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찰
전의 이씨 간찰
1
往年孫宣傳傳致
情訊兼奉丙草之惠尙爾情感程
途五六日可至書信一兩歲相阻溯戀之
懷祗自弸結于中未審伊來
侍餘調候連享康毖區區嚮傃何
日可極弟懶散之性近益耗荒不惑
之年雖過自暴之愆莫掩每想
尊兄靜養工夫必多玩索之益遙
自羨仰而已無緣致身於几案之
間得蒙開拔之誨悵望嶠雲愧
悵交極亞使云往略此伸候惟冀
賜答俾慰遠者姑不備伏惟
情照 謹候狀
令從氏兄及趙上舍亦皆平迪
否爲傳溯懷如何
癸未三月十六日 弟李命俊拜
往年孫宣傳傳致情訊, 兼奉丙草之惠, 尙爾情感. 程途五六日可至, 書信一兩歲相阻, 溯戀之懷, 祗自弸結于中. 未審伊來侍餘調候, 連享康毖, 區區嚮傃, 何日可極?
弟懶散之性, 近益耗荒, 不惑之年雖過, 自暴之愆莫掩, 每想尊兄靜養工夫, 必多玩索之益, 遙自羨仰而已. 無緣致身於几案之間, 得蒙開拔之誨, 悵望嶠雲, 愧悵交極. 亞使云往, 略此伸候, 惟冀賜答, 俾慰遠者, 姑不備, 伏惟情照, 謹候狀. 令從氏兄及趙上舍, 亦皆平迪否? 爲傳溯懷如何?
癸未三月十六日, 弟李命俊拜.
지난해 손 선전(孫宣傳)이 정겨운 편지를 전해주고 아울러 병초(丙草)를 보내준 은혜를 입었으니, 아직도 감사하는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길은 5, 6일이면 갈 수 있는데 서신은 1, 2년이나 막혀 그리워하는 마음을 위로할 길이 없었기에 다만 스스로 마음에 맺혔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근래 부모님을 모시는 나머지에 조섭하시는 체후는 계속 강녕하십니까? 구구하게 그리워하는 마음 어느 날인들 다함이 있겠습니까.
제(弟)는 게으른 성품으로 근래 더욱 황폐해져 불혹의 나이가 비록 지났어도 스스로 해치는 허물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양 존형(尊兄)께서 조용히 수양하는 공부는 필시 완색하시는 유익함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멀리서 절로 부러워하고 앙망할 뿐입니다. 직접 궤안 사이에 나아가 열어 일깨워주시는 가르침을 받을 길이 없어 높은 구름을 바라보니 부끄러움과 슬픔이 교차합니다. 아사(亞使)가 간다고 하니 대략 이렇게 안부를 전하니, 답장을 보내주시어 멀리 있는 저를 위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선 격례를 갖추지 못합니다. 삼가 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영종(令從) 씨 형 및 조상사(趙上舍)는 또한 모두 평안하신지요? 그리워하는 마음을 전해주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계미년(1583) 3월 16일에 제 이명준(李命俊)이 올립니다.
3
伏承
下書憑審冬暖
尊體中萬安仰慰之至
侍生奉老無恙是
尊賜也再得銜卮之慶
恨不與
尊同之也可呵
惠送歲饌始得見之
非誣言也實以爲感
餘呵凍不能盡祝
過歲萬福伏惟
尊下察謹拜上謝狀
丙戌十二月卄二日 李行進頓
前達別詩中畜字以深蜀
字以惠改之幸
改于紙末如何澤堂云
字士謙父厚基
三十九參仁廟乙
亥丙科吏參
止庵
吏參
伏承下書, 憑審冬暖, 尊體中萬安, 仰慰之至. 侍生奉老無恙, 是尊賜也. 再得銜卮之慶, 恨不與尊同之也. 可呵. 惠送歲饌, 始得見之, 非誣言也, 實以爲感. 餘呵凍不能盡, 祝過歲萬福, 伏惟尊下察. 謹拜上謝狀.
