의젓하여 대인의 위의가 있었으니

孝始文王一飯時 효는 문왕이 한 숟가락 밥을 먹는 곳에서54) 시작되었네

手指屛間能幾字 손가락으로 병풍 사이를 가리키니 몇 글자를 알았으니

宮僚日待講書期 궁료들은 날마다 강서원이 열리기를 기다렸네

平明步輦太孫宮 새벽이면 보련을 타고 세손궁으로 가셔서

啼笑龍顔悅豫中 울다가 웃으면 성상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네

昨日歡娛今日淚 어제는 기쁘고 즐거웠건만 오늘은 눈물뿐이요

花枝依舊又東風 꽃가지는 전과 다름없고 또 봄바람이 부네

崇文歌哭一堂幷 숭문당에서 곡을 하여 온 당에 펴졌으니

殯幄依然冊禮成 빈소에서 의연히 시호를 올리는 책례를 하였네

物色不隨人事變 물색은 사람의 일 따라 변하지 않으니

宮鶯猶似去年聲 궁궐의 꾀꼬리 소리도 작년에 울던 소리와 같네

松栢城西近五雲 소나무와 잣나무 우거진 성곽 서쪽에 오색구름이 끼였으니

傷心忍讀誌幽文 상심하여 차마 묘지문의 글을 차마 읽지 못하네

東園董役今無地 세자궁을 감독할 곳 이제 없어졌으니

頭白人間淚自沄 늙은 나이에 세상에서 눈물이 절로 흐르네


부사직 김광세(金光世)


尙憶紅光亘斗墟 생각하니 붉은 빛 북두성에 뻗쳤고

孫星應瑞降生初 손성이 상서로운 기운에 응하여 처음 태어났네

學言指別東西位 말을 배우며 동서남북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구분하였고

識字心通六十餘 마음으로 통해 글자 육십 여 자를 알았네

星眸鳳質帝王徵 빛나는 눈동자에 봉황의 자질은 제왕이 될 징조였고

一殿三君聖繼承 한 전각에 세 분의 군주가 계셔 성스러움을 계승하셨네

衣尺仍裁五章服 옷이 점점 자라 이윽고 오장복을 입으시자

爭瞻璇極日方昇 다투어 천상을 바라봄에 해가 막 떠오르는 듯하였네

聰明慈孝復溫文 총명하고 효성스러우며 다시 온화하고 예의 바르네

允矣吾王有道孫 진실하도다 우리 성상께서 법도 있는 손자를 두심이여

乍曠龍顔猶帶慽 성상의 얼굴 잠시라도 보지 못하면 걱정이 얼굴에 가득하였고

遠聆天語輒爲欣 성상의 말소리 멀리서 들리면 발을 구르며 좋아하였지

百年期祝休三歲 백년을 기약하며 축복하였더니 세 살에서 멈추었구나

一夜哀號動六宮 어느 날 밤 울부짖는 소리 온 대궐을 울렸고

咫尺城西開隧道 도성 가까운 서쪽에 저승길을 열었네

祗應依近慰宸衷 삼가 가까이서 성상의 마음 위로하길 바라지만

含飴抱弄宛容儀 세손의 재롱떠는 모습 눈앞에 완연하네

何恨重宸觸境悲 얼마나 한스럽던지 대궐의 눈길 닿는 곳마다 슬픔뿐이네

臨膳忍忘曾啓盖 수라상 반찬 뚜껑 열던 모습 차마 잊을 수 있을까

看花倍憶舊攀枝 꽃을 보면 꽃가지 움켜쥐던 옛 모습 더욱 생각나네

紀實宸綸泣鬼神 사실을 기록한 성상의 글 귀신도 눈물 흘릴 것이로다

揄揚嘉號信千春 아름다운 휘호 드러내 보이니 참으로 장수하리라

貞珉忍見書薨字 빗돌엔 차마 훙 자를 쓴 것을 못하였으니

無祿吾東歲在申 복 없는 우리 동방 때는 바로 임신년이라네


부사직 조영국(趙榮國)


神孫載夙繼明離 세손께서 이른 나이에 세자를 계승하였으니

日角星眸骨相奇 훤칠한 이마에 빛나는 눈동자 기이한 골상을 지녔다오

纔聞晏室紅光繞 사실에 붉은 빛이 띄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忍見文堂素仗移 숭문당에서 소장 옮기는 것을 차마 보겠는가

厥初靈悟異尋常 막 태어났을 때 영특함은 매우 남달랐으니

口未能言手指方 말을 하기 전에 손가락으로 동서남북을 가리켰네

儀鳳乍來旋閟影 봉황이 잠깐 왔다가 문득 빛을 감추었으니

世間那覩九苞章 세간에서 어떻게 아홉 빛깔의 봉황을 보겠는가

喤喤姆袍七章衣 울음을 터트리자 유모가 칠장복으로 감싸 안으니

怳若初昇瑞旭暉 상서로운 아침 해가 떠오른 듯 황홀하였네

封冊俄騰三殿賀 세손 책봉식을 한 후 세 분 웃전께 하례를 올렸는데

夢齡何意一朝違 몽령55)이 하루아침에 어긋나리라고 어찌 생각했겠는가

鷄岳風雲護隧塋 계악의 바람과 구름은 무덤으로 가는 길을 보호하고

長依日月近神京 길이 해와 달에 의지하니 서울이 가깝구나

乍違御側猶嬰慕 잠깐 성상의 곁을 떠나도 사모의 정 애틋한데

九地何堪戀抱情 저승에서 어떻게 성상의 애타는 마음 감당하리오

掖月蒼茫曉漏頻 달을 아득히 바라보며 눈물이 잦음을 깨닫고

千官雨泣送靈輴 모든 관료들 눈물을 쏟으며 상여를 전송하였네

寂寂講書門永閉 적막한 강서원의 문은 영원히 닫혔으니

滿庭花木爲誰春 뜰에 가득한 꽃과 나무는 누구를 위해 봄을 알리나


부사직 윤급(尹汲)


景春祥籙繼重離 경춘당의 상서로운 복은 세자를 계승하였으니

彌月神孫降不遲 열 달 만에 세손이 제때에 태어나셨네

未及學言心已慧 말을 하기도 전에 벌써 총명하였으니

通方辨字出良知 방향을 알고 글자를 구분한 것은 타고난 것이라네

紫微明燦霱雲浮 궁궐이 찬란하게 빛나고 상서로운 구름 뜨자

慶溢靑丘萬姓謳 경사가 온 나라에 넘쳐 만백성이 노래하였네

太史方書麟趾化 사관이 인지56)의 화신이라고 막 기록하였는데

仙輧何遽玉京遊 신선의 수레는 어째서 갑자기 옥경에 노니는가

稟生天地盡精英 타고난 천지간에 품부 받아 정영을 다하였건만

數局應緣氣太淸 명줄은 응당 정기가 지나치게 맑은 인연했네

政喜國朝三有慶 나라에 세 가지 경사가 있는 것을 기뻐하였는데

還悲造化百無情 갑자기 조화옹이 전혀 무정한 것에 슬퍼하였네

雖小尊隆是太孫 비록 어리지만 존귀하고 높은 것 세손이기 때문이니

節文端合勿殤論 절도 있는 문장 상을 논하지 않는 것 마땅하리라

新阡不用方中禮 새로 조성한 무덤은 왕릉을 만들 때의 예를 쓰지 않았고

聖主哀榮意有存 성상께서 손수 명문 지으신 것 생각하신 것이 있네

哀玉凄凉見聖情 슬픈 옥의 울림 처량하게 성상의 마음 드러내었으니

寶珠輝暎賁幽扃 보배로운 구슬은 커다란 무덤 길 비쳐 빛나네

祗應千古增人感 다만 천고에 사람의 마음을 더 애달게 하리니

字字題時御涕零 한 자 한 자 쓸 때에 성상께서 눈물을 흘렸네

從今深閉講書門 오늘부터 강서원의 문은 굳게 닫히리니

無復官監下掖垣 관직하여 대궐의 관아에 다시 내려가지 않으리

芳草城西來去路 꽃과 풀은 도성 서쪽으로 왕래하는 길에서

年年春色怨王孫 해마다 봄빛 돌면 세손을 원망하리로다


이조 참의 윤광의(尹光毅)


