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송팔대가문초/문초발

황성 2008. 6. 12. 09:24

문초발

선대부 녹문(鹿門)공이 지금 세대에 문을 짓는 것이 거짓되고 표절일 일삼는 것을 근심하여 특별히 8대가의 문장을 드러내어 본보기로 삼으니, 대저 문은 전함을 귀하게 여기고 전함을 오램함을 귀하게 여긴다. 문장은 성정에 근본하지 않으면 전하지 못하고 도리에 법으로 삼지 못하면 또한 전하지 못하니 비록 전하나 잠시만에 또한 오래하지 못한다. 지금 문장을 말하는 사람은 걸핏하면 ‘거울 가운데의 꽃 물밑의 달이라 하여 한 번 점체(粘滯)함을 씻으면 문득 영묘한 곳으로 나아간다.’라고 하나 속임을 타고 공허한 곳을 천착하여 일세를 훔쳐 취하니 어찌 서자(西子)의 얼굴을 그림이 아름다우나 기뻐하지 못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8대가가 어찌 전함에 뜻을 두어서 전하였으리오. 모두 성정에 근본하고 도리로 법을 삼에 각각 그 지극함에 나아가 답습하고 가리지 않았다.

선대부가 홀로 가는 신묘함을 갖추어서 붓을 잡고 산삭하니, 대저 진실로 정신을 단련하여 허령함에 거쳐하여 그 은미함에 들어가서 옛 것을 다스려 현묘함을 깨달아 그 윤택함을 머금으니 득상(得喪)을 버리고 세월을 잊어서 그 변화를 궁구하니 문과 질이 조화로운 그 문초가 아니랴? 호림본(虎林本)이 세상에 유행한 것이 이미 오래됨에 모호하지 않음이 없으니, 내가 세월을 지남에 분치(紛馳)하여 어려움을 갖추어 겪었고, 집안일 이음에 재주가 없어 끝내 송사하여 뜻을 그릇되게 하니, 비록 아버지의 책을 읽어나 할아버지의 업적을 잇기를 바랬다. 이 때문에 외삼촌 오육순(吳毓醇)과 더불어 거듭 상고하고 비교함을 더하여 살청(殺靑)을 정밀하게 하여 모두 8군자의 성정과 선대부의 성정이 모두 오래도록 없어지지 않는 곳에 전하기를 바란다. 그 자세한 것은 머리에 총평을 갖추었고 구절마다 갖추어 세미하게 참고 하니 대저 이미 빛남이 마치 해와 별과 같다. 내 소자가 어찌 한 마디 말을 번거롭게 하리오.

때는 신미 중추 보름 모저(茅著) 암숙(闇叔)이 호구(虎丘)의 와석헌(臥石軒)에서 발문을 쓰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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