丙戌十二月卄二日, 李行進頓.
前達別詩中, 畜字以深, 蜀字以惠, 改之. 幸改于紙末, 如何? 澤堂云.
字士謙, 父厚基, 三十九參, 仁廟乙亥丙科, 吏參.
止庵, 吏參.
삼가 보내주신 편지를 받고 겨울이 따뜻하여 존체(尊體)가 만안하심을 살펴 알았으니, 너무나 우러러 위로됩니다.
시생(侍生)은 늙은 부모님을 모시며 병이 없으니 이는 존형께서 하사하신 것입니다. 다시 술자리를 마련한 경사를 얻었으나 존형과 함께하지 못함이 한스럽습니다. 우습습니다. 은혜롭게 보내주신 세해 음식을 비로소 얻어 보았으니 거짓된 말이 아니라 실로 감사드립니다. 나머지는 추위로 다 적지 못하니 새해를 맞아 만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삼가는 존형께서 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삼가 절하며 사장을 올립니다.
병술년(1646) 12월 22일 이행진 머리를 조아리고 올립니다.
이전에 보낸 별시 가운데 “‘축(畜)’ 자는 심(深)으로 ‘촉(蜀)’ 자는 ‘혜(惠)’로 고쳐서 종이 끝에 고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라고 택당이 말하였습니다.
자 사겸(士謙)이다. 부친은 후기(厚基)이니, 39세에 참봉을 지냈다. 인묘(仁廟) 을해년 병과에 급제하였다. 이조 참의를 지냈다.
지암(止庵), 이조 참의를 지냈다.
5
朝因李參奉聞
兄所患將成黃疸
可慮云而又聞
欲向江上云
兄之失計何至於
此耶老人不可棄
子弟而獨寄寂莫
之鄕醫藥趁時亦
未易幸
酙酌處之如何 生
尙未起動未得
奉拜可歎仁
舍何人家耶餘不具
行進
朝因李參奉, 聞兄所患, 將成黃疸, 可慮云, 而又聞欲向江上云, 兄之失計, 何至於此耶? 老人不可棄子弟, 而獨寄寂莫之鄕, 醫藥趁時, 亦未易, 幸酙酌處之, 如何? 生尙未起動, 未得奉拜, 可歎. 仁舍何人家耶? 餘不具. 行進
아침에 이 참봉(李參奉)을 통해 형이 앓고 있는 병이 장차 황달로 변할 것 같아 염려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또 형이 강상(江上)으로 가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형의 잘못된 계책이 어찌하여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늙은 사람은 자제를 버려둘 수 없는데 홀로 적막하고 쓸쓸한 곳에 계시니 의약으로 제때에 치료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바라건대 잘 대처하시는 것이 어떠하신지요?
생(生)은 여전히 거동하지 못하여 찾아뵙지 못하니 한탄스럽습니다. 인사(仁舍)는 어느 집입니까? 나머지는 격례를 갖추지 못합니다.
행진(行進) 올립니다.
6
歲已盡矣瞻慕方切
伏承
尊下札仍審
尊政體萬重仰慰
區區侍生粗保供劇知
荷荷
下惠歲儀仰感
尊眷無以爲謝餘祝
迎新萬福伏惟
尊下鑑 拜上謝狀
丙臘月二十四日
侍生李行遇 頓
字士會
父厚基
二十八參
仁廟癸酉進參
別試乙科
副學吏議
歲已盡矣, 瞻慕方切, 伏承尊下札, 仍審尊政體萬重, 仰慰區區. 侍生粗保供劇, 知荷. 荷下惠歲儀, 仰感尊眷, 無以爲謝. 餘祝迎新萬福, 伏惟尊下鑑. 拜上謝狀.
丙臘月二十四日, 侍生李行遇頓.
字士會. 父厚基, 二十八參, 仁廟癸酉進參, 別試乙科, 副察吏議.