積德周家寶命新 덕을 쌓은 주나라에 보명이 새로웠으니

文王孫子誕彌辰 문왕의 자손이 태어난 때였네

天應錫我無彊慶 하늘이 우리에게 끝없는 경사를 내려주시니

試看紅光繞景春 붉은 빛이 경춘당을 감싸는 것을 한 번 보라

重耀孫星拱紫微 거듭 손성에 비춰 자미성을 둘렀으니

尙方裁進五章衣 상의원에서 오장복을 만들어 바쳤네

崇文堂裏宣瑤冊 숭문당에서 옥책을 내리셨으니

咸覩扶桑上瑞暉 모두 부상에서 상서로운 빛이 비침을 바라보았네

家法元從列聖垂 가법은 원래 열성조로부터 내려오는 것이니

孩提誠孝本良知 어릴 적에 참으로 효성스러움은 타고난 것이었네

祗應朝暮傷心處 상심하신 곳에 공경히 아침저녁으로 응대하였고

長在君王每飯時 늘 식사할 때에 오래 군왕 곁에서 있었네

講書院設掖垣東 강서원을 궁궐의 동쪽에 설립한 것은

聖意丁零在養蒙 성상의 뜻 간곡하여 어린이를 양육함에 있었네

立敎一篇留篋裏 입교편을 상자 속에 남긴 채

繐帷寥闃閉魂宮 흰 장막이 적막하게 혼궁을 덮었네

纔踰晬歲已知方 돌을 넘기자마자 이미 동서남북을 아니

異質天人自出常 바탕이 뛰어난 천인 스스로 일상에서 특출하였네

不遣徽塵歸泯沒 세속에 얽히지 않고 자취가 완전히 없어졌지만

宸銘留得萬年長 성상께서 지으신 글을 영원히 머물겠지

雲氣晨昏接紫淸 구름 기운이 새벽과 저녁으로 선계에 통하였네

靈丘新卜近王城 무덤을 새로 도성 가까운 곳에 조성하였네

萋萋芳草西郊路 서쪽 교외 길에 풀과 꽃이 무성해졌으니

叵耐他時駐驆情 다른 날 거둥하고 싶어 하는 마음 견디기 어려워라

尙憶宮中置膝時 여전히 기억하네 성상의 무릎에서 재롱떨던 그 때를

小臣叨侍仰英姿 소신이 곁에서 모시면서 영특한 모습을 보았는데

那知此日攀輀闋 어찌 알았으랴 이날 상여를 부여잡고 영결할 줄을

忍續前年獻賀詩 차마 작년을 이어서 하례하는 시를 올리랴


병조 참의 이정작(李庭綽)


璇極紅光叶誕彌 북두성의 붉은 빛이 세손 탄생과 맞았는데

篤生旋奪理難推 태어나자마자 데려가는 이치 헤아리기 어렵네

羣情已係呱呱日 뭇사람들이 이미 기대했던 것은 첫소리 내어 울 때였고

聖愛偏鍾嶷嶷時 성상이 몹시 사랑한 것은 무럭무럭 자랄 때였네

未語聰明分字畫 말을 하기 전에 총명하여 글자를 구분하였고

非心玩好屛珍奇 아이 장난치는 데 마음을 두지 않고 병풍을 진기하게 여겼네

誰知書院還靈幄 강서원이 혼전이 될 줄을 누가 알았으랴

虛待臨筵講學期 경연에서 강학하기를 기대했던 것은 헛된 바람이 되었네

寢園東畔是京師 무덤의 동쪽 경계는 도성이니

毋遠王宮慰聖思 궁궐에서 멀지 않은 것이 성상의 마음을 위로하리라

儼若威儀眞異表 위엄과 거동이 의젓함이 참으로 남달랐고

藹然誠孝卽良知 성대하게 효성스러움은 타고난 것이라네

斯須三殿含飴樂 세 분의 웃전은 세손의 재롱에 즐거워하였는데

朝夕重宸對案悲 아침저녁으로 대궐에서는 수라상을 대하여 슬퍼하였네

志隧哀章紓至痛 무덤에 넣어 둘 애사 지극한 아픔을 말하였으니

四方傳誦涕同垂 사방에서 읊조리며 눈물을 함께 흘리라

               

형조 참의 남태제(南泰齊)


憶昨呼嵩綴賀班 생각노니 어제는 만세 부르며 축하하는 반열에 있었는데

今朝攀紼泣千官 오늘 아침은 상여 끈을 잡고 뭇 관료들이 눈물을 흘리네

廞儀乍戒疑封冊 의장품을 늘어놓고 잠깐 경계하니 세손 책봉식인 듯하였고

庋奠初陳怳晬盤 시렁에 제수 음식이 처음 진설되니 돌상인가 하였네

無奈笑咷隨歲換 슬픔과 기쁨이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을 어찌하랴

其誰與奪問天難 누가 주고 빼앗는 것을 하늘에 따지랴

那堪半夜通明殿 한밤중에 통명전에서 어찌 견딜 수 있으랴

殮用斑衣尺若干 한 자 남짓 되는 색동옷을 염하는데 사용하였네

行錄新頒玉淚滋 행장은 성상의 눈물을 보태 새로 반포하였고

昭垂琬琰詔無期 완염57)을 밝게 드리우고 후세에 고하였네

偏傷紫氣呈祥地 자줏빛 기운이 상서로움을 받친 곳을 몹시 가슴 아파하니

忍見妖虹告祲時 요망스런 무지개가 요기의 침범할 때를 차마 보겠는가

幽宅去城還密邇 무덤은 도성과의 거리가 도리어 매우 가깝지만

靈輴背闕故逶遲 상여는 대궐을 등지고 짐짓 구불구불 더디 가네

龍樓日夕長凝望 대궐을 아침저녁으로 길이 뚫어지게 바라보니

只恐宸心更益悲 아마도 성상의 마음 다시 더욱 애달파지리라


좌찬독 윤동성(尹東星)


三宗餘慶降玆沖 삼종의 남은 경사로 이 세손을 내렸으니

厥月祥光盡夜紅 그 달에 상서로운 빛 밤새도록 붉었네

正値春闈分理日 마침 회시를 볼 때라 일을 분담하던 때인데도

宸遊多在太孫宮 성상의 마음은 온통 세손궁에 가있었네

三齡聰哲自天姿 세 살에 총명하고 영특함은 하늘로부터 타고난 것이고

字樣方名了不疑 글자의 모양과 방위 이름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네

最是性靈純美處 가장 이것은 성령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곳이니

也從華檏取捐知 화려하고 질박한 것에서 취하고 버릴 줄을 알았네

宮垣五月又流鶯 오월 궁궐에는 또 꾀꼬리가 지저귀니

尙憶前年冊禮成 여전히 작년에 책봉식이 거행될 때를 기억하네

當日斯堂臚唱裏 당일 숭문당에서 여창58)하던 가운데

滿庭歡聽稷呱聲 온 뜰에 후직이 고고히 울던 소리 기쁘게 들었지

禁門番退一宵纔 대궐문에 번을 서고 물러난 지 겨우 하루만에

朝日候庭便擧哀 아침 궁정에서 문득 거애하였네

兒隸只知前夕例 어린 종은 다만 전날 저녁의 규례만 아니

班頭要引老璫來 반열 우두머리 늙은 환관을 데리고 왔네

三月宮銜帶講書 삼개월 동안 세손강서원 직함을 띠었건만

何曾一望尺衣裾 어찌 한 자되는 옷자락을 바라본 적이 있었나

傷心半夜通明侍 상심하며 밤새 통명전에서 성상을 모셨는데

却是床頭卒襲初 도리어 침상 머리에서 염습의 시종을 끝냈네

城西咫尺占新阡 도성 가까운 거리에 새로 무덤을 조성하였으니

想爲諸陵輦路連 여러 능에 행차하는 수레 이어질 것을 생각하였네

祗恐年年萋草地 공경히 해마다 풀이 무성해지는 것 두려워하니

不堪停蹕石羊邊 성상의 행차 석양 주변에 멈추는 것을 견디지 못하네

栽花院裏待東風 강서원에 꽃을 심고 봄바람 불기를 기다렸는데

花到開時院已空 꽃이 필 때에 강서원이 이미 텅 비었으니

歲歲舊僚無限感 해마다 옛 관료들 한없는 슬픔이

暗隨春色入魂宮 몰려 봄빛을 따라 혼궁에 들어가네

萬事都空卒哭晨 모든 일 공허하게 된 졸곡의 새벽

看看往迹颯成陳 지나간 자취 어느새 진부한 일 된 것을 보고 또 보네

堪悲異日塵箱內 훗날 먼지 묻은 책상자 속에서 슬픔을 견디랴 

贊讀官名舊告身 찬독이란 관명은 옛 고신이 되었으리라


부사과 이명희(李命煕)


