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학선/설

轅馬說

황성 2010. 11. 12. 12:39

轅馬說


余行塞上,乘任載之車,見馬之負轅者而感焉。古之車,獨輈加衡而服兩馬。今則一馬夾轅而駕,領局於枙,背承乎韅,靳前而靽後。其登阤也,氣盡喘汗,而後能引其輪之卻也。其下阤也,股蹙蹄攢,而後能抗其轅之伏也。鞭策以勸其登,棰棘以起其陷,乘危而顛,折筋絕骨,無所避之,而眾馬之前導而旁驅者不與焉。其渴飲於溪,脫駕而就槽櫪,則常在眾馬之後。噫!馬之任孰有艱於此者乎?然其德與力,非試之轅下不可辨。其或所服之不稱,則雖善禦者不能調也。駑蹇者力不能勝,狡憤者易懼而變,有行坦途驚蹶而僨其車者矣。其登也若跛,其下也若崩,濘旋淖陷,常自頓於轅中,而眾馬皆爲所掣。嗚呼!將車者,其慎哉!


 내가 변방으로 갈 적에 짐을 싣는 수레를 타고 가다가 끌채를 지고 있는 말을 보고 여러 감정이 생겼다. 옛적 수레는 독주(獨輈)를 횡(衡)에 매고 두 마리 말로 끌게 했는데, 지금은 한 마리 말이 끌채를 끼고 멍에하여 목에는 액(枙)을 묶고, 배에는 현(韅)을 메고 앞에는 근(靳)하고, 뒤에는 반(靽)을 맨다. 말이 비탈을 오를 적에는 기운이 다하여 헐떡거린 뒤에 수레가 뒤로 밀려 내려가는 것을 끌어당길 수 있고, 비탈을 내려 갈 적에는 다리와 굽을 모은 뒤에 능히 끌채가 엎어지는 것을 지탱할 수 있다. 채찍질하여 말이 비탈을 오르기를 재촉하고 매질하여 구덩이에 빠진 말을 일으킨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가 넘어지면 힘줄이 터지고 뼈가 부러지더라도 피할 길이 없지만 여러 말을 앞에서 끌고 곁에서 모는 말은 여기에 관여하지 못한다. 말이 목말라 시내에서 물을 마시고, 멍에를 벗고 조력(槽櫪)으로 간다면 항상 뭇 말의 뒤에 있다. 아, 말의 임무 가운데 무엇이 이보다 어려움이 있겠는가? 그러나 말의 덕성과 능력은 원(轅) 아래에서 시험하지 않으면 분별하지 못한다. 그 혹 맨 것이 적당하지 못하면 비록 말을 잘 부르는 자라 할지라도 잘 조절하지 못할 것이다. 노둔하고 절뚝거리는 놈은 감당할 만한 힘이 없고, 교활하고 성질이 급한 놈은 쉽게 두려워 떨며 사고를 친다. 평탄한 길을 가더라도 놀라 넘어져 끌고 가는 수레를 전복시키는 놈이 있을 것이다. 비탈을 오를 적에는 이와같이 절뚝거리고 내려올 적에는 이와같이 넘어진다. 진흙에 빠지면 빙빙 돌고 늪에 빠지면 나아가지 못하여 항상 절로 원중(轅中)에서 넘어져 여러 말이 모두 부담을 진다. 아! 수레를 모는 자여 어찌 조심하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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