한 해가 이미 다 저물어 가는 가운데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하였습니다. 삼가 존형께서 보내주시는 편지를 받고 존형께서 정사하시는 체후가 만중하심을 알았으니, 우러러 위로되는 마음 구구합니다.
시생(侍生)은 그런대로 힘든 공무를 수행하고 은혜를 입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세의를 내려주셔서 존장께서 돌보아주신 은혜에 감사드리지만 사례할 길이 없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만복을 누리시길 바라며, 삼가 존장께서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삼가 답장을 보냅니다.
병년 12월 24일에 시생 이행우 올림.
자는 사회(士會), 부친은 후기(厚基). 28세에 참봉을 지냈다. 인묘 계유년에 별시 을과에 급제하여 부제학, 이조 참의를 지냈다.
7
伏問雪天
令侍體若何仰遡區區
弟怯寒不能出戶
伏悶伏悶就中市井
人劉放卽倍吏也旣
被人他傷又爲被訴
事甚冤痛伏望
勿信一邊之言俾無偏
聽之譏如何如何顔情
所在不敢不達可咲可咲伏
惟
令下照謹拜狀上
戊至月初五日 服人弟行遇頓
伏問雪天, 令侍體若何? 仰遡區區. 弟怯寒不能出戶, 伏悶伏悶. 就中市井人劉放, 卽倍吏也, 旣被人他傷, 又爲被訴, 事甚冤痛, 伏望勿信一邊之言, 俾無偏聽之譏, 如何如何!顔情所在, 不敢不達, 可咲可咲. 伏惟令下照, 謹拜狀上.
戊至月初五日, 服人弟行遇頓.
삼가 여쭙건대, 눈 내리는 날씨에 영시(令侍)의 체후는 어떠하신지요? 우러러 그리워하는 마음 구구합니다.
제(弟)는 추위를 겁내어 문을 나서지 못하고 있으니 매우 근심스럽고 근심스럽습니다. 드릴 말씀은 시정(市井) 사람 유방(劉放)은 바로 배리(倍吏)인데, 이미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고 또 고소를 당하였으니, 일이 매우 원통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한쪽 편의 말만 믿어서 한쪽 말만 듣는 기롱이 없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평소에 정이 있어 감히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습고 우습습니다. 삼가 영시께서는 살펴주소서. 삼가 절하고 편지를 올립니다.
무년 11월 5일 복인(服人) 제 이행우(李行遇)는 머리를 조아리고 올립니다.
8
相阻久矣每勤瞻注雨餘
起居何如似聞新除不欲就
此說信然否鄙意竊以爲
不然也湖伯貶題擧世皆
知其無謂則此已不足爲
嫌至於協台地部事當
時深爾輕發聞渠不甚
悔之經年之後尙留胸
中尤覺其示人不廣幸
無以此等少故芥懷卽出
如何如何旣有所見不敢不
布秋曺異於前三朔之
外改議外職尤無久滯之
歎矣公暇倘一
見顧庶得展積阻又所深企也不旣
伏惟
下照狀上
卽日德壽拜
李判書
號
子, 山培, 文.
相阻久矣. 每勤瞻注, 雨餘起居何如? 似聞新除, 不欲就, 此說信然否? 鄙意竊以爲不然也. 湖伯貶題, 擧世皆知其無謂, 則此已不足爲嫌. 至於協台地部事, 當時深爾輕發, 聞渠不甚悔之, 經年之後, 尙留胸中, 尤覺其示人不廣. 幸無以此等少故, 芥懷卽出, 如何如何? 旣有所見, 不敢不布. 秋曺異於前, 三朔之外, 改議外職, 尤無久滯之歎矣. 公暇倘一見顧, 庶得展積阻, 又所深企也, 不旣. 伏惟下照. 狀上, 卽日德壽拜. 李判書, 號. 子山培, 文.