厥初岐嶷自殊姿 태어날 때부터 총명함은 본래 특별한 자태이니

至愛龍樓置膝時 지극한 사랑한 것은 성상의 무릎 위에서 앉힐 때였네

彌室紅光徵誕月 세손이 태어날 방엔 붉은 광채 산달을 알리는 것이요

環辰瑞彩接重離 새벽에 상서로운 빛 둘러싸더니 세자에게 비췄네

性根孝悌元家法 성품이 효성스럽고 공손한 것은 원래 가법에 근원한 것이요

字辨君臣豈學知 군신의 글자를 구분한 것 어찌 배워서 알리오

天旣篤生胡遽奪 하늘이 이미 낳았는데 어찌 갑자기 빼앗아 가는가

慶哀相嬗倏三朞 경사가 슬픔으로 바뀐 것 고작 삼 년이라네

忍讀重宸狀行辭 성상께서 직접 쓰신 행장을 어찌 차마 읽으리

言皆摭實字皆悲 말은 모두 사실을 기록한 것이니 글자마다 모두 애간장 녹네

我朝再覯誠稀慶 우리 조정이 두 번째 만난 참으로 드문 경사였거늘

天意難諶奈短期 하늘의 뜻은 알기 어려워라 어찌 이리 짧은가

眞宅近占依郭麓 무덤은 성곽 가까운 산기슭에 조성하고

靈帷深閉講書司 영유는 강서원 관사를 깊이 가렸네

當時僚屬偏傷慟 당시의 관료들 몹시 애통해하니

叨侍廞儀但涕垂 장례의장을 모시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네


좌익선 이창유(李昌儒)


沖齡歧嶷冊封筵 어린나이에 총명하여 책봉식을 거행하는 자리에서

三殿含飴至樂全 세 분 웃전은 손자 재롱 보는 즐거움에 흠뻑 빠지셨네

誰謂臣民延拭地 누가 알았으랴 신민들이 목을 빼고 기다리는 곳이

萬年遐祝止三年 만년토록 무강하기를 축원한 것이 삼년에 그칠 줄을

孩提知字又知方 어릴 적에 글자를 알고 또 동서남북을 알았으니

天縱聰明迥出常 하늘로부터 타고난 총명함이 남보다 훨씬 뛰어났네

立敎一篇空在篋 입교편은 부질없이 책상자에 남았고

靈帷還設講書堂 영유가 도리어 강서원에 펼쳐졌네

通明殿外起居時 통명전 밖에서 기거할 때에

次第承傳下玉墀 차례대로 전교를 받들어 섬돌을 내려왔지

稚隸不知人事變 어린 종은 인사의 변고를 알지 못하였으니

我宮申候問何遲 동료들 문후인사 드릴 때 어찌도 더디었나

官名翊善但空銜 익선이라는 벼슬은 다만 부질없이 띠었으니

莫遂登筵一字參 경연에서 한 글자도 가르치지 못하였네

從此伸情無處所 이때부터 마음 펼칠 곳이 없으니

哀章承命痛何堪 왕명을 받들어 만사를 쓰니 애통함을 어찌 견디랴

都門咫尺卜新岡 도성 문 가까운 곳에 새로 무덤 조성하고

陪衛宮僚宛舊行 배위하는 궁료들 완연히 옛 행차로다

有限麻縗三月短 기한이 있어 최마복은 삼개월 입는데

無窮涕淚六時長 한없이 흐르는 주야로 눈물을 흘리네


지의금 홍봉조(洪鳳祚)


濬源毓慶降元孫 준원전59)에서 경사를 배양하여 원손을 내리셨으니

華祝如期賀聖君 축원하여 기약대로 성군이 되기를 바랐네

彌月初徵虹電瑞 태어날 때 무지개와 번개의 상서로움으로 징험하였고

周朞已辨豕魚文 한 살에 이미 시(豕) 자와 어(魚) 자를 구분하였네

銅樓錫羡基磐石 세자궁에 복을 내려 왕업의 기반 반석 위에 놓였고

竹冊申休耀典墳 죽책문이 아름답게 펼치니 경서보다도 빛났네

倚伏驟嬗神莫詰 화와 복이 갑자기 바뀌지만 신령을 나무라지 못하네

扁倉終恨世無聞 편작과 창힐은 끝내 세상에 전해지지 못함이 한스럽네

髫儀岐嶷副元良 어린 나이에 위의가 의젓하여 원량60)에 부합하였고

三殿含飴樂未央 세 분 웃전 손자의 재롱에 흠뻑 빠지셨네

謂國將興生旣篤 나라가 장차 흥하려면 건강하게 태어난다고 하였는데

胡天不吊奪還忙 어찌 하늘은 불쌍히 여기지 않고 바삐 빼앗아 가는가

雲輧忍啓都門外 상여가 차마 도성 문밖으로 갈 수 있으랴

日表猶森御座傍 세손의 모습 여전히 성상의 자리 옆에 가득하여라

衣尺良知多可紀 한 자 옷 타고난 자질 기록할 만한 것이 많으니

千官雨泣讀宸章 뭇 관료들 성상의 애사를 읽고 비 오듯 물을 쏟네


병조 판서 이천보(李天輔)


尙憶虹流半夜祥 지금도 무지개가 한밤중에 상서로움 퍼트리자

景春堂裡聽喤喤 경춘당에서 우렁찬 울음소리 들은 것을 생각하네

宗祊恰衍重暉慶 종묘사직에 거듭 된 경사가 흘러 넘쳤고

菀簟初騰赫葉光 자리에서 처음 태어나자마자 찬란한 잎 빛났네

未及學言先辨字 말을 배우기도 전에 먼저 글자를 구분하였고

纔能坐膝便知方 무릎에 앉자마자 동서남북을 알았네

扶桑新旭瞻無所 부상에 새로 뜬 해를 보라보지 못하였는데

淚濺微臣舊賀章 눈물 흘리는 미천한 신은 예전에 축하의 글을 지었네

髧毛覆額五章宜 늘어진 머리 이마를 덮어 오장복 입기에 적당하였고

儼爾彤庭受冊儀 의젓하게 궁궐에서 세손책봉식을 받았네

靈筭忽催三歲短 수명을 갑자기 재촉하여 세 살로 단명하였으니

群情虛負萬年期 뭇사람들 만년을 기약한 바람을 저버리는구나

宮花春謝扶床地 궁궐의 꽃은 수라상을 잡은 곳에서 봄을 하직하고

仙漏風悽侍膳時 물시계는 반찬 시중 들 때에 구슬픈 바람에 흐느끼네

佳氣城西新兆近 좋은 기운이 도성 서쪽 새 무덤 가까이 머무니

九重應慰聖心悲 구중에 계신 성상의 슬픈 마음 응당 위로하리라


형조 판서 정익하(鄭益河)


