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에게 주는 차자 與宰執箚子 【해제】이 글은 순희 15년 (무신, 1188, 59세)에 예전과 같이 폐하의 명에 대하여 재집에게 차자를 올려 “철회할 수 있게 아뢰어 달라”고 하였다. 제가 문득 간절한 청이 있어서 재집에게 아룁니다. 저는 일전에 소명을 사면하였으나 윤허를 입지 못해서 외람되게 갑자기 주장을 갖추니 간범할까 심히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성은을 입어 경연을 받들도록 발탁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건대 저는 산야에 물러나 숨어살기를 원했는데 도리어 관직이 오르는 포상을 주시니 송구스러움이 더욱 깊습니다. 주장을 갖추어 간절히 사면하였고, 조정에 보고하여 폐하께 아뢰어 주시길 바란 것 외에, 바라건대 당신께서 제가 아뢰었던 것이 예를 갖추지 못하였음을 살피시어 조속히 위로 아뢰어 보내어 주시고,..