서로 소식이 막힌 지 오래되었기에 매번 너무나 그리워하였습니다. 비 온 뒤의 기거는 어떠하신지요? 새로 제수되었으나 취임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이 말이 사실인지요? 저의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여깁니다. 호백(湖伯 충청도 관찰사)의 의 포폄 제목(褒貶題目)은 온 세상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것은 이미 혐의할 것이 없습니다. 협대(協台 대간)와 지부(地部 호조)의 일에 이르러서는 당시 너무나 가벼이 발설하였는데, 그가 그것을 그다지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해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가슴 속에 남아 있어 더욱 그가 사람들에게 널리 보여주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사소한 일로 인해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고 곧 털어내시는 것이 어떠하신지요? 이미 소견이 있으니 감히 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추조(秋曹)는 전과 달라 3개월이 지나면 외직으로 개정되니, 더욱 오래 적체되는 탄식이 없습니다. 공무를 보는 여가에 만약 한 번 돌아보신다면 쌓인 막힘을 펼 수 있는 것을 것이니, 또 깊이 바라는 것은 그만둘 수 없습니다. 삼가 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편지를 올립니다.
즉일에 이덕수(李德壽)는 절하고 올립니다.
이판서 호는, 아들은 산배(山培), 문과에 급제하였다.
9
謝疏上
省式間雖阻進而因婢丈往來
憑承近節卽又
惠疏謹審
哀調候尙爾珍留區區仰慮不
容言喩弟間以膈滯失健
猶未快祛可憐可憐
敎事謹悉何惜齒牙餘
誦而言之無足爲輕重奈何第
勤示如此當於逢場誦之矣
適聞外孫病報危㞃心擾
不備禮
卽弟詡會拜
謝疏上.
省式. 間雖阻進, 而因婢丈往來, 憑承近節, 卽又惠疏, 謹審哀調候, 尙爾珍留, 區區仰慮, 不容言喩. 弟間以膈滯失健, 猶未快祛, 可憐可憐. 敎事謹悉. 何惜齒牙餘誦, 而言之無足爲輕重, 奈何? 第勤示如此, 當於逢場誦之矣. 適聞外孫病報危㞃, 心擾不備禮.
卽弟詡會拜
사례하는 편지를 올립니다.
격식은 생략합니다. 그동안 서신 교환이 막혀 있었지만 노비가 온 것으로 인해 최근 소식을 전해 듣고 즉 또 은혜로운 편지를 받았고 삼가 상중에 계시면서 조리하시는 체후는 여전히 잘 지내고 계신다는 것을 알았으니, 구구하게 우러러 우려되는 마음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제(弟)는 그동안 가슴이 막혀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아 가련한 처지입니다. 말씀하시는 일은 잘 알고 있습니다. 치아 사이로 남은 글을 외우는 것을 어찌 아끼겠습니까마는 말이 경중으로 삼을 것이 못 되니, 어찌합니까. 다만 이렇게 부지런히 가르쳐 주시니 마땅히 만났을 때 외워드리겠습니다. 마침 외손자의 병 매우 위태롭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심란하여 예식을 갖추지 못합니다.
즉일에 제 우회(詡會)는 올립니다.
10
積有瞻頴卽拜
下狀伏承春風
靜體增衛區區伏慰記下
老大一第不足爲
奇而侍下慰怳莫大
於此是幸今承
來敎推獎踰渥還
用騂汗家兄間者入
城數昨已復路耳
餘萬擾甚不備謝禮
辛未三月卄四日記下李詡會拜手
積有瞻頴, 卽拜下狀, 伏承春風靜體增衛, 區區伏慰. 記下老大一第, 不足爲奇, 而侍下慰怳, 莫大於此, 是幸. 今承來敎, 推獎踰渥, 還用騂汗. 家兄間者入城, 數昨已復路耳. 餘萬擾甚, 不備謝禮.
辛未三月卄四日記下李詡會拜手.
오랫동안 앙모하던 터에 즉시 보내주신 편지를 받고 삼가 봄바람이 부는 때 고요히 계시는 체후가 더욱 강건하심을 알았으니, 구구한 마음에 삼가 위로가 됩니다.