玉麟天瑞降重離 하늘의 상서로운 옥린이 세자에게 내려오니

骨相爭言日角奇 골상은 다투어 훤칠한 이마 기이하다고 말했네

襁褓已徵延頸望 강보에서 이미 목을 빼고 바란 바람에 징험되었고

吾君喜抱太孫兒 우리 성상께서 기쁘게 세손을 안았지

保姆懷中受冊初 보모의 품속에서 책봉식을 받은 초기에

德容欣覩五章裾 덕을 지닌 모습을 오장복 자락에서 기쁘게 보았네

重回節序添新感 계절이 다시 바뀌자 새로운 감회가 더해지고

宮樹啼鶯昨歲如 궁궐의 나뭇가지에서 우는 꾀꼬리는 작년과 같네

書院栽花更可憐 강서원에 심은 꽃들은 다시 가련하여라

春來素帟忽花邊 봄이 오니 흰 장막이 화단 곁에 설치되었네

良知孝敬由天得 타고난 효성과 공경은 하늘로부터 얻었지만

不待他時設講筵 훗날에 강연을 설치되는 것을 기다리지 못했네

遊戲森然御榻前 재롱떨며 놀던 모습이 성상의 탑전에 가득한데

西園松栢啓新阡 서쪽 교외 소나무와 잣나무 숲에 새 무덤길 열었네

九原應慰晨昏戀 저승에서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마음을 위로하리니

北極瞻依咫尺天 북극에서 가까운 하늘을 항상 바라보고 의지하듯 하리


부사과 송문재(宋文載)


毓慶重輪繼 경사를 길러 세자에게 이어졌으니

鞏基顯冊宣 기반을 공공하게 하여 옥책문에 선포하였네

洪休增鬯重 큰 복은 울창주를 올릴 자손이 거듭 나서

遐祿卜瓜綿 큰 수복은 덩굴 뻗어나가듯 하리라

衣始看盈尺 옷은 처음으로 한 자되는 걸 보았고

姿咸仰出天 모습은 모두 하늘이 내셨다고 하였네

辨方移步際 걸음을 떼기 시작할 때 방위를 구분하였고

指字學言前 말을 배우기도 전에 글자를 가리켰네

侍膳良知見 수라상에 함께 하면서 타고난 성품이 드러났고

含飴聖愛偏 재롱을 떨어 성상의 사랑을 듬뿍 받았네

寰區方係望 세상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건만

章幘遽長捐 빛나는 관을 쓰고 갑자기 영영 떠나버렸네

遐祝三齡短 장수를 축원하였더니 세 살로 단명하였네

徽稱二字傳 시호 두 자가 전해지니

忍看膺號地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곳 차마 보겠는가

翻作設欑筵 문득 경연자리 설치하였는데

僚屬悲空院 관료들은 강서원이 텅 빈 것을 슬퍼하고

宸心慰近阡 성상은 가까운 곳의 무덤길에 위로되었네

終違瞻異表 끝내 남다른 자태를 바라볼 수 없으니

攀紼涕泫然 상여 줄을 부여잡고 눈물만 줄줄 흘리네


부사직 조명교(曹命敎)


瑤光如月貫長虹 상서로운 빛이 달과 같아 긴 무지개 뚫었으니

儲閤休徵驗韣弓 세자궁에 아름다운 징조 세손이 태어났네

唐殿三君瞻左海 당나라 궁전의 세 분 군주는 우리나라를 바라보았고

文孫百世眷高穹 문왕의 자손 백세토록 높은 하늘을 돌아보았네

嘉名薦廟祈遐祉 아름다운 이름 종묘에 올려 장수하기를 빌었고

寶冊揚庭慶夙聰 옥책문을 대궐 뜰에서 올려 총명함을 축하하였네

尙記去年朝佩賀 지금도 기억하니 작년에 조정에서 패옥 찬 것을 축하드리자

吾王抱坐紫宸宮 우리 성상께선 자신궁61)에서 세손을 안고 앉으셨던 것을

穉歲之無解亦難 어린나이라고 아무 것도 모르는 것 또한 어렵지만

細兒那作巨人看 어린아이 어찌 성인이 됨을 보겠는가

歧姿天篤三韓慶 의젓한 자태 하늘이 내렸으니 삼한의 경사요

和氣春濃五殿歡 따뜻한 기운 봄빛이 짙으니 다섯 전에서 기뻐하였네

樹下能分曾指姓 나무 아래에서 능히 분별하여 성 자인 오얏을 가리켰고

日中恒勸不遑餐 한낮에 항상 권하여 밥 먹을 겨를이 없었네

當時朝野皆延頸 당시 조정과 백성들 모두 목을 빼고 기다렸으니

小冕旒凝象服安 작은 면류관은 장엄하고 상복은 편안하였네

天顔喜逐尺衣長 몸을 따라 점점 커지는 것을 성상께선 기뻐하셨지

日角珠庭儼五章 훤칠하고 복스러운 이마 오장복을 입고 의젓하였네

千歲爲期三禩短 장수하기를 기약하였더니 세 살에 단명하였네

百身難贖萬人傷 백번 죽더라도 만인의 상심을 속죄하기 어려워라

寥寥講幄新垂繐 쓸쓸한 강서원에 새로 장막을 설치하였고

漠漠塵床舊弄璋 막막하게 먼지 낀 상에는 낡은 장난감이 있네

惟祝月中仙桂子 오직 달 속의 선계자에게 축원하니

便從虧處復圓光 곧 이지러진 곳을 따라 둥근 빛을 회복하리라

鷄岑象設夢猶疑 계잠의 상설은 오히려 꿈인 듯도 하였으니

曉翣依依出殿遲 새벽에 운삽은 미적이며 대궐 문 나서길 주저하네

那得孫星還北拱 어찌 손성은 북극성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랴

秪應梓樹盡西靡 다만 가래나무가 모두 서쪽으로 휩쓸렸도다

葬無栢歷聊昭儉 장례에 잣 열매 없으니 검소함을 보여주었고

誌有奎章永勒悲 지문을 성상께서 지으시며 슬픔을 억눌렀네

令節天中宮獨閉 아름다운 계절 단오에 궁문이 홀로 닫혔으니

菖花空憶進辭時 창포 꽃은 부질없이 글 올릴 때를 생각나게 하네


형조 참판 심성진(沈星鎭)

 

尙憶紅光膺赫靈 여전히 생각나네 붉은 빛이 빛나는 신령에 응하여

紫垣新瑞耀孫星 자미원의 새로운 상서가 손성에서 빛났음을

含生八域期千歲 온 나라 백성들 장수하기를 기약하였더니

一夕眞遊倏杳冥 하룻밤에 신선이 노니는 곳으로 아득히 사라져버렸네

縟禮前年備五章 작년에 오장복을 갖추어 입고 성대한 의식 치룰 때

煌煌繡服尺餘長 찬란하게 수놓은 비단 옷이 한 자 남짓이었지

春風花掩崇文閤 봄바람에 떨어진 꽃들이 숭문각에 쌓이고

遊戲森然御膝傍 성상의 무릎에 앉아 재롱떨며 놀던 모습 눈에 선하네

常隨御膳手先開 항상 성상께서 진지를 드실 때 먼저 반찬 뚜껑을 열었고

性本根天敎自胎 성품과 근본이 하늘에 타고 난 것 태교에서 시작하였네

今日龍樓停箸處 오늘 성상의 젓가락이 멈추는 곳에

傷心不見繞床來 상심하여 수라상 곁으로 오는 것을 보지 못하였네

解字猶能六十餘 글자를 알아 육십여 자를 익혔고

天人靈悟厥生初 하늘이 낸 사람이라 영특함은 태어날 때부터 깨우쳤네

屛間觸目悲陳迹 병풍 사이 눈길 닿는 곳마다 지나간 자취에 슬퍼하니

半是當時手指書 반 정도가 당시 세손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글자일세

城陰芳草接新阡 성 북쪽 풀 향기 짙은 곳에 새로 무덤길 만들고

禁鼓聲傳石獸邊 대궐의 북치는 소리가 석수 가에 전해지리라

爲是重宸相望近 이것은 대궐에서 서로 가까이 바라보기 위해서니

常時未忍暫離前 평소에도 잠시 떨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해서라네

沖齡仁愛出良知 어린나이에 자애로운 것은 타고난 것임을

宸墨昭垂狀行辭 성상의 필적으로 행장에 밝게 드리웠네

傳誦千年長不泯 사라지지 않도록 길이길이 읊어 전하여

後人應識聖君悲 후인들에게 성상의 슬픔을 알게 하리라


부사직 이종백(李宗白)


