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서발/물보서

물보서

황성 2009. 3. 24. 09:03

物譜序


子曰, 多識於鳥獸草木之名 蓋物名, 亦在所講也. 夫天生萬彙, 人爲最貴, 故品物之性, 盡入於用. 凡花葉果瓜, 鱗介羽毛之類, 羅生繁殖於山澤原野之間, 以爲蔬果酒飯, 魚肉藥餌, 及器物服用之資, 以供人生耳目口鼻身體之養.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시를 배우면)조수초목의 이름을 많이 알 수 있다”라고 하셨으니 대개 물명 또한 공부할 것이 있는 것이다. 하늘이 만물을 낳음에 인간이 가장 존귀함으로 물품의 성질은 모두 쓰일 수 있었다. 무릇 화, 엽, 과, 과, 린, 개, 우, 모의 종류들이 산택과 들판 사이에서 퍼져나 번식하여 소과, 주반, 어육, 약이 및 기물, 복용의 재료가 되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목, 구취, 신체를 봉양하는데 제공된다.


苟名物之不明, 則不獨致金根杕杜之羞, 貽笑萬代. 或錯餌伏神, 誤食蟛蜞者, 有焉. 所以資生者, 反以牋生, 可不懼歟. 夫衣食者, 人生之大端, 故凡吉凶之禮, 奉生送死之際, 亦不出冠昏燕饗, 襲殮祭奠之間, 苟不講於罍爵殽羞, 冠服堂室之際, 則禮無不措矣. 且詩經比興之體, 每託物寓義, 苟不審於飛走動植之精, 則無以玩物諷詠, 而發古人之意矣. 此爾雅之書, 所以作也.


대저 음식이라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큰 수단이다. 때문에 모든 길흉의 예와 봉생송사의 때 또한 관혼, 연향, 습렴, 제전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니 진실로 뢰작, 효수, 관복, 당실의 경우를 강구하지 않는다면 예를 둘 바가 없게 된다. 또한 시경의 비와 흥의 체는 매번 사물에 의탁해서 뜻을 붙이는 것이니 진실로 비주동식의 실정에 자세하지 않는다면 완물하고 풍영하여 고인의 뜻을 밝힐 수가 없다. 이것이 ‘이아’라는 책이 지어진 이유이다.


雖然古今殊號, 華東異言, 譯翻之際, 或稍失其眞, 故我先人蕓圃先生, 病東人之疎於物名, 輒有收錄, 然卷袠之間, 散見雜出, 門類不備.

비록 그렇지만 고금은 호칭이 다르고, 중국과 우리나라는 언어가 달라 번역하는 즈음에 혹은 그 참됨을 상실한다. 때문에 내 아버지 운포 선생께서 우리나라 사람이 물명을 잘 모르는 것을 병으로 여겨서 문득 다 수록하였다. 그러나 권질의 사이에 산만이 보이고 여기저기서 나와 체계가 갖추어 지지 않았다.


故余竊類聚羣分, 略成條貫, 然後以品物, 則草木之禾穀蔬菜, 果瓜花藥, 水族之鱗鬐貍互, 虫豸之蜎飛輭動, 鳥獸之木棲水宿, 草伏窟藏者, 列焉. 以人爲, 則凡衣服飮食, 宮室舟車, 耕農蠶績, 工匠魚釣, 服飾器皿之類, 具焉.

 고로 내가 나름대로 류로 모으고, 군으로 나누어 대략 뼈대를 갖추었다. 그런 연후에 물품인 즉 초목은 화곡, 소채, 과, 과, 화, 약으로 수족은 린, 기, 리, 호로 충치는 연비, 연동으로 조수는 나무에 깃들 어 사는 것, 물에 사는 것, 풀에 숨어사는 것, 동굴에 숨어 지내는 것으로 나열하였다. 사람에 관련된 것인 즉 의복, 음식, 궁실, 주거, 농경, 잠적, 공장, 어조, 복식, 기명의 종류로 갖추었다.


凡天壤之間, 萬物萬事, 蓋略備, 而要之人爲之事, 莫不出於品物之用矣. 苟察此書, 則養生送死者, 庶不混於名物, 而其於吉凶之禮, 比興之義, 亦不無小補歟.

 무릇 천지 사이의 만물과 만사가 대개 대략 구비되었으니 요컨대 사람에 관련된 일이 물품에 관련된 쓰임에서 나오지 않은 적이 없다. 진실로 이 책을 잘 살핀다면 생을 보양하고 죽음을 전송하는 자가 거의 물명에 혼란되지 않고, 길흉의 예와 비흥의 뜻에 있어서도 또한 작은 보탬이 되지 않음이 없을 것이리라.


古人有禾譜器譜花譜菊譜等, 故此則總名之曰, 物譜云爾.

 고인들이 화보, 기보, 화보, 국보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총괄해서 이름 짓기를 ‘물보’라고 했다.


壬戌仲冬, 驪州後人, 李載威書.

임술년(1802) 중동(음력11월) 여주의 후손 이재위는 쓰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