기하(記下)는 노대(老大)함이 으뜸인 것은 족히 기이할 것이 없지만 부모님을 모시는 가운데 위로되는 마음은 이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이는 다행입니다. 이제 보내주신 편지를 받들자 칭찬이 넘치시니 도리어 부끄러워 땀이 납니다. 가형(家兄)은 근간에 도성에 입성하였다가 며칠 전에 이미 돌아오는 길에 올랐습니다. 나머지는 너무나 어수선하여 격례를 갖추지 못합니다.
신미년 3월 24일에 기하 이후회(李詡會)가 절하고 올립니다.
11
省式徂景懷想冞自耿然
卽承手札謹審臘冱
政履連勝慰瀉無已第
離違歲暮情事想益難
聊而意外
重制遠外承報慟廓何
堪不勝奉念族從依舊是
癃頓羕子任之而已惟幸
家伯諸節無甚損耳向來
三浦喪事久愈悲廓
惠寄諸種近日歲儀承係
貴物照領珍謝餘眩甚艱
倩姑不宣謝式
壬申臘月十五日族從興敏頓
省式. 徂景懷想, 冞自耿然. 卽承手札, 謹審臘冱政履連勝, 慰瀉無已. 第離違歲暮, 情事想益難聊, 而意外重制, 遠外承報, 慟廓何堪, 不勝奉念. 族從依舊是癃頓羕子任之而已. 惟幸家伯諸節無甚損耳. 向來三浦喪事, 久愈悲廓, 惠寄諸種, 近日歲儀, 承係貴物, 照領珍謝. 餘眩甚, 艱倩, 姑不宣謝式.
壬申臘月十五日, 族從興敏頓.
격식은 생략합니다. 가는 세월에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욱 절로 간절하였는데, 방금 손수 쓰신 편지를 받고 삼가 섣달 추위에 정리(政履)가 계속 편안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위로되는 마음 끝이 없습니다. 다만 어버이의 슬하를 떠난 세모(歲暮)에 심정은 더욱 즐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뜻밖에 중제(重制 대공 이상의 복상)를 당하였다는 소식을 멀리서 들었으니 애통한 마음을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염려되는 마음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족종(族從)은 여전히 병든 몰골로 그대로 지낼 따름입니다. 다만 다행히 백씨(伯氏)의 제절은 그다지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삼포(三浦)의 상사(喪事)는 오래될수록 더욱 슬픔이 가시지 않았는데, 은혜롭게 여러 종류의 물건을 보내주시고, 근래 세의(歲儀)로 귀한 물건을 받았으니,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나머지는 어지러움이 심하여 편지 쓰기가 어려워서 남의 손을 빌려 적느라 우선 답장을 보내는 격식의 예를 펴지 못합니다.
임신년(1872) 12월 15일에 종족 흥민(興敏)이 절하고 올립니다.
15
仰惟肇夏
仕候護重區區慰
溯記下病狀轉劇
氄務積愆耦, 悶
何喩餘不備禮
庚辰四月十三日 記下
李根弼頓
扇子捌柄
簡紙肆拾幅
金正言宅入納丹城
按使候書
仰惟肇夏, 仕候護重, 區區慰溯, 記下病狀轉劇, 氄務積愆, 耦悶何喩? 餘不備禮. 庚辰四月十三日記下, 李根弼頓.
扇子, 樹柄, 簡紙肆拾幅. 金正言宅入納 丹城按使候書.
삼가 생각하건대, 초여름에 벼슬하시는 체후가 신명의 가호로 만중하심을 알았으니, 구구하게 위로가 됩니다.
기하(記下)는 병상이 더욱 심해지고 자질구레한 일로 허물이 쌓였으니, 근심스러운 마음을 어찌 말로 표현하겠습니까. 나머지는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경진년(1880) 4월 13일에 기하 이근필(李根弼)이 절하고 올립니다.
부채 8병(柄), 간지(簡紙) 40폭.
김 정언(金正言) 댁에 입납. 단성 안사(丹城按使) 안부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