靑闈午夜燭祥光 한밤중 세자궁에 상서로운 빛 비쳤고

少海初看玉派長 세자는 처음으로 왕실의 혈통이 불어남을 보았네

衣尺若干膺冊命 옷의 크기가 어느 정도 자라 세손책봉식을 하였고

百僚爭頌本支章 모든 관료들이 다투어 본손과 지손이 창대함을 기렸네

掖垣東畔講書司 대궐 동쪽 가에 강서원 관사는

百有餘年再見之 백여 년 만에 다시 보노라

定識溫文將日就 정히 온화한 문장이 날마다 달마다 성취함을 아니

知方知字卽生知 동서남북을 알고 글자를 안 것은 타고난 것이네

宮花落盡院槐靑 궁궐의 꽃 다 지고 강서원의 홰나무 푸를 때

飈馭蒼茫去不停 회오리바람에 실려 아득히 사라져 버렸네

三歲猶知源百行 세 살에 오히려 효가 백행의 근원임을 알았고

宸辭紀實賁幽銘 무덤의 명문을 성상께서 사실대로 기록하였네

永日宸情倍慘悽 긴긴날 성상의 마음 배나 처참하니

含飴誰復與提携 손자의 재롱을 누구와 다시 함께 할까

不堪遠捨懷中去 품속에서 멀리 떠나감을 견디지 못하여

卜葬都門五里西 성문 밖 오 리 즈음에 무덤을 조성하였네

去歲西藩奉賀箋 지난해 평안도에서 하례하는 글을 받들었고

崇文盛禮阻周旋 숭문당에서 거행한 성대한 예식은 주선하지 못하였네

一瞻懿表終違願 아름다운 모습 한 번 바라보는 것 끝내 이루지 못하였고

淚灑帷宮黻翣前 유궁 불삽62) 앞에서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네


부호군 김치인(金致仁)


丹㫌晨出郭南門 붉은 명정이 새벽에 성곽 남쪽 문을 나서니

鞍峴前頭啓吉原 길마재 앞길에 길한 묏자리 열렸네

紫氣徒然彌月象 자줏빛 기운은 다만 해산의 조짐이라 여겼는데

白虹愁絶暮春痕 흰 무지개는 시름겹게 늦봄의 흔적을 끊었네

五陵雲影通朝謁 오릉의 구름 그림자 통하여 조알하고

九闕鍾聲到曉昏 구중궁궐의 종소리 아침저녁으로 이르리라

萬世光瞻三尺表 만세에 삼척의 표지석을 분명하게 볼 것이니

御毫親寫懿昭孫 성상이 붓을 들어 직접 의소세손이라 적었네

良能孝悌自家傳 타고난 효성은 집안 대대로 전하리니

天與聰明更卓然 하늘이 총명함을 주어 더욱 우뚝하였네

壁字不忘經眼後 벽 위의 글자 눈으로 보면 잊지 않았고

玉音先認侍顔前 성상의 목소리 먼저 알아 앞에서 모셨네

奇祥夙叶尼丘日 신기한 상서는 일찍이 공자 탄신일과 같았고

丕號纔符外丙年 크나큰 이름은 외병63)의 나이와 같았네

從此景春堂下路 이로부터 경춘당으로 가는 길은

不堪宸杖復回旋 성상의 지팡이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네

黃梅雨過麥風凉 황매실에 비가 내린 뒤에 맥풍64)이 시원하게 부니

隔歲悲歡逝水忙 일 년 동안 슬픔과 기쁨 흐르는 물처럼 바삐 지나갔네

封誥俄成宣諡冊 책봉식을 거행하고 문득 시책을 선포하였고

魂宮翻在講書堂 강서당에 도리어 혼궁을 설치하였네

天心杳杳憑誰問 하늘의 마음 아득하니 누굴 붙잡고 물어보리오

物色依依秪自傷 물색은 아련하여 다만 절로 상심하였네

痛哭舊僚臨葬地 통곡하던 옛 관료들 묏자리에 모였으니

衣冠猶帶賀班香 의관엔 아직도 축하의 반열에서 스민 향내 남았네

紫誥新榮是講書 성상의 조서로 강서원을 새로 영화롭게 하였으니

官名國運與盈虛 관직명은 나라의 운과 성쇠를 함께 하였네

百年今日叨遭遇 백년 만에 오늘 외람되이 성상의 은혜를 받아

前夏三旬奉起居 지난여름 한 달 동안 곁에서 모셨네

未遂登筵瞻象服 경연 자리에서 상복 입은 모습 바라보지 못하였는데

那堪執紼扈靈車 어떻게 상여 줄을 잡고 상여를 호위하리오

空庭芳草傷心綠 빈 뜰에 향기로 풀 푸른빛 띰이 가슴 아파라

萬事荒凉舊直廬 모든 일이 황량하여 이전 관사에서 숙직하네


우부승지 이이장(李彝章)


憶曾持被直春坊 생각노니 춘방에 숙직하였을 때

半夜候班步武忙 한밤중 문후 드리는 반열에서 종종걸음 쳤네

纔看瑞輝衝斗起 상서로운 빛이 북두성을 뻗치는 것을 보자마자

忽驚初旭滿天光 홀연히 아침햇살 하늘에 가득 빛남에 놀랐네

小朝隆孝斯爲大 세자께서 효를 높여서 이렇게 커졌으니

聖主純禧晩更長 성상께서 크나 큰 복을 만년에 더욱 오래 누리시리라

翌日胄筵祈祝語 다음날 주연65)에서 축하하는 말을 하고

爲陳周雅本支章 시경 소아의 본지장66)을 아뢰었네

日角星眸稟異資 훤칠한 이마가 반짝이는 눈동자에 남다른 모습을 받았고

聰明仁孝又生知 총명하고 효성스러움 또 타고난 것이라네

行源已驗當餐夕 행실의 근원은 이미 수라상을 드시는 때 징험되었고

神竅先開辨字時 지각이 먼저 글자를 구분할 때 열렸네

百日命名遐祉錫 백일 날 이름 지으면서 오래 살기를 기원하였으니

沖齡定號永圖宜 어린나이에 책봉한 것 참으로 먼 도모에 마땅하였네

一圍晶帶天家寶 한 아름 찬란하게 왕가의 보물을 간직하였으니

爭頌龍樓志喜詩 성상께서 기쁨을 기록한 시를 다투어 읊조렸네

都監草記日來呈 도감에서 초기를 날마다 올리고

丁閣樑拋石獸成 정각에 들보를 올리고 석수를 만들었네

短短曲墻殘月隱 야트막한 굽은 담장엔 잦아드는 달이 숨었고

芃芃穉梓暮雲平 우거진 어린 가래나무엔 저물녘 구름이 끼었네

風烟直接宮闉近 바람과 안개는 곧장 궁궐 문 가까이로 닥치고

天漢昭垂隧刻明 은하수 밝게 드리워 시간을 따라 밝네

蠶岫相望回奏語 잠수가 서로 바라보며 상주하는 말을 보내니

君王那得不傷情 성상께서 어찌 마음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講書院設講何書 강서원을 설치하여 어떤 책을 강론 하였나

翊善宮銜夢裡如 강서원 익선의 직함 꿈속에서의 일 같네

收拾殘籤還舊署 남아있는 책을 수습하여 옛 관서로 돌려보내고

掃除虛閣待靈轝 빈 전각 청소하고 혼령 실은 수레를 기다리네

未從差備伸恩謝 차비를 따라 사은숙배를 하지 못하니

猶羡諸僚奉起居 오히려 곁에서 모시던 관료들이 부럽구나

職事都休明日路 직무상 내일 가는 길에 모두 그만두리니

淡袍陪送涕盈裾 담포를 입고 전송하니 눈물이 옷자락을 적시네


부사과 송영중(宋瑩中)


若有天心祚 하늘이 복을 주려는 마음이 있어

先生好聖孫 먼저 훌륭한 세손을 주셨네

宗祊承體正 사직에서 혈통을 계승하였고

小邸策名尊 세손으로 책명하여 높였네

鳳曆時將泰 봉력67)은 시절이 태평하였고

龍繇歲暫屯 용요는 년에 잠시 머물렀네

春風噓動植 봄바람은 동물과 식물에게도 불고

朝露泣蘭蓀 아침 이슬은 난초와 창포에 아롱지네

淑純全德性 맑고 순수함은 완전히 덕스러운 성품이요

恭美儼容儀 공손하고 아름다움은 엄연히 의젓한 위의일세

慽慽違顔日 시름에 잠긴 것은 성상과 떨어질 때였고

怡怡勸膳時 기뻐하였던 것은 반찬을 권할 때일세

聰明在文字 총명한 것은 문자를 아는 것에 있었고

質厚出良知 질박한 것은 하늘에서 타고났네

記實天章煥 사실을 기록한 성상의 글 찬란하니

玄臺永有辭 저승에 길이 남길 만한 글이라

三載含飴樂 삼년 동안 세손의 재롱을 즐겼건만

龍樓曉夢悽 대궐에는 새벽녘 꿈이 처량하네

紅光纔滿室 상서로운 빛 막 방안에 가득하였는데

白祲忽連霓 재앙의 기운 갑자기 무지개에 접하였네

與奪天何速 생명을 빼앗는 것 하늘은 어찌 재촉하는가

悲歡理本迷 슬프고 기쁜 것 이치 본래 혼미하네

西郊無限淚 서쪽 교외에서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데

芳草綠萋萋 향기로운 풀 녹음이 무성하구나


부사과 이득종(李得宗)


萊衣纔退寢門朝 색동옷을 입고 막 침문에서 물러난 아침에

喜見孫星曜綘霄 손성이 하늘에서 빛남을 기쁘게 바라보네

於萬斯年磐泰業 아, 만년에 반석같은 왕업이여

未離筦簟卽謳謠 자리에서 벗어나기 전에 곧 칭송하였네

日角珠庭儼聖姿 훤칠하고 복스러운 이마 엄연히 성인의 자태였고

已占休命厥初貽 이미 태어날 때 아름다운 명이 있음을 점쳤네

知方辨字渾餘事 방위를 알고 글자를 구분한 것 혼연히 여사였네

至性須看侍膳時 지극히 성품은 수라상 반찬 시중할 때에 보였고

若干衣尺五章宜 어느 정도 늘어난 옷은 오장복이 적당하였네

一殿三君景福綏 한 전각에 세 분의 군주 계시니 큰 복을 받았네

立敎篇中家法在 소학의 입교편 중에 가법이 있었으니

院僚虛待講筵期 강서원의 관료들 헛되이 강연하기만을 기다렸건만

哀慶無常過夢驚 슬픔과 기쁨 일정하지 않아 꿈처럼 지나간 것이 놀랍고

蒼茫一理孰虛盈 아득한 이치 누가 비우고 누가 채우는가

那知曉郭攀輀哭 어찌 새벽녘 성곽에서 상여를 잡고 통곡할 줄 알았으랴

尙雜彤墀祝聖聲 궁중 뜰에 섞여서 성스러움을 축하하는 소리 질렀네

禖燕重廻繞舊樑 상서로운 제비 다시 돌아와 옛 들보를 돌았는데

虛宮物色祗堪傷 텅빈 궁궐의 물색은 다만 상심함을 견딜 수 있으랴

天人器度於何見 천인의 기량과 법도 어디에서 다시 볼 수 있으랴

吉麓前頭寶墨煌 묘역으로 기슭 앞머리에 성상이 지으신 글이 빛나네

受冊遺儀曉啓㫌 책봉 받을 때 남은 의장은 새벽에 명정이 되었으니

白雲新寢近王城 흰 구름 새로 도성 가까운 곳에 머무르네

御床猶想喤喤泣 성상께서 침상에서 아직도 눈물 흘림을 생각하니

忍使靈輴式遄行 차마 상여로 하여금 빨리 지나가게 하랴


부사과 성천주(成天柱)


畫室休徵驗燕禖 궁실의 아름다운 징조 제비의 상서로움에서 징험되니

歡聲一夜滿城雷 밤새 성안 가득 울려 펴지는 우레 소리에 환호하였네

分明幾道江雲裏 분명하구나 몇 줄기 강가 구름 속에서

列祖洋洋抱送來 열성조께서 가득히 안아서 보내 주셨네

斯慶邦家史再書 이 경사 나라의 역사책에 다시 기록되었으니

世孫宮設百年初 세손궁이 설립된 것은 백년 만에 처음이었네

煌煌玉帶圍腰重 빛나는 옥대 겹으로 허리에 둘렀으니

云是崇陵舊御餘 현종께서 예전 두르고 남은 것이라고 하였네

杖几前頭抱尺衣 궤장 앞에서 조금 자란 세손을 안으시니

長秋殿裏問安歸 장추전 안에서 문안을 마치고 돌아갔네

天家晩祉方騰頌 왕가의 늦은 복을 한껏 칭송하였더니

肖壽胡違萬姓祈 짧은 수명 어찌하여 만백성의 기원을 저버렸는가

羅列睟盤百玩聯 돌상에는 온갖 장난감을 늘어놓았는데

摩挲先在孝經篇 먼저 어루만진 것은 효경편이었네

那堪觸目成陳迹 눈길 닿는 곳마다 옛일이 된 것을 어이 견디리오

啼笑森然御膝邊 성상의 무릎에서 온갖 재롱떨며 울고 웃었네

靈性先開學語辰 영리한 자질 말을 배우기도 전에 먼저 열렸으니

屛書殿榜日諳新 전각에 있는 병풍의 글자를 날마다 새로 외웠네

傷心立敎篇中字 입교편 중에 있는 효 자에 마음이 상하였고

未及床頭口授親 수라상 앞에서 직접 입으로 찬을 넣어주지 않았네

秋宵院直夢依俙 가을날 밤에 강서원에 숙직한 것 꿈처럼 희미하니

飈馭眞遊遂不歸 바람을 타고 선계에서 노닐며 마침내 돌아오지 않는구나

虛待崇文雙日講 숭문당에서 유일에 강론하기를 헛되이 기다렸는데

何曾一望五章衣 오장복 입은 세손 모습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던가

綸音一下舊僚悲 윤음이 한 번 내려짐에 옛 관료들 슬퍼하고

禮愜情伸荷聖慈 예에 맞춰 정성이 펴지니 성상의 자애로움을 입은 것이네

明日靈輴陪扈後 내일 상여를 모시고 호종한 다음엔

更從何地效臣私 다시 어느 곳에서 신의 정을 바치리오




 

1) 면질(綿瓞) : 《시경(詩經)》 대아(大雅) 면장(綿章)을 가리킴. 수박 덩굴이 처음에는 작은 것이 나중에는 커져서 마구 뻗어 나가는 것처럼 국가의 장래가 무궁하기를 축원하는 내용임.


 

2) 생일은……같았네 : 공자는 노나라 양왕 22년(B.C 551) 경술년 11월 경자일에 창평향 추읍에서 출생하였다. 의소세손은 경오년(1750, 영조26)에 태어났으므로, 공자가 태어난 경(庚) 년과 의소세손이 태어난 경 년이 같다.


 

3) 동조(東朝) : 한(漢)의 장락궁(長樂宮)이 미앙궁(未央宮)의 동쪽에 있는데, 태후(太后)가 상거(常居)하였으므로 전(轉)하여 태후의 칭호가 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대비(大妃)를 동조라 불렀으니, 여기에서는 숙종 비 인원왕후(仁元王后)를 가리킨다.


 

4) 창록(蒼籙) : 창신(蒼神)의 부록(符籙)이니, 주(周) 나라가 일어날 때의 길상(吉祥)을 말한 것이다.


 

5) 한 번……보라 : 후손이 많이 태어남을 비유한 말이다. 백거이(白居易)의 생자시(生子詩)에 “추월 아래 늦게야 단계의 열매 생기고 봄바람에 새로이 자란의 싹이 자라누나[秋月晩生丹桂實 春風新長紫蘭芽]” 하였다. 《白樂天詩後集 卷十》


 

6) 운장(雲章) : 제왕의 문장을 비유하는 말. 이 말은 <<시경>> 「大雅」 棫樸 편에 “우뚝이 높은 저 은하수여      하늘에 빛나네.[倬彼雲漢 爲章于天]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7) 상설(象設):능(陵)이나 원(園)에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석물(石物)과 시설이다.


 

8) 상복(象服) : 법도의 복(服)을 말한다. 《시경》 용풍(鄘風) 군자해로(君子偕老)에 “상복이 이에 알맞다.[象服是宜]” 하였는데, 그 주에 “상복은 존자(尊者)가 꾸미는 것이다.” 하였다.


 

9) 단사(丹砂) : 도가(道家)에서 단약(丹藥)을 만들 때 쓰는 붉은빛 흙이다


 

10) 옥찰(玉札) : 뿌리를 지유(地楡)라고 하여 한방에서 지혈·해독에 사용하며, 각혈·월경과다·산후복통·동상의 치료에 쓰인다.


 

11) 갑관(甲觀) : 세자가 탄생한 내전(內殿), 한(漢)나라 효성 황제(孝成皇帝)가 원제(元帝)의 태자(太子)로서 갑관(甲觀)에서 탄생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12) 주나라……지손 : 주 문왕의 덕을 기린 《시경》 대아(大雅) <문왕(文王)>에 “문왕의 자손들이여, 본손(本孫)과 지손(支孫)들이 백세토록 이어지리로다.〔文王孫子 本支百世〕” 하였다.


 

13) 운향(雲鄕) : 백운향(白雲鄕)의 줄임 말로 신선이 사는 하늘을 이른다. 《장자(莊子)》〈천지(天地)〉에 “저 흰 구름을 타고 제향에 이른다.[乘彼白雲 至於帝鄕]”라고 하였다.


 

14) 중휘(重暉) : 중광(重光)과 같은 말인데, 햇빛이 거듭 밝았다는 뜻으로 뒤의 임금이 앞 임금의 공덕을 계승한 것을 말한다.


 

15) 자미원(紫微垣) : 북극성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별들의 구역을 말하는 것으로 임금을 상징한다.


 

16) 삼종(三宗) : 효종(孝宗)ㆍ현종(顯宗)ㆍ숙종(肅宗)으로, 소현세자(昭顯世子)의 계통이 아닌 효종의 계통으로 이어지는 왕통을 말한다. 1721년(경종1) 8월 20일에 연잉군(延礽君)을 후계자로 정하는 과정에서 당시 왕대비로 있던 인원왕후 김씨가 내린 언문 교지에 “효종대왕의 혈맥과 선대왕의 골육은 주상과 연잉군뿐이니, 어찌 딴 뜻이 있겠소.”라고 하였다. 《景宗實錄》


 

17) 건극당(建極堂) : 창덕궁 내전으로 영조가 어려서 있던 곳으로 효장세자(孝章世子)의 비인 현빈(賢嬪)이 머물러 있다가 1751년(영조 27) 11월에 돌아가셨다. 1766년(정조 원년) 3월 영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효순 왕후로 추존되었다.


 

18) 헌기(軒岐) : 원래는 의약(醫藥)의 시조(始祖)로 알려진, 황제(黃帝) 헌원씨(軒轅氏)와 그의 신하 기백(岐伯)을 통칭하는 말이었으나, 일반적으로 의술(醫術)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19) 명통(瞑痛) : 喪明之痛(상명지통) 눈이 멀 정도로 슬프다는 뜻 아들이 죽은 슬픔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옛날 중국의 자하(子夏: BC 508?∼BC 425?)가 서하(西河)에 있을 때 자식을 잃고 너무 슬피 운 나머지 소경이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


 

20) 희문(姬文) : 주(周) 나라 문왕(文王)을 가리킨다. 문왕은 세자로 있을 적에 부왕(父王)인 왕계(王季)에게 하루에 세 번씩 문안하였다. 음식을 올릴 적에도 반드시 온도가 적절한지 살펴보고 밥상을 물리면 잡수신 것을 물었으며, 선재(膳宰)에게 남은 것을 거듭 올리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禮記 文王世子》


 

21) 연익(燕翼)의 훈계 : 조상이 자손을 위해 세운 계책이나 교훈을 말한다. 《시경》〈대아(大雅) 문왕유성(文王有聲)〉에서 주(周)나라 문왕에 대해 “후손에게 계책을 남겨 두어 공경하는 아들을 편안케 하셨다.〔詒厥孫謀 以燕翼子〕” 하였다.


 

22) 11월에도 남은 근심이 있더니 : 효장세자의 비 효순왕후의 죽음을 이른다.


 

23) 표덕(表德) : 《안씨가훈(顔氏家訓)》에 “옛날에는 명(名)으로써 몸을 바르게 하고, 자(字)로써 덕을 표출한다.” 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후대에는 자(字)나 별호(別號)를 지어 주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24) 웅몽(熊夢) : 남아(男兒)가 태어날 꿈을 꾸는 것을 말한다. 《시경》 〈사간(斯干)〉에, “대인이 점을 치니, 곰 꿈은 남자를 낳을 상서이고, 뱀 꿈은 여자를 낳을 상서이다.〔大人占之 維熊維羆 男子之祥 維虺維蛇 女子之祥〕” 하였다.


 

25) 협마(夾馬) : 하남성(河南省) 낙양(洛陽)의 동북쪽에 있는 지명으로, 송 태조 조광윤이 태어난 곳이다.


 

26) 묘수(苗秀) : 여기서는 일찍 죽은 세손을 비유한 말이다.《論語》<子罕>에 “싹만 나오고 꽃을 피우지 못한 자가 있고, 꽃만 피우고 결실을 못한 자도 있다.” 하였다.


 

27) 관리합(觀理閤) : 창덕궁에 있는 건물로 영조비 정성왕후 서씨가 승하한 곳이다.


 

28) 흠위(廞衛) : 임금이나 왕후의 장례(葬禮) 때 행렬에 쓰던 기구(器具)를 말하는데, 바로 장례를 가리키는 말이다.


 

29) 중리(重離) : 《역(易)》 이괘(離卦)가 중괘(重卦)이므로 그 상(象)에 이르기를 “명량(明兩)이 이(離)를 만들었다.” 하였다. 이는 상하(上下)의 두 사람이 모두 현명함을 이름이다. 《문선》에 있는 사령운(謝靈運)의 의위태자업중집시(擬魏太子鄴中集詩)에 “不意息肩願 一旦値明兩”이라 했는데, 그 주에 “무제(武帝)가 이미 밝고 태자가 또 밝기 때문에 태자를 일러 명량이라 한 것이다.” 하였다.


 

30) 진색(震索) : 《주역》 진괘(震卦)를 말한 것인데, 진괘의 괘상(卦象)이 일색(一索)으로 남(男)을 얻었다 하여 장남(長男)이라 칭한다.


 

31) 칠실(漆室)의 근심 : 노(魯) 나라 칠실(漆室) 고을의 여인이 정치가 잘못된 탓으로 낭패를 당했다면서 조정의 정사를 비판하여 울고 목을 매달아 죽었던 고사를 말한다. 《後漢書 盧植傳 注》 《烈女傳 仁智 魯漆室女傳》


 

32) 주유(珠襦) : 옛날 제왕과 후비(后妃)가 입었던 염복(殮服)이다.


 

33) 찬독(贊讀) : 세손(世孫) 강서원(講書院)의 종6품(從六品) 벼슬이다.


 

34) 삼고(三古) : 상고(上古), 중고(中古), 하고(下古)를 말한다. 《예기정의(禮記正義)》 권21 〈예운(禮運)〉의 소(疏)에는 “복희(伏羲)가 상고, 신농(神農)이 중고, 오제(五帝)가 하고이다.” 하였고, 《한서(漢書)》 권30 〈예문지(藝文志)〉 세력삼고(世歷三古) 주(注)에는 “《주역(周易)》 계사(繫辭)에 ‘주역이 중고에 흥했다.’라고 한 것으로 보아, 복희가 상고, 문왕(文王)이 중고, 공자(孔子)가 하고이다.”라고 했다.


 

35) 돈장(敦匠) : 장사(葬事)에 관한 일을 지휘 감독한다.


 

36) 주불(朱芾) : 주황색이 나는 슬갑(膝甲)으로, 여기서는 임금이 하사해 준 옷을 말한다.


 

37) 계빈(啓殯) : 빈(殯)은 대렴한 뒤에 발인(發靷) 때까지 구(柩)를 안치해 두는 곳이다. 계빈은 장사 지내기 위해 빈소(殯所)에서 영구(靈柩)를 꺼내는 일이다. 관(棺)에 넣은 시신을 구(柩)라 한다.


 

38) 유(霤) : 낙숫물이 떨어지는 처마의 끝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 초혼을 한다.


 

39) 계력(季歷) : 주(周)나라 태왕(太王)의 셋째 아들로서, 형(兄)인 태백(泰伯)과 중옹(仲雍)이 양위(讓位)를 하므로 아버지의 대를 잇고 문왕(文王)을 낳았다.


 

40) 황도(黃道) : 해와 달이 다니는 길. 전(轉)하여 제왕이 다니는 길을 말하기도 한다.


 

41) 제곡(帝嚳) : 제곡은 전설 속의 오제(五帝) 가운데 한 사람으로 황제(黃帝)의 증손이다.


 

42) 각하라 불렀네 : 영조 28년 6월 28일에 세손에 대해서 저하(邸下)를 각하(閣下)로 불렀다.


 

43) 명정문(明政門) : 창경궁(昌慶宮)의 정전인 명정전(明政殿)의 출입문이다.


 

44) 중광(重光) : 부자간(父子間)에 왕위(王位)를 계승하는 일을 말한다. 《서경(書經)》 고명(顧命)의 “옛 임금인 문왕과 무왕께서 거듭 빛을 펼치셨다.[昔君文王武王 宣重光]”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45) 세유(繐帷) : 영구(靈柩)의 앞에 치는 휘장이다.


 

46) 법좌(法座) : 예식을 갖추고 임금이 신하를 접견하는 자리이다.


 

47) 횡경(橫庚) : 한(漢)나라 대왕(代王)이 “점괘(占卦)에서 거북 등에 크게 가로놓인 무늬가[大橫庚庚] 있었으니, 내가 천자가 될 것이라.”고 한 고사(故事)를 인용한 말임. 문제기(文帝紀)에 보임.


 

48) 오회(午會) : 유가(儒家)의 우주적 시간 단위에서의 한낮[正午]. 소옹(邵雍)은 이른바 원회운세(元會運世)라 하면 30년을 1세(世), 360년을 1운(運), 10,800년을 1회(會), 129,600년을 1원(元)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나누었는데, 이 한 단위를 하루의 밤낮에 비유하여, 1회(會)의 10,800년이 시작되는 때를 하루의 밤중인 자정(子正)에 비하고 그 반인 5,400년이 지나 5,401년이 막 시작되는 때를 한낮인 오정(午正)에 비하여 1회(會)의 한낮 곧 오회(午會)라 하였다.


 

49) 태무(太戊) : 은나라 중종을 이른다.


 

50) 현왕(玄王) : 은(殷)의 시조 설(契)을 이른다. 《시경》 상송(商頌) 장발(長發)의 소(疏)에, “현(玄)은 흑색(黑色)이니, 흑제(黑帝)를 이어서 일어났다 하여 설을 현왕이라 하며, 은나라 왕들의 시조이므로 왕이라 부른 것이고 추존한 왕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51) 소명 태자(昭明太子) : 양 무제(梁武帝)의 장자(長子)로 매우 총명하고 슬기로웠으며, 효성(孝誠)이 지극하였고, 문명(文名)도 한 시대에 뛰어났는데, 31세로 요절했다.


 

52) 삼소(三少) : 중국 주(周)나라 때, 삼공(三公) 다음가는 소사(少師), 소부(少傅), 소보(少保)의 세 벼슬을 이르는 말이다.


 

53) 상위(象緯) : 일월오성(日月五星)을 말한 것으로 전하여 천문(天文)을 가리킨다.


 

54) 문왕이……곳에서 : 《예기》 〈문왕세자(文王世子)〉에 “문왕이 병에 걸리자 무왕이 관디(冠帶)를 벗지 않은 채 봉양하여, 문왕이 한 번 밥을 먹으면 무왕도 한 번 밥을 먹고 문왕이 두 번 밥을 먹으면 무왕도 두 번 밥을 먹었다. 12일이 지나서 문왕의 병이 나았다.〔文王有疾 武王不說冠帶而養 文王一飯 亦一飯 文王再飯 亦再飯 旬有二日 乃間〕” 하였다.


 

55) 몽령(夢齡) : 나이를 꿈꾸었다는 말이다. 《禮記 文王世子》에 “문왕(文王)이 무왕(武王)에게 묻기를 ‘너는 무슨 꿈을 꾸었는가?’ 하니, 무왕이 대답하기를 ‘상제(上帝)께서 나에게 아홉 살을 더 연장해 주셨습니다.’ 했다.”고 하였다.


 

56) 인지(麟趾) : 《시경》〈주남(周南)〉의 편명(篇名)으로, 문왕(文王)의 비(妃)인 후비(后妃)의 덕으로 그 자손들이 인후(仁厚)함을 노래하였다. 여기서는 종실(宗室)의 자손이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57) 완염(琬琰) : 옥(玉)으로 된 홀(笏)의 일종으로 완규(琬圭)와 염규(琰圭)를 말함. 여기에 아름다운 행실을 적어서 후세에 전하기도 한다는 말이 있다.


 

58) 여창(臚唱) : 조선조 때 통례원 인의(通禮院引儀)가 의식의 절차를 고저 장단에 맞추어 부르면서 창도(唱導)하던 일을 말한다.


 

59) 준원전(濬源殿) :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봉안한 전각 태조의 탄생지인 함경남도 영흥군 순녕면 흑석리에 있다. 관원으로 종6품 영(令) 2명을 두었다.


 

60) 훌륭한 지도자[元良] : 원량(元良)은 현량(賢良)한 우두머리, 즉 훌륭한 국가 지도자를 말한다. 《예기》 문왕세자(文王世子)에 “한 사람의 원량이 있으면 국가가 바르게 된다.[一有元良 萬國以貞]”는 말이 나오고, 《주역》 태괘(泰卦) 상사(象辭)에 “하늘과 땅의 기운이 서로 통하는 것이 태괘이다.[天地交泰] 제왕은 이로써 천지의 도를 복돋우고, 천지의 일을 도와 백성을 좌우한다.”는 말이 나온다.


 

61) 자신궁(紫宸宮) : 임금이 조정 백관과 외국 사신들을 접견하는 정전(正殿)의 이름으로, 전하여 임금이 사는 궁궐을 말한다.


 

62) 불삽(黻霎) : 발인할 때 상여 앞뒤에서 들고 가는 제구로, 구름을 그린 운삽(雲翣) 또는 화삽(畵翣) 아(亞)자를 그린 불삽(黻霎) 도끼를 그린 보삽(黼翣)이 있다.


 

63) 외병(外丙) : 탕왕의 둘째 아들로 두 살에 죽었다고도 하고 재위 2년 만에 죽었다고도 하였다.


 

64) 맥풍(麥風) : 보리 익는 계절, 즉 맥추(麥秋)에 불어오는 바람을 말한다. 맥신(麥信)이라고도 한다.


 

65) 주연(冑筵) : 서연(書筵)의 이칭으로, 왕세자에게 학문을 강론하는 자리이다.


 

66) 주 문왕의 덕을 기린 《시경》 대아(大雅) 문왕(文王)에 “문왕의 자손들이여, 본손(本孫)과 지손(支孫)들이 백세토록 이어지리로다.〔文王孫子 本支百世〕”라는 말이 나온다.


 

67) 봉력(鳳曆) : 당나라 황제의 책력(冊曆)을 뜻하는 말로, 역수(曆數) 정삭(正朔)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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